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豫測術을 말한다
역학의 지식 체계를 응용하여 실생활에 연계시키는 역술의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자평사주·자미두수(紫微斗數)·육효 등의 역점(易占)류,
기문둔갑(奇門遁甲)·육임·태을 등 삼식(三式)류, 산명술(算命術),
인상(人相)·수상(手相)·성명 판단, 기타 기학(氣學)류에 이르기까지 수십 종으로 나눌 수 있다.
이들은 보다 굵직하게 명(命)·복(卜)·상(相)의 세 가지 분야로 분류할 수 있다.
명이란 한 개인의 생년월일시를 바탕으로 미래사를 살펴보는 예측술이며,
복이란 어느 한 사건의 경과와 성패를 점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이해하는 점의 의미는 이 복의 분야에 한정된다.
상이란 어떤 사물의 모양새로써 현상과 미래를 추론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 연재에서 명의 단계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 명의 세계는 복과 달리 점을 치는 행위가 아니므로,
생년월일시에 의해 구성된 글자의 해석 능력과 연관된 지식 기반이 매우 중시된다.
또한 상과 달리 상대를 직접 볼 필요가 없으며 생년월일시의 정보만 주어지면
과거, 현재, 미래 사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명학은 곧 사주학(四柱學)으로 사주명리(四柱命理)와 자미두수가 양대산맥을 형성한다.
대만에서는 두수(斗數)가 더 성행하며 한국에서는 명리(命理)가 주류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 명리를 각색한 산명술이 있는데 공망(空亡)이라는 재료를 판단의 주요 근거로 하며
생시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적중률은 다소 떨어진다.
이러한 산명술을 호로스쿠프 점성술과 연계하여 계속 발전시켜온
육성점술(六星占術)이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다.
자미두수는 서양의 점성술과 유사한 면이 있다.
오래 전부터 자미성(북극성)을 이용한 동양의 점성술로 북두칠성점과,
오성술(五星術)의 일종인 칠정사여(七政四余)가 활용되었으며
이후에 나타난 과노성종(果老星宗)의 원리를 결합하여
당나라 말기에 진희이(陳希夷 : 867~984)가 창안한 학술이 자미두수다.
간혹 구성(九星)이나 칠정사여를 응용하여 운세를 판단하는 이들을 보기도 하는데
이는 이미 자미두수의 출현으로 급격히 움츠러든 방술류로,
현재 대만이나 중국·홍콩 등에서는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처럼 생년월일시를 바탕으로 하여 운명을 살피는
팔자술(八字術:사주학)이 모든 예측술의 근간이라는 점이다.
이는 유체(遺體)를 매장하는 풍수의 음택(陰宅)에도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자 응용 범위가
거의 모든 술법에 미치므로 사주학의 지식 체계가 온전하지 않으면
다른 분야는 아무리 연구해도 소용이 없는 법이다.
따라서 사주학은 모든 술법의 왕으로서 오랫동안 동양 역사의 무대 안팎을 점철해 왔다.
필자가 보기에는 국내에서 사주명리학의 지식체계를 완성하고
이를 자유자재로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은 채 둘을 꼽기 어려울 지경이다.
그렇다면 복의 분야인
기문둔갑이나 육임신과(六壬神課)·매화역수(梅花易數) 등의 달인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관상(觀相)이나 풍수(風水) 계열의 상학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금 서구 선진국에서 풍수 열풍이 대단하다.
주로 홍콩인들에 의해 서구에 전파된 실내풍수 이론이 미국에서 포장되어 오히려 역수입되는 실정이다.
‘그것이 있어야 할 자리’(Move Your Stuff, Change Your Life)나
‘생활 풍수’(Feng Shui Tips for a Better Life)는 서양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유행한다는 BTB(Black Hat Tantric Buddhist:탄트라밀교 흑모파)의
풍수 이론이 정리돼 전 세계에 번역 출시되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풍수지리학자의 조언을 받아 백악관 사무실을 개조하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부인인 세리 여사도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를 꾸밀 때
풍수 전문가들을 초빙해 이들의 조언을 최대한 받아들였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6,000만명의 인구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프랑스에도 풍수 바람이 불고 있으며
독일에서만 2,000명이 넘는 풍수 컨설턴트가 활동중이다.
야후 프랑 (www.fr.yahoo.com)에서 풍수의 중국어 발음에서 따온
‘펑수이’(Feng Shui)를 검색어로 치면 무려 2만7,000여 개의 관련 사이트가 뜬다.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하이테크 인터넷 기업들 사이에서 풍수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풍수에 맞게 사무실을 꾸며 놨다”는 말이 자주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 펑수이라는 콘텐츠를 달러 박스로 만든 것이 홍콩(중국)의 역술인들이다.
우리가 아직 역술 콘텐츠로 세계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점은 참으로 아쉬운 점이다.
가상(家相)이나 음택(陰宅) 등에서 우리는 분명 서구보다 한 수 위의 경지에 있다.
다만 서구 시장에 진출하여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역술계의 펀더멘털이 약하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교육기관망을 구축한 풍수학교가 지금 학문적인 근간이 되는 팔자술(八字術
:four fillars of destiny)을 예외없이 커리큘럼에 편성하면서 학문적 정통성을 과시하려는 추세다.
한국 四柱學, 어느 수준인가
사주학(四柱學)의 지식체계나 활용(팔자술:八字術) 면에서
단연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나라는 한국·중국·일본이다. 역술의 본토는 중국이다.
중국 대륙은 사회주의 국가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적인 술사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들을 관리하고 정보기관에서까지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영국 왕실의 전속 점성술사나 과거 통치자들에게 조언하던
책사(策士)로서의 활동 반경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대륙에 비해 대만에서의 역술의 위상은 확고하다.
먼저 세계 최대의 역술서적 전문 출판사인 무릉출판유한공사(武陵出版有限公司)가
약 660여 종의 역학 관련 서적을 출간하였으며 세계적인 배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진원서국 등의 굵직한 전문 출판사가 모두 대만에 본거지를 두고 있으며,
세계적 술사들을 필진으로 보유한 바 우리와는 비교가 안 된다.
필진은 모두 중국인이며 그동안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일본인 한 사람이 존재했다.
그가 바로 아베 오야마(阿部泰山)이다.
아베 오야마의 등장으로 일본 사주학의 수준은 등급이 달라졌다.
메이지(明治)대학 출신으로 중일전쟁때 종군기자로 베이징(北京)에 주재하면서
사주학의 방대한 자료와 문헌 등을 입수하여 일본으로 가져가 종래의 학설에서
한 단계 진보된 지식체계를 선보이며 기존의 사주학계를 강타하였다.
이후 복의 분야인 육임신과에 관련한 저작을 무릉출판사에서 10여 권 가까이 선보이면서
명리뿐 아니라 육임에 관한 아베의 저작은 역의 본고장에서도
감히 그 경계를 범접하지 못할 정도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였다.
국내에서 사주학의 입문서로 가장 많이 본다는
‘사주정설’(四柱精說)은 바로 아베 오야마의 이론의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다.
최영철(崔英哲·73) 변호사가 1962년에 백영관(白靈觀)이라는 필명(筆名)으로 펴낸 이 책은
현재까지 30판이 넘게 출판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국내에서 나온 제대로 된 사주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주정설의 서문에 보면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다.
‘중국에 비해 약 1,000년 정도의 운명학상의 후진에 봉착하고 있으며 이는 아마
연해자평 및 명리정종의 조잡한 설명 방식에 의해 사주추명학을 난삽(難澁)한 것으로
오해한 탓일 것이다. 하루속히 이 후진성에서 탈피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필자의 견해는 일단 유보한다.
어쨌든 이때 이미 한·중·일 3국 중에서 우리가 가장 뒤져있음을 자인한 셈이다.
다음으로 근래 한국 사주학계의 대가인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琓· 1903~92)의 ‘명리요강’(命理要綱)과 ‘명리사전’(命理事典)이 있다.
시중에 나온 사주학 교재 중 가장 앞서가는 명리 이론을 수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권의 책은 모두 1980년대까지 활동했던
중국의 웨이치안리(韋千里)가 저술한 ‘명학강의’(命學講義)와 ‘팔자제요’(八字提要)의 번역본이다.
웨이치안리는 장제스(蔣介石)가 총애하여 대만 정부의 국사(國師)대접을 받은
세계적 술사로 후에 주로 홍콩에서 활동하였는데,
국내의 저명한 인사들도 직접 그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는 하였다. 고
이석영 선생의 ‘사주첩경’(四柱捷徑)만이 순수 우리의 사주학 교재로 온전히 보존되고 있으나,
아쉽다면 이는 일종의 임상서(case study)이며 엄밀히 따져 학문적 원리를 규명한 책은 아니다.
한국 역술학도 경쟁력 있다
한국의 명리 대가들인 이석영(李錫暎·1920~83)·박재완·박제현(朴齋顯·1935~ 2000) 세 분 중
어느 누구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론체계를 구축하거나
우리의 학문을 세계시장에 전파하지 못한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 마디로 한국에는 세계적 술사가 없었다.
대만에서는 웨이치안리 이후,
우준민(吳俊民)의 ‘명리신론’(命理新論)·‘화제관주’(花堤館主)의
‘명학신의’(命學新義)와 허젠중(何建忠) 선생의 ‘팔자심리학’(八字心理學) 등의 양서들 외에도
엄청난 저작물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이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사주학의 재해석을 통한 진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어떠한가. 이미 아베 오야마이라는 걸출한 술사의 탄생 이래
또 한 명의 세계적 술사를 보유하게 되었다.
사토 료쿠류(佐藤六龍)이라는 일본이 자랑하는 사주학의 거두(巨頭)다.
사토 료쿠류은 중국의 명징파(明澄派)를 신봉하여
명징파 13대 장문인 장야오윈(張耀文)의 제자가 되어 스승을 일본으로 모셔갔다.
장야오윈은 명징파의 비법(秘法)을 강호에 널리 퍼뜨려 한때
중국 역학계로부터 사문(師門)의 비전(秘傳)을 함부로 팔아먹는 자라고 크게 비판받기도 하였다.
대만의 현저한 술사들이 대거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歸化)하여 활동하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장야오윈과 사토 료쿠류이 공동으로 저술한 ‘자평일득’(子平一得)은
근래 대만 역술계의 대스승으로 추앙 받는 쉬러우(徐樂吾)의 이론체계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놀라운 경지를 구현하고 있다.
어쩌면 사주명리 분야에서는 일본이 가장 앞서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베 오야마와 사토 료쿠류이 역술계의 본토를 두 번 폭격한 셈이다.
이러한 지금의 판도에 너무나 둔감한 것이 또한 우리 역술계의 현실이다.
이 계통의 학습자들과 후학들은 더욱 분발하여
동양 예측술의 근간인 사주학의 입지를 크게 올려놓아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크게 실망할 일이 아니다. 필자는 감히 확신한다.
현장 술사의 실력을 현상과 미래의 추론 적중률로 평가한다면 우리가 크게 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학문적인 지식 기반에서도 2003년 현 시점에서
우리가 보유한 지식체계가 앞서나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이다.
팔자술八字術 실전實戰
필자는 올해 그 점을 대만의 역학계로부터 분명하게 인정받는 경험을 한 바 있다.
이제 더욱 가열찬 노력으로 역술 본토인 대만과 일본에 한국 역술의 역수출을 감행하고,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더욱 분발해야 한다.
일찍이 사주학계의 대스승인 쉬러우는
‘답객문’(答客問)을 통하여 학습자들의 자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구로 경계하였다.
‘연습(硏習)에 뜻을 둔 자는 반드시 그 원인을 돌이켜 자기 자신에게 구하고 장기간 연습하며
고인의 책을 반복해서 연구하고 읽으면 스스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만나면 몇 개월 동안 방치했다 다시 읽어보면 자연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해 구해 들어가면 여러 스승들이 있으니
먼저 고인이 이미 도달한 경계까지 가본 연후에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다시 진보(進步)를 구해야지,
스스로 총명한 체하여 함부로 창조를 생각하지 말라. 근원을 좇는 식자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뿐이다.’
펌글..
첫댓글 유정님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