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정주행했어.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드라마다. 요새 마음이 조급해지다보니 작품을 볼 시간도 간단하게 드라마나 영화를 볼 시간도 만들지 않고 보려고 하면 궁댕이가 간지러워서 오래 못앉아 있겠더라.
모든 드라마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정말 큰 메시지를 받기도 한다.
왜? 저 배우는, 저 캐릭터는 저런 말투고 저렇게 행동하고 저렇게 사고를 하는 걸까? 보다보면 다 이유가 나오더라고. 특히 그렇게 태어나고 그렇게 자라날수밖에 없는 그래서 누군가에게 상처주고 상처를 받는 그러한 과정들을 보여주다보니 그 인물들의 역사가 보이고 왜 저런 성격을 갖게 되는지 잘 알게 되는 내용의 드라마야.
모든 고민과 걱정중의 하나는 인간관계에서 크게 비롯되는데 그게 정말 나완 상관없는 타인부터 시작해서 끊을수 없는 피붙이까지 이어진다.
한 조증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자신의 신체를 보이는것에 쾌락을 느껴 어디서나 발가벗고 소변을 보기도 한다. 그리고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기도 좋아한다. 처음에는 국회의원막내아들이 방탕하고 우스꽝스럽게 노는듯이 묘사되서 웃기고 재미있었는데 나중에는 그것이 정말 관심받고 싶어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그 배우의 눈빛 호흡 대사에서 묘사되서 굉장히 이해가 갔다.
예전에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들이 궁금해져서 다큐같은걸 많이 찾아보곤 했는데 비슷한 모습이 많이 생각났어.
그리고 결국엔 누군가에게 관심받고 싶어서.. 혹은 참을수 없을정도로 깊은 우울이 망상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예전에 공연할때 꼭 공연전이나 후에 늘 분장실뒤편에서 기다리시던 나이 지긋하신 할머님이 계셨어. 그리고 늘 무겁고 커다란 쇼핑백을 쥐어지시면서 "내가 ooo아내되는 사람인데 이거 꼭 oo씨한테 전해주세요"하고 가시곤 했어.
물론 아내분도 아니시지만 늘 그렇게 꼭 오셔서 공연을 관람하시고 선물도 주고가신다.
내가 대본을 읽을때마다 많이 드는 생각중에 하나는 '정말 이런 인물이 존재할까' 라는 생각인데 세상에는 내가 상상할수 없을정도로 다양하게 사는 방식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대사중에 '누가 더 좋아??'라는 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작가님이 의도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이 대사가 좀 마음이 아팠다.
누군가는 이 말을 할 때 정말 간절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음 그리고 너무 생각지도 못하게 공감? 아니 그냥 그 장면이 너무 나랑 겹쳐보여서 깜짝 놀랐어. 나 말고 저런 상황을 겪은 사람이 또 있구나 싶을 정도. 참 그 기분이 정말 묘했다.
그리고 보다보니 내가 참 1차원적으로 연기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 더 인물에 대해 들여다보고 내가 진짜 인지 아닌지 더 엄격하게 판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 보길 잘했다. 아직 다보진 못했지만.
단톡방에 나의 사진을 올리면서 처음과 많이 생각이 달라진거같아. 처음에는 정말 보고, 나의 행동패턴을 잡기 위함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행동패턴도 잡으면 좋지. 암튼 그냥 인증샷에 불과했다면 다음에는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 나, 살아있는 척 하는 나, 다음엔 그냥 뭘하든 그걸 하고 있는 나를 관찰하게 되었어. 중심생각이 있는 나.
나는 카메라 연기를 시작할때 특히 이렇게 보여야겠다 라는 생각이 강해진거 같았어. 물론 내가 전달하는 방식에서 부족함이 있기에 그랬겠지만 뭔가 카메라에 찍힌 내모습을 보면 괴에엥장히 밋밋하고 심심해보였거든.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보여야 겠다라는 생각이 강해진 기억이 있다. 예를들어 콧방귀를 '흥칫핏'하는..느낌쓰.. 어느순간 생각하는'척'도 하게 되고. 그래서 너무너무 연기가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사람이라는게 뻔하지 않은 동물일텐데..
다 게을러서라고 생각해. ㅋㅋ분석하기 귀찮았나?
그래도 잊지말자. 내가 한만큼 다 보인다는걸. 예전에 촬영했을때 누구에게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았는데 한 교수님께서만 내가 표현하고자 한것을 정확히 알아봐주셨어. 늘 그랬어. 다는 아니더라도 꼭 누구 한사람은 알아봐주시더라구. 한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한 집요함. 그 소중함. 그건 내가 만드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