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도 벌벌 떠는 진한 국물이 있는 집이다. 직접 만든 순대와 밤새도록 우려낸 국물로 순대국밥(6천원)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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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역에서는 ‘니는 국물도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물음식을 좋아한다. 대구를 ‘탕반의 도시’라고 한다. 탕반은 국과 밥이다. 별다른 반찬없이 깍두기나 김치만 있으면 된다. 전날 과음했을 때 속을 푸는 데 이만한 게 없다.
순대국밥은 북쪽지방에서 내려온 나름의 과학이 숨어 있는 음식이다. 캄슘과 철분같은 무기질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지방·단백질도 넉넉한 음식이다. 이 집은 목포가 고향인 뚱보 할매와 따님으로 이어지는 40여년의 대물림 솜씨로 맛을 낸다. 아직까지도 뚱보 할매가 주방을 진두지휘한다. 잡내가 전혀없이 진하고 구수한 국물 맛은 등뼈, 사골 등에서 나온다. 불조절과 꾸준히 유지하는 화력이 노하우. 센 불에서 끓이다가 중불로 줄이고 은은한 불기운에 오랜 시간 끓여준다. 그래서 국물에서 중량감이 느껴진다.
순대도 별미다. 도톰한 막창 속에 숙주나물을 비롯한 갖은 채소, 시래기·부추·돼지고기·겨자 등 16 가지로 속을 채운다. 이렇게 준비된 순대는 진하게 우려낸 육수에서 삶다가 순대에 여러 개 숨구멍을 낸다. 작은 숨구멍을 통해 속과 육수가 교류되면서 색다른 맛을 만들어낸다. 순대와 순대 속은 진한 보라색 빛이 나고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격이 느껴진다. 국물이 진해서 먹는 내내 입술에 쩍쩍 달라붙는다. 순대는 질기면서도 쫄깃해 씹는 느낌이 있다.
이 집은 주문이 들어오면 요리가 시작된다.
돌솥 뚝배기에 육수·순대·국수를 넣고 보글보글 끓인다. 그 다음 홍고추, 대파 등을 얹어 상에 낸다. 새우젓갈로 간을 하고 국수를 적당히 건져 먹은 다음 두어 숟가락 밥을 말아 먹는다. 이 집의 또다른 맛의 매력은 전남 신안에서 나는 파래김을 불에 슬쩍 구워 낸다. 간장에 참기름 한방울, 깨소금 넣은 양념장을 곁들인 구운파래김 한 장. 각별해지는 기분이다.
할매 고향이 목포인 만큼 홍어회(3만원)와 요즘이 제철인 홍어탕(1만원)도 제대로 낸 맛이다. 홍어를 돼지고기 수육과 신김치에 돌돌말아 싸먹는다. 홍어 특유의 냄새가 입안 구석구석, 콧속까지 자극한다.
이 집은 1층에 테이블이 8개밖에 없다. 2층에는 10~20명 단체실. 음식맛 만으로 입소문이 난 집이다. (053)753-4778 음식칼럼니스트
▶위치:효목동 동구시장 효목2동 새마을금고 건너
▶영업시간:오전 10시~밤11시
▶휴무:매주 일요일
▶주차시설: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