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75-유비도 세상을 떠나다
아두가 황제의 자질이 없다고 판단되면....
승상께서 직접 황제의 자리에 올라 나라를 다스려주시오.
공명은 그 말을 듣자 온 몸에 진땀이 흐르고 손발이 벌벌 떨립니다.
“폐하....소신에게 황제가 되라니요?
그 말 거두어 주십시오.
소신은 그런 역심을 품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벌떡 일어나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찧습니다.
쾅....쾅....(공명이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찧는 소리)
“흑...흑...제발 그 말을 거두어 주십시오.
소신은 추호도 역심을 품지 않습니다.
전 끝까지 유선공자에게 충성을 다 하겠습니다.“
흑 흑 흑.....“
공명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립니다.
쾅....쾅....
“제발 그 말을 거두어주십시오.
소신을 믿지 못하시거든 바로 이 자리에서 참수해 주십시오.“
“알겠소....승상....그만 하시오...
내 승상의 마음을 충분히 알겠소.“
진심으로 흐느끼는 공명...
자기를 시험하는 유비의 마음을 제갈공명이 모를 리가 없지요.
조금...... 표정만 잘못지어도 공명의 목이 달아납니다.
유비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먼저 공명에게 나라를 내놓음으로서
죽은 뒤까지 공명과 유선을 의리로 묶어 두는 것입니다.
“만조 백관들은 들으라....
난 하늘이 주신 나의 수명을 다하고 이젠 요단강을 건너간다.
난 소설 삼국지의 주인공이지만 ...
내가 죽더라도 이 삼국지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러니 너희는 내 아들 유선을 잘 보필하여...
이 나라를 다스려주기 바란다.
말을 마치고 유비가 백제성에서 붕어하니...
이때 유비의 나이 63세....
서기 223년의 일입니다.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
다시 요약하여 살펴볼까요?
자는 현덕입니다.
한나라 중산정왕의 후손이죠.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누상촌에서 돗자리를 팔아 생계를 잇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젊은 시절 관우 장비와 만나 도원에서 결의형제를 맺죠.
맘에 맞는 사람 셋만 있으면 세상도 얻을 수 있데요.
그러나 유비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머리 쓰는 지략가가 없었던 것.
그의 나이 48세 때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얻지요.
유비는 제갈량을 얻은 후....
전투에서 공명의 말을 들으면 이겼고....
공명의 말을 듣지 않으면 패했습니다.
유비는 오나라 손권과 동맹하여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대파합니다.
이른바 제갈공명이 동남풍을 불러왔기 때문에
조조에게 화공을 가해 100만 대군을 격파한거죠.
그리고....유비는 그 여세를 몰아 형주를 확보합니다.
형주 때문에 손권과는 계속 트러블을 일으키지요?
조조가 한중침입을 기도하자,
두려움을 느낀 서촉(익주)의 군주 유장의 요청에 따라 ....
유장을 도우려 서촉으로 갑니다.
이때 아우인 명장 관우를 형주에 잔류시키죠?
유비는 열심히 싸웠지만....
유장이 군수물자를 내어주지 않고 배신하자 그를 항복시키고 서촉을 수중에 넣습니다.
이때 유비의 백마(白馬) 적로를 바꿔 탄 방통이 낙봉파에서 적의 화살을 맞고 유비 대신 사망한 것도 기억 하시죠?
서기 219년 유비는 한중을 공격하여 조조의 부하들을 몰아내고 한중 왕이 됩니다.
그런데 이때 형주를 지키던 관우는 오나라 번성을 공격하다 손권과 여몽의 계략에 빠져 죽게됩니다.
천하무적 관우의 죽음이죠.
220년 조비가 <한나라 헌제>에게 양위를 받아 위나라 황제가 되자
221년 유비도 황제의 자리에 오릅니다.
한의 정통을 계승한다는 명분으로 국호를 촉한(蜀漢)이라 합니다.
다음해 장비가 그의 부하인 범강과 장달에게 살해되어 그의 목을 가지고 오나라로 달아나자
유비는 형주의 탈환과 관우와 장비의 복수를 위해 오나라 손권을 공격합니다.
그런데....
이때 유비는 이 전쟁에는 공명을 데려가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오나라 공격을 반대하는 공명이 미운거죠.
자룡도 밉고....
무려 70만이라는 대군을 끌고 갑니다.
유비의 공격으로 오나라가 거의 초토화 될 무렵....
손권은 육손을 기용하여 다시 화공으로 맞서죠.
오나라는 불로 승리하는 나라군요.
적벽대전에선 화공으로 100만 대군을 물리쳤고...
이릉대전에선 화공으로 70만 대군을 물리쳤으니까요.
유비는 이릉의 싸움에서 대패하여....
백제성에서 후사를 제갈량에게 위탁하고....
223년 4월 63세의 나이로 병사하는 겁니다.
주인공이 죽었으니...
삼국지 얘기도 종반으로 치닫는데....
그래도 공명이 살아있으니....
0276-조비의 침략 계획
유비의 죽음은 위나라 황제 조비에게도 전해졌습니다.
"폐하...촉국 황제 유비가 세상을 떴다 합니다."
"뭐라고? 중달....
유비가 죽었단 말이요?
큰일이군요....."
"폐하....적국의 황제가 죽었는데....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신지요?"
"유비는 <소설 삼국지>의 주인공이 아니오?
그런데....그 주인공이 죽었으니....
삼국지 이야기도 끝이 아니겠소?
그렇게 되면 우리도 소설 속에서 모두 사라지게 될 텐데...
이것이 큰 걱정거리 아니오?"
"폐하...너무 심려 마십시오.
아직 <공명>이 살아있고....
또 소신 <사마 중달>이 살아있으니....
당분간 이야기는 지속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료.
그럼 촉의 황제가 죽었다는데 우린 어찌하면 좋겠소?"
"폐하....유비가 죽고....
그 아들 유선이 2대 황제가 되었는데...
유선은 그 아비에 비하여 카리스마가 훨씬 떨어진다 합니다.
황제라는 자가 국사는 돌보지 않고...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한다고 합니다."
"황제가 컴푸터 게임에 몰두해요?
무슨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도 있다는 거요?"
"예...귀뚜라미들이 나와서 싸우는 게임인데....
유선은 종일 그 게임에만 빠져있다 합니다."
"그럼..... 촉은 주인이 없는 셈이군요.
이번 기회에 촉을 한번 건드려볼까요?
무슨 좋은 아이디어라도 있으면 말해보시오."
이때 모사 가후가 나섭니다.
"폐하...쉽게 군사를 출병시켜서는 안됩니다.
지금 촉의 실권자는 제갈공명입니다.
공명이 있는 한....
촉을 우습게보다는 큰일 납니다.
유비는 죽기전에....
유언 하기를....
<내 아들 유선이 황제의 자질이 없다고 판단되면...
공명 ....그대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시오.>
이렇게 파격적인 유언을 했다합니다.
그러나 공명은 침대 모서리에 이마를 찧으며..
<폐하....소신은 변함없이 충성할 것입니다.>
하며 강력 부인했다합니다."
"그게 바로 유비의 반어법이요.
즉 <공명 당신은 머리가 좋으나...
내 아들은 머리가 부족하다.
그러나 내 아들은 건들지 마라>...
이런 뜻이요.."
"만약 공명이 강하게 부인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긍정의 의사표시를 했다면...
유비는 자기가 죽기 전에 공명을 제거 했을거요."
"폐하....과연 영명하십니다
신 사마의.....
말씀을 듣던 중 좋은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중달....말씀 해보시오."
"공명의 능력을 시험해볼 겸 촉을 한번 치시죠.
한꺼번에 대군을 일으킬게 아니라...
군대를 다섯 방면으로 나누어 치는 겁니다.
즉 촉으로 통하는 5로를 택하여....
제1로는
요동의 선비 국왕 가비능에게 명하여 10만의 군대로
서평관을 치게 하는 것입니다.
제2로는
남만 왕 맹획에게 명하여 10만의 군사로
익주를 치게하는 것입니다.
제3로는
오나라 손권에게 명하여 10만의 군사로
양천을 치게하는 것입니다.
제4로는
촉에서 투항한 맹달에게 명하여 10만의 군사로
한중을 치게 하십시오.
제5로는
대장군 조진에게 명하여 10만의 군사로
양평관을 치게 하십시오.
이렇게 다섯 갈래로 나누어 총 50만 대군이 출병하면...
제갈량이 <슈퍼 컴퓨터>보다 더 좋은 머리를 가졌다한들
당해 낼 수 있겠습니까?"
"오케이....오케이....
굳 아이디어요.
중달 ....
그대가 전략으론 공명보다 한수 위 일거 같소.
당장 시행합시다."
"폐하....과찬이십니다."
자아....위나라 조비가 50만 대군을 다섯 방면으로 나누어
촉을 치려합니다.
황제 유선이 잘 막아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