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5.9.물날. 날씨: 날이 좋다.
아침열기ㅡ졸업여행 공부ㅡ글쓰기ㅡ점심ㅡ청소ㅡ맑은샘회의ㅡ마침회ㅡ찾아가는 학교설명회(함께 크는) ㅡ후원의날 막걸리 뜨기
[날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 날로]
아침 걷기 시간에 텃밭에 그동안 키운 모종을 심는다. 날이 좋으니 밖이 좋은데 교실에서 챙길게 많은 방학하는 주다. 영어동화 듣고 따라 말하기, 피리, 천자문, 하루 흐름 나누기로 아침열기가 꽉 찬다. 최명희 선생이 못 나오는 날이라 2.3학년이 한 모둠으로 같이 사니 1층 강당에서 공부를 한다.
아침나절 공부로 졸업여행 공부를 한다. 봄 방학하기 전에 제주도의 역사와 지리를 충분하게 하기 위해 저마다 미리 찾아놓은 자료를 줄곧 읽고 문제로 만들어본다. 스승의 날을 맞아 해금, 춤 선생님께 고마운 편지를 쓰는데 장난처럼 쓴 어린이가 있어 지우는 걸로 어린이들끼리 큰 소리가 오고 가다 선생에게 한 소리 듣고 만다. 민주는 우리 선생님들한테는 왜 안 쓰냐 묻는다. 바깥 선생들에게는 선생들이 이끌어 고마운 편지를 써서 전해주는데 날마다 함께 살아가는 선생들에게는 쓰라고 하는 게 웃길 수 있으니 어린이들이 알아서 해야 할 몫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예전 7기 졸업생들이 재학생일 때 선생님들에게 상장도 준 걸 기억하고 있다. 그때 잘 놀아주는 상을 받고, 다음해 행동하는 상을 받았다. 민주도 기억난다며 지난해 자기가 하자고 했는데 다들 호응이 없었다 한다. 예전 추억이 되는 일이다. 그 뒤로는 세종대왕 탄신일 스승의 날은 선생들에게는 큰 감응 없이 지나가는 날이 되었다. 아 단희아버지가 백숙을 끓여준 적도 기억나고, 아버지들이 고기를 구워준 것도 생각난다. 스승의 날은 늘 어색하다. 스승이란 말도 부담스럽다. 그나마 올해 스승의 날이 봄 방학 때라 그 쑥스럽고 어색한 상황이 없어 좋다, 날마다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 날로 살면 그뿐이다.
낮 공부는 맑은샘회의다. 낮 공부 열기 시간에 낮은샘회의 높은샘회의 따로 하는 날인데 방학 앞두고 다 함께 하기로 했다니 싫어하는 어린이들이 있다. 따로 하고 싶단다. 3학년은 낮은샘회의를 이끌고 싶고, 높은 학년은 동생들 없이 오붓하게 빨리 회의를 끝낼 수 있는 높은샘회의를 더 좋아하는 줄 아는데, 늘 방학과 자연속학교 앞두고는 함께 회의를 했던지라 자연스럽게 말한 건데 몇 몇 어린이가 크게 싫어하는 티를 낸다. 지난 번 봄 자연속학교 가기 앞서 다 함께 회의를 했는데 이번에도 다 함께 회의라서 순간 짜증이 난 듯 하다. 그럴 만 한데 지나치게 반응을 보여 그동안 줄곧 그래왔고 이번에도 함께 나눌 이야기가 있다고 했는데 여전히 서너 어린이는 불만이다. 쉬는 때에도 줄곧 선생님들 마음대로 한다며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말을 했다 한다. 좋은 지적이라 맑은샘회의에서 그 의견을 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결론은 다 함께 하는 회의, 차례로 하는 회의를 꼭 지키고, 방학과 자연속학교 큰 공부일 때는 같이 하는 걸로 났다. 4월 인권선언문 공부를 한 덕분에 자연스레 어린이 권리를 이야기 하게 됐는데, 어린이들은 가끔 너무 나가는 때가 사실 있다. 함께 살기는 그래서 참 어렵다.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규칙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민주주의이고, 말하는 사람 눈을 보고 귀 기울여 듣기가 민주주의 바탕이란 걸 날마다 배우는 셈이다. 맑은샘회의가 길게 가면 지루해 하고, 이끄는 사람들은 떠드는 동생들과 장난치는 어린이들 때문에 늘 힘들어하지만 그 과정 모두가 서로 함께 살기 위해 실천하는 민주주의 현장이니 어느 공부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지켜가야 한다. 갑작스런 제안이라도 다시 그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함께 규칙을 세워가는 과정에서 또 배우며 자란다.
저녁에는 찾아가는 학교설명회가 우면동 함께 크는 어린이집에서 열렸다. 예전 대표교사를 하던 때 이곳에서 설명회를 한 적이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왔다. 인채인준 어머니와 노학섭 선생, 내가 갔는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20분 남짓이라고 해서 놀랐다. 본디 알려온 걸로는 30분 설명, 30분 질의응답이라고 했는데 사정이 달라졌나보다. 그래서 학교 소개 영상 3분, 준비한 소개 자료ppt를 잠깐 앞부분만 이야기하고, 바로 10분 묻고 답하기 시간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줄곧 되는 질문에 답하다 보니 어느새 한 시간이 지났다. 중간에 끊지 않아서 이상했는데 모두 적극으로 물어보는 걸 막을 수 없었나보다. 관심을 많이 보여줘서 고맙고 분위기가 좋아 즐거웠다. 첫 찾아가는 학교설명회가 잘 끝났다. 학교로 돌아와서 밤 늦게 5월 26일 후원의 날을 위해 발효시킨 전통주를 떴다. 막걸리를 함께 만든 분들과 함께 뜨니 금세 일이 끝나니 좋다. 두견주와 전통부의주 모두 맛이 좋다. 모두 맛을 기대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