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으로 돌아가자 대성당의 정문이 나왔다. 잘츠부르크대성당(Salzburg Cathedral)은 774년에 세워졌으나, 1181~1200년에 걸쳐 후기 바로크 양식으로 개축되었다. 그러나 1598년 대화재로 소실되었고, 대주교 볼프 디트리히는 잘츠부르크를 ‘북쪽의 로마’로 만들기 위해 레지덴츠와 대성당 개축에 착수했다. 하지만 생전에 완성을 보지 못했고, 2대 후 팔리스 로드론 대주교 때인 1655년에 비로소 완성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부분적으로 파괴되었지만 1959년에 복구되었다.
대성당의 외관은 밝은 대리석으로 치장해서 단조로우나 우아한 느낌이고, 건물 양끝에 있는 높이 80m의 탑을 두어 균형을 잡았다. 내부의 홀은 1만 명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대성당은 모차르트가 세례를 받은 곳이며, 1779년부터는 오르간을 연주했었다. 모차르트의 작품 몇 곡도 초연된 곳이다. 현재 이 성당의 파이프오르간은 6,000개의 파이프로 구성되어서 유럽에서 가장 큰 것이다. 가장 작은 파이프는 10센티미터이고 가장 큰 파이프는 11미터에 이르며, 음색을 선택하기 위한 스톱장치인 레기스터(Register)도 101개가 장착된 호화로운 오르간이다. 얼핏 보기에는 전면 좌우의 파이프만 보면 보통수준으로 보이지만 성당의 곳곳에 장치되어 있는 파이프를 볼 수 있다.
이 성당은 ‘돔(dome) 대성당’이라고도 불리는데, 그것은 제단의 위에 큰 돔이 있어서 성당을 더욱 장엄하게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성당 안을 들어오지 않고 곧 이동할 분위기라서 급하게 사진 몇 장만 찍고 성당 앞의 돔 광장으로 나갔다. 돔 광장 중앙에는 마리아 동상이 있는데, 요한과 볼프강 하제나우어 형제가 제작하여 1771년에 지그문트 폰 슈라텐바흐 대주교에게 바친 것이라고 한다. 성당의 정문 위에는 화려한 금관이 걸려 있는데, 마리아상과 일직선이 되는 위치에서 뒤로 물러나다보면 마치 금관이 마리아상의 머리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절묘한 조화였다.
이 돔 광장에는 매년 7~8월에 ‘잘츠부르크 음악제’가 열린다. 1877년에 열렸던 모차르트음악제를 모태로 하고 있지만, 1920년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1874년 ~ 1929년)의 희곡 ‘예더만(Jedermann)’을 상연한 것이 잘츠부르크 음악제의 시작이 되었다. 지금도 음악제의 시작은 ‘예더만’의 공연으로 시작된다.
재촉하는 가이드 김선생을 따라 우리는 성당 오른쪽의 캐피탈 광장(kapitel platz)을 지나 광장 안쪽 페스퉁가세(Festungsgasse)로 바삐 걸음을 옮겼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채로 가는 방법은 급경사의 비탈길을 걸어 오르는 것과 밧줄의 힘으로 궤도를 오르내리는 산악 교통수단인 푸니쿨라(Funicular) 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시간관계상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이 푸니쿨라를 타는 곳이 페스퉁가세에 있는 것이다.
가는 길에 미하엘 하이든(michael Haydn 1737~1806)이 살았다는 집을 표시한 명패를 보았다. 흔히 교향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Franz Joseph Haydn, 1732~1809)의 다섯 살 아래 동생인 미하일 하이든은 1763년부터 잘츠부르크 궁정의 대사교 전속 카펠마이스터(Kapellmeister-지휘자, 악장)가 되어 잘츠부르크에서 생을 마쳤다. 그는 40곡의 미사곡와 200곡의 교회음악 작품을 남겼다.
우리가 보는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도시를 보면 그 도시에 살았던 옛 사람들과 현재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사진 – (01) 레지던츠 광장에서 본 대성강의 측면과 돔. (02) 레지덴츠(Residenz) 광장에서 본 대주교의 궁전(정면)인 레지던츠와 대성당의 측면(오른쪽). (03) 돔(Dom) 광장에서 본 대성당의 정면과 광장의 마리아상. (04) 대성당의 정면, 그리고 좌우에 있는 파이프오르간. (05) 아래에서 올려다 본 대성당의 돔. (06) 대성당의 정문 위에 있는 금관. (07) 마치 마리아상 머리 위에 금관이 있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멀리 떨어져 있음. 이것을 염두에 두고 설치한 것이라고 함 . (08) 대성당의 오른쪽 측면에 있는 캐피털 광장을 거쳐 호헨잘츠부르크 성으로 향했다. (09) 성채 언덕 아래에 있는 요제프 하이든의 동생 미하엘 하이든이 살든 집을 표시한 명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