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팝나무에 대하여

[나무꾼의 집]

조령산의  참조팝나무

참조팝나무. ( 장미과 조팝나무속 )

Spiraes fritschiana Schneider

한자명  朝鮮繡線菊 ,  영어명 Korean Spiraea

이 땅에 이팝나무, 조팝나무 그리고 국수나무처럼 먹거리가 이름이 된 나무들이 있다. 이 세가지 나무들은 모두 보리고개에 하얀 꽃을 피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요즈음 아이들은 보리고개의 뜻도 모르겠지만, 이들은 모두 배고프던 시절의 하소연에서 지어진 나무 이름들이다.

조팝나무는 4월에서 5월 사이 밭뚝, 산기슭에 무더기 무더기로 솟아 오른 회초리 같은 앙상한 가지에 작고 하얀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눈에 잘 뜨이는 나무이다.  하얀 꽃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섯장의 꽃잎 가운데에 원형으로 노란 수술들이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꽃이 조를 튀겨 놓은 모양이라고 해서 조팝나무라고 부른다고 하지만 이는 팝콘을 염두에 둔 신세대 해석으로 보이고, 내가 보기엔 이팝(쌀밥)나무  꽃은 하얗기만 한데 비해  조팝나무 꽃은 하얀 쌀밥에 노란 조( 그것도 메조 )가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해서 부친 것 같다.

지구 북반구의 온대와 한대지방에 80종류가 정도가 자라고있는 조팝나무속은 우리나라에도 15종류가 살고있지만 아직까지 조팝나무 외에는 그리 크게 눈에 뜨이지 않는 작은 떨기 나무이지만 나름대로 인류에게 큰 공헌을 한 나무이고 아직도 여러 가지 용도로 개발할 가치가 있는 나무이다.

조령3관문에서 조령산 가는 암릉지역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 부근에 무더기로 꽃을 피우던 나무는 참조팝나무이었다.  참조팝나무는  지름이 십센티미터 정도 되게 탐스럽게 피어나는 꽃송이와 하얀 꽃잎 속에 붉은 색의 수술이 다른 조팝나무와 달리 돋보이는 아름다운 꽃을 가지고있는 나무이다.  더욱이  참조팝나무의 한자이름이 朝鮮繡線菊이고  영어이름이 Korean Spiraea라고 되어있어 더욱 정이 가는 나무이다.  참조팝나무는  산림청에서 추천하는 꽃꽂이용 나무로 추천된 우리나라 토종의 꽃나무 중에 하나로 뽑혀있다.  아직은 깊은 산 바위틈에나 숨어 있는 나무이지만  공해에도 강하고 여러 가지 번식방법도 많이 개발 되어 있는 나무이기에 기대가 되는 수종이다.

참조팝나무에 한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팝나무가 인류에 기여한 일은 알고 갈 필요가 있다.

인류가 지금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약품 중에 Aspirin이 있다.

기원전 4-5세기에 근대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환자들의 해열, 진통제로 버드나무의 잎과 줄기의 껍질을 사용했다는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 기록은 오랜 세월 동안 묻혀있다가 1758년 영국교회의 한 사제에 의해서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과학자들은  버드나무 줄기의 껍질과 잎에서 어떤 성분이 해열과 진통의 치료 효과를 만드는지 연구를 계속했고 마침내 그 성분을 버드나무의 학명 Salix를 따서 salicin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러나 버드나무에서 추출된 Salicylic acid를 환자에게 투여해 보았지만 극심한 위장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어 약품으로의 사용이 불가능 했다. 

여러 과학자들이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마침내 1897년 독일 Bayer회사의 직원이었던 Hoffman이라는 사람이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자기 부친을 위해 과거의 기록을 연구하다가 마침내 조팝나무에서 Acetyl chloride salicylic acid를 발견해냈다.  이 위대한 발견은 Bayer 회사의 중역진에게 알려져 그들은 새로운 약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다.

Bayer사는 Acetyl chloride에서 A, 조팝나무의 속명 Spiraea에서 Spir 그리고 당시 약품명에 일반적으로 부치던 접미어 IN을 합성하여 ASPIRIN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상표등록을 했고 회사는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게 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상표는 후에 독일이 일으키고 패배한 일차대전 후의 배르사이유조약에서  연합국에 대한 전쟁배상으로 포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구상에 자라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또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는지 모른다. 이 것도 우리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보전에 노력해야하는 이유의 하나이다.

2005년 조령산을 다녀와서

아래는 조팝나무 ( 서울 근교 )

[싸리]

오랜만에 뵙습니다.. 작은쉼터에 출석체크 좀 해주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