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제천 의림지로 4... (제천시장에서)

[민통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음’ 세 가지 플랜카드가 나무 사이로 걸려있다. 첫 번째 진(眞)... 진실하고 거짓 없는 마음, 바로 나를 속이고 진실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두 번 죄를 짓는 법이다. 두 번째 선(善)... 남을 배려하는 선량한 마음, 약속이 있을 때는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 보다는 한 발 앞서 미리 가서 기다려준다면 더욱 즐거울 것이다. 세 번째 인(忍)... 참고 인내하는 고귀한 마음이란다. 세 번 참고 아홉 번 생각하는 삼인구사(三忍九思)... 이대로 살면 좋다는 것은 다 알지만 과연 행동이 따를까?

어린이 놀이터에서 바이킹을 타고 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부모가 데리고 온 아이... 오늘이 신나는 날일 것이다. 자식은 품안에 있을 때 자식이지 성장하면서 개성이 강해지고 결혼하면 며느리에 밀리기 마련이다. 연대별 부부생활은? 10대는 환상 속에서 사니 서로가 뭣 모르고 산다. 20대는 너무 좋아서 서로가 신나게 산다. 30대는 권태기라 고독을 씹으며 서로가 한 눈팔면서 산다. 40대는 헤어질 수 없어서 체념하여 서로가 마지못해 산다. 50대는 흰머리 잔주름이 늘어나니 서로가 가엾어서 산다. 60대는 등 긁어줄 사람이 없어서 서로가 필요해서 산다. 70대는 서로가 살아준 세월이 고마워 산단다.

의림지에서 나와 제천 전통시장으로... 아침에 들렸던 선술집으로 찾아가 청국장으로 점심을... 청나라에서 비상식량으로 말안장(鞍裝) 밑에 넣어두었던 콩... 자연 발효(醱酵)된 것이 청국장(淸麴醬)이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값이 싸고 맛있는 식당이 얼마든지 있다. 분수에 맞추어 살면 되는데 요즘 세상... 집은 월세이지만 중형차를 타는 신랑, 월급은 100만원인데 명품 백을 들고 다니는 신부, 인생 오답(誤答)이다. 전통시장 옆에 장돌뱅이 연합 협동조합... 영월, 제천, 평창을 잇는 컬쳐(culture) 루트(route) 즉 문화의 길이다.

보짐장수와 등짐장수를 뜻하는 보부상(褓負商)... 순수한 우리말이 장돌뱅이다. 장돌뱅이 하니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생각난다. ‘봉평에서 대화까지70리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한다...’ 재산마저 날려 장터를 돌아다니는 장돌뱅이인 허생원... 그 무대가 영월, 평창, 봉평인지... 일요일이라 사무실 문이 닫혔는데 다음에 가서 확인해 볼 참이다. 허생원은 같이 다니는 동이의 어머니는 옛날 연인과 같은지 착잡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대전으로 오면서 여행을 마친다. 고맙습니다.

제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