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계족산

[동그라미]

2023년 7월 15일

대전 계족산

태백 금대봉. 내가 주관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예약탐방제로 관리되는 두문동재 ~ 금대봉 ~ 대덕산 ~ 검룡소 코스는

워낙 순한 코스라 어지간한 비로는 변수가 없을 줄 알았다.

호우주의보에 당할 줄은....

여름엔 비가 많아 늘 이런 스토리가 있다. 별일은 아니다.

왜?? 우리에겐 늘 받아주는 엄마같은 산들이 대전에 있으니...

빠른 판단이 좋았다.

9분여만에 만차가 된 금대봉 신청의 진기록이 아쉽긴 하지만,

미련없이 계룡산으로 돌렸다.

비도 오는데, 최소한, 먼길 기름을 낭비할 필요는 없지...

금대봉은 8월 5일 한번 더 트라이하기로..

덕분에 7월 28일 10시 또 한번 순발력 테스트 기회가 생겼다. ㅎㅎ

부랴부랴 수정산행신청 페이지를 올린다.

다행히 내가 지난 700회 기념산행을 계룡산으로 주관한 경험이 있어서,

자료가 있다.

들머리를 신원사로 돌리고, 기타 몇군데 대강 손만 보고 올릴 수 있었다.

동학사, 갑사는 자주 가보지만,

신원사는 교통편이 어려워 잘 못가본다.

마침 버스도 운행하기로 하니, 신원사 들머리가 좋겠다 싶었다.

나 조차도 아토산산악회에서 종산제할때 딱 한번만 그리로 가본적이 있다.

금요일 아침 일어나보니, 산뜻한(?) 소식이 당도해있다.

계룡산도 통제란다.

이제는 낯설지도 않다.

OK. 계족산이지~

대전시민의 허파. 고마운 우리 계족산.

늘 고마운 곳.

난 토요일 메인게임을 뛰고 나면,

일요일 가벼운 몸풀기로 거의 한달 주기로 가는 친숙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명확한 코스안내에 좀 소홀했다.

대강의 지명으로 표현되었던 몇 곳이,

몇몇 회원들께 혼선을 주었다. 죄송....;;;

10시에 옥대장이 다음주 산행신청페이지를 올릴텐데,

누가 되어서는 안된다. 빨리 올려버리자.

다행히 금요일이라 좀 늦은 출근이 익스큐즈된다.

당일이 되었다.

오늘은 이사장님의 차가 아니고...

대전의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집앞 버스승강장을 향한다.

102번을 타고 그 이후 샘머리에서 617번. 계획대로 잘 이동하여 소류지에 당도.

근데.... 법동 소류지가 고유명사가 아닌듯.

좀 더 명확한 정의가 필요했다. 감사님은 다른곳으로 오해하셨다고....

법동구민휴식공원으로 정확히 적었어야 했다. ;;

편한 곳에서 오르길 원하시는 분들도 당연히 계셔서 (충분히 예상했던 일)

신청하신 분들 보다는 약간 적은 인원수 분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아래에 모여계신다.

나는 온몸으로 맞는 장대비가 좋다.

일부러 맞으러 가는건 아니지만,

어쩌다 오늘같이 등산중에 오는 비는 특별한 조치없이 온몸으로 맞는걸 즐긴다.

미지근한 샤워수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

지붕아래 옹기종기 모여계시는 분들께

"이런 비는 맞아야 하는거 아녜요!!?"

하는데, 조용히 바른길대장님이 옆으로 와 우산을 씌워준다.

우산속에 들어가면서, 이건 배려와 사랑이라고 애써 둘러댄다.

9시가 되었다.

예정된 시간이지만, 늦는 사람도 있을테고,

오랜기간 비로 계족산성이 훼손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하니,

안전산행 측면에서 같이 모여서 이동하기 위해, 5분 추가 기다림의 여유를 가진다.

자~~~~ 시작해보자.

힘있게 봉황정을 향하여 움직인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더이상 우리의 적수가 되지않는다.

계족산, 산성은 자주 가보는 곳이라,

5월 어린이날 계족산성 훼손상황은 이미 캣치 된 상황인데..

이번 장마의 변수는 모른다.

회원님들 안전이 최우선이다.

욕심같아선 좀 훼손되었어도 길이 열려있으면 가려고 했는데, 우려의 목소리도 있고해서,

중간에 코스를 단축했다.

주관하는 날은 선두를 서야하는 부담이 늘 있는데,

우중산행 안전의 좋은 핑계로, 대한토의 막강한 체력의 선두일행들을 잠재울 명분이 생겼다.

고산님이 뒤에서 바짝 따르시길래... 오늘은 천천히 가자고 수시로 당부를 한다. ㅎ

그러고 보니, 감사님이 안보이시는데.....

나중에 보니, 봉황정에 먼저 올라와계셨다. ;;

오늘 새로온 달달한 후배 모카크림님과 같이 걷는다.

최근에 설악산을 같이 뛰고 올정도로 체력이 올라와 있는 친구.

앞으로도 자주 산악회에 나오면 좋겠다.

중간에 임도를 만나 다시 사진을 찍으며 후방 회원들을 모아보고,

다시 거친 오르막을 탄다.

사실 오늘 코스의 최대 난코스 ㅎ

이후의 산책길을 기대하면서 힘있게 오른다.

등 뒤로는 조망이 보일락말락. 오늘 조망의 기대는 일단 접는다.

손쉽게 정상을 밟고 인증을 하고,

봉황정으로....

이야~~

비오는 와중에도 멋진 조망이 우리를 반긴다.

즐거운 마음으로 속속 당도하는 회원님들과 담소를 나눈다.

뒷풀이를 생각해야 하는데.....

오늘은 날머리에서 모여 식당으로 이동하는 방식을 기대하기 어려워서,

산행하는 중간에 식당을 정하고

한줄메모장과 산행신청페이지의 신청댓글로 식당정보를 적어놓아.

각 회원님들이 개별적으로 확인하는걸로 하였다.

예전에 계족산 타고 가양동으로 내려와서 맛나게 먹었던 전집이 어렴풋이 떠올려지는데,

식당이 작아서,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는 어려운데....

총무님들께서 다른 곳으로 선조치하셨을수도 있으니 일단 염두에 놓기만 하고,

집에서 쉬고계시는 꿈너머꿈 대장한테도 가양동 주민이니 알아봐달라 부탁도 했다.

몇몇 노미네이트 되는 집을 전화해보니,

토요일이라 장사를 안하는 집들도 많은듯하고,

빗상황이라, 폰질도 잘 안되고 하여,

그냥 잴거 없이 영희네 전집으로 정하고 확정하기로 하였다.

나중에 인원도 딱 수용할 만큼만 오셨고,

음식 평이 괜찮았다. 다행이다.

봉황정에서 정상의 호연지기를 충분히 만끽한다.

자... 충분히 쉬었다. 회원님들도 다 올라오셨고..

자~~ 떠나자.

이후길은 산책길이라 콧노래를 부르며 이동한다.

비는 세차게 내리다가, 마침 세기가 죽었다.

세차게 올때에도 시원하고 좋았고, 이런 보슬비도 좋다.

자연속에 하나가 되는 이 상황이 참 좋다.

거침없이 임도삼거리에 도착.

중간중간 이런 랜드마크에서는 충분히 쉬면서 일행들을 모은다.

여유넘치는 산행. 참 좋다.

성제산으로 오른다.

계족산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많다.

중지를 따라, 계족산 500미터 못미쳐 황톳길로 내려오는 길을 타서 회군하는 걸로 하였다.

직전의 정자에서 또 다시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즐긴다.

다시한번 뒷풀이 인원확인. 대강 그 식당 사이즈인 20명정도일듯하다.

넘으면 좁혀앉지머.

전집에서는 정확한 인원수를 요구한다. 음....

바로 지져내오는 곳이라, 이해는 하는데...

이런 까칠한 집이 맛있지.... 하는 기대를 하면서, 한시간 후 다시 정확한 데이터를 주기로.

계족산성에 접근.

어!! 두꺼비!! (겠지?)

지난 주에 구봉산 호젓하게 걷는데, 정말 넙~대한 두꺼비를 본적이 있었는데, 또 보네.

두꺼비를 본 날은 운이 따른다는 속설이 있다. 반갑다.​

'두꺼바 두꺼바 헌집줄꼐 새집다오' 의 유래를 찾아본적이 있다.

이 놀이는 "옴두꺼비"라고 불리는 독을 가진 두꺼비가 있는데, 이 두꺼비는 알을 품으면 무서워서 피해다니던 독사를 찾아가 독을 뿜어내며 있는 힘을 다해 싸운다고 한다.

결국은 독사에게 잡아 먹히게 되지만 독사에게 잡아먹히면서 남겨둔 독을 독사 뱃속에서 쏘아 독사도 죽게 한다고 한다. 뱃속의 알들은 엄마 옴두꺼비와 독사를 먹이로 하여 건강한 새끼 옴두꺼비로 태어난다고 한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에서 헌집은 바로 자식을 위해 자기몸을 희생하는어머니를 말하고 새집은 자식을 말한다.

어렸을때 모랫사장에서 놀며 불렀던 이 노랫말이

이렇게 어색하고 무거운 이야기인줄.

황톳길로 내려와 임도삼거리로 향한다.

중간중간 빗물이 빚는 멋들어진 폭포수(?)를 본다.

"저걸 찍어 장가계의 폭포로 만들어 볼께요."

옆에 고산님이 서면서 산통을 깨신다. ㅎ

어느덧 나처럼 우의없이 멋지게 걸으시는 구영란님이

우산을 고집하는 고산님을 향해 핀잔을 넣다가,

잠시 후 그 우산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

"연인인데, 내가 남자같지 않아?"

"母子 같아요~ㅎㅎ" 하자

"오구오구" 하며 고산님을 쓰다듬는다. ㅎ

평지라 진도가 순식간에 앞으로 간다.

절골삼거리를 지나, 이제 마지막 능선을 탄다.

식당예약시간도 있어서 좀 서두를까... 평평한 능선길이기도 하고..

마지막 오름을 타고, 전망대 도착....

곰탕조망. 아까 봉황정에서의 황홀경을 기대했지만, 아쉽네.

허나 조망이 있다치고... 마지막 인증을 즐긴다.

자.... 하산합시다요~~~~

임도를 만나고

중간에 숏컷으로 내려오시는 분들을 또 만나고.. ㅎ

"우리가 알바한 거여"

"거기 뱀나온다 해서 안갔는데... ㅎ"

아무말잔치 잠깐 벌이고...

식당으로 즐거운 걸음을 한다.

도로를 따라가면서 약간 지루함을 느끼는 회원님들을 살짝 뒤로 하고 빠른걸음. ㅎ

오늘따라 가는 길에 맛집으로 보이는 식당이 많이 보인다. 쩝~

조금만 인내하자.

영희네 전집 당도.

레간자 수석총무님이 반긴다.

드뎌 산행이 끝났다. 이야호!!

이후의 기름잘잘한 따끈한 전 에 제육볶음.

입에 짝 달라붙는 막걸리 세잔을 빠른시간내에 들이켠다.

비가 오는날 최고의 술상이다.

밥은 안먹겠다고 하다가, 먼들님 남은 밥까지 빼앗아 먹는 염치도 부리고...

어느순간 술이 나를 먹고.

자리를 옮겨서 또 술이 술을 먹고...........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 집에 들어왔다.

마누라의 핀잔을 귓등으로 들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먼들.]

어제 비오는날 산행후 뒷풀이 전집 선택은 최고여써요
영희네 전집
모듬전에 제육볶음 증약막꼴리
직접 기른 고무순김치에 볶음나물까지
보리밥으로 담은 열무김치등등
개인적으로 아주 조아하는
슬로우푸드~~
김치국물 그릇채 들고
꼴깍꼴깍 국물한방울까지 다 마셨내요~ㅎ~~
동대장님
산행 리딩에 맛집까지
수고스러움에 감사 드려요~^^*

[동그라미]

손이 가는 일들을 정말 잘 처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산행피로로 술먹고 넋놓고 있는 동안 음식서빙, 회비처리 등
집중력이 필요한 일들을 정말 능수능란하게 처리해주셨습니다.

[길현]

9분만에 완판의 기쁨도 잠시, 수시로 날씨 체크하랴 산행지 변경하랴 수고했어요.
영희네전집 선택은 탁월~
동대장이 술을 마시고 술이 또 동대장을 마셨어도 다 이해하고 공감되는 날이었어요 ㅎ

[동그라미]

이제서 해독이 서서히 되어가는 거 같습니다....;;
바쁘신데 오프내시어 수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맥사이버]

동대장님 이래저래 수고 많이 하셨네~~
뭐 하나 흐트러짐 없이 잘 진행하는 모습이 보기좋으네 ㅎㅎ
나도 한때는 비오는날 비 흠뻑맞고 다니는거 무척 좋아했지 (그러다 감기 된통 걸리고 난후......ㅎㅎ)
여튼 여러모로 두꺼비 이야기도 좋았고 멋지게 담으신 우중 명품후기 잘보고 갑니다~^^ 수공

[동그라미]

헛발질 두번하니 어질어질~;;
다음 산행에서는 발등으로 잘 차게되길.

[현진아빠]

계속되는 산행지변경으로 마음고생 많으셨습니다.
맛산행+ 맛집이 어우러진... 덕분에 즐거운 하루 보냈습니다^^

[동그라미]

수석대장님이 수고가 많으셨죠.
다음에 또 재미나게 만들어 보아요.

[구영란]

고산~기여웡~~ㅎ

밤새 고심허여
수척해진 동대장님~
맛집 영희네집까정
수고많으셨으요~^^

[동그라미]

에이 수척은 아니다앙~~~ㅎ
사진보니, 제 배가 여전하던데.... 음...
어제처럼 또 내려와 왕창 먹고 마시니 살빠질 틈이 없는 것 같아요.

[정들]

초지일관
영희네 뒤풀이~^^
산행은 이리저리 옮기게되어 마음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치만,,
뒤풀이는 전~!!(초지일관)
(우중산행 고생 후)진짜루 맛있는 메뉴였네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

[동그라미]

처음가 먹을때보다 여럿 함께먹으니 맛이 배가 된거 같습니다.
한차 더 가서 큰턱 쏘셨는데 잘 얻어먹었습니다~^^

[청려장]

옴두꺼비에 그런 재밌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군요.^^
산행지 변경하느라 골머리 좀 썩혔겠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사연 넘치는 산행기 즐독합니다.

[동그라미]

산행지 변경은 이제 익숙합니다.
다음 주관인 8월 5일도 대비는 해놔야겠어요.
이번엔 그 경우라도 한번만 헛발질 하도록 확실한 근교 확보 다짐합니다.

[길따라]

산행공지글을 세번이나 올리는 경우는 처음인 듯.ㅎ
우중에 주관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동그라미]

계룡산이 좀 도전적이었어요.
그래도 7월 올 국립공원 산행지로 유지하려고 했는데, 욕심이었습니다.
다음 산행에서 또 통제되면 향적산이나 진악산정도 보고 있습니다.

[모카크림]

초청해 주셔서 감사해요❤️

[동그라미]

오호~ 활동시이작?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