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끝의 가을이 짧기만 하다.
서리를 앞세우고 성큼 다가선 겨울 냄새에 마음이 바빠진다. 짐을 꾸리는 가을을 행여 인사도 못하고 헤어질까 싶어 배웅을 나서 본다. 자전차를 타고 가볼까 하다가 그도 등을 떠밀 듯하여 그저 투벅투벅 걸어보기로 한다.
★...어디선가 말소리에 몸을 일으킨다. 마을의 노인 내외분이 쓰러진 벼를 베고 있다. 말로나마 몇 마디 거들어 드리니, 바깥 노인은 대통령이 이북에 마냥 퍼 주니 걱정이라며 장탄식을 한다. 그냥 먼산바라기로 웃고 말지만 말 못하는 내 탄식은 노인보다 더 깊다. 막걸리라도 한통 들어다가 그 시름을 나누어, 개마고원에서 감자 거둘 이야기라도 나누고 싶지만 해는 짧고 땅거미는 발이 빠르다
★...콤바인이 익은 벼를 베고 있었다. 기계로 두어 시간이면 베어내는 가을걷이고 보니, 곁에서 바라보기도 싱겁기만 하다. 막걸리 한 통, 새참 한 그릇 구경도 못한다.
★...28일 휴일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 나온 시민들이 가을비를 피해 서둘러 걸어가고 있다. 기상청은 “29일은 가을비의 영향으로 28일보다 기온이 3∼4도가량 떨어지면서 쌀쌀해질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바람도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상북도 울진군 죽변항 앞바다는 서산에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이면 피기 시작하는 불꽃이 있다. 동해 일출과 함께 사라지는 이 불꽃의 이름은 ‘漁火’라고 한다. 동해안 울진 연안에 형성된 오징어 어장에서 만선의 꿈을 안고 어선마다 집어등을 환하게 밝힌 죽변항의 모습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아침 부둣가에서 오징어와 함께 잡힌 삼치, 쥐치 등을 경매하는 손길이 분주히 움직인다
★...집어등의 환한 유혹을 못이긴 오징어 한마리가 어선 위로 끌어 올려지고 있다...▶
★...연안에서 집어등을 대낮같이 밝히고 작업을 하는 오징어 잡이 어선들의 모습은 한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예로부터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붙여진 이름이 ‘죽변’이지만 지금 이곳은 민가의 옥상마다, 가로수마다 햇빛과 바닷바람에 말리려고 내 놓은 오징어가 지천이다.
이 곳 어민들이 키우는 개들이 가을엔 오징어를, 겨울엔 대게를 입에 물고 다닌다는 말이 우스개 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집어등의 환한 유혹을 못이긴 오징어 한마리가 어선 위로 끌어 올려지고 있다.
동틀 무렵 밤샘 작업을 마치고 돌아 온 어부 김상만씨(65)는 “ 오징어 풍년보다 더 좋은 건 마누라 웃는 모습”이라며 부둣가에서 기다리던 부인에게 닻줄을 던진다.
★...여수 세계박람회 명예 유치위원장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각) 캐나다 정부를 찾아 2012년 세계박람회가 여수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고 현대차그룹이 28일 밝혔다.
유치 활동에 앞서 정 회장은 현대제철과 캐나다 엘크벨리 콜과의 유연탄 장기 공급 계약식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정찬용 유치위 부위원장, 테드 리프만 주한 캐나다 대사, 정 회장, 데이비드 에머슨 국제무역부 장관.
★...현대자동차(대표 鄭夢九)는 28일 종로 도심에서 대한제국 순종황제(純宗皇帝 1874~1926)와 그 비(妃)인 순정효황후(純貞孝皇后 1894~1966)의 어차 2대를 창덕궁 빈청에서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전하는 황실근위대 행진 퍼레이드를 벌였다.
이번 이전 행사는 현대차의 창사 40주년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소재구)의 11월 28일 전면 개관을 기념하기 위해 실시했으며, 이동된 어차는 국립고궁박물관 1층 메인홀에 전시돼 국민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하여 후손들에게 우리 문화의 향기를 선물하고 근현대사의 긍지를 일깨우게 된다.
★...맑은 하늘, 깨끗한 공기, 적절한 기온을 자랑하는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한국 제일의 산악자전거(MTB) 선수와 가장 힘센 역사를 뽑는 대회가 동시에 열렸다.
28일 영암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전남도지사배 전국챌린저대회(전라남도·경향신문·스포츠칸 주최, 한국산악자전거협회 주관)와 2007 코리아 스트롱맨컵(전라남도·경향신문·스포츠칸 주최, 흥아타이어·볼보 협찬)이 그것이다.
두 대회 모두 첫 대회여서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열정과 팬들의 응원은 무척 뜨거웠다.
★...(좌)민효근이 28일 전남 영암군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스트롱맨컵 대회에서 온 힘을 다해 8.5톤 트럭을 끌고 있다. 영암/강윤중기자
★...(우)28일 전남 영암군에서 열린 제1회 전나람도지사배 전국챌린저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MTB를 타고 활성산을 달리고 있다. 영암/강윤중기자
★...28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에서 열린 ‘2007 우드 록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여성이 손수 만든 나무의자에 페인트 칠을 하고 있다. 이날 산림청이 연 우드 록 페스티벌은 시민들이 다양한 목공 제품을 손수 만드는 체험을 하게 함으로써 목재 문화를 확산하고 목재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마련됐다. 김명진 기자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중인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출품된 발효식품을 둘러보고 있다. ‘세계와 함께하는 우리 발효식품’을 주제로 29일까지 열리는 이번 엑스포에는 미국, 일본, 인도, 태국 등 해외 19개 업체와 국내외 18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연합>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충무로 영화의 거리에서 영화 간판을 15년째 그려온 박태규 화백이 직접 영화 간판을 그리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한국영화의 상징인 서울 충무로에서 올해 첫 번째로 개최되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11월 2일까지 열린다.【서울=뉴시스】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공원 내 국제백신연구소(IVI)를 찾은 월드미스유니버시티 대표단 44명이 이 연구소 관계자들에게서 백신 연구개발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들 전원은 다음 달 1일 중구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IVI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하게 된다.
외국계기업 물만난 신입·이공계 구직자들 100여개 기업 채용박람회 현장서 1천명 뽑아 한국 채용시장 특성·높아진 기술 위상 반영
★...26~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07외국인 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박람회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김명진 기자
‘경력사원 위주 채용의 탈피. 연구개발 분야 석박사 인력에 대한 관심.’
요즘 국내 외국계 기업의 채용시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압축한 말이다.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07 외국인 투자기업 채용 박람회’에서도 이런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산업자원부와 코트라가 주최하고 〈한겨레〉가 후원하는 이번 박람회는 국내에 진출한 100여 외국계기업들이 참여해, 현장 면접에서만 1000여명이 다양한 새 일자리를 찾았다.
★...전국에서 모인 베엠베(BMW)의 소형차 ‘미니’ 250대가 지름 6의 거대한 원을 만들었다. 27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미니 유나이티드 코리아’ 행사 중의 한 장면이다. 사진은 행사를 주최한 베엠베코리아가 헬리콥터를 동원해 상공 100m에서 찍은 것이다. 베엠베코리아 제공
★...옥수수와 함께 진열된 듀폰의 재생가능 플라스틱 건축자재(위). 바이엘 머트리얼 사이언스가 스위스 업체인 린스피드와 개발한 플라스틱 쿈셉트카 ‘엑사시스’ (아래).
지난 1907년 비싼 상아 당구공을 대체했던 합성수지 ‘베이클라이트’는 인류 최초의 플라스틱이었다. 철과 함께 20세기 산업의 기초소재였던 플라스틱이 나온 지 100년을 맞아, 최근 세계 석유화학 업계는 ‘환경파괴적’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첨단 기술을 통해 플라스틱을 ‘환경친화적인 21세기의 소재’로 진화시키는 중이다.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플라스틱·고무 전시회 ‘K 2007’(합성수지를 뜻하는 독어 Kunststoff의 머리글자)은 그 최전선의 현장이다. 3년마다 열려 올해 17회를 맞은 이 전시는 화학관련 전시회 중 최대 규모와 최고 역사를 자랑한다. 축구장 26개에 해당하는 16만9천㎡의 넓이에 들어선 거대한 전시장 17개 동에는 59개국 3100여개 회사들이 부스를 차려놓고 전세계에서 모여든 바이어들에게 최신의 성과를 선보이고 있었다.
★...창의적인 대학축제가 유행하고 있다. 26일 오후 대구보건대 인테리어디자인과 학생들이 축제행사의 하나로 학교 인근 홀몸노인 집에서 도배, 장판 교체와 집안 청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총학생회 측은 “올해부터 주막 등 기존의 소비적인 놀이문화를 줄이고 지역 봉사활동 등으로 축제문화를 대폭 개선했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대학 캠퍼스에 등장한 레이싱 걸." 25일 대경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레이싱걸 사진촬영대회'에서 모델들이 외제차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이싱 모델들은 제1회 아시아 레이싱 모델 컨테스트 한국예선대회 참가를 위해 대경대학 모델학과에서 24일부터 5일동안 모델교육을 받고 있다. 정우용기자
★...경남 하동군 지리산 청학동 도인촌에서 영심장학회 주최로 28일 열린 제4회 전통서당강경대회에서 초등사자소학 부문 정영석(14·청학동 청암중 1·오른쪽 세번째)군, 중등명심보감 부문 장원영(11·대전 중앙초4·왼쪽 세번째)양, 고등소학 부문 이용무(12·대전 용전초5·왼쪽 두번째)군이 각각 장원을 차지했다. 사진 이정희씨 제공
★...부산해양수산청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위험 유해물질(HNS)사고 해양오염 방제훈련'이 26일 부산 영도 동삼동 조도 앞바다에서 열렸다. 훈련에 참가한 해경경비함과 소방정이 선박 화재 진화를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200여 명의 인원과 헬기 1대, 선박 12척, 오일펜스 800m, 차량 8대 등이 동원됐다. 부산=송봉근 기자
수천만원 들여 유럽 연수 행자부 공무원들 900원짜리 보고서 베껴 제출
인터넷 자료와 토씨까지 똑같아
★...행자부·시·도 공무원 16명 연수보고서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리포트 원본
일부 공무원이 해외 연수 후 제출하는 보고서에 인터넷에 떠도는 대학생 리포트가 그대로 인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자치위 김기현(한나라당) 의원은 26일 인터넷에 떠도는 문서를 표절한 것으로 보이는 공무원 연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김 의원이 행정자치부와 경찰청에서 입수한 것이다.
행자부와 각 시.도 공무원 16명은 지난해 7월 프랑스.스위스 등 유럽 5개국을 다녀온 뒤 공동으로 '2006년 제2기 선거제도 해외연수 보고서'를 제출했다. 100여 쪽이 넘는 보고서는 파리.이탈리아.스위스.체코.오스트리아의 선거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연수기간 중 선거제도를 연구할 만한 일정은 파리시청 선거제도 담당과와 이탈리아 행정부 선거관리실을 방문한 게 전부였다. 스위스나 체코.오스트리아는 모두 '문화탐방'만을 했다. 그 결과 보고서는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보고서의 앞부분은 지난해 5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 900원짜리 대학생 리포트와 토씨 하나까지 똑같았다. 보고서의 뒷부분도 '~함으로써'라고 써야 할 문구를 '~함으로서'라고 쓰는 등 다른 무료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자료와 맞춤법이 틀린 부분까지 똑같은 것으로 확인됐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서 일하다 숨진 이주노동자를 위한 천도재가 열린 2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 화계사에서 네팔·필리핀·스리랑카 등에서 온 노동자와 스님들이 고인들의 넋을 기리며 꽃을 바치고 있다. 이 행사를 준비한 불교 단체와 이주노동자 단체는 한국에서 숨진 이주노동자를 3천명 정도로 추산하고,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037명의 위패를 만들어 천도재를 올렸다. 김진수 기자
★... ‘파병반대 국민행동’ 소속 회원과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을 향해 행진하며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반대와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국 반전단체들도 한-미 공동 반전의 날을 맞아 뉴욕·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에서 미군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박종식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 동생과 `땅 분쟁` `추징금 갚게 19년 전 준 120억 내놔라` `부모 모신 대가로 받아` 재우씨 거부 비자금으로 산 용인 땅 1000억대 호가
★...노태우(74) 전 대통령이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땅 5만2800㎡를 놓고 동생 노재우(72)씨 부자(父子)와 소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올 6월 자신의 명의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탄원서를 냈으며, 검찰의 내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뉴스엔 이현우 기자]1980년 시작한 이후 28년간 ‘안방극장’이라는 별명을 만들어 냈던 KBS 2TV '토요명화'가 11월 3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토요명화’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극단적인 채널 갈등을 안겨줬던 최강의 라이벌 MBC '주말의 명화'도 금요일 밤으로 옮긴지 오래다.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에 따라 한국 야구의 산실인 동대문야구장이 역사속에 사라질 운명에 처한 가운데 28일 오후 전국대학야구 결승전 경기인 단국대와 경성대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이 경기는 동대문야구장에서 벌어지는 전국대회 규모 마지막 정규경기이다.
★...가을빛이 온 산을 물들여가고 있다. 하룻밤 사이에 수채화물감을 풀어 놓은 듯 가을산이 가을빛으로 충만하다. 가을빛은 화사하지만 동시에 쓸쓸하다. 그래서 가을빛은 비장하다. 낙엽이 떨어진다. 떨어지니까 낙엽이다. 오는 계절을 준비하는 마음, 그래야 내년 봄에 또다시 희망의 새싹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도 충만하던 생명의 기운, 때가 되면 그 힘찬 기운들을 막고 막은 흔적들이 가을빛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 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