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일거수일투족이 포털 사이트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국토부 조사와 그의 사과, 사무장 집 방문, 검찰 조사 등이 계속 검색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고, 여러 차례 보도가 된 것이죠.
얼마 전부터는 그가 국토부 조사에 입고 나왔던 옷과 머플러 등 옷차림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언론을 통해 국민 앞에 사과한다는 말을 하고 고개를 숙였지요.
온
라인상에는 이 직후부터 그가 입은 코트와 머플러가 ‘로로피아나’라는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 제품이며, 각각 4000만원대과
1000만원대의 옷이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코트는 1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이른바 그의 ‘반성 패션’에 대한
지적이었는데요. 로로피아나라는 브랜드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시체로 발견될 당시 입고 있었던 옷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죠.
네
티즌들의 이런 관심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남성의 경우엔 좀 덜하지만, 유명 여성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면 그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 어떤 가방을 멨는지가 온라인상에 회자되는 경우는 비교적 흔한 일입니다. 과거 신정아씨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신씨는
이런 논란이 계속되자 “무슨 차에 무슨 옷, 별 얘기가 다 나온다”며 “내가 미국으로 출국할 때 입었던 옷은 60유로짜리다”라는
항변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일부 사이트에서는 ‘갑질’을 한 재벌 총수가 값비싼 옷을 입고 사과하는 것에 대해
네티즌들간의 갑론을박도 펼쳐졌습니다. 이 논쟁의 옳고 그름을 말할 순 없지만, 그만큼 조 전 부사장의 행동에 대한 사회적 분노가
컸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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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씨가 지난 12일 국토부 조사에 출석한 모습.
조 전부사장은 과연 로로피아나 브랜드 옷을 입고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을까요? 조 전 부사장이 입은 옷은 로로피아나 브랜드의
옷이 아닙니다. 고급 브랜드 안에서도 코트나 머플러 값은, 원단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이런 수천만원대 옷의 원단은
‘비큐나(안데스 산맥 등 고산지대에 사는 동물)’일 가능성이 큽니다.(이것도 함량에 따라 가격이 다르긴 마찬가지입니다.)
로로피아나에 문의한 결과, 이 회사에선 비큐나 원단으로 검은색 코트를 만든 적이 없다고 말해왔습니다. 로로피아나의 한 관계자는 “조씨에 대한 말이 많아 사진을 살폈지만, 우리 옷을 입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재
벌가 자제들은 자신이 가는 곳이나 만나는 사람, 혹은 먹는 음식에 따라서도 옷을 달리 입는다고 합니다. 명품 패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이날 검은색 옷을 입은 것 역시 의미를 담은 것”이라며 “세간의 눈을 의식해 적당한 가격대의 옷을
입었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