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국산버스다.
국내에서 쓰던 중고차가 머나먼 베트남까지 와서 날 기다리고 있을줄이야...
아래 사진은 중간에 휴게소 쉬면서 찍은 사진.(꼭 우리나라같지 않은가!)
예상대로 버스는 이미 다국적여행자들이 차지하고있었고, 난 제일뒤에 있는 빈자리로 갔다.
내 옆자리 서양 할아버지가 "Good choice."그러는데, 나는 웃음으로 화답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가이드가 영어로 설명하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다.
도착하면 Chan에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머지 한쪽귀로 빠져나가는 가이드의 말은 그냥 편하게 듣는다.
내 오른쪽에는 서양인커플이 있었고, 왼쪽에는 호주인 할아버지가 계셨다.
서양인커플...국적이 궁금하다.
오지랖이 넓은 구리오돈, 바로 확인 들어가 주신다.
"Good morning? ... I`m from Korea."
이렇게 말하면...십중팔구는 자기는 어느나라에서 왔다고 바로 튀어나온다.
여행중에 터득한 작은 지혜라고 해야하나...브이브이~~~
내 옆자리에 뉴스앵커같이 키크고 늘씬한 언니, 러시아에서 왔단다.
창가쪽에 앉은 남자친구는...영국이라네.
잉?
국제커플이네...신기해라.
내 선입견인지 모르겠는데...난 영국사람이 말하는 영어를 잘 못알아듣는다.(이번에 베트남가이드도 추가요~~~)
영국인아저씨 쏘리쏘리 거리기도 미안해서 주로 러시아언니랑 대화를 이어갔다.
나를 사이에 두고 호주아저씨와 세명의 대화가 진행되고, 이 러시아언니 호주가서 서핑하는 게 꿈이라는 이야기도 하고,
영국인아저씨 심심했는지 우리대화에 끼다가 내가 전에 홍콩 침사추이에서 찍은 사진 보여주니, 그 뒤에 있는 간판(푸르덴셜생명)
보면서 반가워하며 자기 이 회사 다닌다며 웃는다.
내가 자꾸 자기 여자친구에게 말 거는것이 싫었는지, 아니면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커플 다음휴게소에서 내렸다 타 보니 자리를 바꾸어 앉았다.
이번에는 이 호주아저씨.
난 아들이 둘 있다며 애들이야기를 하자, 본인의 손자손녀들 이야기를 해 주신다.
할리데이빗슨 오토바이 타기를 즐긴다며...한참을 이야기 나누었다.
그런데...이 할아버지...날 위한 배려를 엄청 해주고 있음을 느낀것이...
와이프랑 Finish 되었다고 말했는데, 가만히 생각 해 보니 내가 divorce 라는 단어를 모를까봐
쉬운 단어를 골라서 쓰고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내가 car repair license 있다 했더니, 본인은 지게차 운전 할 줄 안다길래, 나도 할 줄 안다했고,
지지않고, 자기는 자격증도 있다 한다.
난 자격증은 없지만 매일지게차 운전한다고 받아치긴 했는데...
분위기상 내가 진 것 같아 자격증 좀 따놓을걸 그랬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사람 저사람 말 걸고다녀서 그랬는지...호주 할아버지가 Like a family라는 말을 한다.
부디 나쁜뜻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9시에 출발한 버스는 10:30분에 휴게소 들렀고, 루비나 실크, 한땀한땀 수놓은 그림도 있고 각종 조각품이 있었지만 관심없다.
용과를 파네.
제주에서 작년에 만원주고 먹었던건데...
30,000동(1,800원)에 하나 맛본다.(사실 맛은 별로였다.)
망고 20,000동(1,200원)에 하나 먹었고.
공부할 때 사진으로만 보던 "반미(바께트빵으로 만든 샌드위치)" 30,000동에 파는데, 조금있으면 점심 밥 줄것같아 참기로 했다.
12시면 도착 할 줄 알았는데...계속간다.
반미 먹을껄 그랬나...후회가 밀려오지만, 그래도 과일이라도 먹어두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빨리도착하길 기다렸다.
드디어 배는 12:30분에 선착장 도착하였고, 큰 배에 오르기 위해 일단 작은배를 타고 깊은데로 가서 큰배에 옮겨탄다.
매표소 옆에 화장실이 있었는데, 유료라서 1,000동(60원) 아끼기 위해 큰배에 탈때까지 참기로 한다.
이번에 하롱베이투어를 공부하다가 알게 된 것인데, 로컬버스타고 이곳까지 와서 직접 표 끊어서 승선할수도 있었다.
그런데...
굳이 비싸게 50달러나 주고 예약해서 온 이유는...외국인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다.
아래 글은 공부하다가 보게 된 내용중 일부인데...뭔가 마음이 확 끌리는 걸 느끼는 건 나뿐인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하룽베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기에는 1박 2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별이 보이는 선박 위에서의 별과 달과 사랑하는 이를 머리에 베고, 가슴에 덮을 수 있는 기회는 결코 흔치 않은 기회인 것이다.
지난 몇시간 동안 하룽베이 투어를 통해 십년지기 친구와 같이 친해진 여행 친구들과 같이 시원한 `하노비어` 맥주 들이키는 것 또한 매력적이지 않은가..,"
이러한 이유로...
나의 외국인들을 향한 끝없는 도전정신은 여행내내 활활 타오르게 된다.
작은배를 타고나간 사람들은 이렇게 기다리고있는 큰 배로 옮겨타게 되는 것이다.(사진은 남의 배)
이 배가 우리배다.
적어도 내일 정오까지는...
나와 Chan의 방은 1층이고 2층에 오르니 식당이 있다.
상은 다 차려져있고...빨리 밥 줬음 좋겠는데...
다른분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 것 같다.
TV옆에 있는 언니가 러시아언니인데...사진이 좀 이상해서 그렇지 실제로는 무지하게 예뻤다.
음료시키라고 메뉴판을 주는데...서양인들...다들 하나씩 시킨다.
물이라도 하나씩 시키는데...왠지 여기서 난 안먹을래 그러면 왕따당할 것 같은 분위기다.
캔콜라 1.5달러, 맥주2달러.
맥주안주 하라고 맛난 고구마튀김도 주시고...(생긴 건 감자였지만, 분명 고구마였다. 안믿어지시면 가서 드셔보시라.)
맛난 조개구이랑,
쇠고기야채볶음 나와주시고 다른 조개볶음두가지와, 밥도 나오고, 우럭처럼생긴 생선튀김도 나왔다.
디저트로 귤이 나왔고, 나머지음식은 허겁지겁 먹느라 못찍었으니...이해 해 주시길...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부르니 이곳저곳 다니며 구경한다.
정말 환상적으로 멋진 배이다.
바깥 풍경은...
모두가 영화의 한장면이다.
얼굴에 행복하다고 써 있지 않은가?
한참을 그렇게 행복한 얼굴로 앉아있다보니...
동굴구경 간다고 내릴준비 하라고 한다.
다시 작은배로 갈아타고 동굴로 향한다.
내려서 약간의 산길을 올라가야하는데...내려다보이는 풍경또한 예술이다.
동굴내부는...어두워서 사진 못찍었는데...
우리나라사람들 만큼이나 베트남사람들도 상상력이 풍부하다.
각종동물모양이라고 하는데, 듣고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러네...
동굴탐험을 마치고 나와 내가 간 곳은...
거리제한 없는 카약킹!
멀리 보이는 우리배로 가서 한바퀴 돌고 계속 놀다가 팔 힘이 빠져서 더이상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반납했다.
물 위에서 노는 것만으로 만족할 구리오돈이 아니다.
이번에는...
물에 뛰어들어서 놀기!!!
내가 뛰어든 걸 보더니 러시아언니 2층에서 뛰어내리는 멋진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춥다고 바로 올라가버렸다.
놀다가 놀다가...
추워서 심장마비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즈음 올라왔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다시 갑판위로 올라왔다.
썬베드에 누워 있고...이어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눈을감고...
이 행복을 만끽한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배에 올라 기쁜마음으로 환호하는 잭도슨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번 글 제목은...이때 잭도슨이 울부짖으며 했던 대사임...알고계셨죠?)
이순간만큼은...
그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하다고 자부한다.
정말 너무 행복해서...
시간이 이대로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글로 표현이 안되는 관계로...
그리고...그때의 감동으로 더이상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아...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PS...눈을 떠 보니...
러시아언니 내 옆에 똑같이 누워 눈을 감고 있던데...
처음엔 놀랐지만 이 또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첫댓글 하롱베이 선상투어 재미 나지요? 신카페or 킴카페 여행사 통해서 1일 투어 가신 건가요?
하노이 여행자 거리 항박 풍경이 지금도 생생하네요 개인적으로 하롱베이는 하노이 파견 직원으로 있을때 서울에서 오는 직원들 구경시켜 주면서 몇번 다녀왔는데
애인이랑 오면 좋을거라는 생각만...
비코트레블이라고...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했어요. 가격은 좀 바싼데, 워낙 잘해주셔서 아깝지 않았네요. 미리 예약하고 간 거였는데, 모든면에서 만족스러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