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ST Fan Fiction : B2S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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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제국_서른일곱 번째 날개짓
「일상의 무게」
w. 로시난테
(표지 제공: 얀별 님)
"아브브브브. "
"응? 뭐라구? "
"아마마마마. "
"청호야. '아마마마'가 아니라 '어마마마'라고 해야지. "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들은 요즘 곧잘 무언가를 이야기하곤 했다.
물론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 단어라기보다는 의성어에 불과했지만 아이들이 자꾸만 말을 하려고 애를 쓰는 걸 보고 있노라면 아이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다.
다만,
"아이고, 팔이야. "
이제 겨우 한 돌이 지난 아이들이 어찌 이리 크고 무거운 것인지.
요섭은 소호를 추켜 안으며 중얼거렸다.
"소호야. "
"마? "
"이제 이름 부르면 대답도 하네? "
자랄 수록 저와 닮아가는 소호를 보고있자면 마냥 신기했다.
게다가 제가 하는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기까지 했다.
제가 눈을 깜빡이자 따라서 눈을 깜빡이고, 입술을 쭉 내밀자 따라서 입술을 쭉 내미는 것에 웃음이 터졌다.
"흐이... 마마.. "
두준이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들어 준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청호가 요섭의 품에 안겨 방싯방싯 웃는 소호를 보고는 울먹거렸다.
목청이 좋은 청호가 한 번 울기 시작하면 귀가 아플 정도였다. 요섭은 청호가 울 것 같은 눈치이자 황급히 소호를 내려놓고 청호를 안아들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소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침상에 걸터앉아 있는 요섭의 어깨에 매달렸다.
아이들이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신들이 원할 때면 이렇게 목이나 어깨에 매달려 안아달라고 조르게 되어 요섭은 하루의 대부분을 아이들을 안거나 업고 생활해야 했다.
그리고 이런 순간이 요섭이 가장 곤란한 순간이다.
"후우... "
두 아이를 동시에 안는 일은 엄청난 체력이 소모되는 일이었다.
정령으로 살면서 늘 신체의 부드러운 선을 유지하기 위해 무거운 것이라고는 들어본 적 없이 살았던 요섭이 아이들을 안기 시작하면서부터 팔뚝이 제법 단단해졌다.
슬하에 자녀가 다섯으로 아이를 안는 데 이골이 난 유모도 최고급 이유식을, 원하는 때마다 아낌없이 먹고 무럭무럭 자란 청호와 소호를 동시에 안는 일은 버거워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이렇게 동시에 보챌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하늘이 노래져도 두 아이를 동시에 안고 일어나는 것은 요섭이 아이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휴! 그새 또 보채셨어요? 공주 아기씨는 제게 주세요. "
잠시 자리를 비웠던 유모가 돌아오자마자 요섭의 품에 안긴 두 아이를 보고 기겁을 했다.
유모가 저를 데리고 갈 것 같은 눈치이자 소호는 고개를 요섭 쪽으로 홱 돌리고는 요섭의 목을 와락 끌어안았다.
"소호야. 유모한테 갈까? "
도리도리.
"유모한테 가면 소호가 좋아하는 사과 주지. "
'사과'라는 단어를 알아들은 소호가 움찔했다.
잠시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를 젓는다.
"허면 원자 아기씨를 제게 주세요. 그렇게 두 아기씨를 동시에 안고 계시다가 또 몸살 나시면 큰일 납니다. "
얼마 전 제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하루 종일 안고 있었던 탓에 몸살이 났던 요섭은 두준에게 단단히 혼이 났었다.
요섭의 팔뚝에 시퍼렇게 멍이 든 것을 본 두준이 한 번만 더 아이들 때문에 요섭이 아프면 호호당 궁인들을 모두 갈아치우겠다고 엄포를 놓은 바람에 며칠 동안은 꼼짝없이 제 처소에서 멍이 빠지고 몸이 낫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한다면 하는 두준의 성격을 잘 아는 요섭은 유모의 말에 청호를 유모에게 건냈다.
요섭에게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애쓰던 청호는 유모에게 안기자마자 요섭에게 팔을 뻗으며 울어재꼈다.
"아마마...!!! "
"청호야. 뚝! "
"어.. 어..마.. 어마!! "
"응? "
"어마!!! "
청호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정확하진 않지만 '엄마'였다.
제가 몇 번을 가르쳐도 '어' 발음을 못하던 청호가 처음으로 '어' 발음을 한 순간이었다.
순간 요섭의 얼굴이 환해졌다.
"우리 청호. 지금 엄마 부른 거야? "
"어마!!! 어마!!! "
"유모. 그냥 다시 줘. 내가 조금만 안고 있다가 둘 다 내려놓을게. "
"그럼 조금만 안고 계셔야 해요. 이제 두 분 아기씨 모두 걸으실 수 있으니 자꾸 걷게 해드려야 다리에 힘이 붙습니다. "
"알겠어. 진짜 딱 1각만 안고 있을게. "
유모에게서 다시 청호를 받아든 요섭이 청호의 볼에 입을 맞췄다.
요섭이 좋아하는 눈치이자 청호는 '어마'를 연발했다.
"어...마? "
"소호도 엄마라고 한 거야? "
"어... 어마. "
"응. 엄마야. "
"어...마! 아브.. "
"'아빠' 해봐. '아빠'. "
"아브브.. "
"그래. 오늘은 엄마 이름 불렀으니까 아빠는 다음에 배우자. "
요섭은 소호가 손으로 제 볼을 사정없이 주무르자 소호의 손가락을 깨무는 시늉을 했다.
깜짝 놀란 소호가 손을 뒤고 감췄다가 요섭이 제게 관심을 보이지 않자 다시 요섭의 볼을 잡아당겼다.
요섭이 또다시 손가락을 깨물려고 하자 제 손을 머리 뒤로 숨기고는 까르르 웃는다.
"자꾸 장난칠래? "
"마! "
"'엄마'라고 해야지. "
"어마! "
"소호야. 내가 누구지? "
"어마! "
"그럼 아빠는? 아빠 어디 가셨나? "
"아브브. "
요섭이 두준을 찾는 척 사방을 두리번거리자 청호와 소호가 요섭을 따라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제가 하는 것을 똑같이 따라하는 아이들에 요섭은 웃음이 나왔다.
"마마. 내금위장 영감 드셨습니다. "
"어? 들어오라고 해! "
"오늘도 아기씨들을 안고 계십니까? "
"으응. 근데 안은지 얼마 안됐어. "
"내려주세요. 제가 함께 놀도록 하겠습니다. "
기광의 말에 요섭이 먼저 청호를 침상 위에 내렸다.
떼를 쓰려던 청호는 곧이어 소호도 제 옆에 나란히 서자 보채지 않고 침상 위를 아장아장 걸어다녔다.
기광은 그런 아이들을 잡는 시늉을 하며 장난을 쳤다.
"기운이 넘치시는 것 같습니다. "
"그치? 예전에 음악원 아이들 대여섯 명과 놀 때랑 비슷해. 힘이 얼마나 센지 몰라. "
"키나 몸집도 또래에 비해 크신 것 같아요. 이게 어딜 봐서 갓 돌이 지난 아기씨랍니까? "
기광은 제 팔뚝에 매달린 소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기광은 제 팔을 앞뒤로 저으며 소호를 웃게 만들었다.
"기광아. "
"예. 마마. "
"지난 번에 폐하께서 소개하신 규수와는 어떻게 됐니? "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
"폐하께 들으니 이조판서 댁의 고명딸이라던대. 예조판서 댁 사람들이 성격이 유하고 덕이 많다 들었다. 초상화를 보니 그 규수도 얼굴이 선하게 생겼던데. "
"초상화까지 직접 보셨습니까? "
"폐하께 보여달라 했지. "
"전 잘 모르겠습니다. 폐하와 마마께서 신경써 주시는 건 알지만, 제가 변변히 내세울 가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학식이 뛰어난 것도 아니잖습니까. 폐하께서 주선하셨으니 이판께서도 거절은 못하셨겠지만, 이판 댁 여식 정도면 저보다 훨씬 더 좋은 집안과도 혼담이 오갈텐데요. 제게 너무 과분한 여인인 것 같습니다. "
"그 규수와 만나는 봤지? "
"예. "
"방금 네가 말한 가문이나 재산 같은 걸 떠나서 그 분은 널 어떻게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 "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만났던 날은 퍽 좋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은데, 그 이후로는 따로 서신을 주고받거나 만난 적이 없습니다. "
"네가 먼저 연락을 하지는 않고? "
"저 지금 근무를 서고 있지 않습니까. 어차피 궁에서 나갈 수도 없는데 연락은 해 무엇합니까? "
기광은 제 모자에 달린 깃털을 잡으려고 애를 쓰는 청호를 보고 깃털을 빼 청호의 손에 쥐어주었다.
깃털의 부드러운 감촉이 좋았는지 까르르 웃은 청호가 깃털로 소호의 볼을 간지럽혔다.
그러자 간지러움을 느낀 소호가 웃으며 발을 굴렀다.
그 모습에 요섭과 기광, 유모까지 웃음을 터뜨렸다.
"애들이 뭘 원하는지, 뭘 좋아하는지는 그렇게 잘 알면서 어찌 여인의 마음은 그렇게 몰라주니? 넌 근무를 서느라 바쁠지 몰라도 그 여인은 분명 네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당분간 만나기 어려우면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라도 연락을 넣으면 되잖아. "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
"네가 비록 지금은 그 여인을 보러 갈 수 없지만 마음으로는 그 여인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지. 그러니 당신도 나를 잊지 않고 생각해 달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
"흐음... "
"그리고 네가 어디가 못났다고 그래? 내금위장이면 무반으로는 이미 최고의 관직에 오른 건데. 게다가 성격 좋고 인물도 훤하고. 비록 출신이 미천하긴 하지만 폐하와 내가 네 혼사에 대해 이렇게 신경을 쓰고 지지를 해주는데 녹양에서 이보다 좋은 배경이 어딨어? "
"그치만... "
"혼인 자금 같은 건 걱정하지마. 내가 설마 너 장가가는데 나 몰라라 하겠어? "
"그런 말씀 마십시요. 혼인을 하게 되면 제가 그동안 모아놓은 것으로 하면 됩니다. 마마께서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
"그런 서운한 말이 어딨어? 내가 네 혼인을 나 몰라라 할 거였으면 애초에 중매를 서려고 했겠어? 너는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그 규수에게 어떻게 잘 보일지 그것만 걱정해. "
"... 예. "
"오늘 당장 서신부터 보내고! "
"알겠습니다. "
요섭은 소호의 소매를 만지작대며 대답하는 기광의 잔뜩 풀이 죽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요섭이 기광의 머리를 쓰다듬자 아이들도 요섭을 따라 기광의 머리를 고사리 손으로 쓸었다.
아이들의 행동에 기광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벌써부터 두 분 다 장난기가 보이십니다. "
"폐하를 닮아 그렇지. "
"꼭 폐하만 닮은 건 아니지 않습니까? "
"뭐라고? "
"저는 마마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데요. "
기광의 말에 요섭이 얼굴을 붉혔다.
"점점 자라시면서 궁 안 전체가 놀이터가 될 텐데, 마마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궁 안에 남아나는 물건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
"야아.. 내가 뭘 그렇게 사고를 쳤었다고. "
"마마께서 잡아당기셔서 저희가 살던 천막이 무너진 게 한두 번이었습니까? 마마께서 정령에 선발되셔서 궁에 들어가셨기에 망정이지, 아마 계속 거기 살았으면 덕팔 삼촌이 저희를 쫓아냈을 것입니다. "
".. 그건.. 그렇지. "
"삼촌들은 잘 지내시려나 모르겠습니다. 그 사고뭉치 양요섭이 아이 엄마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면 아마 기절초풍 하실텐데요. "
"그러게 말이다.. 보고 싶네. "
"언제쯤 또 고향에 가볼 수 있을까요? "
"당분간은 힘들겠지? 폐하께서 워낙 바쁘시니까. "
"흥경궁의 공사가 생각보다 지연되어 요즘 심기가 불편하시다 들었습니다. "
"응. 그렇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니까. 지난 번에 서까래가 무너져서 큰일 날 뻔 했다고 들었어. 사람이 다치지 않았기에 천만다행이야. "
"신료들 중에는 요역(* 徭役. 나라에서 일반 백성을 부역에 동원하는 일)을 하지 않고 임금을 꼬박꼬박 주니 부러 임금을 더 챙기려고 늑장을 부리는 자들이 있어서 공사가 지연된다고 불평하는 자들도 있다 합니다. "
"황궁을 짓는 일은 황실 사람들을 위한 거지 백성들을 위한 것은 아니니까. 폐하께서 사사로이 백성들의 노동력을 징발하시면 신료들도 그것을 보고 따라할까 염려하시는 거야. 그렇게 자꾸 백성들이 사사로이 노역에 동원되다 보면 정작 본인들의 생업에 종사하기 어려워지니까. "
"하여튼 참 별나십니다. "
"그렇게 백성들을 생각하시기 때문에 백성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시는 거 아니겠니. "
"뭐.. 그건 그렇습니다. "
"그래도 올해 폐하의 생신 전에는 완공이 될 거라니까. 조금 더 기다려야지, 뭐. "
"재작년 폐하의 탄신일에 마마께서 처음 오조를 하셨는데, 그 아기씨들이 이렇게 자라셨습니다. "
기광이 요섭의 목에 매달린 청호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게 말이다. 맞다. 아까 애들이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렀다? "
"어? 정말요? "
"응. 청호야, 내가 누구지? "
"웅? "
"아까 뭐라고 불렀더라? "
"어! 마! "
"어! 마! "
청호가 요섭을 부르자 소호도 따라서 불렀다.
두 아이가 동시에 저를 '엄마'라고 부르자 요섭이 함박미소를 지었다.
기광은 요섭이 아이들을 끌어안고 볼을 부비는 것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봤다.
드디어 곡절 많은 요섭의 인생에 평탄한 길이 열린 것 같았다.
"... 지금 이거 엄마라고 한 거 맞지? "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졌는지 아이들은 요섭이 시키지 않아도 요섭을 엄마라고 불렀다.
제 무릎에 앉은 소호가 요섭을 가리키며 엄마라고 하자 놀란 두준이 요섭에게 물었다.
요섭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소호야. 나는? 난 누구지? "
"아브브... "
"아니. 아빠라고 해봐. 아빠. "
"어! 마! "
두준의 말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요섭에게 손을 뻗으며 제 품을 빠져나가려는 소호에 두준이 소호의 팔을 쥐었다.
"으이이!!! "
"아빠잖아. 응? 소호야. 아빠, 해봐. 아빠. "
소호는 두준에게 잡힌 팔을 빼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애타는 두준의 표정과 달리 얼굴이 빨개진 소호가 결국 울음을 왕 터뜨렸다.
"어마아... 어마아.. "
"아이고, 참. 왜 애를 울리고 그러세요. 때 되면 어련히 하겠지요. "
"넌 가르칠 거면 엄마, 아빠를 다 가르쳤어야지, 왜 네 이름만 가르쳐? 치사하게? "
"'아빠'도 알려줬습니다. 근데 애들이 아직 발음을 잘 못하는 걸 어쩝니까? "
요섭은 소호를 안아 토닥이며 두준을 노려봤다.
두준은 아이를 울린 것이 민망해 헛기침을 하며 괜히 요섭의 품에 안긴 소호의 등을 손가락으로 간질였다.
마침 잘 시간이라 잠투정을 하는 소호는 훌쩍이며 요섭의 품에서 떨어질 생각을 안했다.
"소호 코 잘까? "
요섭의 물음에 소호가 고개를 저으며 손가락으로 아직 말똥말똥한 청호를 가리켰다.
청호가 아직 안 자니 저도 안 자겠다는 의미였다.
승부욕이 강한 아이들은 둘 중 어느 한 사람이 요섭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것을 몹시 분하게 여겼다. 평소에는 요섭의 관심과 품을 나눠 가져야 하는 아이들은 저들 중 더 나중에 잠드는 사람이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요섭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잠들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을 하곤 했다. 어떤 날은 나란히 앉아서 졸리지 않은 척을 하다가 꾸벅꾸벅 조는 날도 있었고, 또 어떤 날은 잠이 거의 다 들었다가 요섭이 제 가슴을 토닥여주던 손을 거두려고 하면 눈을 뜨고 떼를 쓰며 요섭의 관심을 붙잡으려고 하기도 했다.
"우리 강아지 졸린 것 같은데... "
"어마.. 어마.. "
"엄마 어디 안 가. 안 갈테니까 코 하자. "
요섭은 제 목에 매달린 소호의 등을 끌어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 안을 천천히 돌아다니며 등을 토닥이자 눈을 깜빡이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더니 이내 품 안에서 잠이 들었다.
아이를 재우는 요섭의 모습은 두준이 가장 좋아하는 모습 중 하나였다.
나긋한 요섭의 목소리와 색색대며 잠이 든 평온한 아이의 모습은 마치 봄 햇살처럼, 보드라운 이불의 감촉처럼 두준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었다.
두준은 아직 잠들지 않은 청호가 행여 먼저 잠든 소호를 깨울까 청호를 품에 안고 요섭이 하는 것처럼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처음에는 품 안에서 몸을 틀며 움직이던 청호도 이내 반복적으로 등을 쓸고 토닥이자 움직임이 둔해지며 잠에 빠져 들었다.
두 아이 모두 잠이 들자 두준과 요섭은 품에 안고 있던 아이들을 조심스럽게 침상 위에 내려놓고 이불을 덮어 주었다.
유모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호호당을 빠져 나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던 두준은 건물을 나오자마자 기지개를 켜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으아. 피곤하다. "
"일찍 침소로 가서 쉬시겠어요? "
"간만에 후원 산책이나 할까? "
"피곤하시다면서요. "
"오늘은 애들이 일찍 잠들었잖아. 이렇게 둘만 시간을 보내는 건 오래간만이니까. "
"허면 후원에 등불을 밝힐 동안 목욕을 먼저 하시겠어요? "
"같이 하자고? "
"아니.. 뭐 꼭 같이 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목욕을 먼저 하시면 산책하고 바로 주무실 수 있으니까... "
당황하는 요섭의 태도에 두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치야 듣거라. "
"예. 하문하시오소서. "
"목욕을 할 것이니 욕실에 물을 받거라. 목욕이 끝나는 대로 후원에서 산책을 할 것이니 후원에 주안상을 마련해 놓고. 오늘은 화사전에서 잘 것이니 감로전에는 이부자리를 깔지 않아도 된다. "
"예. 폐하. 그리 준비하겠습니다. "
"주무시고 가시려구요? "
"산책하고 바로 자자며? "
"제 침소에서 주무시라는 의미는 아니었는데... "
"유혹한 거 아니었어? "
두준이 제 의도를 간파한 것 같아 얼굴이 붉어졌다.
요즘 들어 두준과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두준은 두준대로 일이 바빴고, 저는 아이들 돌보는 일과 품계가 높아지고 난 뒤 더욱 참여해야 하는 내명부 행사가 많아져 두준 못지 않게 할 일이 많았다.
때문에 서로 얼굴을 보는 것이라곤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호호당에서 만나는 것이 고작이었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면 각자의 처소로 가 잠을 청하기 바빴다.
보통 때는 머리를 대기 무섭게 잠에 빠져들었지만, 어떤 날은 두준의 온기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날이 있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초반에 삐걱대던 두준과의 관계가 다시 불타오르던 것도 잠시, 두 사람 다 일상의 무게에 치여 눈빛만 스쳐도 불꽃이 튀거나 밤을 하얗게 불태우며 서로를 탐하던 것이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두준이 종종 끈적한 농담을 하며 몸을 붙여올 때가 있었지만, 제가 두세 차례 귀찮다는 기색을 보이자 요즘은 두준도 먼저 다가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주 욕구가 없는 것도 아니어서 어떤 날은 몸이 달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날도 있었다. 그렇게 동이 틀 때까지 잠들지 못하는 날이면 그날은 반드시 제가 먼저 두준에게 제 침소에서 머무시라 청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막상 밤이 되면 진이 빠져 두준을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아 제 속마음을 내색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욕실로 가는 내내 얼굴이 붉어진 요섭이 괜히 자신의 소매를 만지작거리거나 묘묘를 찾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을 본 두준이 요섭 몰래 미소를 지었다.
"후원에 준비를 마치거든 모두 물러나 입구에서 대기토록 하거라. "
"예. 폐하. "
"아직 날이 차니 모포도 준비해 놓도록 해. "
요섭이 목욕을 준비하는 사이 두준이 조용히 치야에게 일렀다.
"내일 황후 마마께서 정경 부인(* 조선 시대, 정1품과 종1품 문무관-고위 관료-의 부인들에게 내린 봉작)들을 초대해 양잠(* 누에치기, 누에에서 뽑아낸 명주실은 비단을 만드는 주원료이기 때문에 양잠은 농업과 함께 국가적 사업이었다.)을 하신다 들었습니다. "
"그래? 아, 뭐야... 좋다 말았네... "
웬일로 쉽게 포기하려는 두준에 치야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내일 일은 내일 일이고, 오늘 끓는 피는 오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두준의 생각이었는데, 확실히 아이들이 생긴 이후로는 이전과 비교해 많이 어른스러워진 두준이었다.
"허면 주안상을 어찌 할까요? "
"... 주안상은 됐고, 다과상이나 차려 놓도록 해. "
제 계획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자 심통이 난 두준이 겉옷을 벗어 휙 던지며 말했다.
두준의 등에 돋은 자잘한 근육들이 성이 나있는 것 같이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치야는 생각했다.
"아까 주안상을 준비하라 이르지 않으셨습니까? "
"그냥. 차나 한 잔 하려고. 음주를 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니까. "
목욕을 마치고 후원으로 나온 요섭은 정자에 준비된 다과상과 두준의 대답에 뚱한 표정을 지었다.
요섭이 자리에 앉을 생각은 않고 다과상을 쳐다만 보고 있자 두준이 손가락으로 요섭의 콧잔등을 톡톡 두드렸다.
"너만 아쉬운 거 아니다. 나도 아쉬워. "
"헌데 어찌... "
"내일 양잠 행사가 있다며. "
두준의 말에 요섭이 미간을 찌푸렸다.
"행사가 있는데 그게 뭐요. "
"내일 너 힘들까봐 그러지. "
"제가 그것도 생각 안하고 폐하를 유혹했으려구요? "
"진짜 유혹한 거였어? "
"진짜 안 넘어오실 생각이세요? "
두준은 요섭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다가 이내 씩 웃더니 고개를 저었다.
"양요섭의 유혹에 안 넘어가면 윤두준이 아니지. "
땀에 젖은 몸이 달빛에 은은하게 빛났다.
두준은 혀를 내어 땀방울이 맺힌 요섭의 어깨를 핥았다.
"오래간만에 먹으니까 더 맛있다. "
"나도.. 좋아.. 조금만 더 세게. "
정자의 난간에 걸터앉아 있던 두준이 몸을 일으켰다.
요섭은 다리로 두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마치 아이들을 안은 것처럼 저를 꼭 끌어안고 제 등을 토닥이는 두준에 요섭이 두준의 목을 끌어안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
"네가 애들 안고 토닥일 때는 그렇게 평온해 보일 수가 없는데. "
"난 아기.. 아니니까... "
"아기가 아니어서 이렇게 앙큼한 건가? "
두준이 키득대며 웃었다.
조금만 걸음을 옮겨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두준의 존재감에 요섭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두준의 얼굴을 쓸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요섭이 먼저 두준에게 입을 맞췄다.
두준은 마치 상이라도 주는 것처럼 요섭의 등을 벽에 기대게 하고 요섭의 골반을 꽉 쥐고 허리를 쳐올렸다.
입 속에서 요섭의 나른한 목소리가 웅웅 맴돌았다.
두준은 그 소리를 놓치기 싫다는듯 요섭의 입 속 깊숙이 침투해 휘저었다.
"지난 번에는 질색을 하고 싫다더니. "
"그때는 너무 피곤해서 그랬어요. "
"난 네가 그렇게 딱 잘라 거절하면 서운하거든? 애들도 나보다 널 더 좋아하는데, 너도 나보다 애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잖아. "
두준의 투정에 요섭이 빙긋 웃었다.
"왜 그런 거 아니라는 말이 없어? 내가 진짜 애들보다 못해? "
요섭은 제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는 두준에 몸을 비틀었다.
여미지 않고 어깨에 걸쳐 놓았던 요섭의 겉옷이 어깨선을 타고 팔까지 흘러내렸다.
두준은 요섭의 어깨선에 입을 맞췄다.
"내가 안 볼 때 애들을 얼마나 안고 있었으면 팔이 이렇게 단단해졌어? "
"안아달라고 하면 거절을 못하겠어요. "
"유모가 그렇게 자꾸 안아줘 버릇 하면 다리에 힘도 안 붙고 크면서도 계속 엄마만 찾는다잖아. "
"저는 살면서 한 번도 엄마 품에 안겨본 기억이 없어서요. 우리 애들은 제가 안아줄 수 있을 때 맘껏 안아주고 싶어요. "
"... 어릴 때 함께 살던 사람들은 널 안아주지 않았어? "
"놀이패에 살던 아이들 중 엄마가 있는 아이는 대장의 아들뿐이었어요. 그런데 걔도 자기 엄마 품에 안길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어요. 놀이패에 딸린 식구들이 워낙 많아서 아줌마는 늘 바빴거든요. 그러니 아이들 중 누구도 어른들에게 안아달라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
"유모님께서는? 유모님께서도 안아주지 않으셨어? "
"궁에 들어갔을 땐 이미 제 나이 일곱이었는 걸요. 다 큰 사내 아이가 어디 여인 품에 안깁니까? "
"다 크긴. 겨우 일곱 살인데. "
"허면 폐하께서는 일곱 살에도 어마마마나 치야에게 안기셨습니까? "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바마마께서는 가끔 안아주셨지. "
"좋았겠다... "
두준은 흘러내렸던 요섭의 옷을 잘 여민 후 꼭 끌어안았다.
"지금은 서방님 품에 원없이 안기고 있잖아. "
"그러게 말입니다. 폐하도 안아주시고 아이들도 안아주고. 요즘은 안길 복이 터졌습니다. "
"애들이랑 안는 것보다 나랑 안는 게 더 좋지? "
"푸흐흐. "
"좋지? 어? 내가 더 좋지? "
"뭘 그리 매번 확인하려고 드세요. 이미 제 답을 알고 계시면서. "
"빈말 아니고 진짜지? "
"예. 진짭니다. 제겐 폐하가 최우선이세요. "
"아무렴. 그래야지. 애들은 금방 커. 결국 너랑 평생 함께 할 사람은 애들이 아니라 나야. "
"애들이 좀 더 크면 지금처럼 자주 보기 힘들겠죠? "
"소호와는 자주 보겠지만, 청호는 동궁 생활을 하게 되면 많이 바빠질 거야. "
"벌써부터 세자 책봉을 생각하고 계신 건 아니시죠? "
"응. 아직은 내가 매우 건재하거든. "
"동궁 생활을 하면 얼마나 고될까요...? 가여워서 어쩌지... "
"나도 다 겪은 일이거든? 나한테는 잡아먹을 것처럼 엄히 굴었으면서. "
"그야 폐하께서 수업 시간에 집중 안하시고 자꾸 한눈을 파셨으니 그랬던 거구요. "
"그 한눈을 여기다 팔았지, 여기다. "
두준이 제 볼을 콕콕 찌르자 요섭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우리가 처음 수업했던 날 생각나? "
"기억 납니다. "
"그날 내가 너에게 황제가 되면 새 궁을 지을 거라고 말했던 것도 기억나? "
"이 궁의 회색 담장은 자객이 들어도 도통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요. "
"허면 내가 새로 지을 궁전의 정원을 네가 살던 곳의 것처럼 아름답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을 때 네가 뭐라고 했었는지도 기억 나? "
요섭은 잠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리고 이내 두준의 눈을 빤히 바라봤다.
"기억났어? "
요섭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라고 했었지? "
"... 후원은 내명부에서 관리하는 것이라 말씀드렸습니다. "
"허면 이제 내가 네게 나의 정원을 꾸며달라 청을 해도 되는 거 맞지? "
"아... "
"그때 난 너에게 대놓고 거절을 당했던 거잖아. 그런데도 별로 기분이 상하지 않았었어. "
"어째서요? "
"난 네가 결국 내 부탁을 들어줄 거라 믿었던 것 같아. 물론 그때는 네가 내 후궁이 될 줄은 몰랐었지만 말이야. "
두준은 요섭의 손을 맞잡았다.
"흥경궁의 후원은 아직 손대지 않았어. 네가 꾸미고 싶은 대로 맘껏 꾸미렴. 이제는 그곳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정원이 될테니까. "
"폐하... "
"원래는 멋있게 분위기를 잡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이야기하게 됐네. "
"지금도.. 충분히 감동적입니다. "
"흥경궁의 도면을 가져다 줄테니 네가 원하는 것을 그려주면 공부(* 당나라의 중앙관청인 6부의 하나. 토목사업에 관련된 일을 맡아봄. 우리나라의 발해, 고려, 조선의 관제에서도 비슷한 것이 있었다. 조선 시대의 6조 중 '공조')에 전달하마. "
"심을 나무와 꽃을 제가 직접 골라도 됩니까? "
"물론이지. "
"사슴들을 후원으로 옮기는 건요? "
"네 처소에서 키우지 않고? "
"후원에서 살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잖아요. 사슴들도 더 넓은 공간에서 살 수 있고. "
"그렇게 하려무나. "
뭐든 다 된다고 하는 두준의 말에 요섭은 잔뜩 신이 난 얼굴이다.
정원을 가꿀 생각에 신이 난 요섭이 종알대며 말하는 동안 두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행여 요섭이 춥지는 않을까 요섭의 몸 위로 모포를 덮어 주었다.
"어이구. 그렇게 좋아? "
"예. 너무너무 좋습니다. "
"진작에 말해줄 걸 그랬네. "
"언제쯤 흥경궁으로 이사를 갑니까?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까? "
"우기가 오기 전에 옮길 계획이야. 주요 건물들은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됐고 후원과 몇몇 부속 건물들만 정비하면 된다. "
"아이들은 그곳에서도 한 집에서 삽니까? "
"응.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했고, 어차피 청호는 몇 년 후면 동궁으로 옮길 테니까. "
"그렇게 해도 되는 거에요? "
"사실 정답은 없어. 황실에서 남매 쌍둥이가 태어나 본 적이 있어야 말이지. 신료들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뭐라고 트집을 잡지 못하더라. "
"지금이야 아직 말을 못하니 별 문제가 안되지만, 좀 더 자라면 소호가 청호를 오빠라고 불러야겠지요? "
"그래야겠지만 소호 입장에서는 퍽 억울할 것도 같아. 한 배에서 같이 자라다가 태어나는 날 나온 순서 때문에 오빠 동생이 정해진 거잖아. "
"소호 성격으로 봐서는 오빠라고 안 부를 것 같습니다. 제 성에 차지 않으면 청호를 밀고, 잡아 당기고, 어떤 날은 깨물기까지 한다니까요? "
"누가 내 딸 아니랄까봐. 귀여운 녀석. "
"웃을 일이 아닌데... 혹시 그러다 청호의 몸에 상처가 날까봐 얼마나 신경이 쓰이는데요. "
"애들끼리 놀아봐야 얼마나 다친다고. 침상에서 떨어지지나 않게 잘 지켜보라고 해. "
낙관적인 두준의 말에 요섭이 허탈한 듯 웃음을 지었다.
"너무 걱정하지마. 잘 클 거야. "
"잘 크게 옆에서 도와주어야죠. "
"아직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게 최고의 효도지, 뭐. "
"폐하처럼 총명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
"그건 쉽지 않을걸. 난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거든. "
"누가 그런 말을 합니까? "
"못 믿어? 내가 말이야, 네 살에 <소학>을 떼고 열 살에 <논어>를 통달한 사람이야. 넌 모르겠지만 원자 시절부터 창안 시내 사람 중에 내가 똑똑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었단 말이지. "
"공자께서 이리 자기자랑을 하라고 가르치셨습니까? "
"아니. 그치만 그 할배보다 내가 연애 실력은 한 수 위일걸? "
"어딜 봐서 이렇게 본인 자랑을 하면 제가 좋아할 거라 생각하십니까? "
"기분 좋지 않아? 이렇게 학식이 뛰어난 사내가 네 앞에서는 한없이 어리석은 바보 천치가 되는 것이? 내가 너라면 네 스스로가 퍽 자랑스러울 것 같은데. "
"푸흐흐. 뭐라는 거야, 정말. "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야. 요즘 너무 바빠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거고. 앞으로 더 잘해주겠다고 말하는 거야. "
"... 바보 같아... "
"응. 너 밖에 모르는 바보지. "
"아직도 절 보면 떨리세요? "
두준은 손을 뻗어 요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려 이마를, 눈두덩이를, 콧등을, 그리고 입술을 차례로 어루만졌다.
"이제는 안 떨리는 줄 알았는데 아직 떨리네. "
요섭의 입술을 만지작거리던 두준이 손바닥으로 요섭의 뒷목을 덮고는 제 쪽으로 당겼다.
"넌 어때. "
요섭은 대답 없이 제 입술을 두준의 입술에 맞댔다.
부드럽게 맞닿았던 입술이 떨어지고 요섭은 시선을 올려 두준을 바라봤다.
"폐하와 같습니다. "
손으로 두준의 얼굴을 감싸고 다시 한 번 짧게 입을 맞춘 요섭이 작게 속삭였다.
"사랑해요. 아주 많이. "
-
"흐음... "
팔짱을 끼고 멍하니 앉아있는 것은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회의가 시중이 급채를 한 바람에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여유 시간에 밀린 상소를 읽는다던지 실무 관리들을 불러 정책의 운영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텐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멍한 상태로 있는 것은 또한 열어놓은 창문으로 솔솔 들어오는 훈풍 때문이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
"숙비가 양잠을 하러 갔을테니 아이들은 호호당에 있겠지? "
"알아보라 이를까요? "
"아니. 산책도 하고 겸사겸사 나가보자꾸나. "
내명부 사람들과 그들의 시종들이 모두 양잠을 위해 궁을 나갔기 때문인지 내전(* 궁의 안쪽 부분으로 침전과 같은 사적인 건물들이 모여있는 구역)이 텅 빈 것처럼 한산했다.
새로 지은 궁에는 요섭의 처소와 아이들의 거처를 최대한 가깝게 배치시켰지만, 지금은 있는 건물을 활용해야 했기 때문에 화사전을 지나쳐서도 1각(15분) 정도를 걸어야 호호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브브. "
"아브? "
"아브! "
"아브! "
이제 혼자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된 아이들은 방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제가 듣기에는 그저 의성어에 불과한데, 마치 서로는 의사소통을 하는 것마냥 마주보고 서서 무어라 중얼거리는 아이들의 모습에 두준이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 저것 좀 봐, 치야야. 마치 서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
"그러게 말입니다. "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까? "
"'아빠'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요? "
"아? 그런가? "
활짝 열린 방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두준이 치야의 말에 방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두준의 인기척에 나란히 고개를 돌린 아이들이 두준을 알아보고는 아장아장 걸어 두준의 품에 안겼다.
"읏차! 아이고, 이 녀석들. 언제 이리 무거워졌누. "
"아브! "
"아브.. 아바.. "
"아빠- 라고 해야지. "
"아바! "
아직은 어눌한 발음에도 두준은 대견스러운 마음이 들어 청호와 소호의의 볼에 번갈아 입을 맞췄다.
"이제 얼마나 잘 걷나 한 번 볼까? "
두준이 다시 아이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걸음을 뒤로 물리자 아이들이 두준을 잡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마치 잡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두준이 계속해서 뒤로, 왼쪽으로, 다시 오른쪽으로 움직이자 아이들도 끈기있게 두준을 붙잡으려고 노력했다.
"하하. 요놈 좀 보게. "
아무리 손을 뻗어도 두준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청호가 두준과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는 판단이 들자 몸을 날려 두준의 종아리에 와락 매달렸다.
제 다리에 매달린 청호를 본 두준이 청호를 공중으로 번쩍 들어올렸다.
순간적으로 몸이 붕 뜨는 느낌에 청호가 눈이 동그래졌다가 이내 눈 앞에 보이는 두준의 얼굴에 이내 눈꼬리를 접어 웃었다.
"윤청호. "
"웅? "
"근성이 없으면 내 아들이 아니지. "
말뜻을 이해한 것도 아닐텐데 제 눈을 보며 해맑게 웃는 청호에 두준도 따라 웃고 말았다.
누가 봐도 저와 쏙 빼닮은 청호는 요섭이 제게 준 가장 선물 중 근사한 것임에 틀림 없었다.
"아.. 잠깐만! 아빠가 해줄... 이크! "
한참을 몸을 움직이며 놀았더니 배가 고파진 아이들이 칭얼댔다.
요섭이 직접 식단을 짠다는 아이들의 식사는 이유식을 지나 밥과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제는 수저질을 제법 하게 된 아이들이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스스로 식사를 할 수는 없었다.
두준은 제가 잠시 소호에게 신경 쓰는 사이 물컵을 와당탕 쏟아버린 청호에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쏟아진 물이 흥건한 식탁과 청호의 앞섶을 보고 두준은 한숨이 나오는데 아이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식탁 위의 물을 손에 묻혀 서로에게 튀기며 놀기 바빴다.
물장난을 치는 바람에 보송보송했던 소호까지 옷이 젖어버리자 두준은 헛웃음이 터졌다.
"야... 늬들 엄마 대단하다. 어쩜 이렇게 산만하니. "
두준은 요섭이 보고 싶어졌다.
"어마... "
"아바... 어마.. "
밥을 먹은 후에도 두준의 익선관을 빼앗아 제 얼굴이 전부 가려지는 익선관 안에 고개를 넣고 숨는 시늉을 하질 않나, 곤룡포의 넓은 소매 안이 궁금했는지 그 안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가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 두준이 허리를 잡아 빼내질 않나, 제가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들어 주었던 목검을 가지고 제 어깨를 내리치다가 저들끼리 칼을 맞대고 장난을 치질 않나, 그러다가 소호가 휘두른 목검에 손가락을 맞은 청호가 대성통곡을 하질 않나.
한시도 몸을 가만 두지 않는 쌍둥이 때문에 두준은 평상시 정무를 돌볼 때보다 진이 더 빠졌다.
요섭이 자리를 비운 날, 아예 처음부터 안 왔으면 모를까, 아이들과 놀아주겠다며 호기롭게 온 이상 최소한 아이들의 엄마가 돌아오기 전에 힘들다며 도망을 가거나 유모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사내답지 못한 행동이라 생각해 아이들을 돌보고 있기는 한데,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
체력 좋기로 소문난 두준이 나가 떨어질 정도이니 아이들도 슬슬 잠이 밀려오는지 여지껏 찾지 않던 요섭을 찾기 시작했다.
한 아이는 안고, 다른 아이는 업고, 두 아이가 사이좋게 제 어깨의 앞뒤로 얼굴을 묻고 칭얼대니 두준은 저 역시도 요섭을 부르고 싶은 마음이었다.
"엄마 금방 올거야. 엄마 요기 앞에 다- 왔네. "
두준의 품에 안겨 졸린 눈을 연신 비비던 소호가 두준의 말에 고개를 두리번거리다가 제 시야에 요섭이 보이지 않아 울음을 터뜨렸다.
"어마.. 어마.. 아바.. 어마... "
"엄마가 오늘 중요한 일이 있어서 잠깐 밖에 나가셨어. 우리 강아지 코 자고 일어나면 엄마 와있겠네? "
청호를 포대기에 메 허리가 구부정해진 두준이 소호를 받치지 않은 한 손을 겨우 들어 소호의 볼을 훔쳤다.
"오빠는 자는데, 우리 소호도 이만 잘까? "
"히이잉... "
"얼른 자자. 소호가 코 자야 엄마가 오지요. "
소호가 제 품에서 색색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기까지는 그 후로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아이 모두 잠이 들자 두준은 치야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내가 이렇게 고생을 하고 있는데 어째 도와준다는 말 한마디가 없어? "
"폐하께서 혼자서 아기씨들을 돌보실 절호의 기회인데 소인이 어찌 감히 방해를 하겠습니까? "
치야는 두준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쩔쩔 맨 상황이 재미있는지 연신 웃는 얼굴이었다.
두준은 그런 치야를 얄밉다는듯 한 번 흘기고는 제 품에서 잠든 소호를 조심스럽게 치야의 품에 안겼다.
치야가 무사히 소호를 침상 위에 눕히자 청호를 업고 있던 포대기까지 조심스럽게 풀어 청호를 침상에 눕힌 두준이 긴장이 풀려 한숨을 내쉬며 저 역시 침상에 주저 앉았다.
"뭔 놈의 행사가 하루 종일 걸려? "
"양잠 후에 황후 마마께서 연회를 베푸셨을테니 오후 늦게나 환궁을 하시겠지요. "
"내가 용준형더러 퇴청하기 전에 올리라고 한 문서가 하나 있어. "
"예. "
"흐아암.. 받아다가.. 내 침전에.. 갖다놔... "
"눈 좀 붙이세요. "
"나 원래 낮잠 잘 안 자는데 왜 이렇게 졸리지. "
"육아가 어디 보통 노동인 줄 아십니까? "
"그러게 말이다... 그러고보니 양요섭 대단하네. 나보다 훨씬 조그맣고 약한 녀석이 매일같이 이 기운 뻗치는 애들을 상대하다니. "
"마마께서는 정말 대단하신 겁니다. 두 아기씨에 폐하의 응석까지 받아주셔야 하니까요. "
"뭐야? "
"쉬십시요.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저.. 저.. 넌 이따 두고 보자. "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두준은 몸을 그대로 아이들의 침상 위에 눕혔다.
베개도 없이, 머리를 딱딱한 바닥에 대자마자 잠이 쏟아졌다.
"아... "
"푸흡. 아, 송구합니다. 어마마마. "
"흠흠. "
행사를 모두 마치고 궁으로 돌아온 길이었다.
아이들을 보러 가겠다는 태후의 말에 청아와 요섭까지 곧장 호호당을 방문하였는데, 문 밖에서 대기하던 치야가 난색을 표하며 안에 두준이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 시간에 웬만해서는 내전에 들르지 않는 두준인지라 요섭조차도 고개를 갸웃했다.
'오후 회의가 취소되어서 폐하께서 산책을 할 겸 겸사겸사 호호당에 오셨다가 그만... '. 치야가 말꼬리를 흐리는 이유는 방문을 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익선관은 바닥에 굴러다니고, 곤룡포 위에 걸친 대 역시 풀어헤쳐 곤룡포가 엉망으로 구겨진 두준이 아이들의 침상에 쪼그리고 누워 잠이 들어 있었다.
아이들은 두준 쪽을 향해 몸을 틀고 손가락을 빨며 잠들어 있었고, 두준은 그런 아이들을 향해 옆으로 누워 있어 마치 서로를 마주보고 누워서 잠이 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잔뜩 흐트러진 두준의 모습에 요섭은 행여 태후의 심기가 불편한 건 아닐까 안절부절 못하는데, 청아는 처음 보는 두준의 풀어진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청아가 웃음을 터뜨리자 헛기침을 하며 시선을 돌리던 태후 역시 웃고 말았다.
요섭만이 울상이 된 채로 남들 몰래 손으로 두준의 허벅지를 쿡쿡 찔렀다.
"으음... "
"주상이 많이 피곤한 모양입니다. "
"요즘 돌보실 정무가 많다 들었습... "
"요서바... "
잠꼬대를 하는 것인지, 잠이 깬 것인지, 제 이름을 부르는 두준의 목소리에 요섭이 뜨악, 하는 표정을 지었다.
"송구합니다. 어마마마... "
"크흠. 아이들 앞에서는 호칭을 가려 사용하도록 하세요. "
"예. 명심하겠습니다. 폐하. 일어나세요. 어마마마께서 오셨습니다. "
"어어.. 일어났다.. "
요섭은 기왕 이렇게 된 거 대놓고 두준을 흔들어 깨웠다.
아직 완전히 잠이 깨지 않은 두준이 비척대며 눈을 떴다.
"어.. "
제 앞에 요섭과 어머니뿐 아니라 청아까지 보이자 두준이 몸을 벌떡 일으키고는 흐트러진 복장을 정리했다.
청아는 아까부터 두준의 흐트러진 모습을 본 것이 재미있는지 계속 웃는 얼굴이었다.
"친잠 행사는 잘 다녀오셨습니까, 어마마마. "
"예. 주상이 염려해 주신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
"날씨가 제법 더워졌는데, 땡볕 아래 서 계시는 것이 힘들지 않으셨습니까? "
"주상께서 보내신 화채 덕분에 갈증을 해소했습니다. "
"아..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
어젯밤의 일로 힘들었을 요섭을 생각해 친잠 행사가 열리는 뽕밭에 화채를 보낸 두준이었다.
그것도 무려 이 더운 날 구하기 힘든 귀한 얼음을 동동 띄운 것으로.
본심은 요섭이 땡볕에 힘들게 일할 것이 안쓰러워 보낸 것이었는데, 제 어머니가 감사를 표하니 어째 좀 뜨끔한 마음이 든 두준이 머리를 긁적이며 침상을 벗어났다.
"황후께서도 더운 날씨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
"마땅이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
"다른 때보다 시간이 좀 지체된 것 같습니다. "
"환궁하는 길에 활인서(* 도성 안에 거주하는 병들고 갈 곳 없는 사람들을 모아 먹을 것과 약재를 제공하던 국립 의료기관)에 들르는 바람에 조금 늦었습니다. "
"아. 그랬구나.. "
"폐하께서 이렇게 곤란한 상황이신 줄 알았으면 환궁을 조금 서두를 걸 그랬습니다. "
"흠흠. "
곤란해 하는 두준의 얼굴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준이 헛기침을 하며 눈을 데굴데굴 굴리자 청아는 물론이고 태후와 요섭까지 그것이 우스워 웃었다.
"어마아.. "
여러 사람이 이야기 하는 소리가 나자 먼저 잠에서 깬 것은 청호였다.
눈을 뜨고도 한동안 눈을 느리게 꿈뻑이며 몸을 뒤척이던 청호는 요섭을 발견하고는 일어나 앉아 요섭을 불렀다.
요섭은 침상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잔뜩 비벼 빨개진 청호의 눈가에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할마마마와 큰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할마마마께 먼저 인사를 하셔야 합니다. "
요섭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건지, 말을 듣기 싫은 건지, 청호는 요섭에게 팔을 뻗으며 안으라고 보챘다.
입술을 삐죽이는 것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곧 울 기세여서 요섭은 하는 수 없이 청호를 안아 들었다.
"할마마마- 청호에요. "
청호가 어느 정도 정신이 든 눈치이자 요섭은 제가 안은 청호를 태후에게 건냈다.
"우리 원자,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 같습니다. "
청호는 태후가 외출을 위해 바른 붉은 연지가 신기했는지 제 손가락으로 태후의 입술을 쿡 찔러 보았다.
그러자 제 손가락까지 붉게 변한 것을 보고는 제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조그만 아이의 입술에 연지가 묻은 것을 본 태후가 파안대소했다.
"청호야. 아빠 어디 있지? "
"아바! "
"그럼 엄마는? "
"어마! "
"할머니는 어디 있지? "
청호는 태후의 질문에 두준과 요섭을 각각 손가락으로 가리킨 후 '할머니'를 묻는 질문에 저를 안고 있는 태후의 볼을 쿡 찔렀다.
"아이고 똑똑해라. 할머니- 해보세요, 할머니. "
"하머이. "
"잘하네. 큰엄마- 도 해볼까? "
"웅? 어마? "
"엄마는 저기 있고, 여기는 큰엄마. "
"어마! "
아직 청아가 낯선 청호는 엄마라는 단어에 자꾸 요섭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직 황후까지는 알아보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어마마마. 앞으로 제가 좀더 원자와 친하게 지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살면서 청아를 몇 번 보지 못했으니 아이가 청아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도 요섭은 청아의 눈치를 살피며 미안해했다.
청아는 그런 요섭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난처한 줄도 모르고 태후의 품에서 벗어나 다시 제게 오려고 하는 청호를 받아안으며 요섭은 괜히 청호의 엉덩이를 아프지 않게 두드렸다.
"청호는 쌩쌩한데 소호는 어찌 이리 못 일어납니까? "
"청호보다 늦게 잠들었어. 계속 엄마를 찾더라고. "
"아이들 보기 힘드셨지요? "
"말도 마. 난 오늘 새삼 네가 존경스러웠다. 너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존경스러웠어. "
"주상께서 철이 드신 모양입니다. "
"그러게 말입니다. 앞으로 어마마마께 더욱 효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두준의 말에 태후가 빙긋 웃었다.
"아바마마께서 보셨으면 참으로 좋아하셨을 것입니다. "
소호까지 깨어나 다복한 네 식구를 본 태후가 중얼거렸다.
"주화와 연화, 청호와 소호에게 아바마마와 같이 좋은 아버지가 되어줄 것입니다. "
두준은 태후를 향해, 청아와 요섭을 향해, 그리고 저를 향해 그렇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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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 이번 주에는 조금 늦었습니다! 기다려주신 독자님들, 죄송해요. 뉴뉴
기다려주신 만큼 재미있고 알찬 38편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저 역시도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신 것처럼 나비를 떠나보내기가 아쉬운지, 아직도 완결을 맺지 못한 상태입니다. 헝헝.
그렇지만, 다음 글도 다음 주에는 꼭 돌아오도록 노력할게요. 마지막 화의 제목은 전체 글의 제목이기도 한 「나비의 제국」으로 정했습니다.
날씨는 완연한 봄 날씨인데, 대기 상태가 너무 안 좋네요. 이런 때일수록 기관지 관리 잘 하시고, 남은 주말, 나비의 제국과 함께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랄께요. 늘 감사합니다! :)
thanks to)
요정님 님, 조나단 님, Dream 님, XD편애모드 님, 어쨋든 님, 건방진붕어 님, 바보비슷두 님, 돼지껍데기 님, 멍개 님, 꾸까 님,
tpwhite 님, 계속함께하자 님, 일방향 님, 비스트꼽사리 님, 하트 님, 마멀레이드 님, 유나리 님, 그리고 비밀댓글 달아주신 많은 분들.
p.s. 모든 독자님들 한 분 한 분께 감사드리지만, 특히 댓글 남겨주신 독자님들의 피드백이 제게 많은 힘과 글을 전개하는데 도움이 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약소하게나마 그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려 합니다.
마지막 편을 제외하고, 이번 편까지 나비의 제국에서 저와 댓글로 2회 이상 소통해주신 감사한 분들, 이번 편 혹은 다음 편 댓글이나 쪽지로 제게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세요. 작가의 엉뚱한 상상이 담긴 작은 선물 보내드립니다. :)
한 분 한 분께 직접 감사 인사 드리고 메일 주소 여쭈려 했으나, 혹시 제가 빼먹는 분 있을까봐 신청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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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의 둘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이네요ㅎㅎ청호와 소호는 갈수록 귀여워지고 그런 쌍둥이를 보는 요섭이는 엄마로써 더 단단해지고 요섭이가 자리를 비웠을때 쌍둥이들을 혼자 보는 두준이도 아빠로써 믿음직해보이고..마지막말처럼 두준이는 정말 좋은 아빠가 될 것 같아요~애들이 있어도 여전히,더욱 더 달달해지는 둘은 언제봐도 흐뭇합니당~많이 사랑한다고..너무 바빠서 미안하다고..앞으로 더 잘해주겠다고 하는 두준이말에 제가 다 심쿵ㅜㅜ근데 담이 마지막이라니ㅜㅜ아쉽지만 마지막화까지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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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4.12 21:45
벌써 마지막이라니요 ㅠㅠㅠㅠ 처음 나비의 제국을 봤을 때가 작년 가을이었던것 같네요 거의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난것 같아요 며칠에 한번씩 올라오는 나비의 제국을 읽으면서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힘내고 즐거워졌던 기억이 많아요 ㅠㅠ 흔하지 않은 사극물이라는 소재와 두준이가 요섭이에게 쩔쩔매는 모습까지 정말 제 취향저격이었거든요!! 그동안 댓글은 한번밖에 달지 않았지만.. 마음만큼은 뒤에서 로시난테님을 응원하고있었답니다! ㅋㅋㅋ 글도 너무 잘쓰셔서 전에쓰신 다른글도 찾아보고 그랬어요 로시난테님 나비의 제국은 이렇게 끝이지만 차기작도 기대하고있겠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고 하시는일마다 모두 잘되시길 바랄게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6.04.13 11:33
꺄 다복한 가정 진짜 보기 좋네요ㅠㅠ 언제나 저렇게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 메일은 kz1548@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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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호랑소호랑 엄마요섭이 놓고 서로 경쟁하듯이 엄마앓이하는거보니 너무 사랑스럽네요... 황궁이이젠 달달달 1년내내 봄바람이겠죠? 여전히 두주니와 요섭인 달달하고.. 귀여운 미니미들도 있고.. 벌써 다음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슬프지만.. 이젠 늘 행복할 두준이와 요섭이게 놓아줄 준비를 해야겠습니당 ㅋㅋ
마지막편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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