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do, have, take 등 다섯 개 동사만 알면 웬만한 말은 다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어에도 자주 많이 쓰이는 동사가 몇 개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하이르(はいる, 入る)' 다. 뜻은 '들어가다' '들어오다' 정도에 해당한다. 이를테면 '방에 들어가다'는 '헤야니 하이르(へやに はいる. 部屋に 入る)' 라고 한다. 일본의 전철역에서 자주 듣는 말은 '덴샤가 하이리마스(でんしゃが はいります. 電車が 入ります. 전철이 (역에) 들어옵니다)' 다.
'하이르(はいる)'는 물리적인 의미가 아닌 뜻으로도 쓰인다. '메니 하이르(めに はいる, 目に 入る)' 는 직역하면 먼지 같은 것이 '눈에 들어오다'지만, '보이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같은 식으로 '미미니 하이르(みみに はいる, 耳に 入る, 귀에 들어오다) 는 '들리다'라는 뜻이, '테니 하이르(てに はいる, 手に 入る, 손에 들어오다)' 는 '입수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아타마니 하이르(あたまに はいる, 頭に 入る, 머리에 들어오다)' 는 '어떤 사실을 인식했다'라는 뜻이다.
그럼 '캬이샤니 하이르(かいしゃに はいる, 會社に 入る, 회사에 들어가다)' 는 무슨 뜻이 될까. 어떤 회사 건물에 들어가는 의미로 쓰일 수도 있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회사에 입사(취직)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같은 논리로 '다이가쿠니 하이르(だいがくに はいる, 大學に 入る)' 는 '대학에 입학하다'가 되고 '소시키니 하이르(そしきに はいる, 組織に 入る)' 는 '조직에 들어가다'가 된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야쿠자(やくざ, 조직폭력배)' 가 되는 것을 '쿠미니 하이르(くみに はいる, 組に 入る)' 라고 한다. 우리는 조직폭력배를 '무슨무슨파'라고 부르지만, 일본에서는 '무슨무슨구미(~ ~ぐみ, ~ ~組)' 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하이르(はいる)'는 공간만이 아니라 시간에도 쓴다. '쿠가츠니 하이르(くがつに はいる, 九月に はいる)' 는 '9월에 접어들다', '아키니 하이르(あきに はいる, 秋に はいる)' 는 '가을에 접어들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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