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전 여기에 글 올렸다가 완주 못하면 무슨 챙피일까? 너무 내 자랑하는건 아닌가 싶어 올렸다가 삭제한 글을 다시
올립니다.>
제목 :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성지순례 울트라 222km 대회” 참가에 즈음하여
약 5~6년 전부터 마라톤 매니아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더니 최근 2~3년 전부터는 풀코스에 만족하지 않고 철인 3종,
산악마라톤, 울트라마라톤으로 승화 된 기분이다.
올해 울트라마라톤대회만 해도 약 33개 대회가 있지만 4월25일~27일 실시하는 “성지순례 222Km” 대회는 코스가 악명
높기로 소문이 났다.
보통 울트라대회는 아스팔트길을 달리는 100Km대회가 다반사인데 222Km대회는 코스 중 1)산이 5개(수리산, 남한산성,
청계산, 앵자봉, 남산) 2)하천이 5개(한강, 안양천, 학의천, 탄천, 한강) 3)코스 222Km 중 비포장도로가 약 40%를 차지하는
악 조건의 대회다.
그러기에 대한민국 종단을 도전하기 전 훈련대회로 명성이 나 있고, 횡단보다 더 어렵다고 소문이 난 대회다.
본 대회는 25일(금요일) 밤 9시 명동성당을 출발 서소문-> 용산-> 절두산-> 한강-> 안양천-> 안양 수리산-> 학의천->
청계산-> 용인 수지-> 탄천-> 성남 남한산성-> 퇴촌-> 천진암-> 앵자봉-> 양평-> 마재-> 팔당-> 하남-> 암사-> 한강->
잠수교-> 녹사평역-> 남산-> 명동성당까지 222Km를 달려 27일(일) 오후 3시까지 제한시간 42시간을 무박3일 무 지원으로
달린다.
나는 40시간을 목표( 오후 1시 도착)로 달릴 계획이다.
또한 본 코스중에는 1839년 기해박해와 1866년 병인박해때 처참하게 순교한 성직자들의 얼이 살아 숨쉬는 순교성지 14곳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그 곳을 지날 때는 나 자신도 모르게 숙연해지고 나를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본 코스 개발자의 헌신적인 노력의 이야기를 듣고 나 또한 혼 쾌히 받아들여 2003년 대회가 아닌 연습주로 200km를 8명이 함께 달렸다.
2004년 1회 대회 때 137Km 천진암에서 포기를 했고, 2회 대회 때는 금요일 새벽부터 손해보험협회 주관 골프행사 참가 관계로
휴식도 없이 대회 출발시간 15분 늦게 대회장에 도착하여 달렸으나 역시 다음날 퇴촌 131km 지점에서 포기한 경력이 있다.
2006년에는 본 대회 코스가 어렵고 위험한 곳이 많은 관계로 동호회 내 반대 의견이 거세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으며,
2007년 울트라연맹 회원 및 울트라 매니아들의 성원으로 3회 대회를 개최 하였으나, 개인적으로 20여년 동안 근무하던
쌍용그룹에서 회사가 흥국금융그룹으로 매각되는 관계로 고직급자에 나이가 많아 무더기 구조조정에 포함되어 회사 퇴직후
억울함과 비통함을 접고 개인사업을 시작하여 먹고살기 바빠 운동부족으로 참가를 못했다,
그리고 작년 12월 1여년만에 개인사업을 접고 은행으로 출근하게 되어 다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기에 08년 동아대회
기록단축에 도전한 덕분에 기초체력이 된 상태지만 풀코스 이상 달려본 건 본 대회 주로표시를 겸한 4회로 나누어 달린
구간주가(1회당 약 50km) 전부라 걱정이다.
난 본 대회에 달리는 동안 배낭 속에 5년 전 위암으로 돌아가신 형님과 동생, 제수씨와 함께 마라톤 풀코스 완주 후 찍은
사진과, 고향에 계신 아버지와 88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과, 우리가족 사진 1장 등 총 3장의 사진을
코팅하여 넣고 달리리라.
그리고 달리는 동안 나 자신을 뒤 돌아 보고, 또 앞으로 어떻게 살 것 인가? 가족을 위하여 내가 해야 할 일이 뭔가?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참다운 효도란 어떤 방법이 있는가? 순교자에 대한 신앙심을 생각하고, 힘들 때는 사랑하는
가족생각과 사진을 꺼내보며 힘을 얻으리라.
4월26일은 결혼21주년 기념일이다.
결혼기념일날 나만 좋다고 온 종일 달리는데 그럼 마눌님은 뭔가?
미안한 마음을 달래 줄 겸 꼭 완주 후 27일 늦게나마 골인지점에서 깜작 이벤트를 계획중이다.
친한 동호회 동료들은 나를 “3수생 소재홍(뜀소)“이라 놀려댄다.
중간 포기하면 27일 명동성당 골인지점에 “경축!!! 4수생 소재홍 탄생“ 이란 현수막을 부착 한단다.
발 바닥에 물집이 잡혀 엉망진창이 되어도, 다리가 천근만근이 되어도, 정신이 혼미해도 중간 포기할 수 없으며 기필코
완주하여 2009년 5회 대회 때는 그 동안 내가 받은 빚을 자원봉사로 갚으려 한다.
그리고 본 대회를 완주해야 2~3개월 후 서울집에서 남원집까지(270Km) 달려 갈 용기가 생기고, 더 나가 서울에서
평양까지(230Km) 꿈을 잊지 않고 언제라도 달릴 준비된 자세로 살아가리라.
목마교실 교우님들! 많은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100Km 이상 울트라대회를 13번 완주 했지만 솔직히 초조와 긴장 속에서 어제는 대회 준비물을 하나하나 챙겨 거실에
순번대로 나열해 놓고서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해야 하다는 강박관념이 나에 현실을 고통 속으로 내쫓고 있다.
주님! 힘을 주소서, 어머이~ 하늘나라에서도 장남아닌 장남을 어여삐 생각하소서
2008년 4월 24일 새벽
"죽어서 저승길도 달려서 간다"
뜀소/소재홍
첫댓글 다시 만나게 된 글..더욱 반갑네요!~~ 결혼기념일도 져버리구 달리신 뜀소님을 이해해주신 사모님도 참 훌륭하십니다!~~ 부창부수!~~ 그런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반갑게 느껴지네요. 휘니스라인 들어설 때의 뜀소님 모습으로 하여금 얼마나 사모님을 울리셨을까?...고생많으셨지만 보람 되셨을 뜀소님!~~ 사모님 더욱 사랑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