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브랜드'들 불황속 공격경영 펼쳤다
삼성, 19개부문 1위. "아파트는 래미안" - '최다' LG·SK 8개로 공동 2위에
"경기 회복세로 돌아서며 1등 브랜드 주도권 더 강화"
"경쟁이 치열할수록 소비자는 브랜드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같은 제품군이라면 소비자는 결국 '넘버1' 제품을 택한다."세계적인 브랜드 대가인 데이비드 아커 교수의 말은 한국의 브랜드파워 조사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대한민국의 '브랜드파워'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 기업이었다. 각 분야 넘버원 브랜드들은 경쟁과 불황을 거치며 오히려 1등 자리를 단단히 굳혔다.
KMAC(한국능률협회컨설팅)는 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196개 산업군의 브랜드를 평가한 '2010 한국 산업의 브랜드 파워(K-BPI)' 조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소비재(남성정장·농산물·식용유 등 80개 품목), 내구재(대형TV·소형승용차·침대 등 45개 품목), 서비스재(은행·백화점·아파트 등 71개 품목) 등 총 196개 산업군에 걸쳐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부산·대구·인천 등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15~59세 남녀 1만1597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했다.
"아파트는 래미안"
- ▲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환경재단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안성기씨로부터 강의를 듣고 있다./조선일보 DB
소비재 부문에서는 해표(식용유), 브라보콘(아이스크림), 락앤락(밀폐용기), 케토톱(관절염치료제), 정관장(건강식품) 등이 1위를 차지했다. 내구재 브랜드 중에서는 웅진코웨이(정수기), 매직스팀오븐(복합오븐), 영창악기(피아노) 등이 1등 자리에 올랐다. 서비스재에서는 금호고속(고속버스), 금호렌터카(렌터카), 래미안(아파트) 등이 각각 넘버원 브랜드 입지를 굳혔고 세콤(방범보안서비스) 등도 활발한 마케팅 활동으로 경쟁브랜드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그룹의 브랜드 경영이 결국 각 계열사의 브랜드파워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다수의 1위 브랜드를 보유한 곳은 삼성그룹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전체 196개 산업군 중 19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LG그룹(8개)·SK그룹(8개), 롯데그룹(7개), CJ그룹(5개)·웅진그룹(5개), 현대기아차그룹(4개), 대상그룹(3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 ▲"아파트는 래미안" 학습지·독서토론학습·유아 교재에서 브랜드 파워 1위를 차지한 대교./"아파트는 래미안" 제공
단일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7개 산업군에서, 대교와 금강이 각각 3개 산업군에서 1위로 나타나 관련 산업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 속 더 공격적으로 나선 1위 브랜드들
올해 K-BPI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두드러진 점은 각 분야 1위 브랜드들이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2년간 꾸준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각 분야 대표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비씨카드·이마트·귀뚜라미·롯데백화점·금강·삼성증권·삼성생명·대한항공 등 36개 브랜드는 조사가 시작된 이래 단 한 차례도 1위를 내놓지 않았다.
여기에 공격적인 투자로 새롭게 1위 자리로 도약한 경우도 있었다. 인테리어 복합 매장 전략을 강화한 한샘인테리어(주거용가구), 눈높이(유아교재) 등은 각 분야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 ▲"아파트는 래미안" 귀뚜라미보일러는 대부분의 조사 항목에서 압도적 점수로 12년 연속 가정용 보일러 부문 1위를 차지했다./"아파트는 래미안" 제공
김명현 KMAC 마케팅본부장은 "경기 회복세로 돌아서며, 1등 브랜드를 가진 기업들의 파워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1등 브랜드가 기업을 대표하는 대표주자로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인 만큼 기업들은 '간판 브랜드'를 육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K-BPI
KMAC가 소비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내 주요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각 브랜드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파악, 지수화한 것이다. 각 브랜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인지도와 충성도 등을 1:1 개별 면접 평가로 조사한다. KMAC는 1999년부터 매년 한 차례 이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