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5일
태백 금대봉
지난 7월 15일 많은 스토리를 남겼던 태백금대봉 산행시도.
결국 폭우로 인한 국립공원 전면통제로 꺾였던 시도를 8월 5일에 다시 하기로 한다.
당시 계룡산 계족산을 전전하는 소동을 겪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우중산행을 하고 난 이후라,
재도전에 크게 미련은 두지 않았으나,
아쉬움이 남아 결정된 재도전의 신청날짜가 다가오면서 또다시 긴장이 된다.
왜?
지난번 10분만에 완판된 클릭전쟁이 이번에도 재연될까? 하는 궁금함의 이면에,
이번엔 휴가철이라 차 1대 채우는 것도 쉽지 않을것이라는 나 포함한 전망이 있었다.
산행시기는 야생화의 싱그러움이 절정을 향해가는 시점이라 긍정적인 요소도 있기에
결과가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였다.
전 주 금요일인 7월 28일 오전 10시가 다가온다.
공교롭게 이날도 서울에 미팅을 잡아놓고, 출장중이었는데,
전날에도 일정이 있어서, 미팅장소 근처에 숙소를 잡아놓고,
회의시간을 10시 반으로 시간을 조정한 상태.
외출채비를 다 마치고 노트북을 연다.
한손엔 역시 휴대폰 시간을 살피면서....
10시!!
클릭!!
우~~웅~ 우~~웅
푸쉬알림이 열띠다.
크~ 순발력 여전들 하시군.
헉!! 현진대장 1등. 지난번엔 회장님이 1등하시더니,
역시 운영진은 괜히 타이틀을 가지는게 아닌가보다. 영험함이 느껴지는데?
자. 나도 신청해야지?
'둔경 맞은편'
좀 기네.. 신경이 쓰인다. 클릭.
......
허걱!! 41번째!!
내가 못갈뻔.
이후 계속 울림이 울리다가 잦아진다.
2분 40초만에 (나중에 바른길대장님 집계)
차 1대 45명 댓글이 마무리 되고, 계속 달린다.
이번에도 호응이 좋으시네.. ㅎㅎ
당일을 향해 가면서 차 두대가 성사되었다.
내심으로는 총무님들이 가뜩이나 힘든데,
추가적인 많은 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되어,
차 1대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으나,
많은 분들이 댓글창에 포기 않고, 진을 치고 계시고,
현진대장님과 바른길대장님의 산악회 분위기 제고의 열정이 있어서,
회장님과 총무단의 동의하게 2대가 결정이 되었다.
잘 진행할 수 있게 해보자.
주중에 계속 푸쉬알림이 울린다.
'차 2대 만차로 가나....' 하면서 신청방을 열면.
'응???? 숫자는 제자리??'
역시 휴가철이라, 치열한 신규신청과 산행취소가 균형을 이룬다. ㅋ
결국 최종 76분이 태백을 향한다.
75명으로 잡았던 2대 기준을 다행히 충족시켰다. ㅎㅎ
당일이 밝았고,
예전 연초 첫 산행으로 강화 마니산에서 차 2대 진행했었는데, 그 때의 경험을 충분히 살려서,
생각보다는 혼란 없이 승차와 초기 진행을 수행했다.
산행안내를 해야하는 나와
인사말을 하셔야 하는 회장님만 휴게소에서 차를 오가며 자리이동을 하여,
순조롭게 초기 행사를 마무리 하였다.
처음 가시는 분들이 많아서,
탐방예약제로 운영이 되는 야생화 천국을 키워드로 강조하는 산행지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큰 것 아닌가하는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다. ㅎㅎ
'나중에, 에게~~~ 하시는거 아녀?'
다행히 장마철이 넘어가 푹푹찌는 더위에 날이 잡혀서,
1100 이상의 고지에서 주로 걷게 되는 오늘의 기온이 선선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조망도 좋을 것이고...
휴게소에서 차 두대의 인파들이 서로 섞이면서,
신선한 형식의 즐거운 만남을 가진다.
차는 또 다시 머나먼 길을 떠난다.
그런데, 태백은 길이 잘 뚫린지 오래되어서,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2시간 반여만에)
태백 금대봉 들머리에 도착.
예상대로 두문동재 고갯길을 힘들게 차가 오르며 몇분을 까먹긴했어도,
기획했던 출발시간인 10시를 몇분 남겨두고 잘 도착했다.
들머리 높이 1268m. 대한민국에서 차로 오를 수 있는 두번째 높은 재에 우리를 사뿐히 내려놓는다.
결국 버스 사장님들이 오늘 산행노고의 절반이상을 해주신 셈.
자.. 출입신청을 해야지.
처음에 국립공원에 문의했을때, 대표신청자가 와서 신청한 분들 인적사항을 알려주면 된다고 했다가,
찜찜하여, 전날에 다시 국립공원사무소에 문의해보니,
신청했던 8명이 다 사무실로 와야 한다고하여, 신청하신 분들께 신분증과 출입신청을 당부드린바가 있는데,
절차가 그리 까다롭지 않을거 같은 짐작에
잽싸게 나만 쏜살같이 사무실로 향한다.
역시나...
신청자 이름들만 불러주면 되는 것으로 확인되어, 쉽게 출입신청이 마무리되었다.
들머리의 기운이 상큼하다.
35도 맹폭을 가하는 열기가 예보된 하루이지만,
약간의 서늘한 기운도 느껴질 정도로 쾌적한 공기를 피부로 코로 느껴가면서,
우뚝 서있는 백두대간 두문동재 표지석 앞에 인파들이 서서히 모인다.
10시에 예정대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어, 일단 주관하는 입장에서 안심.
더디게 진행되는 단체사진 촬영도 편안한 마음으로 동참한다.
"자.. 출발합시다~~~"
내가 주관이니, 선두에 서고, 현대장이 후미에 서서 일렬행군을 시작한다.
사실 오늘은 꽃밭에서 노니는 코스라서,
선두와 후미의 위치차이가 크지 않은 상태로 함께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래도 너무 붙어있으면 답답할 것이니.. 일단 선두는 앞으로 좀 빼주자.
앞에서 펼쳐지는 초록초록의 산길.
오솔길이라고 하기엔 폭이 넓은,
다정한 벗들과 마실걸음을 하기 딱 좋은
초록의 길이다.
예상대로
점잖으신 감사님과
맥대장을 포함한 힘찬 건각분들이 내 뒤에 붙는다.
"오늘은 꽃밭걸음이니까 천천히 이동하시죠~~"
뒤에서 역시 밀쳐내는 기운을 버겁게 느끼면서 뒤를 돌아 당부를 한다. ^^;;;
"언제는 빨리 갔어요?"
"크~~ 그렇죠오~?"
"동대장이 오늘은 천천히 가는가 봐야지~"
역시 선두의 기운은 힘이 넘친다.
선두에서 천천히 노니닥거리는 산악회는 또 모냥이 않좋다.
씩씩한 선두의 걸음이 모양새가 좋긴한데.......
내가 선두서는 날은 부담이 쫌. 하하
낙차 150만 치고 오르면 오늘산행의 어려움은 끝이라는 말을
너무 강조한 탓인지,
나조차 금대봉으로 오르는 동안 숨이 차긴하다. 헉헉.
20분이 지났군.
"자... 그래도 인증은 해야죠?? 서세요~~"
뒷 일행들이 들이닥쳐 혼잡스럽기전에, 인증과 함께,
빽해야 한다는 강조를 바닥지 여러장으로 하고
아까의 갈래길로 되돌아 내려간다.
금대봉 정상에서 진행방향의 8시방향 사선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고,
직전엔 모르쇠로 그리로 내려가기도 했는데,
정갈하게 울타리로 진입금지 표시를 해놓은것이,
산림자원 보호를 강조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그 길은 산객들에게 내어주는게 자연스러울 거 같긴한데....
많은 인파가 금대봉 오름막판에서 교차를 한다.
프릭션이 느껴지긴 하지만,
뭐~ 마주하며, 인사하는 모양새도 나쁘지 않다. ㅎ
이윽고 야생화 꽃밭으로 들어선다.
뭉게구름을 담고 있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탐스럽게 피어있는 많은 야생화들이 우리를 반긴다.
천천히 진행하고 싶으나, 선두조는 그런 행위는 사치.
뒷 무리들이 많으니, 거리를 벌려주는 것이 행렬의 모양새도 좋다.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곁눈으로 느껴가면서, 지난다.
데크를 올라 먼 산등성이도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잠깐 숨을 돌리기로 한다.
이 정도가 선두가 누리는 자유.
한달여 전에 설악산 등산을 하고 내려와
10년이상 담근 더덕주를 내어주는 선배가
벌컥벌컥 들이키는 우리를 향해,
그렇게 먹는게 아니라며 울분을 삭히는 장면이 지금 형국과 겹쳐보이는 이유는??
선두조는 이런 야생화 꽃밭에서 빠른 걸음으로 스쳐지나가는 아쉬움이 있으나,
하나하나 이름을 곱씹어가며 고이 사진을 담는 여유를
중간과 후미에서는 즐겨주기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고대하였다.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길, 산책하기 좋은 길을
전방과 양변을 또렷이 주시하면서
좋은 기운과 다채로운 예쁨을 충분히 만끽하며 진행한다.
참 맑은 날씨.
다행스러운 순간이다.
지난 7월 시도가 강행이 되었더라면 폭우속에서,
이 길의 감동이 이같이 극적이진 않았을 것 아닌감?
저 멀리서 구영탄님이 보이신다.
"한 시간을 기다렸어요!!!"
ㅎㅎ 시작한지 40분밖에 안 지났는데.. ㅎㅎ
같이 데크에서의 홀가분함을 만끽한다.
이후 계속되는 빠른 걸음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는다.
나중에 보니, 반은 초점이 안 맞았구만? ㅠ
그래도 살아남은 야생화사진만으로도 그때의 감동이 전해온다.
대덕산 정상 4.3키로.
평이한 길이라, 순식간에 작아지는 거리 수치가
오늘만큼은 아쉽게 느껴진다.
10키로라도 행복했을 듯.
중간중간 넓은 터가 나타나고,
아직은 점심시간이 일러, 혹시나 후미에서 시간이 맞으면 먹을 곳이 많다는 정보를 그때그때 무전으로 알린다.
'그러고 보니, 오늘 무전이 너무 조용한데?'
오늘 근무상태가 불량한거 아녀??!!
"너무 무전이 조용한데, 다들 생존신고 부탁합니다~"
상큼한 길현대장님의 목소리가 먼저 전파를 타고 온다.
"A 중간 잘 가고 있습니당?"
"꽃들 잘 보면서 천천히 오세요~ 진행이 빠른거 가텨요~~"
순식간에 분주령에 도착.
시작한지 1시간 반도 안되었다. ㅜㅜ
"이러다가 3시간에 끝나겠어요~ㅠㅠ"
"두고 봐야혀~~"
항상 신중하신 감사님. 산을 임하는 자세로서는 바람직하다. ㅎ
시간이 좀 이르지만, 여기서 밥을 먹기로.
대덕산 정상은 그늘이 없다.
첫댓글 역시 동대장님
후기는 길고 재미져요^^
오랜만에 뵈었네요.
부부가 다정한 행보 참 보기 좋아요.
후기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ㅎ
선두에서 수고하셨습니다 ~~
시월애님 시월에 마지막주관합니다~ ㅎㅎ
길이 남을 산행기록 한 줄을 또 남기셨네요^^ 좋은 산행지 선정 준비부터 수고 많으셨어요^^
수석대장으로서 노련함을 잘 느낀 산행이었습니다.
후미에서 관리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한여름에 야생화 가득한
태백 금대봉 여정~
고맙습니다~수고 하셧어요!!
이번엔 자리에서 많은 대화를 나눌수 있었네요.
늘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선두에서 산행 안내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재미있게 작성해 주신 산행 후기 잘 보고 갑니다.
그 어렵다는 알탕을 용케 해내신 다큐대장님의 노련함에 감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