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부동산시장 점검] 도안 광풍, 시장 '싹쓸이'

[대전 부동산시장 점검] 도안 광풍, 시장 '싹쓸이'   토지·주택시장 등 위축 아파트거래 찬바람 경매도 경색국면 ··· 자금 블랙홀현상 뚜렷   올해 대전지역 경제분야 최대 이슈는 단연 ‘부동산’이다. 도안신도시 8,200여 세대 신규분양이 그 대미를 장식했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그러나 ‘부동산 잔치’의 이면에 도안신도시 독식, 지역·계층별 양극화 심화, 원도심 차별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금강일보는 4회에 걸쳐 지역 부동산 시장 긴급 점검에 나선다.   “도안신도시 광풍이 잦아들기만 기다려야죠. 사람들의 관심이 온통 거기에 쏠려 다른 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네요.”   대전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실제로 광풍은 존재했다. 건설사들의 주장대로라면 올 가을 연인원 70만 명 이상이 도안신도시 신규아파트 견본주택을 다녀갔다. 재테크에 관심을 두고 있는 대전 시민치고 올 가을 견본주택 주변을 서성이지 않은 수요자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혹자는 “대전지역 부동산시장이 되살아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도안신도시 독식현상으로 지역 부동산시장의 객관적 지표가 오히려 후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드물다.   ◆기존 거래시장 ‘직격탄’   글 싣는 순서   1. 도안신도시는 ‘블랙홀’…시장에 악영향? 2. 주택시장 ‘봄바람’…계층·지역 양극화는 심화 3. 목마른 원도심…균형 개발 시급 4. 내년 부동산 시장 어떻게 흘러갈까   단적으로 대전지역 토지·주택시장은 도안발 부동산열풍에 동반상승 효과를 보기는커녕 오히려 위축되는 양상이다. 지난 5월 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선정 당시 0.22% 상승했던 지역 토지가격은 6월 0.16%, 7월 0.12%, 8월 0.09%, 9월 0.08% 등 상승률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   기존 아파트 등 주택시장도 얼어붙었다.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 자료에 따르면 대전지역 기존 아파트는 도안신도시 신규분양 직전인 지난 7월 2,365세대가 거래된 이래 양적으로 크게 줄었다. 단적으로 도안신도시 신규분양이 한창이던 10월 기존 아파트는 1,648세대가 거래됐는데 이는 예년 거래량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10월 한 달 동안 기존 부동산시장에서 약 500세대 아파트 거래가 증발된 셈이다. 같은 달 전국의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동기보다 17.2%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대전 주택시장의 정체현상이 확연해 보인다.   ◆경매·수익형부동산도 찬바람   공교롭게도 올해 초 호황국면을 이어갔던 경매시장도 지난 6∼7월 정점을 찍은 뒤 경색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금강일보가 최근 6개월 동안 대전지방법원을 통해 거래된 지역 주택경매 물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 6∼7월 아파트 매각가율은 105.6%까지 치솟았으나 8∼9월 89.5%, 10∼11월 현재 81.3%까지 연이어 하락했다.   통계엔 잡히지 않지만 중소건설사들이 대거 뛰어든 도시형생활주택과 다세대주택 건설도 찬바람을 맞고 있다.   한 지역 건설업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주택가격 급등의 원인이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 때문이라는 분석이 이어지면서 중소건설사들이 도시형생활주택과 다세대주택 건설에 대거 뛰어들었다”며 “사업을 서둘렀던 건설사들은 다소 재미를 봤지만 하반기 시장분위기는 녹록치 않다”고 토로했다.   ◆도안이 투자수요 빨아들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정된 투자자금이 도안신도시에 빨려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이른바 ‘부동산 시장의 블랙홀 현상’이라는 이야기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세종시와 달리 도안신도시는 서울 등 외부지역 투자금보다 실수요자와 지역 투자금이 집중된 지역”이라며 “도안에 몰린 투자금이 지역 부동산시장으로 다시 빠져나오기 위해서 전매제한이 풀리는 1년, 길게는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동안 암흑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도 “한 동안의 숨고르기는 필요하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금강일보 김재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