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둘째 날 / 옥산 정상으로 가는 길
<제2일 동포산장 ~ 옥산 정상>
◆ 산행개요
◐ 산행일시 : 2012년 5월 18일 (금) 비내림
◐ 산행코스 : 타타카 안부(2,600m) → 몬로정 → 백목림 → 전망대 → 배운산장(3,402m) → 대풍구 → 옥산정상(3,952m)→ 하산
▶ 새벽 3시 곤한 잠에서 께어나 말린 돼지고기 부스러기를 희멀건 쌀죽과 함께 내놓은 아침 식탁은 아무리 시장이 반찬이라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고 채순 산우가 건네는 진통제를 한알 삼키고 비가 뿌리는 새벽 4시 깜깜한 밤길 동료가 비춰주는 렌턴과 부실한 도시락을 위안으로 삼아 비장한 결의로 왕복 28km의 옥산 등정에 나선다
▶ 아스팔트길을 2.7km를 걸어 塔塔加鞍部라는 옥산 산행 들머리에서 무사 등정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기념 촬영을 하고 본격적인 산행은 시작된다.
※ 탑탑가안부(塔塔加鞍部 / 2,610m)
Tatakaanbu는 사냥터라는 의미로 남북향의 좁고 긴 능선의 초원으로 지형이 말안장 형태를 닯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탑탑가등산구는 옥산산행 들머리이다. 상동포와 등산로 입구인 탑탑가안부 사이에 소형 승합버스를 이용하면 10여분 소요되었으나 최근엔 공원당국에 의해 일반차량의 통행을 금지시키고 있어, 2.7㎞의 아스팔트 포장도를 1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배운산장까지는 500m 거리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으며, 깔끔한 화장실 두 곳이, 정상까지 철계단과 나무다리 89개소가 있다.
▶ 산죽처럼 등산로변에 가득히 널브러진 이름 모를 나무 숲을 지나면 비교적 완만한 길이 열리고 새벽잠을 설친 산우들은 일렬종대로 늘어서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 간다.
▶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밝아 올 즈음 온대림과 한대림의 교차점으로 옥산등정의 첫 번째 휴게소인 孟祿亭에 도착하여 우의 속으로 스며든 빗물을 털어내며 휴식을 취한다.
※ 맹목정(孟祿亭 / 2,838m)
탑탑가안부에서 완만한 길과 다소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1.7km(1시간여)를 걸어 오르면 만나는 조그만 정자의 간이 대피소다.
▶ 산행 시작 4시간 만에 해발 3,016m의 삼나무 군락지인 白木林 휴게소에 도착하였으나 서서히 엄습해 오는 두통으로 전망을 즐길 여유를 잊은 채 심 호흡을 하며 컨디션 회복에 안간힘을 쓴다.
※ 백목림(白木林 / 3,016m )
맹록정에서 약 1시간 정도 오르면 옥산주봉과 남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통나무로 지어진 옥산 최고의 전망대다. 벼락으로 인한 산불로 철삼(鐵杉)및 냉삼(冷杉)이 타다 남아 몸전체가 희게 보이는 철삼나무 군락지라 백목림이라 하였다고 한다. 이곳부터 냉 산림지대가 시작되고 침엽수림이 형성되어 밀림을 이루고 있다.
▶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주목과 가지런하게 절벽을 메운 송림 사이로 화사한 자태의 무더기 야생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계를 조망해 보는 산우들의 얼굴에는 고산 등정의 피로감을 잊은 채호기심 어린 미소가 번진다.
▶ 백목림에서 한 시간쯤 타고 오르면 거대한 암벽 전망대인 大峭壁(3,173m)이다. 거칠고 순수한 자연의 조화에 인간의 심성도 동화되어 스틱을 들어 올리며 환호로 대답한다.
※ 대초벽(大峭璧 / 2,348m)
백목림에서 1.7km 지점에 위치한 대초벽은 오랜 옛날 바다에서 지각이 융기해서 대만이 솟아올랐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다. 약 50m 높이의 거대 암벽으로 경사 60도의 편마암 덩어리다. 대초벽은 산행 중 만나는 이색적인 볼거리다.
▶ 산행 시작 여섯 시간 만에 옥산 정상 등반 길에 유일한 숙박지로 구름을 맞이한다는 排雲山莊(3,402m)에 도착했다. 사용 예정일 40일 전에 신청해야만 숙박이 가능한 목조 2층 구조의 산장은 8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침상과 취사장을 갖추고 있으나 새벽부터 빗속을 강행군한 피로와 한기 고소증에 지친 우리들에겐 심신을 달랠 공간은 허용되지 않고 비뿌리는 처마 끝에 쪼그리고 앉아 싸늘하게 식은 도시락을 펼쳤으나 매스꺼운 속은 받아들일 기미가 없다.
이곳에서 정상 등정을 향하여 악전고투를 함께한 많은 산우들은 안타깝게도 체력이 바닥나고 외기의 압박에 기가 눌려 기약 없는 정상등반을 포기한 체 하산길로 접어든다.
※ 배운산장(排雲山莊 / 3,402m)
옥산의 주봉 아래 위치한 배운산장은 '구름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지리산의 치밭목 산장과 비슷하다. 목조 2층 구조의 침상에 20명씩 잘 수 있는 다인실 4개와 10평 정도의 취사장을 갖추고 있다. 배운산장은 18;00~20:00만 전기가 공급되므로 사실상 20:00부터 취침시간이다. 산장 이용절차는 숙박 희망일 40일 전에 국립공원 측에 신청해야 한다. 산장에 자리가 없을 경우엔 텐트야영도 가능하다. 상동포 산장과는 달리 침구류는 제공하지 않지만, 버너만 준비해 오면 연료와 식기는 제공해 주므로 취사가 가능하다. 배운산장에 도착하면 다수 고소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한 혈압 측정계와 산소 장치가 준비되어 있다. 옥산은 해상태풍 주의보가 발표되면 주봉은 바로 엄격하게 입산통제가 이루어진다.
▶ 배운산장을 출발할 때부터 빈 뱃속으로부터 북받치는 메스꺼운 약냄새가 머릿속이 텅 빈 고산증세와 더하여 발걸음이 천근만근인데 비바람 몰아치는 대슬럼 길 가드레일을 손목에 남은 힘을 모두어 잡고 오대장과 동료 산우들의 따뜻한 배려에 힘을 얻어 정상을 향한 남은 2,4km 거리를 50m를 걷고 또 1분을 쉬어가는 느림보 걸음의 惡戰苦鬪 등정은 계속된다.
▶ 옥산 정상(3,952m)에 서다!!!.
오전 4시 30분 탑탑가안부를 출발 한지 장장 8시간 20분을 모진 비바람과 고산 통증에 시달리면서 드디어 옥산 정상에 올라서니 간단없이 뿌리는 빗줄기로 사위를 분간하지 못하는 무망의 난감함이 한순간 허탈 하였지만 모든 악 조건을 물리치고 정상을 밟게 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에 그 간의 고통과 시름은 눈 녹듯 사라지고 성취감에 도취되어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집히지 않는다.
※ 옥산주봉(玉山主峰 / 3,952m)
배운산장에서 정상까지는 2.4km로 1km는 숲길이고, 그 이후 1km는 잡목길이며, 나머지 500m는 암릉길로 이루어져 있다. 정상은 하나의 암릉으로 솟아 있는데, 그리 넓지는 않다. 정상에는 대륙이 그리워 "죽어서라도 고향을 볼 수 있게 해 달라"라고 유언을 한 서예가이며 감찰원장을 지낸 于右任의 3m가 되는 흉상이 중국대륙을 향해 우뚝 서 있다.
▶ 고행을 함께 나눈 고마운 산우들이 옥산 정상에서 환희의 몸짓으로 징표를 한다.
▶ 목표를 성취한 홀가분한 마음으로 하산길에 오른 산우들의 몸은 마음 같이 가볍지만 않다. 무릎 연골이 마모되어 멀고 먼 하산길을 통증을 참으며 고행하는 이 우일 부회장을 바라보며 안쓰러워 가슴이 아프지만 격려의 말 밖에 달리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
▶ 새벽 비를 맞으며 장장 15시간 30분에 걸친 28km의 옥산 정상 왕복을 끝내고 출발점 탑탑가안부 등산로 입구에 다시 서니 지겨운 비는 멎고 집행부가 준비한 따뜻한 산장의 토종닭 백숙이 허기에 지친 우리를 기다린다.
☞ 일부 사진은 http://cafe.daum.net/jungang4050에서 퍼옴
제 1 일 5월 17일 (목) | 인천 | 아시아나 | 12 : 20 | OZ 711편 인천공항 출발 |
대북 | 13 : 10 | 대만 도원 공항 도착 |
대만~가의 | 전세버스 | 17 : 00 | 가의에서 점심 |
상동포 | 19 : 30 | 동포산장(2,580m) 도착 휴식 취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