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동영상은 트리엔트 공의회 정신을 잘 나타낸 미사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G.P. da Palestrina의 《Missa Papae Marceli 교황 마르첼리 미사곡》 中 Gloria입니다. 음악을 들으시면서 스크롤의 부담을 덜어주시기를...
2008년 9월 서울 성공회 대성당에서 대건챔버콰이어의 제7회 정기연주회가 있었습니다. 『바로크시대 독일 교회음악』이라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뚜렷한 주제를 내건 연주회에서 쉿츠, 북스테후데 그리고 바흐의 음악이 연주되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함께해 주셨고, 쉽지 않은 환경에서 스스로 설정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합창단에 박수를 보내 주셨습니다.
가을, 겨울, 봄 그리고 여름을 보내고 다시 맞는 가을에 제8회 정기연주회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이번 주제는 『이탈리아 교회음악』입니다. 시간적인 설정이 생략되어 있지만 그들이 준비한 repertoire를 살펴보면 짐작되는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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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아버지들
이번 연주회에서 모두 다섯 작곡가의 작품이 연주됩니다. 그들의 생존연대를 살펴보면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바로크 시대 음악이 중심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보다 활발하고 다양한 음악활동이 있던 이탈리아였기에 그 이전시대를 건너오는 과정과 이후시대를 준비하는 과정도 엿보이고자 기획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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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Monteverdi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곡가의 곡들은 한곡씩 소개되고 있는데 그의 작품은 다섯 곡이 연주될 예정입니다. 작년 연주회에서 독일의 바로크시대를 개척한 사람 중 하나로 쉿츠를 소개했던 점이 상기됩니다. 쉿츠는 두차례에 걸쳐 이탈리아에 머물며 음악을 공부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방문이었던 1628년에는 몬테베르디를 스승으로 삼아 이탈리아의 극음악을 공부하였고, 귀국할 때에는 새롭게 발전한 이탈리아의 악기들과 악보집 그리고 연주자들을 데리고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침체에 빠졌던 독일음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준비중인 연주회 프로그램을 통해 대건챔버콰이어는 2010년 정기연주회의 주제를 『플랑드르 악파의 교회음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플랑드르 악파는 16세기 이탈리아 음악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연속으로 기획되는 이 연주회의 의도는 보다 명확해집니다.
'음악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바흐를 시작으로 Bach → Buxtehude → Schutz → Monteverdi → Flandres School →....
시간을 거슬러 ‘아버지의 아버지들’을 찾는 순례의 길을 걷고자 함일 것입니다.
그 길을 걷는 그들의 느낌을 전해 듣는 시간을 가지시려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연주회의 개괄적인 사항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약간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교회음악의 역사에 대해서는 지기님의 수고로 새롭게 단장되고, 현재 별도의 게시판으로도 만들어져 있는 '교회음악(이문근 원저 김건정 편역)’에 보다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Flandre 플랑드르
프랑스어로는 Flandre 플랑드르, 영어로는 Flanders 플란더스, 네덜란드어로는 Vlaanderen 블렌데렌 이라는 지역은 현재의 벨기에 북부지역과 네덜란드의 남쪽일부 그리고 프랑스의 북동부 일부지역이 포함되었던 곳입니다. Fleming 플라망이라는 표현은 영어로 그 지역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형용사는 Flemish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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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가지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그만큼 역사가 복잡하다는 반증이 될 것도 같습니다. ‘홍수가 있는 땅(Flooded Land)’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기억을 붙잡기 위해 곁다리를 보태자면 ‘네로와 파트라슈’가 등장하는 만화영화 『플란다스의 개』의 배경이 된 지역입니다. 풍차와 나막신이 인상적인.... 따뜻하고 슬픈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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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네덜란드 악파’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플랑드르 악파’라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벨기에의 북부에 하나의 주(州)로 이름이 유지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네델란드어에서 유래한 플래미쉬어(Flemish language)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12세기경부터 교역과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한 이 지역에서는 경제적인 발전과 활발한 인적교류를 통해 문학, 미술, 음악에 있어서 독특한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음악에 있어서 백년전쟁의 여파로 약화된 왕권을 반영하여 15세기 초반 프랑스 부르고뉴 궁전을 중심으로 발전하던 유럽음악이, 15세기 중반에는 플랑드르 지방으로 중심지가 이동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 배우고 익힌 음악가들이 유럽의 각 지역으로 건너가서 성당과 궁전에서 중요한 위치에 오르게 됩니다.
■ Venice & Rome 베니스와 로마
이탈리아의 베니스와 로마도 이들이 가지고 온 다성음악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 음악양식들은 이탈리아 고유의 고음중심 경향과 결합하여 발전하게 됩니다. 베니스와 로마는 모두 이들 플라망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기교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화적인 배경과 전통이 다른 탓도 있지만 두 지역을 각각 대표하는 성마르코 대성당(Basilica San Morco)과 시스티나 경당(Cappella Sistina, cappella의 정확한 우리말 표현이 마땅치 않아서 ‘경당’으로 옮겼습니다)의 구조와 부합하는 형식의 음악이 발전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베니스 악파는 고음 성부를 중점으로 하여 나머지 성부가 이를 보완하는 Homophony적인 다성음악이 발달하고 성당 내에서 악기를 사용하였으며, 로마 악파는 모든 성부가 독자적으로 진행되면서 전체적인 화음을 유지하는 대위법적 다성음악(Polyphony)이 발달하고 성당내에서의 합창은 무반주로 이루어졌습니다.
성마르코 대성당(Basilica San Marco)은 평면이 그리스 십자형으로 되어 있고, 그 상부에는 큰 돔을 중심을 하여 네 개의 돔이 십자형으로 놓여져 있는 구조입니다. 넓은 공간과 이러한 돔의 배열을 가진 내부공간에서는 아주 묘한 음향 효과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성마르코 대성당에서의 연주가 주된 활동이었던 이들은 이러한 공간의 울림에 적당한 양식을 찾기위한 수고를 계속해야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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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에서는 성베드로 대성당이 가장 대표적인 성당이지만 교황님께서 일상적인 미사를 집전하거나 교황선출을 위한 추기경님들의 회합이 이뤄지는 곳은 시스티나 경당(Cappella Sistina)입니다. 이 경당은 둥근 지붕을 가진 단순한 직사각형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 측면에 위치한 성가대석(cantoria)에서는 반주없이 다성음악이 연주되었으며, 로마악파의 음악도 이 경당의 구조에서 잘 전달이 되는 음악형식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무반주 음악을 뜻하는 a cappella 라는 말도 거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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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cil of Trient 트리엔트 공의회
1545년 교황 바오로 3세에 의해 소집된 트리엔트 공의회는 교회의 산적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루터(1483~1546)의 반발이후 내부적인 수습과 개혁이 가장 큰 주제였으며, 교회음악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습니다. 1563년까지 18년동안 계속된 공의회에서 교회이 지나치게 세속화되고 난해해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심하게는 다성음악 자체를 금지시켜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오랜 논의에 비해 결론으로 발표된 것은 매우 원론적인 수준입니다.
“(각 주교들은) 음악가들에게 가사가 이해될 수 있도록 지도할 것과 세속음악의 선율이 교회음악의 주선율로 사용되지 않을 것을 희망한다.”
사실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원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의회의 논의자체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음악에 영향을 주었으며, 팔레스트리나를 중심으로 공의회의 권고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조심스럽게 아름다움을 보태려는 시도가 계속됩니다.
베니스 악파와 로마 악파는 양식에 있어서 뚜렷한 대비를 보이고 있지만 서로의 양식을 접목하려고 하는 흔적은 여기저기에서 발견됩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음악들이 만들어지고 이탈리아의 교회음악은 더욱 풍성해지게 됩니다.
이번 연주회는 이러한 배경에서 발전하고 다듬어지는 이탈리아 교회음악을 어렴풋하게나마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첫댓글![와우](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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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 가기 전 공부 끝![!](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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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0.gif)
.................아참,연주회를 알렸던 카페들로 이 글 가져갑니다
끝![!](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이 아니라 시작![!](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인데...![^.^](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0.gif)
다른 카페에도 옮기셔도 됩니다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0.gif)
우와 !!!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언젠가는 우리 성음악의 토대가 될것입니다. 과거로 과거로 음악은 연구 되지만 그 음악의 반향은 미래로 미래로 이어질 것입니다, 대건 화이팅.^*
'연구는 과거로 반향은 미래로![!](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 참으로 멋진 표현이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오셔서 보시면 '대건하십니다~~~' 라는 표현을 하실 것입니다.^.^
좋은 정보에 감사드립니다 ^*^
정![확](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56.gif)
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30.gif)
감사히 읽고 갑니다!!!
늘 표현해주시는 마음 감사합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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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의 자랑이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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