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서나물
낙엽 흩어져 바람에 흩어 구르는 거리엔 보송보송한 털이 달린 코트입은 아가씨들의 발걸음 끝에 겨울무우 행제자매가 매달려 파리하게 떨며 울고 있습니다. 형제는 아닌것 같군요. 거의 모두 자매로 보입니다.
유행을 쫒아 멋있어 보일려고 별별거 다해봤단 시절이 있었긴 했었지만 이젠 유행이란 단어조차 기억도 잊을 나이가 되어가니 한겨울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활보하는 종아리를 보면 예쁘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지만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납니다. 따뜻하지는 않겠지만 견딜만은 한걸까? 정말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똑같은 주인을 모시는데 누구는 따뜻한 털옷으로 감싸주고 누구는 망사처럼 얇디얇은 것만 입혀주는지 얼마나 주인을 원망할까? 저러다 가슴앞에서 '1인시위'...아니지 '1脚시위'라도 하면 어쩔려고 저러나?
<붉은 서나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옷장 깊숙히 넣어 두었던 오리털파카를 꺼내 입고 턱끝까지 지퍼를 끌어올려봅니다.
요즘은 털옷들이 많이 나와 옷이 많이 가벼워졌지만 예전엔 대부분 솜으로 된 것을 많이 입었었지요.
도톰한 솜을 넣고 사방으로 바느질한 누벼놓은 솜이불속으로 들어가 따뜻한 아랫목 벽에 기대고 두발은 가슴앞으로 당겨 목까지 덮고 도란 도란 이야기꽃 피우며 화로속 군밤이 익기를 기다렸던 어린 시절 생각도 납니다.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