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산행기77 : 으앙~~~나를 울게 만든 춘천 금병산
산향일시 : 2014년 10월 26일
참가인원 : 12명
![](https://t1.daumcdn.net/cfile/cafe/24736C4C544EF1C909)
아직도 취하고 싶은 가을의 향기가 많이도 남았는데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계절에 자리를 내어주기 위해
가을은 서둘러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다.
시월의 끝자락에
티에라님과 함께한 금병산의 단풍 길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고독감은 외로운 감정이지만 고독력은 고독을 즐길 수 있는 ‘힘’이라 하였다.
혼자서 다시 걷고 싶고, 둘이서 함께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자칫 김유정 유적지를 못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찍 길을 떠나 먼저 김유정 문학촌과 생가를 둘러 보았다.
문학촌의 구석구석을 살펴보고 실망했지만 생가를 둘러 본 후에야 위로를 받았다.
문학촌은 콘크리트 집에 초가만 입혀 놓은 듯
따뜻하고 포근하면서도 마음이 한없이 풍성해지는 시골의 정취라곤 눈곱 만큼도 느껴지지 않았고
예술적 감성은 도무지 찾아 볼 수가 없다
심지어 초가집 사이로 이어진 길에는 나무 한 그루도, 그의 문학을 되새기며 생각할 벤치 하나 없다.
정말 세비가 아깝다는 생각에 그의 생가를 둘렀는데 그나마 그곳에서 그의 발자취를 접할 수 있었다.
문학촌과 생가의 구석구석을 사진으로 담은 후
느긋한 마음으로 산우님을 뵈려 다시 김유정역으로 향했다.
이미 산우님들이 도착해 있었고 뭉게구름님과 열짱님은 삼악산까지 갔다 오셨다.
해외에서 귀국하자마자 산방으로 달려오시는 회장님을 기다리며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축였다.
산행 들머리는 금병초등학교, 날머리는 문학촌인데 만무방길과 동백꽃길을 걸었다.
만무방은 ‘염치가 없는 막된 사람’이란 뜻이며,
동백꽃은 남쪽지방에 피는 동백꽃이 아니다.
강원도에서는 생강냄새가 난다 하여 아름 붙여진 생강나무를 동박(동백)나무라 부른다.
열매의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어떻게 추운 춘천에 동백꽃이 있냐고 물었더니 한 어르신이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생강나무는 이른 봄에 노란 꽃을 피우는데 같은 시기에 역시 노란 꽃을 피우는 산수유와 많이 혼동한다.
하지만 생강나무의 꽃자루는 짧고 꽃을 피운 줄기 끝이 녹색인데 비해
산수유는 꽃자루가 길고 꽃을 피운 줄기 끝이 갈색인 점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저수지가 있는 곳에서 체조와 프리허그를 실시하였다.
시청자님이 제안해 주신 아이디어로 우린 순서대로 돌아가며 서로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익숙지 않은 인사법이라 그런지 조금은 어색하기도 했고,
세상을 착하게만(?) 살아온 탓인지 난 왠지 죄를 짓는 기분도, 남성의 늑대 같은 속마음을 들킨 것 같기도 하구…
장난 좋아하는 정아님과 하로운님은 물 만난 고기처럼 좋아하시는 듯…
나도 다음엔 더 세게 포옹해야지…갓 늦게 여인의 향기가 왜 그렇게 좋을까? ㅋㅋ
만무방 길은 가을 낙엽이 수북이 쌓인 완만한 능선 길로 정상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급한 경사 길은 한군데도 없다. 정말 가을의 향기를 느끼기에 아주 좋은 산책길 같다.
때마침 아침 햇살이 거대한 잣나무 숲 위로 빛을 쏟아내며 만들어 준 아우라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가끔 산행하면서 만나게 되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이번은 역광도 없어 작품 만들기에는 아주 그만이다.
오솔길 같은 등산로이기에 조망은 없지만 아주 낭만적이고 숲이 빛을 가려 시원하기조차 하다.
그래서 가을을 타는 남자, 가을을 타는 여자를 테마로 사진도 몇 장 찍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아주 기가 막힌 사진 서너 장은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쁨도 두 배였다.
낙엽 밟는 그 느낌도 좋았지만 난 커피 향이 난다는 낙엽 타는 냄새가 맡고 싶다.
언제가 집 마당에서 쌓인 낙엽과 마른 가지를 태우다 길가던 초딩이 불 났다고 신고하는 바람에
이젠 그마저도 할 수 없다. 어디에서 그 향을 맡을 수 있을까?
산을 오르는 듯 마는 듯 하지만 능선 길이 산 높이에 비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다.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고 그 전망대 아래에 정상석이 있다. 찾지 않으면 쉽게 보이지 않는다.
눈치 빠른 티에라 산대장은 잽싸게 라면을 끓인다. 역시 산에서는 최고다. 하지만 입맛만 다신 듯…
미리 술잔에 담에 두지 않았더라면 맛도 못 볼 뻔 했다. 부족함이 찐한 아쉬움을 남긴다.
하산은 동백꽃 길로 했는데 유심히 보지 않아 생강나무를 보지 못했다. 아니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동백꽃이 피는 내년 봄에는 볼 수 있으려나…정말 생강나무는 있는 것일까?
김유정은 정말 이 동백꽃 길을 걸으며 글을 구상한 것일까? 아니면 춘천시의 스토리텔링일까?
사실여부를 떠나 나는 이런 테마가 있는 산길이 좋다.
다음에는 산골나그네 능선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고 봄봄 능선길를 타며 원창마을로 하산해야겠다.
하산 후 김유정 생가에 잠시 들러 사진을 찍고 뒷풀이 식당으로 향했다.
평소 주중에는 거의 술을 마시지 않는데 지난 주는 5일을 계속 마셨다.
그 탓인지 취기가 빨리 온다. 비몽사몽 이였지만 집은 용케도 잘 찾아간다.
늦둥이 딸아이하고 통화한 후 몇 분 후 대문을 들어섰는데 그 때 나는 내 주머니에 폰이 없음을 알았다.
배낭을 딸아이에게 맡기고 통화한 지점까지 왔던 길을 다시 가 보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사진을 많이 찍어 밧테리가 다 소모된 탓인지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소리만 들린다.
아~~~ 폰을 잃은 것 보다 산우님들의 아름다운 추억과 나의 작품이 다 날아갔다는 생각에 잠도 오지 않았다.
전화번호는 내 번호 밖에 기억하지 못하는데 2천 5백 명이나 되는 그 인연들은 다 어이할꼬!
그래, 다시 인연을 만들어보자. 인연이 있는 사람은 전화를 할 것이고, 전화를 받으면 다시 메모리하면 되지.
그게 어쩌면 가장 소중한, 가까운 인연일지도 몰라…
으앙~~~그래도 추억은 남겨야 하는데…
가 볼 곳도 많은데 또 다시 가야 하다니, 그 기분 똑 같이 느낄 수 있을까?
에고~~~흘러가는 세월 붙잡지 말고, 흘러오는 세월이나 붙잡아야겠다.
산우님들, 아름다운 추억 남겨 드리지 못해 너무 최송 합니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네요.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티에라 산대장님의 또 다른 멋진 리딩을 기대하며…
─━☆중년의 사랑 그리고 행복 클릭☆─━
첫댓글 28일까지 통화가 안됩니다 ㅠㅠ
아이구 ㅡㅡㅡㅡ
어쩐대요,,?
분실 신고는 하셨지요?
가까운 경찰서나 파출소에 분실신고 하세요
운 좋으면 돌아 오기도 한답니다^^
좌충우돌 77산행기 축하드리며,,
즐거운 산행에 위로가 되시길 요~~
어제 왜 전화 안받았어...![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좋은 거는 나누자.. 친구야
@수정ⓔ 좋은거면 나도 낑까줘~~~
@수회구 ㅎ 그래요 함께 해요
@수정ⓔ 전화 했었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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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30.gif)
마실때는 ![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거워서 아무소리도 안들려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부재중 ...
안떴다... 머
다시보니 떳다,,
@나미c 그래 즐거운 시간에 같이 즐기자고 할려고 했더니 ~
수회구님 좋은 추억도 만들고 재밌게 잘보내고 왔는데
문제는 핸드폰을 잊어 버린거네
제 아이폰이 있으니 필요하시면 쓰세요
네 좀 더 기다려보고 연락 드릴께요
정아총무님 수고 하셨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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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하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6.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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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업무 맡고나서 한번도 함산 못했네요
담엔 꼬
아이구 수회구님 시인처럼길고긴글 잘읽었읍니다
그러데 어찌한데요전화를잃어버려서 주우신분 제발돌려주기를기원합니다
시인 등단해도좋고좋은글에
감동하였지만 폰을분실하셨다는 글에는 가슴이 뭉끌합니다 좋은소식 있을거라고 믿고싶읍니다
함산하지 않고 요롯게 눈팅만 하면 구독료 받을 거예욧!
@수회구 지금 컴에 있읍니다 ㅎㅎ
다음에 구독료 막걸리 몇병으로 할까요
전화기 분실하셔서 마음이 아픕니다
@머니 마음 아파하지 미세요, 그러면 제 마음이 더 아픕니당
폰 정리도 어려웠는데 마침 잘 되었지요.ㅋㅋ
함산해 주시면 구독료는 면제입니다.
수회구님 사무실이라 글을 제대로 못읽었는데 집에서 다시 보니 어제의 일이 생생히 다시 기억 나네요 수고 하셨습니다
토요/일요산행 힘드시지 않으셨는지.
그래도 체력은 되는 모양입니다.
자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 갖어요.
@수회구![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멀쩡하게 일 잘 하고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건강한 체력 이라도 있어야 지요
ㅉㅉㅉ 아고 우리총산대장님!
우째 이런일이.....
우리 사랑스런 산우님들!
재랄떨던 하로운이가 한동안
여러분들 곁을떠나야 할것같습니다! 아주멀리
출장갈일이 생겼거든요!
다시만날때까지 건강하게들
계십시요! 송년모임에 만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수회구 산대장님잘들좀
챙겨주십시요!후후후 !
안~~~~~녕!
하로운님 출장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담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다립니다~~
진짠지 장난하는 건지 알 수가 없네
그래도 정기산행은 와야지~~~
하로운님 뻥치시며는 안되요.
에구.
하로운님이 안 계신 산사랑은 상상이 안 되네용ㅠ.ㅠ
앙꼬 없는 찐빵이랄까요?ㅠ.ㅠ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아쉽지만 좋은 일이니 아쉬움을 잠시 접고 축하드립니다.
좋은 결실 잘 맺고 오세욤.
대둔산 산행도 잘 하시구요.
건강하신 모습으로 하루 빨리 뵙길 바랍니다~^^
내가 무서버서 토끼는겨?..ㅋ
수회구님 금병산 산행후기 잘 보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수고 하셨습니다
한 번 산방에 나와 주시죠
얼굴 뵌지도 꽤 오래 되었네요
에구.~~~
우째 이런일 있었데요.
금병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 폰에 다 담아놨는데.
그멋있고 즐거웠던 하루의 일상생활을 볼수없어서 아쉽다요.
누군지는 몰라도 그 폰을 그대로 돌려줬음 넘 감사할건데.
아마도 힘들겠지요.
수회구님 주님을 멀리하셔야 될것같은데요.~~ㅋㅋ
다 포기할 수 없기에 비극이자 희극이고 단점이자 장점입니당
에구.
대장님!
우째 이런일이ㅠ.ㅠ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금병산의 사진은 진짜 아쉽지만ㅠ 사진 보다 더 멋진 글 짱입니다.
힘내세용~^^
오늘 다시 개통되었습니당
폰의 귀중함을 새삼 느끼는 이틀이였습니다.
@수회구 에구.
개통을 축하드려도 될 지...
ㅠ.ㅠ
마음고생 많으셨겠어용ㅠ.ㅠ
마치 함께 한 듯한 후기글임돠..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우짜노?
분신과 같은 핸폰을 잃어 버렸으니..ㅠ
전국에 지명수배를 내려볼까나?..ㅠㅠ
나마c도 쎈맨도 다 날아갔다.
가만 생각해 보면 요렇게 댓글은 달아도
통화하지 않으니 있으나마나 ㅋㅋㅋ
안 가르켜 주시면 산행 리딩시킵니당 ㅎㅎㅎ
@수회구 내 폰 010-4527-7930
제발 리딩만은 안되욧!~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 덕분에 열공하고 있습니당
G![^-^](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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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ㅋ~~~그런 사람의 모습이 안 그려져요.
질투가 있기에 여자이고
탐욕이 있기에 야심이 있고
아집이 있기에 소신이 있어 보이는 것이 인간사인데 ㅠㅠ
그래서 삶이란 번뇌라 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