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려타곤 108
오배의 집에 있어야 할 문서가 지금 자신의 앞에 놓였다는 사실에 놀란 오삼계는 잠시 동안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한동안의 침묵 끝에 오삼계는 마교의 인물에게 질문을 던졌다. 마교와 거래를 하고 이익을 보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지만 마교가 이유 없이 이것을 가져올리 만무한 일이었다.
마교의 사자가 하는 말은 조용히 시작되었고 한시진 뒤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그자는 소리도 기척도 없이 오삼계의 집무실에서 사라졌다.
긴 밤이 흘러가고 멀리서 새벽을 울리는 닭 울음이 상념에 잠겨 있던 오삼계의 정신을 일깨웠다.
"어차피 쓸모없는 자식---, 내 뒤를 이을 수 있는 것은 웅응이지 자성이가 아니다."
기나긴 침묵 끝에 오삼계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어딘지 모르게 섬칫한 살기를 담고 있었다.
오자성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멍청한 하녀를 바라보았다.
"두두야, 날 부축해다오."
"예, 도련님."
북경에서 곤명에 도착한지 이틀이 지났을 뿐이다. 아직 여독도 풀리지 않았고, 허벅지의 상처도 났지 않아 걷기도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하녀의 부축을 받고 어기적거리는 걸음으로 아버지의 오삼계의 집무실로 찾아가는 오자성의 마음은 먹구름으로 잔뜩 어두워진 상태였다.
아버지는 곁에 있는 사람을 놀리는 법이 없었다. 자신에게도 반드시 무언가 시키리라는 것은 분명했다. 걷기도 힘든 지금 상황에서 오자성이 바랄 수 있는 것은 자신이 하게 될 일이 손쉬운 것이 되기를 바랄뿐이었다.
오삼계는 월동문을 지나 자신의 거처로 다가오는 못마땅한 아들을 바라보았다. 한 달 정도의 행군에 하녀의 부축을 받으며 어기적거리며 걷는 아들의 모습은 결코 장수의 아들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오삼계는 한껏 얼굴을 찡그리며 그 광경을 쳐다보다 고개를 돌려 다시 탁자 위에 마교로 보내는 서찰에 한 줄을 추가로 더 적어 내려갔다.
"아버님, 부르셨습니까?"
"그래, 내 너에게 심부름을 시킬 일이 불렀다. 이 서찰을 가지고 흑목애(黑木崖)로 좀 갔다 오너라."
담담한 어조로 간단한 심부름을 시키는 것처럼 아버지는 말했지만, 듣는 오자성의 가슴은 한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아버지가 드디어 날 죽이려고 작정하셨구나!'
그렇게 속으로 오자성이 비명을 지를 때, 아무 말도 없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서 있는 아들을 바라보며 오삼계는 노기에 찬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다시 말했다.
"못 간다는 것이냐?"
오자성은 아버지의 말 중에 은은히 살기가 감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서 못 간다면 하면 바로 베실지도----.'
순간적으로 머리에 떠오른 생각에 오자성은 황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갈 수 있습니다. 아버님."
아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허리에 찬 검으로 향하던 오삼계의 오른 손은 탁자 위에 올려진 서찰로 돌려졌다.
"급한 일이니 오늘 중으로 행장을 꾸리거라."
"예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되는 대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가 내민 서찰을 받아들며 오자성은 온 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아버지의 손이 허리에 찬 검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을 오자성은 분명히 볼 수 있었다.
'꽈르릉'
머리 위에서는 뇌성벽력과 폭우가 줄기차게 쏟아 붇고 발밑에는 뱀과 독충들이 우글거리는 밀림을 해치고 흑목애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밀림에 대해 잘 아는 묘족(苗族) 출신의 노방과 고량이라는 두 병사가 오자성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들은 따로 받은 명령이 있었다. 오자성이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하라는---.
오자성은 이곳까지 오는 동안 수도 없이 도망쳤지만 금방 두 묘족의 병사들에게 붙잡혀서 다시 흑목애를 향해 가야 했다. 그렇게 도망치고 붙잡히고를 반복하면서 근 한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을 때 더 이상 오자성은 도망칠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방향도 분간할 수 없는 우거진 밀림 한 가운데에서 그 혼자 어디로 간다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독물들과 맹수들이 우글거리는 밀림 한 가운데에서 혼자서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그 스스로 너무나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우거진 나무와 풀 사이로 멀리 검은 색의 거대한 절벽이 보이자 까맣게 탄 피부를 하고 있는 말상의 얼굴을 한 노방이라는 이름의 묘족 병사는 흰 이빨을 드러내며 미소를 드러냈다.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진 것이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은 모습을 한 오자성 역시 낭패한 얼굴로 그 거대한 검은 벼랑을 바라보았다.
'저기가 그 마교의 본거지라는 흑목애--? 저기 가서 살아나올 수 있을까?'
오자성은 자꾸만 눈을 감게 만드는 빗물을 훔쳐내며 멀리 보이는 검은 벼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오자성은 황급히 앞서가는 두 묘족의 병사의 뒤를 따라갔다.
잠시 후 무섭게 퍼붓던 폭우는 그치고 뜨거운 햇살이 다시 내리쬐기 시작했다.
앞서 걸음을 옮기던 네모난 얼굴에 붉은 옷을 입고 있던 고량이라는 이름의 묘족 병사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뒤를 따라오는 오자성과 노방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래서 그들도 걸음을 멈추었다.
홍묘족 출신의 고량은 더위 때문이 아닌 긴장으로 인한 식은땀을 흘리며 전방의 거대한 나무를 바라보았다. 그 나무줄기에 꼬리를 말고 자신을 노려보는 거대한 뱀이 있었다.
묘강 지역에도 커다란 뱀이 많았지만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만큼 큰 것은 본 적이 없는 노량이었다. 길이는 약 오장 몸통의 크기는 반장은 되어 보이는 그 거대한 구렁이는 연신 두 갈래로 갈라진 혓바닥을 내밀며 고량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뱀의 모습을 보고 오자성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르고 그 순간 구렁이가 나무에서 고량을 향해 달려들었다.
고량의 손에 들린 검은 한번 휘둘려지지도 못한 채 땅바닥에 떨어지고 구렁이의 몸에 고량의 몸은 칭칭 감겨왔다.
"뚜뜨득"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갸냘픈 신음성이 오자성의 귀에 들려왔다.
"사--살---려---."
신음성은 금방 그치고 한 인간이 통채로 구렁이의 배속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보면서 오자성은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구렁이는 고량을 삼키고 땅바닥에 똬리를 틀고 노방과 오자성을 노려보았다.
"천천히, 천천히 내 뒤를 따라오시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구렁이를 바라보고 있는 오자성의 귀에 노방의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노방은 구렁이를 향해 칼을 겨눈 채 조심스럽게 옆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흠칫 정신을 차린 오자성 역시 조심스럽게 노방의 등뒤로 조금씩 걸음을 옮겼다.
"저 놈이 배가 부른 모양이니 자극하지 않는다면 우리를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오."
침착한 어조로 노방이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러나 시선만은 잠시도 구렁이에게서 벗어나지 않은 채였다.
그렇게 한걸음씩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겨 구렁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 이르게 되어서야 오자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묘강엔 아까 본 그런 뱀들이 많은가?"
"아니, 나도 그렇게 큰 뱀은 여기에 와서 처음 본 거요."
노방이라는 이름의 묘족 역시 긴장이 풀렸는지 주저앉으면서 대답했다.
"----?"
"여긴 마교의 땅이오. 허락 받지 않는 자는 들어설 수 없다는--, 이 안에 어떤 맹수가 어떤 위험이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마교의 사람들뿐이란 말이오."
"우리가 그곳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모르겠소. 대충 이 정도 왔으면 마교의 사람들이 마중을 와줄 법도 한 일인데----."
둘이 그렇게 휴식을 취할 때 마교의 인물은 이미 그들에게 다가가 있었다.
마교의 본거지라고 알려진 흑목애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악마의 사원이라 불리는 거대한 건물 안에서 연신 광기에 찬 한 인간의 웃음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거대한 악마상을 등 뒤로 하고 서 있는, 마교의 교주라는 위치에 있는 주학이라는 이름의 사나이는 한 손에 하나의 거울을 들고 광소를 터트리고 있었다.
"으 하 하 하! 드디어-----, 환혼경이 드디어 환혼경이 내 손에 들어 왔구나! 하 하 하!"
길이는 두자 반, 넓이는 한자 그리고 뒷면에는 아수라의 무늬가 들어 있는 핏빛의 거울을 들고 미친 듯이 광소를 터트리고 있는 마교의 교주 주학은 문득 자신이 서 있는 태사의 아래 온통 검은 색으로 온 몸을 가리고 있는 마교의 제자들을 바라보면서 광소를 멈추고 두 손으로 거울을 붙잡고 바라보았다.
다음 순간 핏빛의 붉은 광채가 주학의 품에서 쏟아져 나가 그가 서 있는 단 아래에 있는 마교의 제자들에게 쏘아졌다.
아래에 엎드려 있는 마교의 제자들 머리 위에 정확히 거울의 열네 개의 조각들이 둥둥 허공에 떠 있고 주학은 소리쳤다.
"그것을 가지고 중원으로 가서 성녀를 찾아라! 성녀의 환생체와 가까워지면 그것이 빛날 것이다!"
다음 순간 엎드려 있던 인간들 중 열 넷이 두 손을 내밀자 그 때까지 떠 있던 붉은 광채를 내뿜던 열네 개의 유리 조각은 광채를 잃고 그들의 손바닥으로 서서히 떨어져 내렸다.
"이제 가라!"
"존명!"
주학의 외침이 터지고 건물 속의 광장 안에서 우렁찬 대답이 터지면서 열넷의 검은 그림자가 건물 밖으로 폭사해 나갔다.
주학은 기분 좋은 미소를 흘리면서 자신의 손바닥에 남아 있는 한 조각의 붉은 유리 조각을 바라보았다.
"비어 있는 한 조각---, 검혼이 가지고 있겠지? 열여섯 개의 조각이 모두 모이고 성녀가 오게 되면 잠들어 있는 마교의 힘을 모두 깨울 수 있게 될까---?"
태사의에 앉으면서 주학이 중얼거릴 때 붉은 색의 묘족 차림의 옷을 입은 자가 곁으로 다가왔다.
"교주님, 오삼계의 자식이 우리의 영역 안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 그럼 그자를 이리로 대려와라."
주학은 간단히 말을 끝내고 다시 생각에 잠기고 말을 걸었던 자는 조심스레 고개를 숙이고 뒷걸음질로 어둠 속에 녹아들 듯 몸을 감추었다.
"흠---, 과연 오삼계가 우리의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태사의에 앉은 채 턱을 쓰다듬으면서 중얼거리는 마교의 교주는 환혼경을 되찾은 기쁨을 뒤로하고 오삼계와의 거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오자성은 질린 얼굴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검은 연기가 여기 저기 뭉쳐서 떠다니고 돌과 흙 밖에 보이지 않는 그 삭막한 땅 곳곳에 인간의 해골로 이루어진 탑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귀기(鬼氣)와 마기(魔氣)를 한껏 뿜어대는 대지에 들어서면서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마져 귀신의 울음소리처럼 들려오는 그런 장소에서 오자성은 움직일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검은 안개 저 너머로 검은 안개로 뒤덮인 거대한 건물이 보이고 있었지만 그곳을 향해 한걸음 다가갈수록 마음속의 공포라는 감정이 더욱 커져가고 있었다.
"이곳부터는 내가 안내할 수 없습니다."
넋 놓고 앞의 무서운 풍경을 보고 있는 오자성의 귀에 이곳까지 그를 데리고 온 묘족의 병사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오자성은 자신을 데리고 이 살벌한 땅까지 오게 된 묘족의 병사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공포에 질린 얼굴을 하고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병사는 용감하고 현명했다. 그랬기에 이곳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부터는 나 혼자 가야 하는 것인가?"
"초대받은 것은 공자뿐입니다."
"왜지? 자네는 나를 수행하는 일을 맡았지 않은가? 돌아갈 때는 어쩌라고?"
노방이라는 이름의 묘족의 병사는 서글픈 미소를 흘리며 말했다.
"그 때의 일은---, 마교에서 알아 해 줄 것입니다."
다라는 말이 끝나는 순간 갑자기 노방은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들어 스스로의 목을 쳐 버렸다.
잘려진 머리가 몸에서 분리되어 땅에 떨어지고 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로 온 몸을 적신 채, 오자성은 땅으로 쓰러져 가는 목 없는 시신을 바라보았다. 한순간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는 오자성이었다.
피를 뒤집어 쓴 채 오자성이 시신을 내려다보며 고함을 지른 것은 한참이 지나서였다.
"왜지? 왜 그렇게 죽어야 하는 거야?!"
공포와 절망으로 가득찬 고함이 그 장소에서 울려 퍼질 때 대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다."
오자성은 뒤를 돌아보았다.
노방과 마찬가지로 검은 색의 묘족의 옷을 입고 있는 자가 뒤에 서 있었다.
"당신은---?"
"당신을 악마의 사원으로 안내할 자요. 악마의 사원에 온 것을 환영하오."
시체처럼 깡마른 얼굴, 해골에 가죽만 쓴 모습을 한 그자의 뒤를 따라 악마의 사원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오자성은 주변에 보이는 모든 풍경에 진저리가 일었다.
피와 주검 그리고 고통에 가득찬 얼굴들---,
보이는 모든 것이 끔찍했다.
지옥의 그림으로 가득찬 하나의 거대한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오자성이 본 것은 그런 것뿐이었다.
"그자가 오삼계가 보낸 아들인가?"
"그렇습니다. 교주님"
"처음 뵙겠습니다. 오자성이라 합니다."
오자성은 이미 자포자기 상태였다. 끔찍한 살기를 풍겨내는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오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도 침착하게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생을 포기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게 줄 것이 있는 걸로 아는데--?"
태사의에 앉아 있는 마교의 교주에게서 음산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마자 오자성은 품속에 있는 아버지가 준 서찰을 꺼내 들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서찰은 적어도 삼장은 떨어져 있는 의자에 앉아 있는 마교의 교주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마교의 교주라는 자는 서찰을 뜯어 읽기 시작했다. 서찰을 손에 쥔 채로 마교의 교주는 뭔가 못마땅한 얼굴로 오자성을 노려보았다.
"검마전주를 불러와라."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갑자기 교주라는 자가 말하자 허공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알았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마교의 대전 안에서 서 있는 오자성은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했다.
노방이 이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 스스로 죽어야 했던 이유를 알 수 없었던 오자성이었지만 이제 충분히 알게 된 상태였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이 안으로 들어오면서 실토록 보게 된 오자성이었다.
이제 자신도 이 안에 들어 왔으니 그 꼴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차라리 그 때 노방처럼 죽어야하지 않았을까? 나도 아까의 그들과 같은 꼴이 되려나---.'
오자성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칠척이 넘는 거구에 온 몸이 근육으로 뭉쳐진 듯한 사십대의 사내가 대전 안으로 들어와 엎드린 채 입을 열었다.
"검마전주 일각, 교주님의 부름심을 받고 달려왔습니다."
"일각, 거기 보이는 꼬마를 검혼동에 쳐 넣어라."
교주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일각이라 불리는 거한은 몸을 부르르 떨다, 믿어지지 않는다는 얼굴로 다시 물었다.
"검혼동입니까?"
"그렇다. 검혼동에 넣어둬라."
대화는 짧게 끝났고 거한의 옆구리에 낀 채 하나의 동굴 앞에 이르게 된 일각이라는 거한은 몹시 못마땅한 얼굴로 오자성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어디요?"
"살아남아라. 살아남으면 강해질 것이다. 마교의 제가도 아닌 자가 검혼동에 드는 영광을 얻다니---."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할 말만 하던 거한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수직으로 뚫린 동굴에 오자성의 몸을 집어 던졌다.
"아 아 악!"
발버둥을 치면서 비명을 내지르던 오자성은 밑으로 추락하면서 의식을 잃어갔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