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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아몽(吳下阿蒙)
오지역의 아몽이라는 뜻으로,
세월이 지나도 학문의 진보가 없이
그냥 그대로 있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吳 : 성 오
下 : 아래 하
阿 : 언덕 아
蒙 : 어두울 몽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
갑남을녀(甲男乙女)고 장삼이사(張三李四)다.
뛰어나게 잘 하는 분야가 없는 사람이라 해서
업신여기거나 무시했다간 큰코 다친다.
아주 훌륭한 재주를 타고난 천재라도
모든 분야에 통달할 수 없고,
그 모자라는 부분을 너끈히 채우는 사람이
평범한 사람 중에서 꼭 나타난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란 말이 있듯이,
또 '오뉴월 하룻볕도 무섭다'는 속담이 말하듯
뒤떨어지는 분야를 작정하고 파고들면
발전하는 속도가 놀랄만하다.
어제의 그 사람이 아니니 괄목상대(刮目相對),
눈을 비비고 쳐다봐야 하는 일이 언제든 일어난다.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
오(吳)나라에 여몽(呂蒙)이란 장수가 있었다.
그는 조조(曹操)를 물리친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공을 세웠고,
촉(蜀)의 관우(關羽)도 꺾은 대단한 명장이었지만
학식은 보잘 것 없었던 모양이다.
어린 시절 살림이 어려워 공부를 못한 그는
오지역의 촌구석(吳下)에서 자란
몽이란 촌뜨기(阿蒙)라 불렸다.
아(阿)는 애칭이라는데 젊어서부터
여몽을 알고 있던 노숙(魯肅)이 그렇게 불렀다.
노숙은 학식이 높고 뒤에 대도독(大都督)이 되는
고관이었어도 어제의 여몽이
아니란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진수(陳壽)의 '삼국지(三國志)'와
주석한 강표전(江表傳)의 내용을 보자.
오왕 손권(孫權)은 여몽이 똑똑한 점을 알고
역사서와 병법서를 읽도록 권했다.
충고에 감동한 여몽은
책을 읽기 시작하자 끊임없이 계속했다.
어느 때 노숙이 여몽의 군영을 지나게 됐는데
대수롭지 않게 대하다 앞으로의 계책을
줄줄이 말하자 깜짝 놀랐다.
노숙이 말했다.
(學識英博 非復吳下阿蒙)."
"이렇게 학식이 뛰어나니 오에 있을 때의
몽하고는 딴판이구먼
여몽이 답했다.
(士別三日 卽更刮目相待)?"
선비는 모름지기 여러 날을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하지 않겠소
마주 대하는 상대(相待)는 요즘 성어에 상대(相對)로 쓴다.
오지역의 아몽이라 말하면
여몽의 눈부신 변화가 있기 전과 같이
평범하고 교양이 없는 사람을 가리켰다.
어제의 아몽이 아니라면 꾸준한 노력으로
무식을 탈피하고 뛰어난 재주를 갖게 됐음을 말한다.
사람은 누구나 한 분야에서는 노력 여하에 따라
어느 수준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
오늘을 사는 보통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끈다.
그런 면에서 타고난 복이나 행운으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전문가가 되었다 해도
다른 분야는 깜깜할 수가 있으니
기고만장 우쭐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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