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박물관 특별전 '미얀마의 불교미술'에 전시된 작품 중에
불전도를 소재로 한 것을 좀 더 자세히 살펴봅니다.
미얀마의 불전도 조각과 인도의 불전도 조각, 우리나라의 불전도를 사진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불전도(佛傳圖)는 부처 일생의 중요 사건들을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팔상도로 주로 그려졌고, 조각으로 묘사된 경우는 매우 드문 편입니다.
이번 미얀마 불교미술 특별전에는 앞의 게시물에서 살펴본 것처럼 모두 조각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불교의 본 고장인 인도, 파키스탄에는 가보지 못해 간다라 불전도를 언급하는 것이 지나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간다라 미술전'에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의 불전도 조각이 여러 점 출품되어 대략적인 상황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 국립중앙박물관과 최근 개관한 불국사 박물관, 그리고 영광의 마라난타사에도 간다라 불전도 조각이 몇 점 전시되고 있고,
일본 도쿄박물관에서도 간다라 불전도 조각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대영박물관(영국박물관)과 빅토리아앤엘버트 박물관에서도 간다라 불전도 조각을 보았습니다.
중국의 불전도 현황은 잘 모르지만,
명나라 초기인 15세기초에 편찬된 "석씨원류(석씨원류응화사적, 釋氏源流應化事蹟)"가 전해지고 있으니
이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석씨원류"는 15세기말에 조선에 수입된 후, 우리나라 불전도의 기본이 되었고,
조선 후기에 불암사와 선운사에서 간행한 목판이 현재까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불암사와 선운사판은 참고한 중국의 원본이 다르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는 있으나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게시물에 사용한 "석씨원류" 도판은
가장 널리 알려진 불암사판이 흑백이어서 중국 청나라 때 간행된 칼라판 도판을 사용했습니다.
그림은 두 판본이 거의 같습니다.
중국판 "석씨원류" 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사이트인데 전체를 내려받을 수도 있고,
그림과 설명 2쪽이 하나의 그림파일로 되어 있어서 각각 내려받기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왼쪽 그림과 오른쪽 제목과 설명(한문)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른쪽 설명은 앞쪽의 그림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즉, 그림 설명은 다음 쪽에 나옵니다.
("석씨원류응화사적"을 볼 수 있는 사이트 : https://www.wdl.org/zh/item/293/view/1/1/ )
참고로, "석씨원류"에서는
부처의 일대기를 모두 100장면으로 나누어 제목을 붙이고 여러 경전의 내용을 근거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석씨원류" 2권은 불교 전파과정에서 여러 고승들의 활동을 역시 100장면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불전도는 팔상도라고 하여 크게 8장면을 중심으로 부처의 일대기를 묘사해왔습니다.
8장면으로 나눈 것은 인도나 동남아시아도 마찬가지이지만
중요시하는 내용의 차이 때문에 8장면 중 몇 장면은 우리나라와는 다소 다른 장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팔상도의 큰 주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도솔래의상 (兜率來儀相, 도솔천에서 내려와 입태되는 장면)
② 비람강생상 (毘藍降生相,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는 장면)
③ 사문유관상 (四門遊觀相, 성문을 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장면)
④ 유성출가상 (踰城出家相, 성을 넘어 출가하는 장면)
⑤ 설산수도상 (雪山修道相, 설산에서 수도하는 장면)
⑥ 수하항마상 (樹下降魔相, 보리수 아래에서 마군의 항복을 받는 장면)
⑦ 녹원전법상 (鹿苑轉法相, 녹야원에서 처음으로 설법하는 장면)
⑧ 쌍림열반상 (雙林涅槃相, 사라쌍수 아래에서 열반에 드는 장면)
위의 각각의 큰 주제에는 한 가지 장면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보통 4~6 장면이 들어 있는데,
대체로 "석씨원류"의 내용 중 연관된 여러 장면이 한 화면에 묘사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사찰의 벽면에 그려지는 벽화에는 한 주제 당 하나의 장면이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여기서는 위의 내용을 토대로
미얀마와 인도 등의 불전도는 우리나라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우리나라의 팔상도를 기준으로 비교하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추어인 제가 생각나는 대로 쓰고 있으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
① 도솔래의상 (兜率來儀相, 도솔천에서 내려와 입태되는 장면)
도솔래의상의 핵심은
마야 부인이 의자에 앉아 흰 코끼리를 탄 호명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오는 꿈을 꾸고
임신을 하게 되는 장면입니다.
이번에 온 미얀마의 작품 중에는 그 내용이 없었습니다.
대신 인도의 불전도 조각과 우리나라의 팔상도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인도 간다라에서 제작한 '태몽' 불전도 조각입니다.(1~2세기, 영국박물관)
이 장면은 불전도 조각 중에도 그다지 흔치 않습니다.
왼쪽 옆구리를 침대에 대고 누워 있는 마야부인이 코끼리가 들어오는 꿈을 꾸는 장면입니다.
코끼리는 원 안에 표현한 것은 부처 탄생의 신성함을 나타내기 위한 표현법입니다.
부처의 태몽인 이 꿈을 해석한 점술가는
만약 탄생한 아들이 집에 있으면 전륜성왕이 될 것이고, 집을 떠나 도를 구하면 장차 부처가 되어 중생을 제도할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팔상도에는 더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장차 인간세계에 내려가 부처가 될 호명보살이 흰 코끼리를 타고 도솔천에서 내려와
마야부인의 모태에 드는 모습입니다.
여러 수행인들의 모습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순천 송광사 팔상도 부분, 1725)
팔상도는 사찰 벽화로도 많이 그려졌습니다.
양산 신흥사 대광전 포벽에 그려진 '도솔래의상'(17세기)입니다.
호명보살이 타고 내려온 코끼리는 어금니가 6개인 하얀 코끼리라고 하여 흔히 육아백상(六牙白象)이라 합니다.
"석씨원류"의 마야탁몽(摩耶託夢) 장면입니다.(불암사판)
'마야부인이 꿈을 꾸다'라는 내용입니다.
꿈에서 깨어나니 해와 달이 자신의 몸을 비추고 있었고, 몸이 편안하고 상쾌했다고 합니다.
불암사판이 흑백이어서 청나라의 칼라본으로 살펴봅니다.
(이하 마찬가지 입니다)
보은 법주사 팔상전에는 코끼리를 탄 호명보살 조각이 있습니다.
팔상전 내부 네 면에 팔상도가 두 폭씩 걸려 있고 그 앞에 불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호명보살이 코끼리를 타고 내려오는 조각상이 협시로 묘사된 것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같은 조각상은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할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조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 후기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향좌측은 태자상이라고 합니다.
② 비람강생상 (毘藍降生相, 룸비니 동산에서 탄생하는 장면)
룸비니 동산에서 석가모니가 탄생하는 장면이 핵심입니다.
마야부인이 아이를 낳기 위해 친정으로 가던 도중
룸비니 동산에서 무우수(無憂樹) 나뭇가지를 잡고 서서 오른쪽 겨드랑이로 아기 싯다르타를 낳습니다.
이번 미얀마 특별전에서는 세 유물에 석가의 탄생 장면이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부처의 탄생상(미얀마, 바간시대 1198년)입니다.
이미 앞의 게시물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마야 부인이 동생 마하파자파티의 부축을 받으며 무우수 가지를 잡은 채
오른쪽 옆구리에서 아기 싯다르타를 낳는 장면입니다.
향좌측에 인드라와 브라흐마(제석천과 범천)가
아기를 받아 내리고 있고, 서 있는 모습까지의 장면이 연속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미얀마의 연꽃 모양 불감(바간시대, 11~13세기)입니다.
여기에도 아주 작지만 탄생 등 부처의 팔상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른 장면은 내용을 알아보기 쉽지 않지만 탄생 장면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너무 작아서 사진에 담기에 쉽지 않았습니다.
아기 싯다르타가 태어난 후 오른팔을 들고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는 장면입니다.
미얀마의 불전도 조각( 20세기)입니다.
부처의 일생을 담은 불전도가 새겨져 있습니다.
여기에도 당연히 탄생 장면이 있습니다.
그럼, 간다라 조각에서 묘사된 탄생 장면을 살펴봅니다.
초기에 인도의 불전도에서 주로 강조되었던 내용은 탄생과 성도, 전법과 열반 등 네 가지입니다.
따라서 부처의 탄생 장면은 많이 묘사되었고,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부처의 탄생 장면입니다.
(런던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 소장 간다라 불전도 조각, AD1~100)
옆구리에서 아기 부처가 탄생하는 장면과, 그 아래에 탄생 후 서 있는 장면이 함께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이를 받는 인물은 인드라(제석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부처의 탄생 장면2 (런던 영국박물관 소장 간다라 불전도 조각, AD100~300)
많이 마모되었지만 아기 부처의 탄생 장면이 분명합니다.
부처의 탄생 장면3 (도쿄박물관 소장 간다라 불전도 조각, 3세기)
태어나는 아기 부처의 머리에 두광이 묘사되어 있네요.
부처의 탄생 장면4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2017년 간다라 미술전 전시) 소장 간다라 불전도 조각)
인조의 불전 조각의 탄생 장면은 대체로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처의 탄생 장면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인도 팔라시대 비상, 10세기)
인도 팔라시대의 불전도가 새겨진 비상입니다. 여기에도 당연히 탄생 모습이 있습니다.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장면이 마치 뛰어내리듯 묘사되어 있습니다.
아기 부처를 낳는 마야부인의 모습입니다. (도쿄박물관 나라불상관, 아스카시대 7세기)
마야부인 및 천인상이란 제목을 붙이고 있습니다.
신라에서 불교를 받아들인 일본은 7세기에 이 같은 독특한 조각을 만들어 냅니다.
석가 탄생상 중에서 압권이 되는 것은 이 조각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환조로 조각된 모습은 아마도 유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낳는 마야부인의 모습과 호위하는 천인들의 모습이 생동감이 있는 실감나는 조각입니다.
마야부인의 모습만 따로 살펴봅니다.
옆구리에서 아기 부처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박물관 나라불상관, 아스카시대 7세기)
탄생 후 범천과 제석천이 찬물과 따뜻한 물로 씻기는 장면입니다.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간다라 미술전 전시) 소장, 2~3세기)
아기 부처를 씻기는 장면은 경전에 따라 다른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구룡토수(九龍吐水)'라고 하여 9마리의 용이 물을 뿜어 씻는 장면이 많이 묘사됩니다.
석가탄신일에 우리나라 사찰에서 많이 행해지는 관불의식은 바로 이 장면을 재현하는 것입니다.
"석씨원류"의 '수하탄생((樹下誕生)' 장면입니다.
'나무 아래에서 태어나다'라는 제목입니다.
향우측에 옆구리에서 태어나는 아기 부처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향좌측에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치는 아기 석가를 9마리 용이 물을 뿜어 씻기는 모습이 보입니다.
싯다르타 왕자의 귀성 장면입니다. (간다라 2~4세기, 경주 불국사 박물관 전시)
룸비니에서 태어난 싯다르타 왕자가 마야부인의 품에 안겨 왕성으로 돌아오는 장면입니다.
마야부인의 품에 안겨있는 모습이 훼손되었지만 윤곽은 보입니다.(오른쪽 원 부분)
말을 탄 호위가 앞장서고 있습니다.
③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성문을 나가 세상을 관찰하는 장면)
태자 싯다르타가 동서남북 네 성문 밖에 나가
사람이 늙고, 병들고, 죽는 모습을 보고 고뇌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 사문유관상입니다.
결국 태자는 고심 끝에 출가를 결심하게 됩니다.
이번 미얀마 불교미술 특별전에는 이와 관련된 조각은 없었지만
간다라 조각에서도 보이고, 우리나라 팔상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간다라 조각 중 사문유관 장면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간다라 미술전 전시) 소장, 2~3세기)
태자 싯다르타가 성 밖을 나와 죽은 자를 보고 고뇌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석씨원류"의 수록된 내용 중 '노도사시(路覩死屍)' 장면입니다.
성문을 나가 죽은 자를 보게 되는 모습입니다.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사유하는 태자상입니다. (불국사 박물관 전시 간다라 조각, 2~4세기)
중국에는 일부 반가사유상에 태자사유상이라는 명문이 있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 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④ 유성출가상 (踰城出家相, 성을 넘어 출가하는 장면)
석가의 출가 장면은 이번 미얀마 불교미술 특별전 조각에서도 여러 관련 장면이 있습니다.
간다라 조각에서도 많이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미얀마 불전도 조각(20세기)의 유성출가 장면입니다.
말을 타고 성을 나서는 태자와 소리가나지 않도록 말의 발을 받치고 있는 두 약샤(야차)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미얀마 불전도 조각(20세기)의 유성출가 장면의 다른 모습입니다.
말이 꼬리를 잡고 태자를 따르는 마부 찬다카(차익)의 모습은 별도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번 미얀마의 불교미술 특별전에 나온 출가 장면 조각입니다. (꼰바웅시대, 19세기)
애마 칸타카를 탄 싯다르타 태자와 말의 꼬리를 잡고 있는 마부 찬다카(차익)의 모습은
우리나라 사찰의 벽화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손을 들어 앞을 막고 있는 인물은 마왕 마라(파순)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또 하나, 이번 전시에 나온 경전함(18~19세기)입니다.
여기에도 싯다르타 태자의 출가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다음으로 간다라 조각에 묘사된 출가 장면을 살펴봅니다.
싯다르타의 출가는 태자로서의 신분을 버리고 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것을 말합니다.
인도의 불전 미술에서는 정신적 탄생을 의미하는 출가를 강조, 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부처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이 시작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조각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출가를 준비하는 태자의 모습입니다.
태자비 야소다라를 비롯하여 시녀들이 모두 잠들어 있습니다.
(영국박물관 전시 간다라 조각, 1~3세기)
역시 출가를 준비하는 태자의 모습입니다.
태자비가 잠이 든 것을 틈타 출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애마 칸타카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간다라 미술전 전시) 소장, 2~3세기)
태자가 말을 타고 출가하는 장면입니다.
(영광 마라난타사 소장 간다라 조각, 시기 미상)
태자의 출가 장면입니다.
영어 제목은 'Great Departure of Buddha'입니다. '위대한 출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역시 두 명의 약샤가 말을 받치고 있습니다.
(런던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 전시 간다라 조각, AD100~200)
역시 출가 장면입니다
(영국박물관 전시 간다라 조각, AD100~300)
하나 더... 출가 장면입니다.
원 안에 출가하는 태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영국박물관 전시 간다라 조각, AD250))
"석씨원류"의 출가 장면 '야반유성((夜半踰城)'입니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약샤 대신 사천왕이 말의 발을 받치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이 그림은 번잡하지 않고 우아하게 묘사되어 있네요.
포항 보경사 팔상도(18세기 후반)의 유성출가 장면입니다.
사천왕이 말의 발을 하나씩 받치고 있습니다.
사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찰벽화(서울 봉원사)의 출가 장면입니다.
마부 찬다카가 꼬리를 잡고 따라갑니다.
이상에서 보면, 태자의 출가 장면은 인도, 미얀마, 중국, 한국에서 묘사되는 모습이 거의 비슷합니다.
이제 삭발 장면을 살펴봅니다.
'싯다르타의 삭발상입니다. (바간시대 11~12세기)
이번 미얀마의 불교미술 포스터를 장식하고 있는 이번 전시의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출가한 싯다르타가 삭발을 하는 장면입니다.
결가부좌를 한 채 보검으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싯다르타 왕자의 모습입니다.
미얀마 불전도 조각(20세기)에도 삭발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만 출가 후 삭발 장면을 두 점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불전도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석씨원류"의 금도낙발(金刀落髮) 장면입니다.
포항 보경사 팔상도의 금도낙발 장면입니다.
태자는 보검으로 삭발을 하고 있고
그 앞에 제석천이 이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부 찬다카와 애마 칸타카가 슬픔에 잠겨 앉아 있습니다.
태자 뒤에는 사냥꾼으로 변한 정거천(천신)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삭발 후 옷을 바꿔 입습니다.
간다라 조각 중 사냥꾼과 옷을 바꿔 입는 장면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간다라 조각, 2~3세기)
양산 신흥사 대광전 벽화의 삭발 장면(17세기 후반)입니다.
벽화로 유명한 양산 신흥사 대광전 포벽에 남아있는 팔상도 벽화 중 한 장면입니다.
아래는 유성출가 장면이 있어 한 화폭에 두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보은 법주사 팔상전의 태자 삭발상(조선 후기)입니다.
참으로 보기 드문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한 상인데,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애마 칸타카와 함께 협시의 모습으로 봉안되어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삭발상이 이처럼 향우측에 있었는데, 지금은 위처럼 말(칸타카)과 위치가 바뀌었네요.
출가 후 브라만 수행자를 찾아가는 장면입니다.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간다라 미술전 전시) 소장, 2~3세기)
⑤ 설산수도상 (雪山修道相, 설산에서 수도하는 장면)
팔상도의 설산수도상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은 석가고행상입니다.
출가한 싯다르타가 고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는 모습입니다.
대체로 앙상한 갈비뼈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아
고행의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의 석가 고행상입니다. (바간시대 11~13세기)
이번 특별전에 전시된 작품입니다.
석가고행상 중에서는 파키스탄 라호르 박물관 소장 석가 고행상이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 대여 전시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최근에 뉴스에서 보았습니다.
머지 않아 직접 볼 수 있겠네요.
"석씨원류"의 '6년고행(六年苦行)' 장면입니다.
태자는 출가 후 당시 인도 수행자들의 주된 수행 방법 중의 하나인 고행의 방법으로 수행을 시작합니다.
6년 고행을 거치며 피골이 상접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나,
"석씨원류"의 '6년고행(六年苦行)' 장면은 인도의 고행상과는 달리 그다지 고행의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사찰벽화(서울 화계사)의 설산수도상입니다.
요즈음에는 대체로 갈비뼈가 앙상한 모습으로 그립니다.
------------------------
나머지
⑥ 수하항마상 ⑦ 녹원전법상 ⑧ 쌍림열반상에 대한 내용은 다음 게시물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연말이라 개인적으로 약속이 많아 다음 주나 되어야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첫댓글 같은 곳을 가도 같은 것을 봐도 전혀 몰랐습니다. 불교의 교리를 공부해야 이해도가 높을텐데 엄두가 나지 않네요..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마드님 겸손의 말씀이시네요.
감사드립니다. ^^
늘 좋은 글을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팔상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글도 기대됩니다.
간단히 정리한 내용인데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드립니다. ^^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라호르 고행상 사진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저도 덕분에 좋은 사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연말이라 바빠서 주말에 천천히 읽어봤습니다
비슷비슷한 팔상도들만 일별하다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귀한 조각상들을 보니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특히 삭발상은 솔직히 모르는 부분이었는 데, 새롭게 배웁니다. 팔상도에서 가끔 이해 안되는 부분 그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간결하게 정돈된 글에서 많은 가르침을 얻습니다
남은 부분도 기대됩니다
법주사 삭발상은 생각보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이같은 조각상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언제나 좋은 말씀으로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
한시가 뒤면 머리에서 사라지겠지만 ...
ㅎㅎ
주인장님께서 올려주시는 귀한 자료들이 더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
좋은자료에 고요한 마음으로 알뜰하게 공부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