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에 소주 한 잔~ 어때요
데이트 신청하는 건가?.. 근데 무신놈의 감자탕이야!!! 무드 없게 시리...
소싯적 누군가가 나에게 "곱창땡기지 않냐?" 물을라 치면 병 걸린마냥(일명 공주병) " 곱창 못 먹는데요.." 하곤 했었다.
누구에게나 먹지 못하는 음식이 한두 가지 정도는 있다. 혐오식품이라서 그럴수도 있겠고, 남모를 사연으로 평생 두번 다시는 입에 대지 않으리라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럴수도 있겠다. 그 당시만 해도 멍멍이탕은 물론 순대국밥과 함께 감자탕 역시 본 필자 가장 혐오(?)하는 음식중의 하나였다.
암튼,
그 남정네 나더러 8 호선 송파역 근처 일신여상 맞은 편에서 만나잔다. 드라마나 영화 속 스토리는 멋ㅉㅟㄴ 스뽀츠카를 몰고 집앞까지 뫼시러 오던데, 나더러 택시타고 오란다. 게다가 근사한 레스또랑도 아닌.. 감자탕에 소주한잔이라니...
하지만 떨리는 가슴 부여잡고 약속장소에서 만났다. 인사를 나눌세도 없이 그 남정네, 감자탕 집으로 날 안내한다. 이름도 쉽다.. 송파감자탕이라는 핑크빛 간판이 내 눈에 들어온다.
"송파감자탕"
이 집도 어김없이 원조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
그 남정네, 주인으로 뵈는 아줌마한테 반가히 인사를 해도 아줌마는 반가운 내색 하나 없다. 내가 다 무안해질 정도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게 바로 아줌마의 스딸~이란다.
메뉴판엔 감자탕 외에도 여럿 있었는데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그 남정네, 냉큼 감자탕 주문하고 말았다.
잠시 후 넓직한 냄비에 돼지 뼈, 감자, 콩나물 그리고 각종 야채들.. 냄비가 터질 것 같았다. 돈뼈에 옹기종기 붙어 있는 살들 속으로 벌건 국물이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콩나물을 주축으로 방앗잎과 대파와 같은 야채류와 사이사이 감자들이 끓기 시작했다.
눈 딱 감고 국물 한 숟갈, 입에 넣으니 그 느낌, 모라 형용할 수 없었다.
소싯적에 못 먹었던 몇 않되는 음식들 중 감자탕, 감자탕집을 이번 [맛집여행]의 메뉴로 간택할 정도로 그 첫느낌은 남로당 부르르 쓸 때 만큼 짜아릿했으니..
걸쭉한 국물이 혀를 타고 올라와 찰싹 달라붙다가는, 이내 목구멍을 넘어가는 그 맛이, 일품중에 일품이었던 게다. 어머머.. 감자탕이 이런 거였구낭. 나.. 이러다 돼지뼈 사러 도살장 찾는 거 아닌가 싶었다.
머니머니 해도 이 집의 별미는 군더더기 없는 밑반찬이다. 보기만 해도 침이 꼴딱 넘어가는 깍두기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살코기를 찍어 먹을 수 있는 벌건 소스... 매콤한 입맛을 진정시켜주는 오이와 당근... 이게 다다. 거기에 소주 한 잔이면...
캬~~~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얼큰한 감자탕에 취하고 시원한 소주에 취하고 나면 우리의 무뚝이 아줌마, 밥을 비벼 주신다. 예쁘게 잘라둔 김조각과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하얀 쌀밥에 먹다 남은 감자탕 국물에 볶으면 식당은 삽시간에 참기름내가 진동을 한다. 이 밥이 적당히 팬에 달라붙으면 먹기 시작하면 된다. 아래 그림을 보라.. 싹싹 ㄲㅡㄺ어먹었다. 그 맛의 진미는 일단 한 번 머거바라.
우매함과 서두에 거론했던 20년 남짓 가지고 있던 병력(?)탓에 감자탕에 뒤늦게 입문한 본 기자는 간혹 요즘같이 날씨가 쌀쌀하거나 아주 삼복더위에는 멍멍이탕 대신 송파 감자탕을 찾곤 한다. 입문 후 은평구등 여러 소문난 감자탕집을 찾아가 보았지만. 이 곳 만한 곳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후로도 여러 차례 찾아 갔지만, 무뚝뚝 아줌마는 오늘 취재차 들렀을 때도 날 알아 보지 못하셨다. 게다가 음식사진도 못찍게 해서 보시다시피 감자탕의 그 풍성한 데뷔 모습을 담지 못했다. 신삥 기자로서의 이 어수룩함을 독자덜은 이해해주시라. 그리고 오늘의 추천사!
"송파감자탕에서 친절함이나 커다란 서비스를 기대하지 말고 가시라." 송파감자탕이 진짜 원조인지는 몰르지만 여느 감자탕 전문점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그리고 뽀너스 강좌!!
스태미너 음식으로도 유명한 감자탕은 어린이게는 성장기 발육에 도움이 되고, 저칼로리성 음식으로 여성들은 피부가 좋아지며, 임산부의 해산을 쉽게 하며 골다공증이나 성인병 예방에 적격이란다.
어떤가.. 오늘 저녁 감자탕에 소주 한 잔이 땡기시면 송파감자탕으로 가보는 것이. 마음이땡기시나? 그럼 가는 방법을 알켜주마.
지하철을 기준으로 설명하련다. 8호선 송파역 1번출구를 이용해 지상으로 나온다. 5분 남짓 걷다 보면 가락아파트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때 우측(백제고분군방향)으로 확 꺽으시라.. 주욱~ 직진하면 약간 비탈진 길이 이어진다. 100 여 미터 올라가면 '일신여상후문앞' 버스 정류소가 있고 바로 길 건너 맞은 편에 예쁜~ 핑크핏 간판 송파감자탕이 반길 것이다.
그리고 이 겨울 아리따운 처자를 작업에 들어갈라치면~ 송파감자탕을 데이또 장소로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왜냐고? 그 결정적 이유를 말하자면, 나를 감자탕의 세계로 입문케 한 그 남정네는 올봄.. 나의 영원한 머슴이 되어줄 참이다. 후힛!
참! 다른 메뉴의 가격은 몰겠따. 감자탕밖에 모른다. 솔직히 지난해 여름에 래프팅을 마치고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골뱅이 무침이었던가? 소라무침이었던가? 그 비슷한 걸 먹었는데 별로 맛 없드라..소(小)짜에 14,000원, 중(中)짜에 17,000원, 대(大)짜에22,000원이니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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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자탕에 쐬주한잔 좋지요 토리님 두말하면 머라해아죠 .고운밤 되세요
나리님 우리 언제 만나서 쇠주한잔해요~ 나리님의 느낌이 넘 좋아요~ 만난적은 없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