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은 9m나 되는 기다란 소화기관을 빠져 나와 몸밖으로 배출된다. 설사나 변비는 극단적인 예이지만 내부장기의 상태가 뭔가 좋지 않거나 식생활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그 영향이 배출되는 똥에 여러 가지 표시가 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한번 물어보고 싶은데, 지금 이 글을 접하고 있는 당신의 똥은 오늘 어떤 상태였습니까? 냄새는? 색깔은? 모양은? 굵기는? 그리고 물이 차는 양변기를 사용하는 경우, 똥이 물에 떴습니까? 아니면 가라앉았습니까?
냄새나 색은 앞에서 설명했고, 여기서는 똥이 물에 뜨는지 가라앉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우리들은 밥을 주식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섬유질을 풍부하게 섭취하고 있다. 섬유질 자체는 먹어도 거의 소화되지 않고 대변의 성분이 되어 배출되는데, 도중에 뱃속에서 수분을 가득 머금어 똥의 부피(체적)을 늘려 똥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변비가 있는 사람들에게 섬유질을 섭취하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밥을 중심으로 제대로 된 균형 있는 식생활을 할 때, 똥의 비중(specific gravity)은 대개 1.06정도라고 한다. 물의 비중이 1이니까 물보다 약간 무거운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특별히 낙하하는 기세가 크지 않는 한 건강한 똥은 물에 잠기기보다 오히려 물 속에 떠 있는 느낌이 될 것이다.
그런데 보통 힘 안 들이고 본 똥이라도 때로는 물에 동동 뜨고, 때로는 깊이 잠길 때가 있는데 어떨 때 그렇게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식사내용이다. 가령 기름진 음식을 대량으로 섭취했을 때, 소화 흡수되지 않은 지방분이 많으면 대변의 비중이 작아져 물에 동동 뜨게 된다. 반대로 고기 등의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똥의 비중이 높아져서 물에 쉽게 가라앉는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소화상태이다. 식사시간에 여유가 없을 정도로 바쁠 때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않고 서둘러 식사를 하거나, 피로가 쌓여 위장활동이 둔해졌을 때 똥은 미소화물이 포함되어 물에 뜨게 된다. 반대로 소화가 너무 잘되어서 성분의 결이 고와지면 점착성이 있어 물에 가라앉기 쉽다.
마지막으로 갓난아기의 경우에는 젖을 먹고 있을 경우 아기의 똥은 비중이 작기 때문에 물에 잘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