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안내판
고령 일본천황의 '희망퇴직' 선언
지난달 일본 공영방송 NHK와 일부 언론의 천황 ‘생전퇴위(生前退位)’ 희망이라는 보도가 사실로 밝혀져 일본 국민과 정계에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82세의 천황이 국민에 직접 보낸 방송 메시지에 많은 사람이 공감을 표하고, 일부 언론은 천황의 고령에 적시(適時) 대처하지 못한 정부를 꾸짖었습니다.
지금까지 대장과 심장 두 곳의 대 수술을 받고도 국내 여러 곳을 찾고 외빈을 맞이하는 등 ‘상징(象徵)천황’으로서의 공무에 시달려 온 ‘인간 천황’이 한 사람의 고령자로서의 여러 고민을 11 분간의 녹화 비디오 메시지로 지난 월요일 직접 국민에 호소하였습니다.
전쟁을 금지하는 현 ‘평화헌법’을 고치고, 경제 회생을 위한 소위 ‘아베노믹스’정책과 자신의 임기 연장 등 정치문제에만 몰두하고 있던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는 당황하는 기색으로 “무겁게 받아들여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꼼꼼히 생각해” 보겠다고 기자들에 말했습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아베 총리는 ‘정치 태만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하고, 2005년에는 당시 고이즈미(小泉) 내각이 유식자(有識者) 회의를 소집하여 황실 문제를 연구 토론하고, 2012년 민주당 내각도 이 문제를 논의했는데, 아베 정권은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았다고 꾸짖었습니다.
“천황이 앞서가고 정치가 허겁지겁 뒤쫓아가는, 그런 인상을 많은 사람이 받지 않았을까”라고도 꼬집었습니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누구나 자기 자신이나 가까운 이의 ‘늙음’과 인생의 마지막 매듭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천황의 메시지에서 흘러넘치는 고뇌나 걱정은 많은 사람에게 솔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이 사설은 말했습니다.
여당에 가까운 산케이(産經)신문은 사설에서 황실의 장래를 위하여 정부는 ‘긴급성을 가지고 답을 찾아내는 무거운 책임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생전퇴위에는 여러 난문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자발적 퇴위는 ‘국민의 총의에 밑받침을 둔다’는 상징천황의 자리매김과 모순된다는 의견이 있다. 고령을 이유로 든다면, 당대(當代)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점도 생각할 여지가 있다.
“정치적 고려에 의하여 강제 퇴위를 당할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생전퇴위를 부정해 온 현 정부의 국회답변과의 정합성(整合性) 문제도 있다.
“이런 점을 국민에게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아베 총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꼼꼼히 생각해 본다‘고 했다. 유식자 회의 등으로 철저히 논의하고 싶다.“
현 천황은 55세 때 이 자리에 올랐는데, 현 황태자는 벌써 56세라고 지적한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사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천황의 지위는 ‘종신제’를 전제로 한 것이며, 퇴위 규정이 없어 황실전범(皇室典範)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역대 천황의 반수 가까이는 생전퇴위에 의한 계승이었다. 태반은 고령이나 질병이 이유였다. 메이지(明治) 이후 퇴위제도가 폐지된 것은 많은 문제와 폐해가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정치적 압력으로 퇴위가 강요되거나 자유로운 의사로 퇴위할 수 있게 되면, 안정된 황위 계승을 불안케 만들 우려가 생긴다. 이러한 요소를 배제하는 전제나 조건이 필요했던 것이다.“
백제 무령왕(武寧王) 후손의 피가 고대 일본의 황족에 흘러들어왔다고 조선과의 인연을 언급한 사람이 현 아키히토(明仁)천황입니다. A급 전범이 합사(合祀)되었다고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거부해 온 천황으로, 극우노선을 달리는 아베 총리와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는 일본 황실 최초로 평민을 아내로 맞이했습니다. 어머니인 쇼와(昭和)천황 황후를 비롯한 모든 황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테니스를 통해 알게 된 평민 실업가의 딸 쇼다 미치코(正田美知子)와 결혼하여, 당시 일본에 소위 ‘미치 붐’을 일으켰습니다.
시어머니와의 불화와 까다로운 궁성 예절 의식 등으로 받은 스트레스로 한때 실어증까지 경험한 미치코 황후는 그후 건강을 회복하고 2남 1녀의 평화스러운 가정의 어머니로 돌아왔습니다. 역시 평민 출신의 아내를 맞이한 나루히토(德仁) 황태자도 한때 아내의 건강문제로 고생했습니다. 그도 아버지를 닮아 평화주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펌] / 필자소개; 황경춘(AP통신 서울지국 특파원, 지국장 역임) / 2016년 08월 11일 (목) 03:41:41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시대
판버러 에어쇼 ‘스카이쿼드’ 눈길
상상 속의 신세계가 눈앞에 성큼
얼마 전 세계 3대 항공전시회라 불리는 판버러 에어쇼가 영국에서 열렸다. 이 에어쇼에서 첨단항공기 못지않게 주목받은 것이 ‘스카이쿼드’라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였다. 자동차 뒷부분에 부착된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프로펠러와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해 비행한다. 무게가 420㎏으로 웬만한 경차보다 가볍다. 지상에서는 최대 시속 185㎞를 내며, 공중에서 비행모드로 전환되면 프로펠러를 이용해 시속 88㎞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영국에서 말리까지 6000㎞ 시험비행도 완료했다.
명절이나 휴가 등 교통체증이 심한 고속도로에서 수 시간씩 차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자동차가 정지된 자리에서 바로 수직이륙해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해봤을 것이다.
개인용 항공기로 개발되고 있는 비행기는 고정익⋅회전익 헬기, 그리고 자이로 항공기 등이 있다. 자이로 항공기는 일반 자동차와 같은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며 하늘을 나는 스포츠카에 비유된다. 1923년 스페인의 후안 데 라 시에르바는 회전날개를 달아 낮은 속도에서도 실속이 없는 자이로 항공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정익 항공기의 경우 이륙을 하려면 양력을 얻기 위해 활주로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이로 항공기의 경우 회전익을 통해 저속에서도 양력을 얻을 수 있다. 무동력 회전익이기 때문에 자동으로 프로펠러 회전이 가능하다. 풍차처럼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회전하기 때문에 긴 활주로도 불필요하다. 엔진 동력을 잃어도 자동회전비행으로 착륙할 수 있다. 엔진 회전으로 추진력을 얻는 헬기와는 다르다. 헬기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혀 활주로가 필요 없다.
1940년대 들어 활주로가 필요 없는 다양한 개인용 항공기가 개발됐다. 헬기는 일반 항공기만큼 소음이 크다. 반면 자이로 항공기는 소음이 적고 비용이 적게 들며 조종이 쉽다. 자이로 항공기는 자가용처럼 타고 다닐 수 있는 조립식 자가비행장치가 됐다. 다만 날씨에 영향을 받고 10~90m 정도의 이착륙 공간이 요구되는 단점이 존재한다.
초기의 자이로 항공기는 도로주행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도로주행이 가능한 자이로 항공기인 PAL-V가 네덜란드에서 개발됐다. 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개발하는 데 6년이 소요됐다. 접이식 꼬리와 회전날개를 가져 도로를 달릴 때는 삼륜차로 달리며 좁은 공간에 주차도 가능하다. 유럽시장은 자이로 항공기 개발의 선두주자이다. 스페인의 에어로트랙사에서 개발한 자이로 항공기인 ELA G8 모델은 이미 판매되고 있다. 이는 기존 자이로 항공기의 고급형으로 비행훈련 및 관광산업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에로우콥터사에서도 다른 자이로 항공기와 차별된 고급형의 AC20을 개발했다.
미국의 AAI사는 자이로 항공기 기술을 이용해 장갑차에 회전익을 장착해 고도 3㎞에서 비행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이 비행이 가능한 장갑차는 4명이 탑승할 수 있고, 비상상황에서는 버튼 하나로 60초 이내에 비행모드로 전환이 가능하다. 공중 비행속도는 약 240㎞/h, 지상 주행속도는 105㎞/h이다. 적의 기습공격을 당할 경우 탈출하거나 핵심지역에 병력을 침투시킬 때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실전 배치돼 있는 헬기는 기동성 및 방향전환이 자이로 항공기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자이로 항공기 기술을 접목시켜 실제 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기존 헬기의 단점을 보완한 빠른 속도성능을 확보했다. 초창기 군용으로 사용되다가 헬기에 밀렸던 자이로 항공기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주로 비행기에 도로 주행능력을 강화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날 수 있는 물체가 주행도 가능하다. 최근 미 연방항공국(FAA)이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테라푸지어사의 TF- X의 시험비행 및 시험주행을 허가했다. 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도 필요 없다.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펌] / 출처; 세계일보 / 장영근(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기계공학) / 2016-08-10 21:46:26
梨大 사태를 보며 '서울 상대'를 떠올린다
시위에 참가한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대학 사명을 밤새워 토론하고 농성으로 이를 관철한 열정을 높이 사서가 아니다. 입학 정원을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 정원을 늘리는 교육부의 한심한 행태를 가르쳐 주어서는 더더욱 아니다. 학생들 시위가 학위 장사와 '쩐(錢)'의 늪에 빠진 한국 대학의 부끄러운 현주소를 새삼 일깨워 주었기 때문이다.
이대 집행부 판단은 그르지 않았다. 140여 명을 정원 외로 받으니 등록금 수입이 늘어나 좋다. 이들 4년 등록금을 합치면 30억 재정 지원은 덤이다. 타 대학과 달리 학생 모집에 문제없다. 이대 간판이면 넘치고도 남는다. 정원 감축이라는 향후 대학 구조조정에도 신축적 대응이 가능하다. 정원 외로 받은 학생이 있어 걱정을 덜어준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한 사람들에게 최고 고등교육을 제공한다는 공명심도 생긴다. 이미 시작된 대학 구조 개혁이라는 광풍을 고려하면 선택 가능한 결정이었다.
엄친딸들 농성은 여기서 빛을 발했다. '이대가 이 정도라면 다른 대학은?'이라는 의문을 갖게 해 주었다. 특히 '서울 상대'들에게 말이다. 대학을 3개 군(群)으로 나눈다는 우스개가 있다. 서울에 있는 '서울대'와 서울에서 약간 떨어진 '서울 약대'와 상당히 떨어진 '서울 상대'가 그것이다. 필자의 대학은 맨 후자에 속한다고 한다. 이대 사태는 정부 재정 지원과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는 작금 '서울대'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한국 최고의 여성 고등교육 기관인 이대마저 이런데 '서울 상대'는 오죽하겠는가.
'서울 상대' 여건은 실제로 열악하다. 지역 발전에 기여할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건학(建學) 이념을 들먹이는 것은 사치다. 우수 인재의 서울 싹쓸이는 역사가 됐다. 학위 장사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했고 정부 재정 지원이 없으면 연명조차 힘든 대학이 많다. 대도시 소재 대학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중소 도시에 있는 대학들 처지는 안타깝다. 문제는 '서울 상대' 부실이 초래할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대학 부실은 지역 경제 침체를 넘어 지역사회를 붕괴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어 그렇다.
'서울 상대'를 이대로 놔두면 안 된다. 지방에 강소(强小)형 대학을 여럿 만들어야 한다. 중소 도시에 있는 대학이면 안성맞춤이다. 그래야 젊은 인재들이 서울과 대도시로 몰리지 않고 지방에서 공부하고 취업해 지역사회를 일궈 갈 수 있다. 지역 청년과 인재를 붙잡는 데 대학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검증됐다. 대학 구조 개혁에서 지방대에만 정부 재원을 쏟으라는 요구가 아니다. 청년들을 정주시켜 지방을 살릴 강소형 대학 육성의 해법을 이 과정에서 찾자는 것이다. 충분히 가능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지방에 괜찮은 대학이 다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면 된다. '서울 상대'들이 살아나야 지방이 살아난다.
'서울 상대' 앞길은 험난하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손 놓을 수 없다. 이들 대학을 살리는 것이 지방 도시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묘책을 암시할 신선(神仙)과 접속을 위해 영험하다고 소문난 영암 월출산에라도 올라야겠다..
[펌] / 출처; 조선닷컴 / 이정록(전남대 지리학과 교수) / 2016.08.11 03:13
58년 개띠들의 전성시대
한국 사회에서 ‘58년 개띠’는 단연 주목의 대상이다. 이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아이콘으로서 ‘머릿수’가 많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시절은 2부제나 3부제의 ‘콩나물 교실’에서 부대끼고 화장실 앞에 긴 줄을 서야 했다. 중고교 시절엔 평준화제도 도입으로 ‘뺑뺑이 세대’라고 불렸다. 당시 세간에는 갑작스러운 입시 변화가 박정희 대통령의 ‘58년 개띠’ 아들 지만 씨를 위한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58년 개띠 인생은 굴곡이 많았다. 높은 인구비율 탓에 대학 예비고사와 본고사에서 역대 최고의 경쟁률을 거쳐야 했다. 결혼할 무렵에는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40대의 문턱을 넘으니 외환위기가 터졌고 ‘사오정’(45세 정년)의 아픔을 겪었다. 인생의 고비 고비에서 한국 사회의 변혁을 온몸으로 겪은 그들의 여정은 문화적 테마로 종종 등장했다. 은희경의 장편 ‘마이너리그’는 58년 개띠들의 이야기다. 시인 서정홍은 ‘58년 개띠’란 작품을 시집 제목으로 올렸다. ‘58년 개띠’란 제목의 창작무용과 다큐영화가 발표되기도 했다.
▷고난의 세월이 이들에게 남다른 끈기와 생존력을 심어준 것일까. 요즘 들어 사회 전반에서 ‘58년 개띠’가 맹활약 중이다. 지난달 국내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급 등기임원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8년생이 14.1%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 임원 10명 중 1명이 ‘58년 개띠’란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9년 전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잘 버텨낸 결과이리라.
▷20대 국회를 두고도 ‘58년 개띠 전성시대’란 말이 나온다. 4월 총선에서 각기 상대 당의 텃밭에서 ‘생환’한 이정현 새누리당 신임대표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유승민 추미애 김성식 의원 등이 모두 동갑내기다. 한때 후배들인 ‘386세대’에 치받힌 ‘낀 세대’ 정치인들이 뒤늦게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눈물겨운 가난과 파란만장 현대사와 더불어 쉼 없이 달려온 사람들이다. 이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고령화시대를 맞아 그들의 세상이 다시 열리는 것 같다.
[펌] / 출처; 동아닷컴 / 고미석(동아일보 논설위원) / 2016-08-11 03:00:00
The Beach at Trouville / 1868 / Private collection Painting - oil on pa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