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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Beer/麥酒)
보리를 가공한 맥아(Malt)를 주재료로 발효시키고 여기에 향신료인 홉(hop)을 첨가하여 맛을 낸 술. 양조주에 속한다. 오늘날 극빈국이 아닌 이상 어느 나라든 자국 맥주 브랜드 하나쯤은 가지고 있으므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대중화된 주류라고 할 수 있다.
맥주를 뜻하는 영어 단어 비어(beer)의 어원은 두 가지 설이 있다. ‘마시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비베레(bibere)와 ‘곡물’을 뜻하는 게르만어 베오레(bior)에서 나왔다는 설이다. 2013년 현재 한국 주세법에서 맥주는 “엿기름(밀엿기름을 포함한다.), 홉(홉 성분을 추출한 것을 포함한다.) 및 쌀 ·보리·옥수수·수수·감자·녹말·당분·캐러멜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것과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제성하거나 여과하여 제성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맥주는 원시시대부터 제조된 과실주와 미드라 불리우는 벌꿀술에 이어서 세계에서 오래된, 곡식을 이용한 발효주로는 가장 오래된 술로 알려져 있고, 가장 대중적인 알코올 음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맥주는 알코올 성분이 적은 편이나 이산화 탄소와 홉의 쓴맛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소화를 촉진하고 이뇨작용을 돕는 효능이 있다.
본격적으로 농경이 시작되기 이전인 14,000년 전부터, 인류가 수렵생활을 할 때 이미 존재했던 술이다. 이미 그 당시부터 맥주 양조장을 만들어 본격적인 생산을 하였다. 맥주 역사 5000년 앞당겼다..1만3700년 전 양조장 유적 발견. 고대 이집트가 처음으로 통일된 제 1왕조 시절에는 한 번에 2만 2천 리터 이상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양조장이 등장했다.
고대 바빌로니아와 고대 이집트에서도 맥주에 대한 기록이 존재해서(물론 지금의 맥주와는 다르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술이다. 특히 기원전 4세기 이전에 이집트에서 발효된 맥주를 기원으로 하며 이 맥주는 알파벳 표기로 Zythum 이라고 불리는데 여기서 효모를 뜻하는 Zymogen, 또한 Zymo-(효모의)라고 하는 접합어가 나왔을 정도로 이미 고대 이집트에서는 누룩을 발효시킨 맥주가 존재했으며 이를 맥주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
당시의 맥주는 곡물을 그대로 발효시켜 낸 그 자체를 마시는 것으로, 현대의 주종을 이루는 맑은 액체인 라거 맥주가 아닌 죽과 같은 걸쭉한 형태로서 효소로 분해된 각종 비타민과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한 끼 식사의 대용품으로도 충분했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이 시대의 맥주란 보리로 빵을 구워서 그것을 물에 부수어 풀거나 보리죽을 쑤어서 1m가 안되는 크기의 항아리에 부어 차가운 벽면 아래서 자연 발효시켜 윗술을 마시는 알코올화한 죽. 현재의 맑은 맥주를 생각하면 안 된다. 불순물이 많아 벽화를 보면 맥주 통에 거름망을 단 갈대, 혹은 금속이나 목재로 만들어진 구부러진 빨대를 발효된 죽에 꽂아 걸러져 나온 맥주를 빨면서 부채로 파리를 쫓으며 얘기를 나누는 게 묘사되어 있고, 실제 맥주용 빨대의 유물들도 출토된 바 있다. 이러한 문화는 이집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곧바로 그리스를 포함한 주변국으로 퍼지기는 했으나 원재료가 풍부하고 제작도 훨씬 손쉬웠던 포도주의 위세에 밀려 크게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보리가 없어서는 아니었다. 당시 보리는 가축에게 고효율 사료로 급여할 목적으로 재배했을 뿐이다.
맥주는 주 원료가 밀이나 보리로서 식량작물이기 때문에 잉여 생산량이 많지 않았던 고대에는 식사의 일부로서 취급되었다. 당시에는 향신료인 홉을 넣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과의 맛과 상당한 차이가 있었으며 제조과정이 포도주에 비해 복잡하고 생산량 또한 많지 않아 금세 자취를 감추게 된다. 하지만 로마 제국에 편입되어 있었던 갈리아 지방(현 프랑스)에서는 고대 이집트에서 만들던 것과 동일하게 밀 농사가 잘 되어 밀로 구운 빵을 개어 물에 넣고 발효시킨 세르비시아(Cervisia. 또는 세르베시아 Cervesia)를 전통 양조주로 많이 만들고 또 소비했기 때문에 고대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원시적 형태의 맥주의 제법의 명맥을 이어감으로써 맥주의 발전에 한 축을 담당했다. 이 때문인지, 프랑스는 이웃 독일보다 맥주가 대세가 아님에도 자신들이 현대 맥주의 탄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금도 이러한 빵을 이용한 방식은 크바스라는 이름으로 계속 내려오고 있다.
13세기의 감브리누스(Gambrinus)라는 인물에 의해 맥주가 게르만족에 전파되었다는 전설과 16세기의 초기 독일에서 바이에른공 빌헬름 4세의 맥주 순수령이 나타났던 기록에서 맥주의 문화는 유럽권으로 전파되어 독자적으로 성장해오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맥주순수령은 그 동안 각기 각색으로 다양하게 존재하던 맥주의 제조법을 통일하여 규격화하고자 하여 맥주의 제조에는 물, 보리, 홉을 제외한 다른 원료의 첨가를 금지했다. 사실 독일 맥주 순수령은 후대에 미사여구로 포장되긴 했지만, 실제로는 교회와 영주 사이의 이득 갈등, 제빵업자와의 곡물 가격 갈등 등의 정치적 이유 때문에 공포된 것이었다. 순수령 공포 이후에도 당시 귀족층이 즐겨마신 밀맥주는 여전히 양조하는 등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면이라든가, 서민층이 마시던 맥주의 다양성을 줄이는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이 순수령이 독성 성분을 포함한 그루트의 사용을 억제하는 등의 좋은 효과를 가져온 것 또한 사실이다.
당시 홉(Hop)은 식물성 원료로서 인체의 여성호르몬과 거의 비슷한 에스트로겐 형태를 띄고 있다. 이는 맥주에 독특한 풍미를 유지하는 동시에 맥주의 부패를 방지하므로 역대 맥주순수령이 내려진 직후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첨가되어 있다.
여담이지만 그 당시 수메르의 주조자와 바텐더는 전부 여자였다고 한다. 맥주 주조와 바텐딩은 중세나 근대까지 여성이 자기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일 중 하나였다. 영국만 해도 에일 맥주 주조는 대개 여성이 했고 술을 파는 것도 여성이 많이 했다.
중세 유럽에서는 맥주를 식사와 함께 거의 항상 마셨다. 지역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었지만 맥주는 확실히 매우 대중적인 음료였다. 봉급의 일부에 맥주가 포함되기도 했으며,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식사에도 거의 항상 맥주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왜 맥주를 그렇게 많이 마셨는지는 후술하듯이 논쟁에 휩싸여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관련 자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모른다. 단지 추측할 뿐이다. 이 부분은 주관에 따라 자주 수정되므로 모든 의견을 나열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물론 우리가 지금 마시고 생각하는 그 맥주가 아닌 다른 맥주이지만 재료가 보리라서 보리술, 맥주(麥酒)로 이름이 같았다. 영조실록에서도 맥주를 만들어 마시니 술 제조를 금한다고(흉년이라서) 기록되어있다. 이 맥주가 대체 어떤 맛인지 산가요록에 제조법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물론 현대의 맥주와는 다른 보리로 빚은 청주에 가까운 물건이다.
현대의 맥주는 19세기 구한말 때 서구 문물이 들어오면서 함께 유입된 게 최초로 추정한다. 물론 일제강점기 때까지 맥주는 상류층들이나 마시는 극소수의 사치품이었다. 한반도에서 최초로 맥주를 생산하게 된 것은 1933년 일본 자본이 설립한 '조선맥주'와 '소화기린맥주'가 생산하면서부터이다. 두 회사는 8.15 광복 후 미군정이 관리하다가 민간에 불하되면서 '조선맥주'는 크라운맥주로, 소화기린맥주는 동양맥주가 되었다. 이 것이 각각 후대의 하이트맥주와 OB맥주로 이어진다.
2.1. 수질 문제 때문에 맥주를 마셨다?
영미권에서 가장 논쟁이 되는 부분은 '맥주를 많이 마신 이유가 물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고학자들에 의해 이동이 필수였던 수렵생활 시기부터 맥주가 발견되어서 오염이 아니라 단순히 '기호식품으로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Beer: Necessity or Luxury? 참고로 여기서 오염이라는 것은 석회수 이야기가 아닌 세균 등 오물에 의한 오염을 말한다.
이 논쟁과 관련해서 '중세 유럽 사람은 맥주를 마셨지 물은 거의 마시지 않았다.'라는 오랜 도시 전설 또한 존재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중세 유럽인은 물의 등급을 나누어 좋은 물과 나쁜 물을 나누었으며, 최고의 물을 '빗물'로 치고서 비를 저장해 두고 마셨다. 또한 고대 그리스 시기부터 물을 끓이면 나쁜 것이 제거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며 이 지식은 중세로 전해졌다. 중세 당시에도 갈증에 맥주가 더 좋은가 물이 더 좋은가에 대한 의견들이 있었으니, 이는 물을 마시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허구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10세기 영국 수도사 앨프릭 바타는 와인은 부유한 사람, 맥주는 가난한 자, 물은 가장 가난한 자를 위한 음료라고 기술했는데, 이는 와인과 맥주 등의 음료는 일종의 부의 상징이자 기호품의 면모를 가졌다는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피터 하몬드 저 「서양 중세의 음식과 축제」에서도 관련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맥주의 경우 다른주류에 비해 알콜함량이 낮아 상대적으로 물의맛 즉 수질이 상당히 중요한데 수질이 좋지않아 맥주를 마셨다는말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반대로 깨끗한 물을 써야만하는것이니 맥주를 마신다는 말이 즉 깨끗한 수분 공급루트가 될수있다고 주장할수는 있겠지만.
3. 맛있게 먹는 법
다른 술에 비해 알콜 도수가 낮고 탄수화물 맛이 나며 구하기도 쉬워서 호불호가 적은 술이다. 와인이나 보드카는 유리병에 담아서 유리잔에 따라 마시는게 불문율이고, 소주는 전용 잔에 따라 마시는게 필수이다, 반면 맥주는 오크통이든 맥주잔이든 병나발이든 신경 안쓰고 마실 수 있다. 맥주 자체만으로도 칼로리가 높아서 안주도 필요 없다.
3.1. 온도
대부분의 술들이 다 그렇지만 맥주 또한 시원하게 식혀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맥주는 오줌을 들이키는듯한 찝찝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보드카같은 고도주처럼 너무 얼려서 먹는것도 권장되지 않는다. 알코올 도수가 낮기 때문에 너무 식히면 얼어버리기 때문.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온도는 딱 냉장고 냉장실에서 적당히 식힌 수준이다. 잘 식힌 맥주는 청량감이 매우 뛰어나서 청량 음료를 들이키는 기분으로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위의 내용은 세계 맥주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라거 맥주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최근 대한민국 맥주 애호가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에일 맥주의 경우 반드시 차갑게 먹을 필요는 없다. 에일 맥주는 비교적 고온인 20~25도에서 발효하기 때문에 미지근해져도 먹을만한 맛이 나온다. 에일의 소비가 많은 영국의 경우 Camra(Campaign for real ale)라는 단체에서 펍을 돌아다니며 에일을 너무 차갑게 보관하지 않는지 체크할 정도라고 한다. 특색 없는 부가물 라거 위주인 한국과 일본 맥주회사들이 냉장보관에 목숨을 걸며 중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물론 어느 맥주를 먹을 것인지, 차갑게 혹은 미지근하게 먹을 것인지는 개인의 취향이다.
3.2. 병맥주 vs 캔맥주 vs 생맥주 vs 크림생맥주
병, 캔, 생맥주 간의 맛의 차이는 맥주 애호가들간의 오랜 논쟁거리이다. 비슷한 vs로는 병우유vs갑우유가 있다. 병콜라vs캔콜라도 있는데병도 유리병과 플라스틱병이 있다.
우선 이 셋에 사용하는 맥주 자체가 다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들간의 맛의 차이는 보관을 잘못하여 변질되었거나, 음용 방식을 달리 한게 아닌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같은 재료와 같은 방식을 통해 양조된 것들이고 용기만을 달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진짜 맛의 차이가 난다면 관련업자들은 품질 관리 실패의 책임을 물어 모조리 거리에 나앉을 것이다.
생맥주 역시 본래 살균 처리를 거치지 않아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를 일컫는 말이지만, (살균 처리법이 개발되지 않았던 옛날이라면 모를까) 요즈음 시판되는 생맥주들은 (주로 영국의 펍에서 볼수있는) 캐스크 에일(Cask Ale)과 같은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거의 대부분 맥주의 맛이 변하는 것을 늦추기 위해 열처리, 파스퇴라이징, 혹은 필터링을 통해 살균 처리가 되어 있는 이름만 생맥주인 그냥 맥주이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병,캔 맥주와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으며, 커다란 캐그에 담겨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만 이렇게 살균된 맥주를 생맥주라고 속여파는 것이라는 오해가 있으나, 사실 외국도 다 똑같다. 상기된 캐스크 에일이나, 몇몇 수제 맥주 판매점이 아니라면 말이다. 국내에도 수제맥주 유행이 불면서 필터링하지 않은 채 냉장유통하는 소규모 지역양조장들이 많이 생겼다.
다만 실질적으로는 용기의 차이가 맥주의 보관 상태에 영향을 줘서 셋 사이에 미묘한 맛의 차이는 존재한다. 아무리 요즘의 캔과 병에는 빛이나 열, 공기, 혹은 용기 재질에 의해 맥주 맛의 변질을 막기 위한 처리가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보관한다면 생맥주의 케그 통이 캔이나 병보다 변질을 막기에 유리하며, 병은 빛에 약하고, 캔은 열에 약할 수밖에 없다. 같은 브랜드의 캔맥주도 매번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용기의 차이가 맥주 맛에 영향을 전혀 안 줄수는 없다. 특히 향이 맛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맥주들일 수록 병맥주와 캔맥주, 생맥주의 맛의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업장에서 파는 생맥주는 상대적으로 빠른 회전율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어, 일반적으로 병, 캔 맥주에 비해 짧은 유통 기간을 누려 훨씬 신선하고, 변질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은 있다. 그리고 캔맥주나 병맥주와는 다르게 이산화 탄소(CO2)를 주입하여 도출하기 때문에 비교적 더 풍부한 탄산감을 느낄수도 있다. 사람들이 보통 생맥주를 더 맛있다고 느끼는 것은 이러한 까닭에 근거한다. 맥주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민감한 술로서, 제조된 시기로부터 오랜 기간이 경과할수록 그 맛이 변질된다. 생맥주는 이 점에서 대체로 병이나 캔맥주에 비해 자유롭다. 즉, 맥주공장에서 마셔본 맥주가 인생 맥주라 느끼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닌 것이다. 다만 맥주 자체의 근본적인 차이에 근거하는 장점은 아니기 때문에 병이나 캔 맥주를 마실 때에도 병입된 일자나 유통기한을 보고 잘 고르면운좋으면 생맥주에 버금가는 신선한 맛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
실제 맥주의 맛의 차이를 내는 결정적인 원인은 주류 유통방식이다. 실제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유통 과정에서 상기한 재질별 단점(병은 직사광선, 캔은 열)을 웬만해선 다 겪게 된다. 지역 주류상에 전달되는 과정까지는 탑차 등을 이용해서 온도나 빛의 영향이 적게 들어가지만, 주류상에서 일반 술집 및 마트 등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대낮에 트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이동 과정에서 직사광선이나 강한 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술을 진열 전까지 보관하는 장소도 문제인데, 냉장시설은 커녕 실외에 간이천막 등으로 비 정도나 겨우 막을정도로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통과정에서 변질 원인에 노출되는 경우는 고작 수 시간인 데에 비해 이 경우는 짧게는 수시간, 길게는 며칠동안 이러한 환경에 그대로 노출된다. 무게 때문에 이동이 불편해서 대부분 실내에 보관하는 생맥주 통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확연하다.
크림 (생)맥주는 맥주에 질소를 충전하거나, 초음파를 통과시켜 크림처럼 조밀한 거품이 나오도록 만들어진 맥주이다. 목넘김이 그냥 맥주에 비해 부드럽고, 상대적으로 맥주 특유의 쓴맛이 중화된다. 하지만 다른 모든 음식·음료수 등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려, 꼭 크림 생맥주가 좋은 맥주라고 할 수는 없다.
3.3. 맥주잔
맥주잔은 맥주 제조사의 마케팅으로 만들어진 산물이다. 대부분의 매체에서 맥주는 커다란 잔에 맥주 거품이 넘칠때까지 따라서 벌컥벌컥 들이키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맥주의 맛을 가장 살리려면 전용잔에 담아서 먹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서 맥주잔도 함께 파는 상술이다. 전용잔의 종류에 대해서는 잔/종류 문서에 자세히 나와 있다.
맥주에는 일반 식용 보리가 아닌 녹말 함량이 높고 단백질 함량이 낮은 맥주용 보리가 쓰인다.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잡맛이 생겨 맛이 좋지 않기 때문. 맥주 특유의 쓴맛은 홉을 넣어서 만들며 흑맥주는 검게 볶은 보리를 이용해서 만든다. 역사적으로 초기에 맥주를 양조할 때는 홉을 쓰지 않고 그루트(gruit)라는 여러 식물의 혼합물을 이용하였는데, 주로 스위트게일과 쑥, 톱풀 등이 사용되었다. 이후 홉이 발견되고서 오랜 찬반 논란의 역사 이후에 결국 홉이 그루트를 대체하게 되었다. 한편 과거에는 맥주를 맑게 하기 위해 물고기 부레를 넣었으며 이 방식은 지금도 일부 양조장에서 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종이 조각, 고기, 동물의 똥, 사람 손가락 등 상상 이상의 재료를 집어 넣었고, 이러한 상황이 맥주 순수령 발표의 원인 중 하나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인공적으로 이산화 탄소를 넣지 않아도 갓 만든 맥주는 거품이 나온다. 이는 효모 때문인데, 효모가 보리에 들어있는 전분을 분해하면 에탄올과 이산화탄소가 나오는데 통을 잘 막아두면 이산화탄소가 술에 녹아 탄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물론 밀봉과 냉장 기술이 개발된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최근의 일이었기에, 맥주가 탄산음료가 된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대부분 탄산 음료가 그렇듯 탄산 때문에 과격하게 흔들면 터질 위험성이 있으며, 요즘 자가양조로 맥주를 집에서 만들 경우 일반 페트병에 넣었다가 터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유통되는 페트 맥주의 경우 일반적인 음료수 페트보다 두께가 두껍다.
초창기 양조기술자들은 효모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양조통을 반복 사용하면서 통에 남아 있던 효모가 재활용되었기 때문에 어렴풋이 양조통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뭔가'의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보이지 않는 뭔가의 정체를 밝혀낸 이가 바로 루이 파스퇴르였다. 파스퇴르의 발견 이후 각지의 양조장들에서는 효모의 인공 배양 기술 개발과 개량에 힘을 쏟았고, 자연의 힘에만 맡기느라 들쑥날쑥했던 맥주의 발효 과정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맥주의 품질과 양산 속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
본디 보리와 맥아만을 넣어서 만드는 것이 정상적인 맥주 제조법이지만 점점 쌀이나 옥수수 전분(콘스타치) 등을 섞어서 보다 부드러운 미국식 라이트 라거가 유행하면서 한국이나 일본의 거의 모든 대중 맥주는 이 방식으로 제조된다. 원래 이 방식은 미국 대기업에서 맥주 제조의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 도입되었는데, 저가의 재료를 다량 섞어서 본래의 맛이 연해진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맥주 고유의 강한 맛을 기피하던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하여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덕분에 맥주가 대중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기도 하였으나, 본래의 강한 맛의 맥주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냥 맛 빠진 맥주밖에는 안 된다. 이런 미국식 라이트 라거의 성공에 대해서는 소위 '진짜VS가짜'의 논란이 있다. 맥주업계 종사자들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라고 말하긴 하지만, 갈수록 지나치게 라거 일색으로 맥주 업계의 니즈가 획일화되는 데 있어서는 분명 내부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주세법에 의한 맥주의 정의
엿기름(밀엿기름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홉(홉 성분을 추출한 것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및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제성하거나 여과하여 제성한 것
엿기름과 홉, 밀·쌀·보리·옥수수·수수·감자·녹말·당분·캐러멜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중 하나 이상의 것과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제성하거나 여과하여 제성한 것
위에 따른 주류의 발효·제성과정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류 또는 재료를 혼합하거나 첨가하여 인공적으로 이산화 탄소가 포함되게 제성한 것으로서 알코올분 도수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도수 범위 내인 것
맥주는 홈브루잉(Home Brewing, 자가양조)이 상당히 활성화되어 있다. 아무래도 순수하게 포도로만 발효시켜 만드는 포도주보다는 양조법이 다양하고 쉽기 때문에 그런지 서양에서는 다양한 홈브루잉 세트와 원액, 곡물 등이 판매되는 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으며, 한국에도 동호회와 쇼핑몰을 통해 홈브루잉 시장이 작게나마 존재한다. 2012년에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맥주를 만들어 먹었다는 기사가 국내에 알려지기도 했다. 맥주의 홈브루잉이 활성화된 이유는 쉬운 난이도와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막걸리나 청주는 쌀로 직접 빚어야 하다보니 난이도가 높은 편이고, 와인은 재료의 특성상 난이도는 낮지만 가격이 세다. 증류주로 넘어가면 이미 개인 레벨로 쉽게 도전해볼 수준이 아니다. 반면 맥주는 초보자가 도전하기 쉬운 캔으로 만들어진 원액이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되어 홈브루잉이 손쉽다. 물론 원액이 아닌 곡물로 양조하면 난이도는 훨씬 높아진다.
국내에서는 38L 발효조를 이용한 홈브루잉이 일반적이다. 초보자를 위한 전용 키트도 일부 쇼핑몰에서 판매중인데, 전용 발효조 및 원료로 이루어져 있어 해당 쇼핑몰이 아닌 다른 레시피는 이용이 어렵다. 기본적인 장비는 2015년 현재 6~7만원대 정도면 갖출 수 있으며, 원액 및 다른 원료는 1번 제조하는데 5~8만원 정도 소요된다. 20~23L가 양조되므로 리터당 2,000원~4,000원 정도로 제작할 수 있는 셈. 국산 맥주와는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가격대이며 수입 맥주보다는 대체로 싸다. 라거, 필스너, 에일, IPA, 밀맥주, 흑맥주, 스타우트, 포터 등등 유명한 맥주는 거의 모두 원액으로 양조할 수 있다. 양조에 실패하지만 않았다면 당연히 맛도 국산 맥주보다 좋다. 물론 고급 수제 맥주 만큼의 퀄리티는 보장하기 어렵다.
고급 수준의 홈브루어는 원액 캔이 아니라 곡물을 이용해서 진짜 맥주 레시피대로 양조하기도 한다. 더 많은 장비를 갖춰야 하고 시간과 노력도 훨씬 많이 들게 되지만, 이쪽도 나름대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심화 수준이 되면 정해진 레시피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곡물을 블랜딩 한다던가 홉 및 첨가물을 배합하는 등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기도 한다.
2019년 현재 LG전자에서 LG 홈브루라는 전자 홈브루 기기가 출시, 시판중이다. 원하는 종류의 맥주 키트를 투입하면 2~3주 후 수제 맥주가 완성된다. 기기 가격이 상당히 비싸며 한번에 나오는 양이 아주 많진 않고 시간이 꽤 소요된다는 단점은 있으나, 가격 부분은 월마다 돈을 내는 렌트나 할부로 하면 아주 감당하지 못할 정도가 아니고 간편하며 위생적으로 다양한 수제 맥주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디어 상품으로써는 꽤 괜찮은 콘셉트. 평론가들에 따르면 편의점이나 마트 맥주보단 훨씬 낫다고 한다.
초보자는 보통 캔에 담긴 맥주 원액을 이용해서 만든다. 캔 안에는 원액과 효모가 들어 있고, 원액은 맥주의 원료인 몰트(Malts, 맥아)를 당화(糖化)시켜 농축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맥주의 종류에 맞는 몰트와 홉이 비율에 맞춰 농축되어 있다. 필요한 장비도 간단한 편으로, 적당한 발효조와 에어록(Airlock), 비중계, 물을 끓일 수 있는 설비와 주걱, 소독약, 맥주를 담을 병(내압병) 정도만 있으면 된다. 정리하자면 재료는 다음과 같다:
원액 캔 (일반캔 1.5kg, 프리미엄 캔 3kg)
설탕 또는 몰트 추출물 1kg(프리미엄 캔은 필요 없음)
물 20~23L
효모 (캔 뚜껑에 동봉되어 있다)
발효조에 원액을 붓고 설탕 또는 몰트 추출물과 끓인 물 2~3L 정도를 넣고 잘 녹여준다. 보통의 원액 캔은 단가 문제로 설탕을 이용해 부족한 당도를 맞추도록 제작되었으며, 프리미엄 캔은 더 비싼 만큼 설탕이 없어도 적절한 당도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설탕 대신 더 맛을 좋게 하기 위해 몰트 추출물을 넣기도 한다. 몰트 추출물은 원액의 원료인 몰트를 당화시킨 것, 즉 원액에서 홉을 뺀 상태의 재료로, 액상으로 된 것과 가루로 된 것이 있다. 설탕과 몰트 추출물을 적절히 섞어서 넣어도 되며 총 당도만 맞춰주면 된다. 다 녹았으면 물을 붓고 잘 섞어준다. 찬물을 부어서 물의 온도를 맞춰주는 것이 좋으며, 적정 온도는 에일의 경우 15~25℃, 라거의 경우 5~15℃ 정도이다. 당도계 또는 비중계로 측정해서 원하는 맥주에 맞는 당도가 되면 워트(wort)가 완성된 것이다. 워트를 충분히 저어서 산소를 공급해주고 효모를 넣은 뒤 뚜껑을 덮으면 1차 발효를 할 준비가 끝난다. 에어락을 설치해서 외부의 공기가 들어가지 않고 발효시 생성되는 이산화 탄소를 배출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다.
위에 나온 온도를 가능한 지키면서 직사광선을 피해 7~10일 정도 발효시키는데 온도에 따라 발효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에어락에 움직임이 없고 비중을 측정했을 때 1.010 정도가 되면 발효가 끝난 것이며 이렇게 1차 발효가 끝난 용액을 영비어(Youngbeer)라고 한다. 영비어는 알코올은 있지만 탄산이 거의 없어 김빠진 맥주맛이 난다. 영비어를 병에 옮겨 담은 뒤 탄산 생성을 위해 적정량의 설탕을 함께 넣고 잘 녹여준다. 병을 밀봉하고 역시 위의 온도에서 1~2주간 발효시켜 탄산을 생성해주면 맥주가 완성된다. 냉장고에 넣어 숙성시키는 라거링(Lagering)을 하면 더 맛이 좋아지며 자연스럽고 조밀한 거품이 생성된다. 중급자(?)는 원액 캔에 적절한 몰트나 홉을 추가로 용해시켜 맛과 향을 더하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일반병이 아닌 내압병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유리병을 사용한다면 특히 조심해야한다. 이미 발효가 끝났고 설탕을 넣지 않으면 상관 없지만 탄산을 만들기위해 설탕을 넣었는데 일반병이라면 폭발할 수 있다.
고급 수준의 홈브루어는 캔이 아닌 실제 곡물로 맥주를 만든다. 이를 위해서는 당화조와 냉각(칠링) 장비 등이 필요하다. 몰트는 엿기름과 같은 것인데, 다양한 맥주용 몰트를 적절히 분쇄해서 당화조에 넣고 물을 넣어 65~68℃에서 60분간 두면 아밀라아제에 의해 몰트 안의 전분이 당화되어 추출된다. 추출된 용액을 잘 거른뒤 적절한 홉을 넣고 팔팔 끓여 향과 맛을 첨가해 주면 워트가 완성된다. 워트를 적당한 온도로 식혀준 뒤 효모를 피칭하고 발효를 시켜주면 된다. 1차 발효를 끝내고 2차 발효를 하기도 하며, 영비어가 완성된 뒤에도 보통 자연 탄산화를 거치지 않고 이산화 탄소를 강제로 주입하는 강탄을 한다. 심지어 맥주병이 아니라 술집에서 생맥주 용으로 사용하는 케그(keg: 내압 물탱크)에 영비어를 담고 강탄을 하기도 한다. 케그를 이용하면 마실 때도 생맥주와 똑같이 이산화 탄소통을 연결해서 포싯(Faucet: 맥주를 따르는 전용 물꼭지)으로 500ml 잔에 따라 마신다.
고급 수준의 홈브루어는 따로 수입한 액상 효모 또는 전용 효모를 사용하기도 하며, 몰트나 홉을 블랜딩하는 등 독자적인 레시피를 만드는 수준도 있다.
호프와 효모만 있으면 주방용 기구를 이용하여 누구나 손쉽게 맥주 곡물양조가 가능하다. 여기서 소개하는 방법은 전기밥솥으로 맥주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전기밥솥 크기는 5리터 이상이면 되고 식당용 전기밥솥이면 용량이 크기 때문에 더욱 좋다. 시중에서 흔히 판매되는 식혜용 엿기름 1.2킬로그램과 물엿 0.9킬로그램, 호프 적당량, 건조효모 1개, 발효통 1개, 전기밥솥만 가지고 곡물양조를 실시하는 방법이다.
분쇄되어 있는 식혜용 엿기름 1.2㎏을 구입하여 밥솥에다 넣고 보온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3~5시간 건조시킨다. 이것은 건조의 목적이기 보다 엿기름의 풋냄새나 비릿한 냄새를 없애기 위한 목적이다. 즉 맥아를 만들 때 건조시키는 배초작업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분쇄한 맥아를 곡물망(스타킹 또는 세탁망을 대체사용하여도 무방)에 넣어, 차가운 물 3~4ℓ와 함께 보온밥통에 넣고, 보온을 눌런 상태로 2시간 30분정도 둔다. 이것은 당화를 대신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엿기름 속에 존재하는 전분이나 단백질이 분해된다. 보온밥통에 25℃ 찬물을 넣고 2시간 30분정도 두면 최고온도 73℃내외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맥아의 당화작업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가정에서 어머니들이 식혜를 만들 때의 방법과 유사한 것이다. 알코올 변환식을 감안하면 실제로 식혜에다 홉이랑 효모만 넣으면 맥주를 만들 수가 있다.
당화가 끝나면 맥아 곡물망을 바구니 위에 올려놓고, 75℃로 데운 물 10ℓ를 천천히 부어서 맥박여과(스파징)을 실시한다. 이 과정은 아직도 맥아껍질에 남아 있는 유용한 성분들을 좀 더 회수하는 과정이다. 당화와 스파징에서 얻은 매쉬를 합치면 약12ℓ가 된다. 냄비에 물엿 0.8㎏과 할러타우(Hallertau) 호프 34g(1.2O.Z)을 넣고, 1시간 끓인 다음 피니싱으로 할러타우 호프 11g(0.4O.Z)를 넣고 10분간 끓인다. 사즈(Saaz), 스팔트(Spalt), 윌라멧(Willamette), 리버티(Liberty), 케스케이드(Cascade) 등의 호프로 대체하여 동일한 양을 사용하여도 무방하다. 호프는 다시백에 넣어 사용하면 된다.
맥즙을 냉각시켜 싸이펀 튜브(적당한 호스로 대체가능)로 찌꺼기가 딸려 나오지 않게 상징액(上澄液)을 따라 깨끗이 소독한 발효통에 넣고, 격렬히 저어둔 후 효모를 투여하여 5~7일간 발효시킨 후 병입, 탄산화 시키면 곡물양조가 간단히 완성한다.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기로 유명한 벨기에 등에 가면 과일향 나는 것부터 철저히 쓴 것, 색이나 향, 도수까지 모두 천차만별인 술이지만 우리에게 흔히 소개된 맥주는 가장 평범한 것과 흑맥주 뿐이다. 그나마 2010년대 이후로는 수입맥주에 대한 수요가 늘어 대형마트 등지에 가면 다소 희귀한 맥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로 포도가 잘 자라는 남쪽 지방에서는 와인을, 포도가 잘 안 자라는 북유럽 지역에서는 맥주를 마셨다. 물론 중세의 경우 와인은 매우 비싼 사치품이었기 때문에 소수의 상급 귀족들이 주로 마셨기 때문에 남부 지방에서도 돈 없는 사람들은 맥주를 마셨다. 유럽 맥주계를 꽉 잡고있는 벨기에, 독일, 영국도 모두 유럽의 북부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맥주가 워낙 대중적인 주류에 해당하기 때문에 생산과 소비는 유럽 전역에 퍼져있으며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와인으로 유명한 국가라 해도 맥주가 인기 없는 것이 아니며, 반대로 맥주가 유명한 독일 같은 국가도 와인의 생산과 소비가 왕성한 편이다. 지역 맥주에 대한 자부심이 큰 곳에서는 어지간한 주점에서 '맥주 주세요'했을 때 해당 지역 브랜드를 갖다줄 정도로 해당 지역 브랜드가 대세다. 아예 맥주 브랜드명을 해당 지역명에 간단한 접미사만 붙여 이름 지어 생산하는 곳도 많다.
독일에서는 바이에른 공 빌헬름 4세가 맥주 순수법(Reinheitsgebot)을 제정하고 이 법이 통일 이후 독일 전국으로 확대된 이래로 보리, 홉, 효모, 물 외에 다른 재료를 넣은 술은 맥주(Bier)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 법은 폐지된 지 한참 되었지만 양조업자들이 알아서 이 법을 지키고 있는 고로 독일 맥주는 가장 순수한 맥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독일 노동자들은 맥주를 마시면서 상류층도 우리와 같은 맥주를 마신다라는 생각과 함께 인간의 공평함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역사를 뒤져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
원 법령에서는 이스트 이야기가 없었다. 이스트가 발효에 필요하다는 것 자체를 모르던 시기라서. "Gersten, Hopfen und Wasser"(보리, 홉, 물) 딱 이렇게 적혀있다. 그리고 홉은 방부제 로 언급되었다. 쓰니까 소독도 되겠지~ 수준의. 저 방부제의미의 전통적 첨가물은 각 지역마다 달랐고 독일 쪽이 홉이었었던 이유로 홉이 들어갔다.
독일 밀맥주(Weizenbier)도 꽤나 전통 깊은 독일 맥주이다. 한때는 높으신 분들이 잘 드시던 물건이기도 했었다. 또한 독일 안에서도 지속적으로 저 순수령을 까면서 밀맥주를 만들어왔다. 반면 바이에른 왕실은 밀맥주 생산을 독점했다. 일단 bier란 단어는 쓰고 있다.
바이에른 공이 맥주 제법을 규제한 이유는 보리와 밀, 그리고 호밀을 모두 술 만드는 데 써버리면 당장 먹을 것이 없어진다는 문제라는 이야기와 보리로 술 만드는 게 바이에른 공의 주요 사업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무엇보다 전통의 재창조인데 상면발효법(에일 또는 밀맥주)과 하면발효법(라거)의 승부에서 라거가 이겼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순수법 자체가 라거 전용 법령. '우리 맥주가 역사와 전통에 의거한 진짜 맥주! 딴 건 다 짝퉁!' 식의 광고 카피를 지금까지 잘 써먹는 중이다.
밀로 술 만드는 것이 꽤 어렵다. 지금이야 밀가루 만들어서 효소 섞어넣고 대형 탱크에서 돌려버리지만 예전에는 공정상 그냥 싹 틔워서 대충 찧고 물 부으면 술 되는 보리와는 상대가 안되었었다.
결국 맥주순수령이 수정되어 밀이나 호밀의 맥아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독일에서 무역 장벽으로 써먹기도 했다. 벨기에 맥주나 영국 에일도 꽤 괜찮은 맥주지만, 맥주 순수법을 핑계로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중세 전통에서 유래한 쓴맛 첨가물이 홉이 아니거나 또는 홉 외의 다른 것을 썼거나 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는데, 결국 이런 부심에 빡친 유럽공동체 회원국들이 보호무역주의를 지나치게 악용한다며 제소하는 등 국제 분쟁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자 1987년에 독일(서독) 법령이 개정되어 외국 맥주의 수입을 허가했다. 어차피 안 팔린다. 특히 벨기에에서 맥주에 향료를 첨가하는 것을 독일인들이 매우 경멸하는 경향이 있다.
비단 수입 맥주와 국산 맥주에 대한 차등적 대우 뿐 아니라 맥주 순수법 공표 이전부터 전통적으로 만들어오던 수많은 맥주들의 리바이벌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1993년에 독일 정부가 브란덴부르크의 노이첼레에 있는 노이첼레 클로스터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슈바르처 압트(Schwarzer Abt)라는 흑맥주 제법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렸는데, 양조 과정에서 전화당 시럽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양조장 주인인 헬무트 프리체는 이 가당 전통이 400여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노이첼레 수도원 양조장의 전통 제법이라고 맞섰다. 결국 12년이나 계속된 법정 공방 끝에 프리체는 2005년 라이프치히 연방 법원에서 슈바르처 압트의 제조법을 법적으로 인정받았고, 독일 정부는 패소하는 굴욕을 당해야 했다. 이 소송전은 '브란덴부르크 맥주 전쟁(Brandenburger Bierkrieg)'으로 지금까지 독일 맥주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판결문 전문 (독일어)
규정이야 어쨌거나, 혹은 그런 엄격한 규정으로 인해서인지 원래 전체적으로 맛있는 유럽 맥주 중에서 특히 독일 맥주는 정말로 맛이 좋다. 가게 되면 반드시 마셔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웬만하면 병맥주가 아니라 호프집에 가서 생맥주를 마시자. 독일에는 각 지방마다 수많은 양조장이 있어서 매우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외국 맥주의 수입 자유화 조치가 이루어진 뒤에도, 또 세기가 바뀐 뒤에도 독일인들은 자국 맥주를 압도적으로 많이 마시고 있다.
심지어 가톨릭에서는 이 맥주 사랑 때문에 성인으로 시성될 수 있었던 사례도 있다. 맥주를 좋아해서 성인이 되었다는 얘기는 아니고,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독일의 가톨릭 성인 중 '파르잠의 콘라도(Konrad von Parzham)라는 성인이 있다. 콘라도는 프란치스코회의 수도자로, 평생 수도원의 문지기 일을 맡으면서 ‘그리스도인에게 물 한 잔이라도 주라’라는 가르침을 따르기 위해 수도원을 방문하는 누구에게나 간단한 음식과 맥주를 대접했다. 이후 콘라도의 성인 자격을 심사하던 '악마의 대변인'은 이 맥주 대접을 지적하며 "여자들에게도 음주와 혼취를 조장한 사람을 어떻게 성인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참석했던 뮌헨 주교의 반박이 일품이다. "맥주 2잔입니다, 맥주 2잔. 독일 여자가 맥주 2잔 가지고 취한다는 게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악마의 대변인'도 이에 수긍했다고 한다.
하여간 독일 국민들에게 있어 맥주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국민들의 와인, 영국 국민들의 위스키, 러시아 국민들의 보드카, 일본 국민들의 사케, 불가리아 국민들의 라키아, 멕시코 국민들의 테킬라, 그리스 국민들의 우조, 쿠바, 자메이카 등 카리브해 섬나라 국민들의 럼과 중국의 바이주, 대한민국 국민들의 막걸리와 소주 같이 국민술의 사랑을 뛰어 넘어 살아 숨쉬는 민족 문화의 소중한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지역별로 특색있고, 대기업 보다 동네 중소 지방 기업들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맥주는 역사적으로 작센, 바이에른, 프로이센, 등등 자그만한 공국들로 쪼개져 수 백년간 지내다가 순식간에 (대부분 강제로) 독일 제국으로 통합 된 이후 제1,2차 세계대전과 동서독 분단과 같은 격동기를 겪고 오면서도 몇 안되는 독일인 모두가 함께 즐기며, 그러면서도 또 독일 역사적 지방들의 다양성을 포함하는 하나의 민족문화적인 코드이다.
그 만큼 독일인들은 쾰른에서 포츠담까지, 뮌헨에서 슈트랄준트까지 자기 동네를 대표하는 맥주가 하나씩 있고, 이에 대하여 큰 자부심과 애정을 쏟는다. 유럽인들과 여행자들끼리 진담 반인 농담으로 "나치 독일 이후 민족주의가 완전히 거세된 독일에서 다른 건 다 욕하고 독일을 무시해도 되지만 맥주 맛 품평만은 함부로 하면 다음 날 아침 빛을 못 볼 수 있다"라고 할 만큼 독일인들에게 지역 맥주는 소중하며, 당연히 독일 여행자라면 본인의 맥주 내공이 어지간히 깊지 않은 한 함부로 독일인과 그 동네 맥주 품평을 하지 말자. 한국에서 웬 외국인이 적어도 진짜 한국 음식과 한국 문화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닌데 남의 집 김치가 어떻니 저렇니 하고 다니면 좋아할 사람이 없는 것처럼.
독일 마트에서는 주로 그 지역(도시 또는 마을)맥주, 주변 도시의 맥주 및 해당하는 주의 맥주를 판다. 물론 유명한 맥주의 경우에는 남북단 양끝에 있음에도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다.(예: 독일 북부 끝자락 플렌스부어거 맥주는 뮌헨에서도 볼 수 있고, 함부르크에서 도 뮌헨의 파울라너, 뢰벤브로이 등의 맥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독일인들은 맥주를 마트에서 한두 병 사는 수준이 아니라 궤짝(Kiste) 단위로 사는데, 이 때문에 쇼핑카트 밑에는 이 상자들을 담기 좋은 칸도 따로 달려있다.
맥주 관련 축제 중 유명한 것은 독일 뮌헨에서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부터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걸쳐 행해지는 옥토버페스트. 1810년에 바이에른 공국의 초대 대공인 빌헬름 1세의 결혼에 맞추어 5일간 음악제를 곁들인 축제를 열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1883년 뮌헨의 6대 메이저 맥주회사가 축제를 후원하면서 4월 축제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국민 축제로 발전하였다.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 정오부터 10월 첫째 일요일까지 16일간 열리며 독일 국민은 물론 전세계에서 7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다. 참고로 뮌헨의 인구는 현재에도 143만명 정도이다.
이때 소비되는 맥주도 맥주지만 안주 양도 장난 아니다. 1999년의 경우 전세계에서 680만 명이 축제에 참가해 600만L의 맥주와 63만 마리의 닭, 79만 마리의 소가 소비되었고 1,000개가 넘는 독일의 맥주회사가 참가하였다. 이후 참가자 수가 늘어나 2000년에는 700만 명을 넘어섰고 갈수록 그 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일본의 삿포로 눈 축제와 함께 세계적인 축제로 불린다.
12시 정각이 되면 뮌헨 시장이 축제장에서 커다란 나무망치로 맥주통 꼭지를 두들겨 넣어 마개를 따고는 "'O'zapft is(오 차프트 이즈. 바이에른 사투리로 "마개가 열렸다"라는 뜻)" 라고 외치며 시작하는 것이 전통. 참고로 이 맥주통의 맥주가 그날 맥주들 중 가장 최상급이라 한다.
참고로 독일에서는 역시 지역마다 다르지만 스피릿 등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에 비해 맥주 구입의 연령 제한은 전혀 높지 않다. 만 16세가 되면 맥주와 와인 같은 발효주는 합법적으로 마실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독일에서 지하철을 타면 병맥주를 들고 타서 음료수마냥 마시고 있는 사람들을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다.
2011년 5월 17일에 KBS VJ특공대에서 독일(주로 뮌헨)의 맥주문화 관련해서 방영하였으니 맥주에 관심 있으면 한 번쯤 보자.
5.1.2. 러시아
사실 러시아, 나아가 동구권은 추운 기온 때문에 식량 사정 자체가 썩 좋지만은 않은데 과일 또한 잘 자라지 않아 과일주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다. 과일이 생기면 당장 캄폿(과일담금음료)이나 바례니예(잼) 등으로 가공하여 식사용으로 쓰는 게 일반적이지 그걸로 술 담가먹을 여유까진 안되었기 때문인데, 따라서 여기도 과실주 대신에 곡물을 이용한 술이 발달하였지만 이 또한 추운 기온을 나는데 적합한 보드카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맥주 문화는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다.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흥이 오르는 보드카와는 달리 먹어도 별로 몸이 따뜻해지지 않고, 이미 보드카 같은 고도주에 길들여진 러시아인들이 맥주 따위에 흥이 오를리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련 시절을 거쳐 서구 문명이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맥주도 유입되어 제법 자리를 잡게 된다. 이제는 되레 세계 3위의 맥주 소비 국가이며, 과거와는 달리 식량 사정도 개선된 덕분에 유명하진 않더라도 자체적인 현지 맥주 브랜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사실 이게 좀 골때리는게, 맥주가 동구권에 자리잡게 된 배경이 '술은 마시고 싶고 주머니 사정은 안되는' 이들이 보드카보단 싸면서도 크바스보단 술 느낌이 나는 맥주를 대체재로 선호했기 때문이다. 러시아판 양아치인 고프닉의 주요 이미지가 후줄근한 모자에 상하의 아디다스 츄리닝을 깔맞춤으로 걸치고 가죽구두를 신은채로 길가에 삼삼오오 모여서 쪼그려 앉아서 시메슈키를 안주로 까먹으며 맥주를 퍼마시는 모습인데 이는 이들 고프닉들이 열심히 일하려는 의지가 없다보니 적당히 벌어서 그날그날 다 써버리는 생활패턴 탓에 돈이 없어서 보드카 대신 맥주를 마시게 된 것이 나름대로의 고유한 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보드카에 길들여진 동구권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일반 맥주가 다른 나라에서 생각하는 무알콜 맥주 정도의 '가벼운 알코올 음료' 정도의 입지이기 때문에 미성년자도 콜라 사듯이 맥주를 살 수 있었을 정도다.
결국 2009년 9월 러시아에서는 미성년자의 음주 행위와 그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취지 하에 맥주의 광고를 규제하고 더불어 맥주의 주세를 기존의 2배로 올리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러시아에서는 아무래도 보드카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맥주를 술로 여기지 않는 사회적 경향이 있는 데다 경기 악화로 인해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맥주를 마시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빈번해진 탓이라고 한다. 이 법안 때문인지 맥주에 밀려났던, 기존 동구권 저도수 곡물 알코올 음료였던 크바스의 인기가 다소 상승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맥주도 여전히 인기 주류 중 하나이며 러시아 전역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보드카를 사마실 여건이 되는 사람들조차 보드카와 맥주를 함께 쌓아두고 골고루 들이키거나, 1차는 보드카로 2차는 맥주로 달리는 등 여전히 폭넓은 사랑을 받는 술이다. 동구권 유튜버 Life of Boris에서도 동구권 사람답게 보드카를 주로 들이키지만 맥주도 만만치않게 들이킨다.
일본어로 맥주는 ビール(비루)라고 하는데, 네덜란드어의 bier에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수입된 미국식 부가물 라거 맥주의 영향을 받아 보리맥아와 홉 뿐 아니라 쌀이나 옥수수 등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여기에 맥주의 청량감을 극도로 살린 드라이 맥주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주류세를 줄이기 위해 맥아 함량을 50% 미만까지 낮춘 발포주(発泡酒, 핫포슈)까지 만드는 경지에 이르렀다.
5.4. 북한
중국보다도 더 의외로 맥주가 발달한 동북아시아 국가는 다름아닌 북한이다. 술덕후였던 김정일의 지시로 영국의 어느 폐업한 맥주 양조장 설비를 수입해서 교류가 많았던 중국을 통해 독일식 제조법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오히려 한국의 맥주보다도 더 좋은 평을 듣고 있다. 게다가 생산 주체가 사기업이 아닌 북한 당국이다보니 의외로 품질 관리가 더 빡센 것도 인기의 비결 중 하나. 게다가 폐쇄적인 미지의 국가에서 생산되는 맥주라는 점 때문인지 희소성 때문에 오히려 인지도가 높다.
중국에서 맥주는 비주(啤酒, 피주)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맥주를 일컫는 독일어 Bier(비어)를 음차한 맥주 비(啤 - 비어)의 뒤에 술 주(酒 - 주)를 더한 이름인데, 한국어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미 Bier 자체가 충분히 맥주로 번역되므로 한국어 입장에서는 '맥주주'라는 겹말 이름이 되어버린다. 사실 이런 겹말 문제는 한국에서도 존재하는 현상이라 중국만 갖고 있는 문제점은 아니지만.
의외로 한중일 삼국 중 가장 맥주가 발달한 국가는 다름아닌 중국이다. 과거 칭다오 지역이 독일에게 점령당했을 때 맥주의 본좌인 독일의 맥주 제조법이 유입되었기 때문에 품질은 맥주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도 알아주는 수준이다. 상기하였듯 애초에 중국에서 맥주를 부르는 어원 자체가 독일어에서 온 것이다. 정작 중국 내에서는 이미 전통 술들이 뿌리박혀있어서 생각보다 인지도는 부실하지만 그럼에도 인구빨덕에 꽤나 소비량이 많은 편이다. 전술한대로 독일의 지배를 받았던 칭다오 지역이 맥주를 가장 선호하며 대도시들이 그 뒤를 잇는 수준.
오랜 서구 국가들의 식민 생활로 인해 아시아에서도 특히나 서구화가 가장 잘 되어있는 필리핀도 당연히 맥주가 대중적이다. 특히 필리핀을 대표하는 산 미겔은 전세계에서 알아주는 맥주 브랜드 중 하나. 필리핀으로 어학연수 간 유학생들은 보통 한국에서 하던 그대로 밤 늦게까지 술판을 한가득 벌여놓고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국땅에선 관세로 인해 소주가 양주급으로 가격이 펄쩍 뛰기 때문에 결국은 필리핀 맥주로 대신하게 된다. 보통 이 때 필리핀 맥주(주로 산 미겔)에 맛을 들여서 귀국한 후에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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