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 금수레 불교도서관 】 글쓴이 : 유니네
|
제 6장 요가철학
1. 형이상학과 인식론 2. 요가 수뜨라의 구조 3. 요가적 명상 4. 요가적 인식 5. 독재 6. 맺는말 |
4. 요가적 인식
요가의 명상을 통해 획득된 인식을 상식이나 과학적 지식등 보통의 인식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후자는 언제나 그 체계 자체 내에서는 합당화시킬 수 없는 전제에 바탕한다. 그러므로 “추리나 증언에 근거한 인식은 높은 의식의 경지에서 획득된 직접적 인식과 다르다. 왜냐하면 전자는 특수한 대상이나 측면에 한정된 것이 때문이다.“14)
빠딴쟐리에 의하면 이지의 영역에는 직접적 인식, 추리, 증언이라는 세 가지 바른 인식이 원천(pramana)이 있다.
감관을 통한 바른 인식은, 매우 제한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추리와 증언에 의해 보완되고 교정, 검토되지 않는 한 그 자체로 지식을 제공할 수 없다
그러나 직관(prajna)을 통해 획득된 인식은 증언이나 추리가 아니라 직접적 인식에 근거한다. 이 인식은 감관을 통한 직접적 인식과 달리 후자를 교란시키는 오류와 착각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그래서 요기의 인식은 철저히 직관적이고 비개념적이다. 혹자는 이런 종류의 인식을 비이성적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비이성적’ (nonrational)인 것과 ‘반이성적’(irrational)인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후자는 이성(reason)과 이지(intelecture)에 반함을 뜻하는데 대해 전자는 이성과 이지의 영역 바깥에 있는 무엇을 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요기의 직관적 인식은 개념적, 간접적, 이지적 인식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뜻이다. 요가적 인식이 반드시 이지와 이성을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지와 이성을 초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렇게 얻어진 인식이 과학과 같은 이지적 인식의 기초로 사용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한 요기의 대담은 한 면에선 ‘예’이고 다른 면에선 ‘아니오’이다. 유상삼매경 단계에서는 인식이 증언, 진지, 지식의 세 종류로 분리되며, 무상삼매 단계로 감으로써 요기는 대상에 대한 순수인식을 얻는다.
그러므로 유상(savitarka) 단계에 멈춘다면, 분명 우리는 지식(jnana), 즉 지각과 추리에 기반한 인식을 획득할 수 있으며, 그것을 개념적 인식을 구성하는 기초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상(nirtarka)단계에서 얻어진 인식은 그렇게 사용될 수 없다. 이것은 요기에 의해 그것이 전혀 사용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요기는 그에 대응하는 의식이 지평에 직접 이름으로써 그러한 인식을 충분히 활용한다. 다만 그러한 인식을 획득하고 사용하기 위하여 지각 혹은 개념 등의 도구를 구사하지 않을 뿐이다.
그러므로 “어떠한 도구의 사용 없는 즉각적인 인식과 (현현된 우주)에 대한 완전한 지배“라고 빠딴쟐리는 말한다.15) 결국 요기의 인식은 누메나(noumena) (물 자체, 혹은 본체)에 대한 것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요기는 칸트와 같이 지적, 지각적, 개념적 인식은 현상에만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칸트에 따르면 누메나에 관한 인식은 인간에겐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요기의 입장과 다르다.16)
요기는 요가를 통해서 인간이 물 자체를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칸트와 요기의 차이는 부분적으로 그들 각각의 문화적 성향의 차이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유한성, 불완전성, 신이 은총에 의존한 기독교의 중심교의이자 또한 칸트적 유산의 일부이다.다른 한편으로 요기에겐 인간이 무한히 완성 가능하며, 신 자신일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알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러한 생각이 바로 요기의 문화적 전통의 일부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