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패션은 여성에 비해 훨씬 단조롭다. 그런데 17~18세기를 보면 남성의 패션도 여성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여성 못지않게 의상도 화려했지만 패션의 화려함을 높여주는 액세서리를 지나칠 정도로 많이 착용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던 것이 현대에 들어 남성의 패션이 훨씬 심플해지고 많이 간소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패션에 신경 쓰는 남성도 꽤나 많다. 정장스타일에서 캐주얼 정장, 그리고 캐주얼까지 아주 멋스럽게 연출해내는 감각 있는 남성이 이제는 그다지 이상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이러한 남성패션을 완성하는 것은 옷 자체라기보다는 액세서리다. 남자가 무슨 액세서리 하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성의 액세서리는 여성의 그것처럼 반지나 팔찌, 목걸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장 스타일에서 수트와 재킷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템은 모두 액세서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모자, 안경, 넥타이, 타이 핀, 벨트, 가방, 지갑, 장갑 그리고 우리나라 남성들에게서는 다소 낯설지만 서스펜더 등. 그 중에서 남성이라면 꼭 하나쯤은 아니 의상에 맞춰 몇 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할 벨트를 고르는 법에 대해서 알아 보자.
꼼꼼 체크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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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초 남성 정장에는 항상 조끼를 입었기 때문에 벨트를 따로 착용하는 남성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상·하의로만 구성된 정장이 보편화되면서 벨트는 남성 정장에 있어 필수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특히 정장을 입을 때는 벨트를 꼭 해야 하기 때문에 벨트는 의상 색상에 맞춰서 몇 가지 정도를 갖춰 놓는 것이 필요하다.
버클 정장용 벨트를 고를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벨트의 중심인 버클이다. 옷을 입을 때 신체의 중앙부분에 가까운 위치라 눈에 잘 띄기도 하고, 재킷의 단추를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벨트이고 버클이기 때문이다.
일단 정장용 버클은 너무 요란하게 크지 않으면서 심플한 디자인이 고급스러워 보인다. 버클소재는 보통 골드금속이나 실버금속이 있는데 만약 반지를 착용하고 있거나 메탈소재밴드의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다면, 버클의 색상을 반지나 손목시계 색상과 통일시킬 수 있도록 고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착용하고 있는 시계밴드가 실버 계통이면 실버 색상의 버클을, 골드면 골드 컬러로 맞추는 식이다.
사실 옛날에는 벨트와 구두 색깔을 맞추는 것이 속설처럼 알려져 있었으나, 요즘에 와서는 상의와 같은 계열의 색으로 벨트 색을 맞추는 것이 더 멋있어 보인다.
그리고 벨트 버클은 단단하고 디자인이 단순한 것이 좋다. 또한 너무 무겁지 않은 것을 고르도록 한다. 그리고 두껍지 않은 것이 좋다. 적당한 두께로 만들어진 것이 무게감도 덜하고 세련되어 보인다. 또한 버클이 너무 크거나 번쩍거리면 다른 이들의 시선이 복부에만 꽂힐 수 있어 부담스럽다. 광택이 요란하게 나는 것보다는 놋쇠 느낌이 나는 금색이나 은색을 고르는 게 착용하기에 가장 부담이 적다. 버클의 디자인은 정장용일 경우는 사각형태가 점잖아 보인다. 하지만 캐주얼 정장용으로 사용할 때는 타원형이나 명품브랜드의 경우 로고를 변형해 만든 버클도 감각 있어 보인다.
가죽 벨트의 가죽 색상은 보통 정장용으로는 블랙 색상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정장용 벨트로 고를 때는 엠보 무늬가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것이 깔끔해 보인다.
물론 아주 고운 가죽에 정교하고 아름다운 무늬를 가지고 있는 정도라면 괜찮다. 그 예로 악어가죽이나 타조가죽 벨트 등은 점잖은 느낌보다는 화려한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렇게 문양이 있는 벨트도 하나 정도는 쇼핑해 두면 나중에 저녁 파티형태의 모임에 갈 때 정장에 벨트 하나만 바꿔 주어도 덜 딱딱해 보인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벨트의 외피는 결이 곱고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을 골라야 한다. 가장 고급스러운 소재는 악어가죽(스몰 크로커다일)이다. 다음으로 타조(오스트리치), 도마뱀(리저드), 말가죽(코드반) 등이 있고 송아지(카프), 소가죽순으로 내려간다. 가격 면과 실용적인 면에서 보면 소가죽과 송아지가죽이 좋지만 멋쟁이로 보이고자 한다면 크로커다일이다.
길이 벨트의 길이는 버클을 다 채웠을 때 벨트 끄트머리가 바지의 첫 번째 벨트 고리에 끼워질 만큼이 가장 적당하다. 물론 가능하다면 꼭 허리에 한 번 착용해 보고 구입하기를 바란다. 이 끄트머리가 두 번째 벨트고리까지 지나가면 다소 언밸런스 해 보이며 촌스러워 보인다.
예를 들면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봉숭아 학당에서 독특한 음색으로 인기를 끌었던 경비아저씨 복장을 연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때 경비아저씨 역을 한 장동민씨는 체격이 왜소하기도 하지만 인위적으로 벨트를 아주 많이 졸라매 벨트의 끝 부분이 아주 많이 남게 해서 벨트 끝자락이 축 처지게 연출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허리까지 끌어올린 배 바지와 가늘고 긴 벨트가 완벽한 소품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폭 정장용 벨트의 폭은 약 1.5인치(약 3.8cm) 정도가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캐주얼·벨트라면 폭이 좀 더 넓거나 색상이 특이해도 상관없다.
벨트의 폭은 체격이 아주 큰 사람을 제외하고는 평균 체형일 경우 3~4cm가 가장 무난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기성복 바지의 벨트 고리는 4.5cm정도가 가장 많다. 하지만 벨트 고리를 고정시킨 봉제부분을 빼면 실제 벨트가 지나갈 수 있는 여유분은 4cm정도이다. 그래서 사실 3cm정도면 여유분도 약간 있어 보여 가장 균형 있게 보인다.
벨트 고리에 너무 꽉 끼게 들어가도록 폭이 넓은 벨트는 답답해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정장용 벨트의 폭은 3~4cm정도면 가장 무난하다. 일반적으로 폭이 4cm 넘어가면 캐주얼 의상에 어울리는 벨트이고, 3cm이하로 가늘면 남성 복장에서는 다소 빈약해 보인다.
>> 캐주얼 벨트 고르는 요령
오버사이즈 버클이 멋져 보인다
캐주얼용 벨트는 폭이 넓은 것이 좋다. 대부분 폭이 4cm 이상 넘어 가게 되는데 청바지를 비롯해서 면바지에 착용할 때 좋다. 그리고 색상은 브라운 계통이 캐주얼 해 보인다. 약간 태닝(표면을 태운듯 가공)된 가죽도 괜찮고 통가죽 벨트에 청동 느낌의 약간 오버 사이즈한 버클이 오히려 캐주얼 의상에 멋스러움을 더해 줄 수 있다. 또한 벨트 소재는 가죽뿐만이 아니라 위빙(쫀쫀하게 실 가닥가닥을 짠)돼 있는 천소재도 젊어 보인다. 다만 위빙테이프 형태의 천 소재 벨트를 구입할 때는 너무 밝은 색상은 피하는 것이 좋다. 때가 잘 타기 때문이다. 화이트나 아이보리 계통도 때가 쉽게 타는 경향이 있어서 네이비 색상이나 와인계통의 색상이 추천할 만하다. 내가 직접 벨트를 고르지 않고 선물용 벨트를 고를 때는 사이즈를 잘 모르므로 꼭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는 벨트를 고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