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천안 여행은 여행이었다기보단 친구와의 가벼운 나들이가 아니었을까 싶다. 청주에 사는 친구가 천안을 가고 싶다고 하여 무턱대고 천안으로 향한 나는 가는 와중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다는 친구의 말에 만화같은 커다란 땀방울 하나를 달 수밖에 없었다. 친구는 분명 며칠전 나에게 천안 여행을 제안했고, 본인이 관광지도와 안내책자를 준비했다고 하여 마음을 놓았건만. 결국 천안역에 먼저 도착한 나의 첫 임무는 친구가 오기 전에 관광 안내소에서 안내책자와 지도를 받고 천안의 주요 관람 포인트를 체크 하는 것.
천안역 광장 내에 있는 작은 안내소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그나마도 한글로 되어 있는 관광 지도가 모두 떨어져 영어판을 챙길 수 있었다. 자, 그럼 어디를 가야할까. 데스크에 지도를 펼쳐들고 천안에서 가볼만한 곳을 죽 둘러보다 눈에 뜨인 것은 단연 독립기념관. 그리고 두번째는 천안 삼거리! 그외에 몇 군데 더 찍어두긴 했는데 일단 나머지는 친구가 오면 결정하기로 하고 다시 친구에게 전화를 거니 마침 도착한 그.
다시 관광안내소에서 어디를 갈까 지도를 훑어보며 친구에게 천안에 뭐 보고 싶어서 왔어? 라고 물었더니 그냥 천안이 가까워서라는 소리를 한다. 헉, 너 정말 대책 없구나. 결국 일단 독립기념관부터 가볼까 하고 안내소 직원에게 버스를 물어보니 400번 버스를 타면 된단다. 좋아, 그럼 천안 관광 시작해볼까?
관광 안내소를 나서며 친구랑 두런두런 얘기를 하며 지도를 보다 '아우내 장터'라는 것을 보고 여기도 가보자 하고 다시 안내소로 돌아와 가는 방법을 물으니 같은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된단다. 오호, 이거 오늘 좀 꼬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행 자체는 순조로운걸? 버스 정류장에서 채 10분도 기다리지 않아 자리도 남아도는 400번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대략 못미치는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아우내는… 그냥 순대국밥집 가득한 도로. 사실 장터는 상설시장이 아니라 매월 1일·6일·11일·16일·21일·26일에 열리는 시장이었?것. 결국 시끌벅쩍, 활기찬 시장의 기대는 미치지 못했지만 대신 독립운동의 시초가 되었던 역사적인 장소를 구경했으니 뭐 이정도면 된 거 아닐까. 좀 더 아쉬운 것은 맛있는 순대국밥으로 채워보실까.
뽀안 국물에 쫄깃쫄깃한 순대가 일품이었던 식당은, 하지만 먹는데 정신이 팔렸던 나의 불찰로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 그저 숙대국밥 참 맛난 집이더라는 기억만 남았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c2c6b41ef66dc1c5f9ca583abef60233.jpg)
자, 점심도 냠냠 맛나게 먹었으니 이제 정말 독립 기념관을 가보도록 할까? 다시 400번 버스를 타고 오던 길을 되돌아 10분 정도 버스가 달린 끝에 드디어 독립기념관 버스 정류장에 내려섰다. 날씨는 쾌청, 하늘도 맑고 정말 딱 여행 하기 좋은 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2010%2F01%2F10%2F63c8ac867da686dd4bed01a5ce0ef53a.jpg)
보도블록으로 잘 깔린 길 양 옆에는 5월의 싱그러움이 물씬 풍겨져 나오는 나무들이 서 있고, 가족단위로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타는 자전거를 보자니 정말 봄소풍 기분이 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81f99c06a1d1f4c9a4edb4b3ec508e24.jpg)
독립기념관을 가는 와중 커다란 기념비와 마주쳤다. 겨레의 탑이라고 한다는데 새의 날개와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형상화한 민족의 자주, 자립의 의지를 나타낸 조형물이라고. 높이가 무려 51m란다. 두 손을 마주 한 듯한 뾰족한 모습이 마치 하늘을 뚫을 것 같이 날카롭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7951d39403949dba4f2109a9bea97412.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f102544aa15d1e976093f21d98a737ed.jpg)
탑을 지나치자 비로소 독립기념관의 본관 건물이 눈이 들어온다. 정식 이름은 겨레의 집. 고려시대의 건축물 수덕사 대웅전을 본 떠 만든 건물이라는데, 동양에서 가장 큰 기와집이기도 하단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600eff85375a49bf6a49cd89aef82d04.jpg)
기념관으로 좀 더 가려는데 저어쯤에서 예쁜 기차 한 대가 칙칙폭폭 다가온다. 독립기념관 주변을 돌며 안내하는 테마열차. 아, 이름이 한얼이열차란다. 독립기념관 순환도로를 따라 운행하는 것으로 총 소요시간은 17분, 2.8km를 움직인다. 상행은 매표소에서 출발 겨레의 집에 도착하는 코스, 하행은 겨레의 집에서 출발 매표소에 도착하는 코스이다. 상행이 1000원, 하행이 500원인데 아마 운행 시간이 올라갈때는 12분, 내려올때 5분여가 걸려 차이가 나는게 아닐까 싶다. 가족으로 온 여행객이라면 한 번 타보는 것도 좋지 않을지. 그외에도 사륜자전거도 대여가능한데 이게 분당 7,0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타볼까 하고 갔다가 가격이 너무 비싸 혀를 내둘렀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a2ae61ff5e5ee46eb3eddd6d41ca7000.jpg)
독립기념관으로 이어진 도로에는 예쁜 화단도 있어 봄의 향기가 물씬 풍겨진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e5b3a7716d579aa57ead8605539393cc.jpg)
다리를 하나 건너니 길 양쪽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역시 독립하면 떠오르는 것은 저 국기가 아닐까.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태극기를 손에 쥐고 물결치듯 앞으로 나아갔던가. 그러고보니 제일 먼저 들렀던 아우내 장터에서 유관순 열사가 처음 자유를 향한 외침을 질렀던가. 펄럭이는 태극기의 소리없는 함성이 들리는 듯 하다.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9f24df6fb3d918bdfaf301caceb4f907.jpg)
기념관을 올라서는 계단 근처에도 여러 전시물들이 나와있다. 특히 눈길을 끈것은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고 써 있던 조형물. 마치 하늘을 우러러 보며 스러져가던 독립투사들의 모습 같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81d54147d31dc652df1e17432e3d3e68.jpg)
그 옆에는 독립투사들을 처형하는 장면이 있다. 두 눈을 가리고 나무 기둥에 매어 죽어가는 그네들과 총을 들고 사람을 죽이는 일본군. 이상하게 내가 끌린 것은 죽은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누던 일본 군인중 하나의 일그러진 표정이었다. 그들은 자신들 앞의 죄인을 향해 총을 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과연 저네들도 조국과 똑같이 한 사람을 그저 죽여마땅한 존재로만 생각했을까. 어쩌면 저 안에도 수많은 고뇌와 슬픔이 숨겨져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역시 나만의 착각일까.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576ebff0b36c750f2ae16e646a16f367.jpg)
그보다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그 바로 옆에 있던 전투의 조형. 죽고 죽이는 아비규환에서 그들은 과연 대한독립 만세, 천황폐하 만세를 진심을 외치며 죽어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내가 살기 위해, 내 목숨을 위해 서로를 죽이는 참상이 아니었을지. 그들의 표정 하나, 하나를 살펴보자면 죽지 않고 살기 위핸 염원만이 두 민족 사이에 흐르고 있는 것 같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e45536abc1756f28ec1e7bded4e97c0e.jpg)
야외전시물을 둘러보고 계단을 올라가다 옛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는 것이 눈에 뜨였다. 태극기 안에는 수많은 글귀가 적혀 있다. 아마도 조국 통일의 염원이 쓰여 있는게 아닐까 하는 짐작만.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cb2ae8ae931878e663d8b48515ab7356.jpg)
드디어 겨레의 집에 다다랐다. 처마 아래로 들어서자 익히 본적이 있는 하얀 대리석상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불굴의 한국인 상'. 홀 중앙에 위치한 것으로 독립정신과 강인한 한국인을 상징하는 것이란다. 화강암 274개를 적석하여 만든 환조. 용솟음치듯 창공을 향해 전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조각 뒷면에는 백두산 천지의 부조가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468c4beddd742bf9807bfc8f57faa777.jpg)
본관 뒤에는 뜰과 다른 기념관들이 서 있다. 소망을 적어둔 포스트잇도 보이고, 여러 조형물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다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대신 주변만 스리슬쩍 훑어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ezday.co.kr%2Fcache%2Fboard%2Fblogex%2F2010%2F01%2F10%2Fc033b39b1614ece442cdf3e07fda16b3.jpg)
독립기념관 뒷쪽까지 산보하듯 걷고 다시 겨레의 큰마당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내부 관람은 이미 했다는 친구의 말과 예전에 한 번 보았던 기억이 있던지라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하게 전시 자체에는 흥미가 없는 내 의견이 일치해 그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결정한 결과였다. 뭐, 나중에라도 들어갈 맘이 생긴다면 그때 다시 오면 되겠지? 어쨌거나 관람료는 무료 아닌가!
관람 안내
입장료 : 무료
관람시간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imgs.naver.com%2Fnblog%2Fmylog%2Fpost%2Femoticon%2F3_03.gif)
구분 |
하절기(3월~10월) |
동절기(11월~2월) |
입장시간 |
09:30~17:00 |
09:30~16:00 |
관람시간 |
09:30~18:00 |
09:30~17:00 |
정기 휴관일 :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개관)입니다. |
단, 상설전시관외 야외전시, 쉼터 등은 개방 합니다. |
전문해설사 안내 : 독립기념관에서는 관람서비스를 위해 전문해설사의 해설을 통해 살아있는 역사이야기를 들으며 관람할 수 있는 해설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소 : http://www.i815.or.kr/KO/Support/Reservation/appl/Reservation.php?TABID=1 (예약하기)
문의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imgs.naver.com%2Fnblog%2Fmylog%2Fpost%2Femoticon%2F3_02.gif)
주 소 : (우) 330 - 843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남화리 230번지 |
대표 전화 : 041) 560 - 0114 |
고객지원부 (전문 해설사 안내 예약) : 041) 560 - 0356 / FAX : 041) 557 - 8172 |
고객지원부 (장소대관 안내) : 041) 560 - 0353 / FAX : 041) 557 - 8172 |
주차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blogimgs.naver.com%2Fnblog%2Fmylog%2Fpost%2Femoticon%2F4_31.gif)
구분 |
요금 |
비고 |
소형 |
2,000원 |
25인승 미만 |
대형 |
3,000원 |
25인승 이상 |
매주 월요일 주차장 무료 개방(공휴일 및 특별 개관 시 유료) |
도로교통법 제2조 16호의 규정에 의한 긴급자동차는 주차료 면제 |
주차요금은 1일 기준입니다.
국가 유공자, 장애인, 경차는 1,000원 감면.
주차장 이용시간
하절기 : 08:00~17:00
동절기 : 08:00~16:00
홈페이지 : http://www.i815.or.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