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가 익주와 형주차지하고, 손권이 양주와 형주차지하고...
우와~이제 천하삼분지계임. 조조 넌 이제 주옥됐음!!!
조조 : ...(피식)
조조는 삼국경쟁구도에서 단 한번도 주도권을 내준 적이 없습니다.
애초에 인구며 경제력에서 후한의 13개 주 중에 형북까지 9.5주,
그것도 북쪽의 알짜배기들만 가지고 있는 조조가 밀리고 싶어도 밀릴수 없을 정도였죠,
촉이 우와와아!!!하고 덤비면 관서의 병력을 동원해 막고,
오가 우와아아!!!료라이료라이!!! 움찔!!!하고 덤비면 예주나 연주에서 지원나가는 정도로 막아냅니다.
한번도 전력을 다해서 막아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조조도 처음부터 아주아주 잘 나가는 킹왕짱 군주는 아니었습니다.
이 남자가 살아있는동안 조조는 그의 세력을 압도한 적이 한번도 없었죠.
실로 부정할 수 없는 우유부단함의 결정체.
집안이 좋으니 성공했지라고 폄훼하지만, 사실 집안의 명성말고는 지원도 사실 거의 못 받았고,
알고보면 스스로 자수성가한 남자.
하북의 패자. 원소(遠紹)입니다.
(이미지는 삼국지12 일러스트입니다. 역시 군주라면 황금갑옷. emiya. image sizega num kuguna.)
※주의 : 오늘은 평소보다 더욱 내용이 늘어졌고 평소처럼 재미없으며 투자하신 시간대비 결론은 더욱 어정쩡합니다.
제 글쓰는 스타일을 아시는 분이나,
시간을 죽여야 한다거나, 지금 반드시 잠을 자야겠다 하시는 분이 읽으시길 추천합니다.
원소의 집안의 사세오공. 조상때부터 재상을 배출해낸 후한의 손꼽히는 명문가입니다.
게다가 당시 후한에서 유교는 충과 효를 강조하니 통치이념으로 딱입니다. 하여 통치이념으로 채택된거지,
그냥 좀 꺼림직한데 정부인한테 아들이 없으니 어쩌겠어??? 나이많은 놈이 이어야지!!!라며,
적자 서자 차별도 그리 크지않은 분위기였는데...원소는 좀 다릅니다. 친모가 집안 노비출신.
조조가 평생을 그거없는 환관집안 출신이라며 비웃음당했듯. 원소도 노비의 자식이라고 평생을 비웃음당합니다.서로 깐적도 있음.
적서자차별은 관대하지만, 노비출신은 끼어들 틈이 없어 원소는 그렇게 한량으로 살 뻔한 운명이었지만,
젊은 나이에 자식없이 죽은 삼촌의 양자로 입적하여 들어가게 되면서 그래도 원씨가문의 한 집의 후계자가 됩니다.
그리고 집안이 워낙에 빵빵하니 작으나마 수도 낙양에 벼슬자리도 만들어줍니다.
당시 후한은 환관 십상시들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시대였고, 그 시기 십상시따위 취급하는 환관 조등의 손자, 조조도 낙양에서 벼슬하던 중이었고 잘나가는 집안 출신끼리 어울리며 지냅니다.
하지만, 원소는 환관이 설치는 현실이 너무 싫었고, 이대로는 평생 친척인 원술의 그림자도 못 벗어나게 생겨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중, 원소 생부의 정부인. 호적상은 큰어머니인데, 원래는 자기가 어머니로 모셨어야할 사람이 죽습니다.
원소는 벼슬을 내버리고, 즉시 원씨집안의 본거지. 여남으로 가서 효도를 다하겠다며 3년상을 치룹니다.
3년상은 그냥 무덤 옆에 움막짓고 산다고 되는게 아니라,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얇은 옷에 얇은 이불만 덮고 지내고, 고기도 안먹고, 세상에 모든 근심걱정은 다 제껍니다라며 어떤 좋은 일에도 우거지상을 하고 앉아있어야 합니다. 유흥이란 없죠. ㅇㅇ도 못하고
자신을 철저히 죽이고 지내야 하기 때문에 몸이 다 상해서 3년상 치르다가 줄초상치른다고 할 정도로 고된 일입니다.
그런데 도중에 원소의 생부도 죽습니다. 예법상 그냥 3년상 한번만 하면 된다는데, 원소는 3+3. 6년상을 치뤄버립니다.
후한 시대에 출세를 하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집안이 짱짱해서 벼슬자리 하나 받기.
전쟁나가서 살아남으며 군공세우기.(죽으면 소용없음. 이 보상템은 살아있어야 받을수 있습니다.)
황제가 공시한 가격대로 지불하고 벼슬사기.(11대 황제 영제는 자기가 벼슬을 돈받고 팔았음. 황제가 직접...)
현대의 맛집블로거같은 인물평을 하는 사람들에게 띄어, 그 소문이 퍼져 중앙이든 지방이든 스카웃되기.
(제가 직접 가보니까 사장님이 서비스도 잘해주시구 완죤 좋더라구욧!!
아직 사장님이 젊으시던데 좀 더 명성쌓구 그러면 삼공은 될듯!!
여남명사, 3년상명사, 원소, 청류파, 여남맛집, 엄마랑 갈만한 맛집, 남친이랑 갈만한 맛집, 존맛,
이 인물평은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하였습니다.
솔직히 가르침 핑계로 밥도 맥이고 술도 맥이고 여비도 주고했겠지.
인물평가하는 사람들은 뭐 이슬만 먹고사나.)
우리가 연의에서 접한 교현, 허소같은 이들이 인물평을 남기는 자들로 유명하고, 실제로 당시에는 그들이 남기는 인물평이 입신양명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게임상에서 명성시스템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게다가 원소같은 경우는 잘 나가는 집안의 자제가 벼슬까지 버리고 내려와 3년상을...
그것도 모자라 3년 더해서 6년상을 치른다고 유학물 좀 먹은 엘리트들이 원소를 만나러 구름같이 여남으로 몰려듭니다.
당시, 청류파라고 하여 환관들에게 굽히지않아 낙양의 권력에서 밀려난 선비들이 있었는데요.
하옹이라고 하는 인물평을 남기는 사람을 중심으로 청류파는 원소에게 몰려들었고,
그들과 교류하며 6년상을 치루는 동안 원소는 재야의 거두로 천하에 알려집니다.
낙양의 십상시들은 당황합니다. 자기들이 내쫓은 청류파들이 명문가자제 원소를 중심으로 모여드니까요.
원소를 제거하자니, 잘나가는 집안 자제가, 자기 집안 본거지에서, 효를 다한다고 3+3년상을 치루는 중인데 건드렸다가는 역대급 역풍을 처맞을게 뻔한지라 발만 동동 구릅니다.
회유하자고 벼슬을 내리니, 나는 니들이 주는 벼슬을 안한다. 반사무지개반사 이래버리니 더더욱 환장합니다.
원씨집안이라고 좋게 본건 아닙니다. 원씨집안도 벼슬받고 승진하려면 환관세력과 결탁한지라 그들도 결국은 환관편.
숙부가 원소를 찾아가 "니가 집안을 망치려고 작정을 한거냐!!!"고 역정을 낼 정도였지만,
원소는 평소에는 원술만 이뻐하더니, 내가 좀 잘 나갈라니까 태클을 건다며...하지만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후한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황건적의 난이 발생합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중국역사상 종교집단이 일으킨 최초최대의 민란이라하여, 위촉오삼국지보다 더 비중있게 취급하는건 함정.
십상시일부도 황건적이랑 내통하기로 한건 더 함정.)
쓸만한 인재들은 자기 말 안듣는다고 다 내쫓아놓고, 난리가 나서 진압하러 보내려니 무능력하지만 자기들 말 잘듣는 돼지들만 남아있어 당황한 십상시들은, 결국 청류파들에게 내려진 수배령을 해제하고 그들을 등용합니다.
자연스럽게 원소도 대장군 하진 밑으로 들어갑니다.
최근 천하에서 가장 핫한 인물인 원소가 자기 밑으로 들어오자, 백정출신이지만 동생이 황후라 대장군이 된 낙하산하진은 신이 납니다.
그래서 이 젊은이를 외지로 안보내고, 중앙에서 근무하게 합니다. 중책도 맡기면서요.
이미, 청류파의 중심이 된 원소는 거침없이 십상시들을 견제합니다.
하지만 십상시들은 천하의 난리와 황제 영제의 승하로 권력이 대장군에게 집중되어지는데다 그의 심복이고, 잘나가는 집안 사람이고, 따르는 사람이 많은 원소를 어찌하지 못합니다.
원소는 하진에게 꾸준히 십상시를 처단하자고 하였지만, 그와 황후가 십상시덕에 출세한지라 하진은 망설입니다.
원소는 차선책으로 지방의 장군들을 끌어들이고, 위기를 느낀 십상시들이 하진을 살해해버렸고, 하진세력의 2인자로 성장해있던 원소는 즉시 십상시들을 처단합니다.
하지만, 서량의 동탁이 먼저 황제의 신변을 확보하며 원소는 권력장악에 실패합니다.
성 밖에 10만 대군을 세워놓고, 동탁이 황제를 새로 세우려하자 원소가 면전에서 칼을 뽑아들고 반대합니다.
하지만 워낙에 천하에 핫한 원소인지라 동탁도 그를 어찌하지 못하고, 본거지 여남이 아닌 황건적 잔존세력이 날뛰는 기주의 발해태수로 보내버립니다.
동탁은 사실 중앙권력과는 끈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 떠오르는 세력인 청류파를 중용합니다.
그리고 하옹,왕윤등의 추천으로 청류파 사람들을 각지의 태수로 임명하는데...
앞서 말했듯 그들이 권력에서 밀려났을때 청류파의 중심의 인물이 원소였고...
새로이 떠오르는 청류파들이 집안 사람인 원소랑 잘아니까 원씨측에서 힘을 써서 여기저기 벼슬자리 찔러준것도 있고 해서,
태수로 나간 자들은 그대로 동탁토벌을 위한 18로 제후군으로 동탁에게 칼을 들이밉니다.
그리고 그동안 쌓아놓은 명성과 원씨의 은혜를 입은 제후들이 많았기에,
조조는 자기가 기획하고 추진한 18로 제후군의 맹주로 원소를 추대합니다.
원소는 동탁이 세운 황제인 헌제를 인정하지않고, 동탁 정권 자체를 부정하던 인물입니다.
이에 동탁은 낙양에 남아있던 원소의 가족 50여명을 연좌죄로 생모부터 어린아이까지 처형해버립니다.
이것은 동탁에게 크나큰 악수가 됩니다.
천하에 벼슬자리에 있는 사람치고 원씨 도움을 안받은 사람이 없었고,
원소는 집안이 좋은 도련님인데도 거만하지 않고 사람을 두루 사귀며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는 번듯하고 질서를 바로잡을 인물로 명성을 알리고 있었고,
청류파의 거두인 원소일족을 처형해버려 기껏 벼슬줘가며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가던 청류파가 동탁에게 등을 돌렸고,
아무리 연좌죄라도 노인과 어린이는 살려주는 법인데 남녀노소안가리고 다 죽여버려서 천하가 동탁이란 인물에게 학을 떼버립니다.
동탁 본인도 원씨집안이 밀어줘서 높은 자리로 승진한건데 죽였다고 은혜도 모르는 놈이라고 까이는건 옵션.
까딱하면 가짜조서로 일어난 반란군이 될 뻔한 18로 제후군은, 그 일로 명분을 얻습니다.
또 이야기가 길어지니 결론은 동탁을 장안으로 밀어내고 해산.
원소는 장안조정을 무시하고, 명망높은 황족 유우를 황제로 옹립하여 빠르게 혼란을 수습하려 하였지만,
유우의 직속부하 공손찬과 다른 꿍꿍이가 있던 일가 원술의 반대.
그리고 원소 직속상관이신 기주목 한복(입는거 X. 황충죽이려다 위연에게 죽은 한현과도 X.)이 원소세력이 너무 팽창하자 군량지원을 끊어버리는등 당장 자기 일이 급하게 되었고,
유우 본인이 장안조정에 충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제위등극을 거절하며 무산.
그러나, 가장 핫한 인물인 원소의 장안조정과 헌제를 무시하는 태도는 여타 지방 군주들에 영향을 주어....
천하를 완전히 혼란에 빠뜨려버립니다.
지금까지는 원술을 필두로 수많은 원씨자제들 틈바구니에서,
생모가 비천한 집안노비출신이라는 컴플렉스를 가진 원소가 어떻게 천하에 이름을 떨쳤는가 입니다. 그래서 길~게 썻습니다.
원소가 명성 하나로 하북에 쉽게 자리 잡은 것도 아닙니다.
원소는 직속상관 기주목 한복의 견제로 발해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참모 봉기의 계략으로 사이가 한복보다 더 안좋은 공손찬까지 끌어들여 기주를 접수합니다.
물론 공손찬에게 주기로 한 보상을 안주고 한판 붙으려다가, 강대한 공손찬 군세에 질려 본거지 발해태수자리를 넘겨주고 기는 모습을 보이다가, 황제칙사의 중재로 일단 화친합니다.
하지만 곧 공손찬이 원술과 당시 하북에서 백만군세를 거느리던 흑산적 장연까지 끌어들여 원소를 공격합니다.
그러자 원소는 조조를 시켜 원술을 치게하고 유표에게 조조를 돕도록 요청합니다. 당시 조조는 원소아랫사람이었음.
그렇게 원술은 조조,유표에게 두들겨맞고 본거지 여남에서 밀려나 회남으로 옮겨야 했구요.
백만군세를 거느리고, 원소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이각-곽사와 편먹던 장연은,
이각-곽사에게 쫓겨나 원소에게 의탁 중이던 여포에게 개발살이 납니다.
(그리고 여포는 전공세웠다면서 니들은 지방관리지만 나는 조정의 삼공급 벼슬아치라며 까불다가 쫓겨납니다.
아. 글쎄, 원소는 지금 조정 인정 안한다니까??? 경력직이 다 같은 경력직이 아닙니다. 사내정치를 잘 모르시네.
그렇게 아버지 원수를 갚는다며 본진을 비우고 간 어느 이의 뒤통수를 치게되는데...)
공손찬은 황족 유우와 싸우느라 원소에게 전력을 집중할 수 없었고, 이민족에게도 명망높은 유우를 죽임으로써,
남쪽으로는 원소와 붙어야하고, 북쪽으로는 이민족들과도 붙어야했으며,
내부적으로도 유우를 죽인 일로 민심이 들끓어 공손찬은 지역내 수많은 선비들을 죽이는걸로 민심을 안정시키려다가 오히려 민심을 다 잃습니다.
공손찬이 셀프삽질하는 동안 원소는 여남출신 중심의 하남사람들과, 기주의 한복세력을 흡수하며 얻은 인재들로 빠르게 하북을 평정하기 시작합니다.
조카 고간을 병주로 보내어, 유우의 죽음으로 동요하던 이민족들을 달래어 자기 편으로 만들고,
서주를 어부지리로 접수한 유비가 입신하는데 도움을 준 공손찬이 아닌 원소에게 고개를 숙였고,
장연도 원소에게 거듭된 패배로 한판더!!!가 아니라 쪼그라든 세력을 유지하는게 더 큰 문제였으며,
조조와 여포는 연주 하나를 두고 지들끼리 싸우고 앉아있었고,
원술은 겨우 회남에서 숨 좀 고르려는 찰나이고,
북쪽의 공손찬과 서쪽의 이각-곽사는 알아서 자멸중이라 원소는 큰 어려움없이 기주를 넘어 청주, 병주까지 세력을 넓힙니다.
그리고 역경루에서 공손찬을 꺽으면서 명실공히 하북의 최강자가 됩니다. (이게 간추린거임.더 자세히 보실분들은 클릭)
원소는 시종일관 동탁이 세운 헌제와 조정을 무시했는데요, 그래서 부하들의 권유에도 끝내 헌제를 모셔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헌제만 아니라면 다른 누구라도 명망있는 황족으로 황실을 세우길 원했고,
현재 조정에 여전히 큰 힘을 유지하고 있던 집안어른들이 이놈이 가문을 말아먹는다며 원소에게 등을 돌리고 원술을 지지하였고,
(그 원술은 아예 지가 황제에 오르고 조정을 세웁니다.
크게 투자하고 돈 빌려주면 채무자가 망테크타도 그동안 투자한게 아까워서 망하는게 보이는데도 못나가는게 투자자의 심리...
그렇게 원씨는 망함ㅎ)
그렇게 어기적거리다가 라이벌이 될 조조가 헌제를 옹립하고 뭘해도 명분을 가지게 하여 원소 뒷목을 잡습니다.
라이벌이 될??? 그 전이나 당시에도 조조는 원소 산하였고, 헌제를 옹립한 이후로도 조조는 원소의 눈치를 상당히 봅니다.
헌제를 모시고 벼슬을 나눌때 조조 자신이 대장군을 먹고 원소에게 태위라는 이름뿐인 벼슬을 주려다가
원소가 뭠마??? 겨우 명예직???이러니까, 즉시 대장군을 양보할 정도였습니다.
왜냐면 조조가 이 정도까지 자리잡는데 원소가 푸쉬를 다해줬고 하북에서 최대 라이벌 공손찬도 거의 잡았었거든요.
그리고 내부적인 문제도 있었는데, 원소의 원래 본거지는 황하이남의 여남인데, 현재는 황하이북의 업군에 있습니다.
청주,병주, 유주에 아들들과 조카를 임명하여 보낼 정도로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하남에서 같이 올라온 곽도,봉기등의 세력과 기주 호족출신인 저수,전풍의 대립이 연의에도 나올 정도로 하나로 뭉치질 못했습니다.
원소 본인이 하남의 여남출신 외지인이고 호족을 어떻게 대우하냐에 따라 세력의 운명이 바뀌는 만큼 그들의 눈치를 보긴했지만, 헌제를 모시는 것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헌제를 모시고 온 그 날부터 호족들이 원소가 내린 벼슬을 버리고, 한나라벼슬을 받아들고 너는 역적임. 꺼지셈.이라고 그들이 들고 일어나면 외부인 원소는 갈곳이 없어집니다. 조조가 괜히 자기 본거지 근처의 허도로 천도한게 아니죠.
자. 조조는 이제 야심을 드러냅니다.
처음 작위문제로 아웅다웅한걸 시작으로, 그 강대한 세력을 가지고 짐을 돕지 않았으니 너는 역적이나 다름없다!!라는 헌제의 교지가 발표됩니다. 그런데 그 교지라는게 조조 손을 거쳐서 나오는거니, 조조가 쓴거나 다름없죠.
그리고는 공손찬을 꼬드겨 원소를 공격하게 하고 자기도 원소의 본거지 업을 공격하러 올라가다가 공손찬이 너무 빨리 멸망하는 바람에 황급히 철수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원소. 이제, 칼 끝을 남쪽으로 돌립니다.
(그동안 서주에서 유비를 배신한 여포가 죽고, 유비는 서주에서 허창으로 갔다가 다시 서주로 가서 차주를 죽이고...원술이 망하고 조조에게 들이댔다가 개털리고 원소에게 의탁하고, 원소는 유비에게 자기 본래 근거지 여남에서 세력키우라고 보냅니다.
그동안 간손미는 피똥을 싸가며 유비세력유지를 위해 고생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는건 관우가 안량,문추를 죽이고, 오관을 돌파하며 가로막는 장수들을 참하는 간지넘치는 장면만 기억하죠ㅋ
중간에 완성의 장수도 망한 부분 빼먹었지만 아무도 몰랐을걸ㅋ)
의외로 관도전투가 조조의 하북공격으로 시작된걸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관도전투는 조조 이놈을 손봐야겠다며 원소군 남진의 연장선입니다.
조조가 비록, 예주,연주,서주를 점유하고 있지만
예주는 동탁, 이각-곽사가 거하게 말아잡순 후였고,
서주는 자기가 한번 도륙내고, 민심을 꽉 잡은 유비를 쫓아낸 후였고,
겨우 연주에서 나오는 자원으로 전쟁을 수행해야했습니다.
허나, 원소는 기주, 청주, 유주, 병주중 공손찬과 전쟁으로 생채기가 난 유주 정도를 제외하면 다들 물량과 인재를 뿜어내던 상태였고,
원소의 뒤통수를 잡아야할 이민족도 미리 조카 고간을 병주자사로 파견해 달래고, 그들이 존경하던 황족 유우를 공격해 죽인 공손찬을 토벌하며 민심을 얻고, 중국 역사 내내 골치를 앓게 만들던 그들의 기병마저 확보합니다.
싸움이 될리가 없죠. 황하를 두고 막아내기만 할 뿐이었고,
전선은 요충지인 백마와 연진을 뺏기며 관도까지 밀린 상태였습니다.
조조는 매일 후방의 순욱에게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군량도 없는데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일단 군사를 물릴까???
라며, 대국을 내다보던 순욱 입장에서는 되도않는 소리나 하고 있을 정도로 탈탈 밀립니다.
원소군 모사 허유의 비리가 드러나지만 않았다면 말이죠.
원소는 다들 아시다시피 (결단력이 부족하다 뿐이지) 모범생같은 이미지로
곽도,봉기vs저수,전풍등 출신으로 갈려서 아웅다웅해서 그렇지.
그들도 다들 우직하게 나라 생각하는 인물들이고, 주군부터 참모까지 개인비리문제가 불거진건 허유 하나입니다.
모범생 원소 손에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허유는 조조군으로 튀고는 순우경이 이끄는 보급부대를 급습하게 만들면서 전황을 바꿔버립니다.
이미 백마에서(사실 장료 서황이 잡았는데 다들 관우가 잡은 줄 아는) 상장 안량,문추를 잃고,
오소에서는 도망쳤지만 머리는 좋았던 모사 허유부터 상장 순우경, 장합, 고람을 한방에 잃고.
관도대전으로 화려하게 말아먹어버립니다. 장합, 고람이 선봉으로 쳐들어온건 덤.
원소가 도망치다가 겨우겨우 연진으로 되돌아 올때까지 총사령관의 생사도 모를 정도로 원소군은 대패합니다.
자~이제, 조조가 하북을 치러 가느냐???
그 직후, 청주자사 원담, 유주자사 원희, 병주자사 고간이 각기 몇만씩 병력을 이끌고 원소를 지원하러 달려옵니다.
네. 조조가 전군을 이끌고 관도까지 밀렸다가 간신히 기사회생하는 동안 상대하고 있던건 원소세력 중 기주 하나였습니다.
처음에 말했죠??? 살아있는 동안 조조가 단 한번도 압도해본적 없는 세력이었다고.
조조는 깨갱!!하고 물러나 원소 눈치 엄청 살펴가며 후방의 유비를 정리해야했고,
원소는 패배 직후 청주,유주,병주의 병력에 금세 다시 충원된 기주의 병력으로 다시 총공격을...죽습니다.
원소는 허망하게 병으로 죽어버립니다.
큰아들 원담과 차남 원희가 후계자로서 가망성이 없다고, 그 둘을 말이 좋아 경험을 쌓으라며 보낸거지. 사실상 삼남 원상으로 후계자를 낙점하고 내보낸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장남 원담은 아예 자신의 다른 형제 양자로 보내버리며 호적에서 파버렸을 정도입니다.
자기가 오래 살며 원상이 클때까지 후계자 수업도 시키고, 충분히 세력을 가지게 하려는 생각이었지만, 관도대전 후 사.망.
그리고 그 후, 우리가 아는대로 원소아들들의 내분으로 하북 4주 + 이민족을 아우르던 원소의 세력은 사라집니다.
아마, 원소가 좀 더 건강히 살았더라면 당장 조조군의 미래는 바뀌었을지도 모르죠.
후계자 문제도 자신이 어릴적 신분문제로 시달린게 있으니 원상을 크게 키웠을테고,
크나큰 패배로 정신을 차리고 양쪽으로 갈라진 부하들을 어찌어찌 정리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쩌면 코에이가 삼국지 조조전이 아니라, 삼국지 원소전을 발매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계책을 안써서 그렇지, 참모들이 내놓는 계책들은 실행만 되었다면 조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만한 계책들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원소의 그 수많은 부하들은 하남출신, 하북출신으로 서로 으르렁댄거고,
허유도 개인비리문제로, 장합,고람도 패배책임문제로 입지가 불안해지자 항복한거지.
주군 원소에 대한 불만으로 떠난이는 없습니다.
오히려 원소가 변덕을 부려 잡아가두라하여 투옥되는 와중에도 나라와 원소 걱정을 하는 저수,전풍의 모습을 볼 수 있죠.
이 바보군주가 어떻게 출생문제로 인한 컴플렉스를 극복하고 천하에 이름을 알렸는지 적느라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젊을 적 조조와 어울린 이야기등 다른 잡다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걸 처음에는 다 썻더니,
글 반도 안나갔는데 오늘 본문만큼 써져서...다 엎었습니다ㅎ)
역사는 승리한 자가 남기는거라, 역사에 남은 원소의 평가는 우리가 아는 그대로입니다.
결단력없고 팔랑귀주제에 계략쓰려고 생각다해놓고 주저하다 망한 바보군주.
(하물며 관도 패배 전까지 시조 조조숨통을 끊기 직전까지 몰고 간 사람을 좋게 써줄리 없지.)
하지만, 원소는 생모가 천한 신분이라 원술에게 한없이 밀릴수 밖에 없는 자신의 입지와 명성을 스스로 쌓아올렸고,
권력에서 밀려난 이들을 이끌고 중앙으로 진출하여, 대장군 하진의 2인자까지 오릅니다.
그 위세에 자기에게 대놓고 반발하는데도 차마 어쩌지 못하고 그 동탁이 원소를 외지 태수로 보내는걸로 그칩니다.
자기 기반인 여남과 집안은 원술만 지원하는 와중에도, 남의 영역인 하북에서 공손찬. 장연등 만만찮은 세력을 물리치며 평정하고, 한때는 조조도 자기 아래로 부릴 정도로 입지를 다진 인물입니다.
어떤 통치를 했는지 기록은 없으나 원소가 죽었을때 하북의 백성들이 모두 길거리에 나와 통곡했다는 기록이 있고,
원소가 망하고 조조가 하북을 평정했는데도 민심은 여전히 원소였던지라,
조조는 원소의 본거지인 업을 자기의 새로운 본거지로 정하고,
기존 주민들을 다른 지방으로 보내버리고 자기 사람들을 이주시키면서 하북민심을 잡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단력없는 모습마저, 실은 하남출신과 하북출신끼리 으르렁거리는 상황에서 양측의 밸런스를 잡아주느라 오늘은 니 말이 옳고 내일은 니 말이 옳다.(검파냐 흰금이냐)라고 해주느라 변덕스런 군주로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결단력이나 후계자 문제는 부정할수 없지만,
그저 조조에게 열폭한 군주로만 보기에는
스스로 노력하며 입지를 다지면서 성장했고,
많은 인물들이 따르던 매력적인 남자. 원소였습니다.
오늘은 특히 엄청 길게 쓰고도 마무리는 꼴랑 이겁니다ㅋㅋㅋㅋㅋㅋ
그동안 써온 부끄러운 글들입니다.
링크걸었으니 관심있으시면 클릭하여 봐주셔요.
오타지적, 잘못된 사실 지적. 언제든지,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1) : 실무담당자는 웁니다. 간손미.
고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1) : 가장 큰 단점이 오래 살았다는 것. 손권.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2) : 전쟁은 졌지만 술은 먹지 않았습니다. 순우경.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3) : 백번 잘했는데 마초한테 한번 털린 걸로 무능력자취급. 종요.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4) : 듣보 능력치는 인정받았지만, 천자의 야망은 저평가된 유언,유표,사섭.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5) : 주군이 너무 강력해서 인정받지 못해 안타까운 남자. 고순.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6) : 게임에서는 듣보잡 일개 군주, 도교에서는 신격화된 인물. 장로.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7) : 한현이랑 형제도 아닌데 형제 복수갚으라고 나관중이 죽여버린. 한호.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9) : 관우,조운 분량을 살리기 위해 자기 분량 다 짤려버린 오나라의 대도독. 주연.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10) : 조조, 유비, 손권을 계승할 뻔 했던 인물들. 조앙, 유봉, 손등.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11) : 그냥저냥한 문관이 아닌 숨은 능력자. 만총.
저평가된 삼국지 등장인물(12) : 임팩트있게 나오는게, 부장으로 출전해서 뒷수습하는 장면. 왕평.
p.s : 위나라를 안쓰려고하니까 확실히 소재가 줄어드네요.
다른 세력 인물들은 또 자료가 위나라 인물들에 비해 부족합니다ㅋ
이번 편은 가볍게 시작했다가 두 세번 엎었고, 더 이상 엎었다가는 다시는 원소는 안쓸것 같아 삼일에 걸쳐서 써봤습니다.
업무랑...술자리랑...술만 아니었음 목요일 밤에 올리고 다른거 쓰고 있었을 듯ㅋ
다른 글들은 대충 엔하위키에서 소재뽑고, 다른 싸이트나 책같은걸로 내용보충해서 1시간 정도해서 후딱 쓰고 엔터질 취소선질 하는 수준의 편집해서 올리곤 했는데
이번 글은 출장도 있고 해서 (모르는 동네에서 놀기 힘듬.)틈틈히 쓰다가 엎어버리고 엎어버리고 하면서 이번 주말까지 와버렸습니다.
부족한 글인데도 재밌다고 해주셔서 항상 부끄럽고 감사합니다.
이번 글이 수월하게 안써진 이유는 간추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취소선 들어갈만한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생략해서인듯 합니다ㅋ
다음에는 소재도 없는데 고평가된 인물로 쓸까...
첫댓글 좋은글 ㄱㅅ
참고로 검파는 아닙니다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80퍼라 합시다ㅋㅋㅋ
다른 데서 본 내용도 오늘은 더 들어갔어요ㅋ
@감찰실바@@ 이 글 70퍼에 실바님께 팔렸습니다 -판매종료-
@박수칠때떠라 ㅋㅋ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관도에서의 싸움 이후 조조와 원소의 세력을 볼 수 있는게, 원소는 싸움에서 죄를 지은 이들을 처형하는데, 조조는 원소랑 내통한 이들의 편지를 그냥 불태워버리죠.
원소는 그들이 없어도 충분히 싸움이 될 정도인데, 조조는 이미 반쯤 배신한 이들도 모두 용서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궁지에 몰렸습니다.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삼국지 최강의 명장중 한명인 조인도 써주시나요~
정독했습니다. 원소 좋네요
잘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ㅋㅋㅋ오늘도 재밋게봤습니다
삼국지 원소 다시읽기
삼국지
감사히 잘 봤습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