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의 총경리라함은 우리의 사장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 옛날 영화를 보면 다방에 오는 모든 손님을 사장님이라고 부르듯이 중국에서도 크고 작든 기업의 대장은 대부분 총경리라고 부르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약간 다른 점은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가게를 운영하거나 개인사업 중에서 직원이 없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라오반(老板)이라고 부른다. 보스를 이렇게 부르기도 하는데 어찌 되었든 호칭은 그 나라의 문화적인 내용을 많이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간단하게 설명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총경리를 영어로는 대부분 명함에 GENERAL MANAGER라고 인쇄를 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부장을 ''제너럴 매니저''라고 부른다. 그래서 그 의미를 한 번 잘 짚어 볼 필요도 있다고 본다. 그들의 하는 일이 우리의 그것과 무엇이 다른지 말이다. 그래야 그들과의 관계 설정이나 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직급으로 인한 오해나 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중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에서는 부장급 직원을 총경리로 파견하는 예가 제일 많은데 그들의 업무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안정적인 가정등이 고려되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 한국의 부장급 직원이 하던 일과 이곳에서 총경리가 되어 일하는 것과는 많이 틀리다.
우선 자기가 외국계 투자 기업에서 파견되어 온 주재원으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것을 자주 잊어버리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그 중에서는 겸손한 마음 때문에 그러는 분들도 있는데 그 겸손함 때문에 직원들에게 그리고 외부의 못된 파트너들에게 이용을 당하는 예가 많다. 우선 한 기업의 CEO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너무 너그럽고 너무 일반 직원들 같이 일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많이 힘들어하고 배신당하고 혹은 너무 아파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뻐근함을 자주 느껴야 했다.
총경리는 우선 이곳에서 그 직책에 맞게 행동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나는 이 조직에 책임자라는 의식을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심어줄 필요가 있고 나중에는 행동도 그렇게 하는 것이 우선 조직을 위해서 필요하다. H 기업의 한 중견간부는 중국에 파견되어 중책을 맡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저 상부의 지시를 존중하고 거기에 맞추어 일을 원만하게 진행시키면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끝났었다. 그것은 조직이 수년에서 수십년 동안 가지고 있는 노하우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처음 중국에 진출을 하면서 그런 조직을 바란다는 것은 무리이고 자기가 바로 그 조직을 본사와 같이 만든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의식은 없고 그저 옛날 생각에 어찌하면 되겠지 하고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중국시장을 진출한다. H 기업의 그 중견간부도 그렇게 중국에 들어 왔고 천성적으로 착한 마음씨와 근면함으로 그저 모든 일을 자기가 나서서 일을 했다.
직원들은 처음에 그 총경리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총경리를 무시하거나 일 잘하는 직원들은 그를 떠나가기까지 했다. 그것은 그에게서 자기를 맡길 수 있는 어떤 카리스마도 또는 어떤 일을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또 권한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희망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일을 하면 재미를 붙여야 하고 그러다 보면 일이 손에 잡히는 순간부터 어떤 성취감도 생기고 그러다 보면 자기에게 부탁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그러다 보면 저절로 그들에게 권한도 부여되어지게 되면서 성장하는게 바로 직원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그런 물 흐름의 중간을 자기가 꿰차고 앉아 있으니 직원들이 만족할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총경리는 자기가 나서야 할 일과 나서지 말아야 할 일을 잘 판단하고 본사와 중국기업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잘 풀어가야 할지를 항상 고민하고 풀어야 한다. 업무의 세세한 부분을 너무 챙기고 직접 발로 뛰다 보면 오히려 큰 덩어리를 놓치게 되어 회사가 발전하지 못하는 사례를 필자는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
그러나 K 기업의 총경리 사례는 아주 성공한 케이스라 한 번 소개해 본다. 그 총경리는 회사에서 호랑이로 소문이 나 있다. 그러나 투자한 지 8년이 넘었는데도 단 한 번 직원들의 월급을 밀린 적이 없고 보너스를 못 준 적도 한 번도 없다. 본사와의 관계를 항상 매끄럽게 풀어 임가공을 지속적으로 받아 직원들에게 신망이 두텁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노하우가 있다. 그 총경리는 서울에서 컨테이너가 도착할 때 거의 매번 옷을 벗어 던지고 직원들과 같이 물건을 날랐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 파견된 다른 주재원들도 매번 같이 힘든 그 일을 했고 직원들의 눈에는 그게 매우 이상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간은 직원들과 그 총경리간의 무언의 대화의 장으로 연결되었고 직원들과 함께 땀 흘리며 웃는 그 모습이 결국에는 지방 시 당국 공무원들에게까지 알려지게 되어 그를 매우 좋게 생각하는 분위기로 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아닌데 자기 운동으로 생각하고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인데 그것이 아주 좋은 열매를 맺어 총경리로서 그의 명성은 내부에서나 외부에서 모두 그 자리를 잡았다. 예전에 하던 피동적인 좁은 생각에서 벗어나 직원들과의 관계를 좀더 적극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총경리가 되도록 우리 모든 주재원들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지 직원들의 일을 빼앗으면(?) 직원들은 결국 하루 종일 놀면서 신문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혹은 경쟁사로 자리를 옮길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자기 일에만(?) 충실하자
첫댓글 저희에게 꼭 필요한 자료네요. 감사.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