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렇게 숙소로 돌아와 과자에 맥주 한 캔을 마신 다음 잠들었죠. 이곳은 한국처럼 밤이 긴 곳이 아니어서 국내에 있을 때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두 시간 정도는 빨라진답니다. 다음 날 저는 8시쯤 일어나 밥먹고, 씻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가볍게 아침 운동을 한 다음 피치에게 전화하였습니다. 오전 10시~10시 30분 정도였는데요. 눈부시게 맑은 날이었습니다. 맑은 날엔 햇빛이 말그대로 눈부시더군요.
숙소 맞은편에 있는 코인공중전화에 갔습니다. 첫 번째 번호로 걸었더니 연결이 안 되는 겁니다. 두 번째 번호로 거니 벨이 좀 울리다가 받더라고요. 그리곤 어제 영어로 대화했던 만큼, 너 '피치'맞니? 밥먹을래? 어디서 보지? 이런 얘길 나름 영어로 열심히 말했습니다. 근데 대답을 모호하게 하더라구요? 어..음.. 이런 느낌으로요. 그래서 '어? 혹시 잘못 건 건 아닌가?'하면서 통화 상대가 피치가 맞나 다시 확인했죠.
맞답니다. 근데 자기가 영어를 잘 못한다고, 잘 못 알아들었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턴 저도 어떻게 해야할지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숙소가 여행자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일단 만나기 쉬운 데서 보고, 근처든 어디 가서든 밥을 먹으면 되겠다 생각을 했죠. 나 **호텔 104호인데. 그럼 일단 여기로 와라. 리셉션에 말하면 된다. 너도 **알지? 이렇게 말하고, 호텔 이름과 방 호수를 두 번 말해줬습니다. 이름은 어제 말한것처럼 '리'라고 이야기했고요. 그랬더니 알았다며 자기가 온답니다. 그런데, 방에 들어가 꼼짝 않고 한 시간쯤 기다려도 오질 않는 겁니다. '다시 나가서 전화를 해봐야하나? 그냥 더 기다려볼까. 이러다 직원이 체크아웃 하라고 먼저 오겠네'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더랍니다. 이때가 아마 한 11시 반쯤이었죠..
첫댓글 연재소설같네요
나중에 줄거리와 결논도 올려주세요
네 그렇게 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