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막이라고 하면 건조하고 뜨거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사실은 밤낮 기온차가 상당해 낮 평균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기고 야간에는 영하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도대체 왜 사막의 밤은 차가워질까. 사막에 사는 생물은 어떻게 힘든 기온차에 적응하고 있을까.
사막에서 극단적 기온차가 생기는 건 녹지나 숲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숲의 공익적 기능은 물의 저장, 산소의 생산과 이산화탄소 저장, 토양 유실의 방지, 교육 및 휴식 공간의 제공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숲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인간 사회에 주는 공익적 기능은 커진다.
그런데 숲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이 빠진 것 같다. 뜨거운 여름철에 숲은 급격한 온도의 상승을 막아주고 밤에도 새벽까지 서서히 온도를 낮추어주는 역할 말이다. 바로 사막과 비교되는 숲의 온도조절 기능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막에서 극단적 기온차가 생기는 건 숲이 만들어줄 온도조절 기능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2.
나는 며칠 기후 위기라고 불리는 환경 변화에 대해 돌아보고 있다.
물론 기후 위기의 시대에 친환경적 발전이라는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에도 관심이 생겼다. 관심이 깊어질수록 태양광이나 풍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단순하게 보면 분명해진다.
숲이나 녹지를 훼손시키며 도시는 개발되고 있다. 도시가 개발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인류가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다. 도시가 발전하고 도시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최우선 되어야 할 우리의 목표이고 과제에 틀림없다.
이런 도시의 발전과 더불어 숲이나 녹지에 대한 관심과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 도시 속의 녹지와 공원은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 사람들에게 여유와 휴식의 공간이다. 도시의 아름다운 미관은 도시의 자부심이기도 하며 관광객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도시가 생겨나는 것은 일종의 숲의 훼손과 함께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사막화와 같다. 그런 만큼 녹지와 숲을 지키고 관리하면서 전체적인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이상기후로 세계의 곳곳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것은 도시화와 산업화에 집중한 나머지 녹지와 숲의 파괴에서 기인한 것에 틀림없다.
국가 전체적으로 도시화와 산업화를 설계하고 개발하듯이 녹지를 조성하고 숲을 만들며 관리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겠다.
사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전기가 들어가지 않는 작은 섬으로 보면 그 효용가치가 아주 크다. 또 북유럽에 특화된 풍력발전은 지역적인 특성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적인 특색이 무시된 채 친환경의 대표적인 발전으로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것은 걱정이 된다.
가령 도시의 건물 옥상에 녹지를 조성한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태양광 패널이 올라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여름철에 도로의 차량이며 에어컨의 실외기가 품어내는 열기에 더해 태양광 패널에서 데워진 뜨거운 열기가 쏟아질 테니까.
그래도 자연을 훼손시키는 것은 아니니 묵인할 수 있겠다. 그러나 녹지나 숲을 훼손시키며 태양광 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대단위 단지들은 사막과 다를 것이 하나 없다. 태양광 패널은 25도에서 효율이 가장 좋고 1도가 높아지면 0.5%씩 효율이 떨어진다. 또 여름철에 태양광 단지에서 60도 가까이 데워진 열기가 그대로 주변에 악영향을 준다. 또 밤이면 온도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서 숲과는 상반된 역할을 한다.
이런 단지들이 친환경 발전이라며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서 건설된다는 것은 눈 감고 아웅 하는 것과 하나 다르지 않다.
풍력발전 또한 주변에 소음이며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다. 전기발전도 제대로 못하는 것이 속빈 강정처럼 폼이나 잡고 서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오늘 적재적소(適材適所)라는 말이 떠오른다. 적당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적절한 자리에 배치시키는 일 말이다. 인재가 아니라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이라도 지역적인 특색에 맞는 좋은 발전원이 있는 듯하다.
3.
어제는 오후에 산책을 나섰다.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농촌의 들판은 평화로웠다. 어느덧 배롱나무가 꽃을 피웠고 냇가에는 여름꽃인 원추리와 나리꽃도 피어나고 있었다.
우리 인류가 맞이하고 있는 기후 위기는 많은 대륙의 국가에서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 때로는 심각한 가뭄으로 또 극심한 호우와 함께 인류가 성취한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있다.
우리는 효율적이며 바람직한 길로 가야 한다.
지금은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효율이 좋은 것은 용서가 된다. 지금까지 해왔듯이 우리는 문제들은 고치고 수정하면서 더 효율적으로 발전하게 될 테니까.
그런데 비효율적인 것에 비용을 지불하며 환경적으로도 악영향을 받는다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돌아보면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숲과 녹지의 파괴로 대변된다.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도 기술의 발전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다. 이제라도 숲을 살리고 녹지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 녹지와 공원이 어우러진 쾌적하고 활기찬 도시의 삶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며 숲과 녹지의 파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해가 지날수록 더 큰 재난과 함께 고통으로 다가올 것이다.
후손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의 발등에 떨어진 근본적인 문제이다. 우리들의 생존을 위해서 말이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수변식물이나 바다의 생태환경도 급변했다. 숲과 녹지와 바다의 역할이 살아나면 산업화로 이룩한 인류의 삶은 더욱 풍성해짐에 틀림없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가 여유로우며 활기차고 건강한 일상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앞으로의 시대는 도시가 곧 국가경쟁력이겠기에 말이다.
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