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1일
황매산
자.. 충분히 쉬었고.
난 일찌감치 내려가 코스의 특이점을 살피기로...
황매평전에서는 갈래길이 많아서, 코스를 잡기는 쉽지는 않으나 일단 큰 갈래길에만 바닥지를 놓기로 하고,
모산재에서 길이 희미하니, 그곳에 바닥지를 추가로 소모하기로.
늘 황매평전을 앞에다 두고, 내려가는 이 순간이 너무 좋다.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엔 너무 아까운 순간.
천천히 이 순간을 음미하면서 고도를 낮춘다.
"시간 넉넉합니다. B코스도 올라오셨으면 황매산 찍고 내려가셔도 충분합니다아!!!"
라고 무전을 치는데,
올라오는 어린 처자들이
"네엥!!!!"
합창을 한다. 이런이런....
황매산 억새가 시작되었다.
역시 장관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살랑살랑 흔들거리는 물결이 작년에 이은 감동을 이끌어낸다.
서서히 발을 옮겨 베틀봉을 향한다.
베틀봉을 우회해서 모산재로 갈수도 있는데,
바닥지를 놀까말까 하다가 베틀봉과 야영장을 향하는 두개의 방향으로 놓는다.
B코스로 오셨던 삼불봉님 내외분을 반가이 뵌다.
이렇게 넓은 곳에서 재회의 신기함을 느끼면서, 즐거움을 나눈다.
베틀봉에 오르자 아래로 억새평전, 살짝 위로 황매산 정상이 아주 멋지게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남발.
모산재로 향하는 길에 바닥지가 소비된다.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니, 생각보다 빠지면 안되는 길이 제법 있네...
두틈했던 바닥지가 서서히 고갈되어감을 느낀다. 가방속에 예전 회수한 것이 있을거야~
서서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진다.
어라??? 어제 예보가 맞은 거여??
맑은 햇살좋은 억새평전을 즐기시게 했던 마음에 아쉬움이 드리워진다.
모산재 직전 삼거리에서 쉽게 덕만주차장으로 향할 수 있는 삼거리에 바닥지를 놓고,
모산재 도착.
여기 조망도 만만치 않다.
삼라만상을 조각해 놓은 듯한, 선이 굵은 암반을 눈 앞에 두고, 감동할 준비를 한다.
크게 출출하진 않은데... 그래도 약간의 요기를 하고,
순결바위를 향해 진행.
암릉길이라, 길이 투박하긴 한데,
외길이라 크게 길을 이탈할 우려는 없어서, 일단 진행을 하면서,
바른길대장님께 바닥지 보충을 요청드린다.
바른길대장님이 뒤에있어, 여간 든든한 것이 아니다.
난 암릉길에서 덕만주차장까지의 길이 희미하니, 그곳에 남은 바닥지들을 소진하기로.
순결바위까지 갔다가 회귀하면서, 늘감사님과 구름따라님을 뵌다.
순결바위 못미쳐 있는 틈을 지나오면서,
"이게 순결바위여??"
"나오셨고, 저도 통과했는걸요? 당근 아니져"
순결하지 않은 사람은 틈에서 못빠져나온다는 순결바위의 전설을 상기시킨다.
기억대로 길이 희미한 이후 접속구간을 지나,
숲을 빠져나오면서 숙제끝의 홀가분함을 느낀다. 즐겁다.
앞서서 어디서 많이 뵌 두 분이 가시는데.... 버들님과 푸딩님
"어??? 머이리 일찍 내려오세요??"
표정이 별로시다. 음.... 추워서 일찍내려오셨다는데...
다른 일행들이 불안하다. 좀 더 즐기시고 내려오시길...
내려와, 좋은 햇살아래에서 구름님과 담소를 즐기는데,
산수님이 오시자 바삐 0.5 차 뒷풀이가 시작된다.
늘 시간맞춰 내려오느라, 이미 풍성해진 0.5차 뒷풀이 판에 몇잔 얻어먹는 패턴이었어서,
이런 시작의 장면을 목격할 수 있는 영광이 주어는데,
"뭐 해!!! 상펴야지!!"
하는 산수님의 호령에 정신이 번쩍.
"으응? 업무가 디파인이 안되어서.. 잘 몰랐어요~~"
상이 펼쳐지고, 간이의자에 앉아있으니, 이리 편할 수 없다. 햇살도 좋고..
펼쳐지는 술상에 간단한 안주도 여흥을 일으키기 너무나 충분했다.
따따~ 한 햇살을 정면으로 맞으면서, 살살 노곤해지기까지.
'아하~~ 0.5차 매력이 이런거구나.
다음부터 많이 일찍 내려와서 조인해겠는걸????'
내가 안주거리도 좀 보강해 가져오는 걸로....
차차 일행들이 당도한다.
좋았다는 의견도 있고, 추워서 그냥 내려왔다는 분들도 있고...
처음에 완벽하게 좋음 그렇지... 이렇게 좋은 곳은 한번은 더 와야져~~
도란도란 무슨 이야기가 그리 좋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데,
끊임없는 이야기와 웃음에 무지 많이 남아있었던 하산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처음에 의자를 건네주며 넉넉한 인심을 표했던 다른 산악회 아줌마들로부터,
먓들어진 매콤 돼지껍데기가 공수되어 되돌아온다. 우왕~~~
날씨가 추운 탓인지, 예고했던 하산시간보다 자그마치 5분이나 일찍
다시 만차가 된 버스가 식당으로 이동한다.
오늘은 김치찌게에 지쳤다는 회장님의 선구안으로 감자탕.
훨 낫다.
식당으로 들어가, 무심코 화장실을 먼저 들어갔다가.. 아차차 하면서 빨리 되돌아온다.
지인으로 오신 선배님 부부 자리를 봐드렸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으응?
찾아보니, 방에 늘솔님께서 먼저 두분을 챙기고 계시네. 다행...
늘솔님도 나의 대선배님.
나머지 한자리를 내가 채워 즐거운 뒷풀이자리를 즐겼다.
건배사는 "억새가 좋다~ 대한토가 좋다"
닉이 오늘 지인으로 오신 선배님은 "시모" 로 가입이 되어있단다.
부부일심동체라 하나의 닉으로 돌려막기하겠다고.. 크~
자주 나오시라 주문을 드리고,
호출된 다른 상에서 식당마감시간까지 꽉꽉채워 들이킨 연후에, 다시 버스에 오른다.
얼굴이 얼얼한데...
0.5차와 본 뒷풀이를 거치면서, 너무 마셨다. ㅠㅠ
다행히 다음산행을 이끄실 꿈너머꿈 대장님이 계셔서,
다음산행지 소개의 미션도 없다.
편안한 대전으로의 귀가길을 나른한 상태로,
17기 산대장의 미션을 마무리한다.
굿바이 17기~
첫댓글 은빛 억새의 향연을 끝으로 17기 대장미션을 잘 마무리 하셨군요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18기에는 더한 노고가 기다리고 있으니 ~~
대한토는 천군 만마를 얻은 느낌인데
동그라미 수석대장님에게는
어떤 의미일런지요~^^ ㅎ
이리 따뜻하게 대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정들회장님과 함께 했던 17기 너무 행복했습니다.
잠시 내려놓으시고, 다시 잡으셔야져~~ ㅋ
동그라미 대장님!
지난봄 우연히 코스 답사오셨을때
만나서 속으로 책임감이 강한분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단풍과 은빛물결의 황매산!
아주 멋졌습니다
중간 먹구름이 잠깐 오기는 했지만
그뒤 열어준 파란하늘은 두배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인간이 망각하는 동물이기는
하지만
엊그제 여름의 기억은
이미 저 멀리로 가버리고~
이미 가을 한가운데에 서있는듯~!
바람도 하늘도 단풍도 억새도
그리고 여전한 암릉도
아주 멋진 황매산 이었습니다
멋진곳 안내해 주셔서 즐거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덕담이 후하신 매직님이 매우 큰분이십니다 (피지컬을 의미하는건 아니고요~~^^)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곁에서 즐거움을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황매산의 출렁이는 억새를 처음 만나봤습니다. 아..여기가 바로 황매산이구나 싶더라고요..왜 진작 안와봤는지.ㅎ
어제의 감동이 계속 이어집니다~.함께 동행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산행들도 좋은 컨텐츠로 꾸미고 있으니까 자주 오세요.
황매산 억새가 이렇게 이쁜 줄ᆢ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ㅎ
멋진 곳 리딩하고 주관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다행히 만차로 많은분들이 보실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춥지만 않았음 최고였을텐데...
점심먹고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그 예쁜 엇새옆에서 사진 한장 못 찍고 하산 억새 사진은 다음 기회에
수고하셨습니다.
다치시기까지 했다 들었습니다. ㅠㅠ
잘 회복하시면 좋겠습니다 12첫주 누님 500회 산행을 좀 편안한 컨셉으로 통영 미륵산으로 했는데 혹시 다른 좋은곳 계시면 언제든 말씀주세요~^^
여러모로 산우들 대오 챙기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듬직합니다.^^
청대장님이 든든하게 받쳐주시니 편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