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딴지같은 생각
이종문
이를테면 환한 대낮 시퍼런 낫을 들고
논에 나가 싹둑싹둑 발목을 잘라 보라
벼들이 공포에 질려 뒤로 넘어갈 거 아냐
그래서 김 영감님 꼭두새벽 논에 나가
깊은 잠 빠진 벼를 벼도 몰래 슬쩍 베지
벼들이 깨어났을 땐 이미 천당 문 앞이고
요양병원 누워 계신 아흔일곱 어머니께
병문안 가는 길에 신호등에 딱 걸려서
엉뚱한 생각 해봤네, 참 뚱딴지같은 생각
《나래시조》2024.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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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에게 온 시조
뚱딴지같은 생각 / 이종문
임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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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5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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