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오빠’라는 신조어의 사전적 뜻은 ‘바르고 단정하며 상냥한 남성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용어로 된 영화가 만들어져 상영되고 있다. 주인공은 이관희 집사와 오은주 집사. 홍보 포스터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남편 4기 대장암,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 연이은 아내 4기 혈액암.’
일생에 한 번도 경험하기 힘든 사건을 이렇게 만난다. 그리고 위대한 신앙고백 같은 말, ‘고난 앞에 서지 않고 예수 앞에 서다.’
문제는 이 다큐를 처음 찍었던 KBS PD와 스텝 다섯 명 모두가 기독교인이 아니다. 그런데 가장 기독교적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고난의 상징인 욥의 이야기와 비교했다.
“이에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했습니다. 욥이 아무런 이유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겠습니까?”(욥기 1장 9절)
오직 까닭을 찾고 이유를 찾아서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 묻는 외침이어서 뜨끔했다. 그 남편, 그 아들은 암을 진단받은 것에 대한 충격으로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그 앞에서 그는 이렇게 기도한다.
‘제가 암이라는 질병도 주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잘 견디고 있는데 저를 시험하지 말아 주십시오’, ‘어떤 환란이 와도 제가 주님을 변함없이 사랑하겠습니다’라고.
그는 절대로 원망하는 기도를 하지 않았다. 나라면 어땠을까?
아내까지 혈액암 진단을 받고는 간증에서 그야말로 욥과 같은 고백을 한다.
“하나님, 이러다 저희 가정 다 죽게 생겼습니다.”
욥 역시 비슷한 심정을 토로했다.
“주의 손이 나를 만들고 나를 두루 다듬어 주셨는데 이제 와서 나를 멸망시키시려 하십니까?”(욥기 10장 8절)
하지만 욥은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욥은 입술로 죄짓지 않았습니다.”(욥기 2장 10절)
아내는 마지막 떠나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다.
“끝까지 신앙을 버리지 않아서 감사해!”
그 교회 오빠는 그렇게 40세의 생일날 새벽에 하나님 곁으로 갔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까닭을 찾아, 이유를 찾아 여기까지 온 나의 신앙이 부끄러워졌다.
아니, 까닭을 찾지 못하면 하나님조차 원망의 대상이었던 지난 세월이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