조선 왕실 흔적 뭉개고 일제가 만든 광화문 앞 철로를 시민에 공개하였다.
뉴스1, 박지혜 / 김명섭 기자, 2023. 3. 16.
(서울=뉴스1) 박지혜 김명섭 기자 = 일제가 광화문 월대와 조선 시대 주요 시설물을 훼손하고 그 위에 설치한 철로가 57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3월 16일 광화문 월대와 주변부 발굴 조사 현장을 시민에게 공개했다. 월대는 궁궐 등 주요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 형식의 대(臺)로, 궁중의 큰 행사에서 사람이 모이는 장소로 쓰였다.
이날 시민들의 눈길을 확 끈 건 광화문 월대의 동·서편에 일제가 1917년 도심에 부설한 전차 철로다. 철로는 광화문을 등지고 보면, 안국동과 효자동 두 방향에서 내려오다 월대부에서 ‘Y자’ 형으로 합쳐진 뒤 세종로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철로 하부에는 납작한 돌인 갑석이 사용됐고, 상부는 콘크리트로 기초를 만들었다. 기차가 다니던 철로는 1966년 세종로 지하도가 생기면서 묻혔고, 이후 57년 만에 부식된 철로가 땅 위로 나왔다.
이날 공개된 유적은 특히 일제가 전차 철로를 건설하며 조선시대의 상징적인 건물들을 훼손한 사실을 증명하는 사료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
시민 공개 행사에서 월대 발굴조사를 지휘하는 관계자는 "월대의 기반석은 물론 임금이 다니던 어도도 깨고 그 위에 철도를 만든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다음 달까지 발굴조사를 마치고, 올해 10월까지 광화문 월대 복원을 마무리해 개방할 예정이다.
pjh2580@news1.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