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중학생 2학년 어느날,
다들 시골에 그만그만 살아서 베스트 좋은것은 짜장면이며, 탕수육 같은것은 그런 메뉴도 있는가 보다하는 시골의 인생으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는것이 다들 로망이었다.
나와 친한 문호는 부모님 슈퍼마켓이 잘되어 친구중에 잘사는 집이라 청주 친척집에 가면 맛나는것도 먹을수 있는 몇 안되는 귀족이었다. 그가 말하길 청주시내 중앙극장
쪽으로 가면 영부페라는 곳이 있는데 500원을 지불하면 갖은 음식 만두, 김밥, 과일, 튀김, 잡채 등등을 마음껏 먹을수있는 식당이 있다고 했다.
'에이.! 그짓말 말어 그런 식당이 세상에 어딨어.? 당장 망하라구.!' 하며 나는 못믿었다. 문호는 정색을 하고 뷔페에 대하여 열을 올리며 재차 설명하였고 당장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날을 잡았다. 차비까지 최소 천원은 있어야 했는데 어머니에게 뷔페를 말하니 그런데가 있다는건 말이 안되지만 인산슈퍼 아들래미가 그랬다면 거짓말은
아닌것 같다며 정말 마음껏 먹을수 있다면 천원이 아깝지 않겠다며 당시 거금을 선뜻 내주셨다. 참고로 주유소 아르바이트 하던 사촌형의 한달 월급은 2천원이 안되었다.
부푼 기대를 안고 청주로 일요일에 첫차 타고 대원정을 떠났다.
(사진은 실제보다 과장됨을 미리 밝힘)
500원씩 내고 입장하니 "헉.!" 음식이 엄청나다. 그래도 저것들중에 일부만 먹을수 있는거겠지 생각하여 좀더 값나가 보이는 음식에는 감히 손을 댈수 없었고
만두, 튀김, 김밥 따위를 먹기에도 충분히 바쁘고 벅찼다. 얼마나 먹었는지 모르지만 쥬스까지 공짜나 마찬가지 였으니 마시고 또 먹고 또 먹었다. 문호는 이미 다녀왔던
곳이기에 그리 많이 먹지는 않았다. 귀족이다. 뷔페에는 심각한 문제가 두가지 있었는데 덜어간 음식을 남기거나, 한시간 반의 시간을 오버하면 따블이라고 하여
페널티 300원 더 내야했다. 죽더라도 그것에 걸리면 안되는 일이기에 문호에게 철저히 교육 받았다. 시간을 틈틈히 체크하여 실컷 먹는 시간으로 충분하여 큰문제 없었는데
우리는 큰 위기에 당착했다. 문호와 나는 머리를 맞대어 그 난관을 극복 하느라....
귤은 요런 모양으로 고급지게 썰어 큰 쟁반에 담아 두었는데 당시 "귤" 매우 귀한 과일이라서 럭셔리하게 말하길 디져트로 접시에 많이 담았다. "남기면 따블.!"
문제는 귤 껍질이다. 음식을 남길 일이 어찌 있을까 걱정도 없었지만 귤껍질을 발라내지 않고 함께 담아둔것은 분명 따블을 유도하기 위한 지뢰와 함정 같은거라고
우리는 생각했다. 껍질을 남기는 순간 바로 따블에 걸리는것으로 문호도 그리 알고 있었으니 나는 당연히 그런 줄 알았고 까짓꺼 귤껍질 상큼한 향도 제법 나고 먹을만 했다.
그많은 음식을 그냥 주지는 않는것에 '놈들 장사속이 제법 응큼하구나.!' 생각했고 조심 안하면 코베일 도시 이구나 안도의 한숨도 쉬어가며 2~30분 남은 시간에
한가지라도 더먹을 일에 매우 집중했다. 하지만 마지막 난관이 하나더....
내가 미쳤지 그만 귀하디 귀한 빠나나에 눈이 멀어서 저 따위로 모양을 내어 잘라 놓은 바나나를 한접시 담아온 후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문호는 그걸 왜 담아왔냐고
인상을 구기며 소곤대었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살짝 바나나 껍질을 씹어 보았는데 귤껍질과는 달리 절대 먹을수 없는 식감이었다. "괴롭다.!" 어떻게 할지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 하다가 테이블 파티션 칸막이 틈새가 보이기에 바나나 껍질들을 그곳에 몰래 쑤셔 넣어 버렸다. "걸리면 따블" 큰일 나는 일이기에 우리는 남은 시간이 조금
있었음에도 도망치 듯 그곳을 빠져나와 정말 깊숙히 근심했던 안도의 한숨을 뱉어 내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만두는 몇개, 김밥 몇개를 먹었는지 계산하며 적어도
3천원 어치 이상은 먹은것 같다며 식당을 상대로 서로 승리한것 처럼 보람차게 웃었다. 지놈들이 아무리 지뢰를 깔아 놓았어도 우리는 그 함정에 빠지지 않았고 다음날
다른 친구들에게 뷔페에 대하여 자랑했지만 마음껏 먹을수 있는것을 믿는 놈은 하나 없었다. 그렇게 거짓말 장이 중학생으로 남았을 뿐이다. 돈도 없었지만 따블에 겁이 나서
다시 갈 생각은 할 수 없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 와서야 뷔페라는 곳을 다시 가게 되었고 이후에 신생한 고기뷔페는 정말 대힛트와 스펙터클 함을 선사했는데
과일 껍질은 버려도 된다는것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으므로 나는 뷔페만 가면 미소 짓늣다.
첫댓글 웃으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ㅎ 어렸을적 뷔페는 정말 계속 가고 싶은 곳이었죠~
예전에 종합선물세트 처럼 ㅎ~
재밌게 잘쓰시네요 ㅎ
어릴적순수했던 동심이 생각나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며 미소가 지어지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