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미 예수님
지난 2년간의 봉사직 임기를 마치게 되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협의회장 이상영 루치아입니다.(본당 주임 신부님의 지침 상, 상임위원은 2년 임기 후 1년 연임이 가능하나 저는 2년 임기를 끝으로 봉사직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단체장 봉사자 교우들이 임기를 종료하면서‘봉사 안에서의 신앙 체험글’을 작성해야 하는데, 저에게도 이 시간이 찾아오고야 말았습니다.
봉사를 시작하는 일도 용기를 내어야 해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봉사를 그만두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네요. 신부님께서는 왜 이 어려운 일을 하라고 하시는 걸까요? 그냥 조용히 봉사하고 조용히 봉사직을 내려놓고 그만두면 안 되는 것일까요?
남들 앞에 서는 것도 남들 앞에서 내 얘기를 하는 것도 많이 부담스러운데...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은 언제나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사실 모든 상임위원들 중에서 제가 제일 하는 일이 없긴 합니다. 그래서 더 할 말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 글을 쓰면서 덕분에 지난 저의 봉사 시간들 뿐만 아니라, 제 신앙의 시간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어릴 적 살던 집 바로 앞에 성당이 있었습니다. 성탄 때가 되면 성당 지붕에 트리를 설치하던 모습도 보고 무슨 날인지 많은 분들이 모여서 기도하던 모습들도 보고, 또 성당 종소리를 들으며 성장했지만 성당에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한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결혼 후 천주교 신자이신 시부모님께서 원하시니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세례를 받은 후, 혼자만의 뜨거웠던 마음이 점점 식어가고 주일만 지키는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쯤 동탄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고등학생이 되는 제 큰 아이가 사춘기의 직격탄을 제대로 맞게 되었습니다.
엄마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인, 아이를 위한 기도를 해주기 위해 그동안 애써 외면해 왔던 레지오 활동을 시작하고, 또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시작하면서 100일동안 매일미사 참례를 했습니다.
수험생을 위한 기도가 끝났는데, 이제 평일 미사 그만 드려도 되는데, 아쉬워서 청할 때는 미사참례를 하다가 이제 끝났다고 그냥 싹 그만두기는 뭔가 조금 낯간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사의 은총을 깊이 느끼는 그런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내가 평일미사 참례를 못한게 아니라 안 한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다시 가능하면 평일미사를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전 성당에서 봉사직을 권유받았을 때 봉사직을 맡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에 아직은 아니라고 '저는 차차차기쯤 할께요'라고 했던 것을 주님께서는 기억하고 계셨는지 정말 차차차기쯤 다시 반장직 권유를 받고, 소공동체 반장을 시작으로 본당에서의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며 성당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는 동안 가족들의 불만은 커져 갔고, 이제 봉사를 그만두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이 가지고 여행도 다니기로 하고 약속된 임기가 되었던 봉사직들도 마무리가 되었을 때, 코로나가 시작되었습니다
당연히 가족들과 약속했었던 많은 것들이 미뤄지게 되었지요.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멈추고, 많은 것들이 변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방역지침이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곳은 왠지 좀 위험할 것 같고.. 미사에 참례 하는 것도 매우 조심스러운 때였지요.
2021년 장유 스테파노 본당 주임 신부님께서 부임하시고 새로운 봉사자를 찾기 위해 애쓰실 때, 그럴 리가 없겠지만 혹시라도 신부님의 눈에 띌까, 조심스러워 조용히 미사만 드리고 재빨리 사라지는 생활을 하던 중 신부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저를 찾아내셨는지 신기합니다.
당시 아직 비어있는 본당의 많은 봉사자 자리들 중에 한 자리만 채워도, 신부님이 사목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과 모든 봉사자들의 임기가 정해져 있으니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2022년 5월 평신도 사도직 단체협의회장 봉사자로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는 것도 없고 할 줄도 모르고, 맡은 일을 척척 해내시는 다른 분들에 비해 많은 것이 부족한 내 모습에 '신중하지 못했구나, 봉사직을 못하겠다고 했었어야 하나'라는 생각과 '그래도 나의 어느 필요한 부분이 있으니 부르셨겠지''라는 생각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한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봐도 자리를 채워드린 것 밖에는 정말 제가 한 일은 없습니다.
평신도 사도직 단체 협의회는, 복음화와 신앙심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신심 단체들로 구성되어 있고 많은 분들이 코로나 이전부터 활동해 왔으며, 특히 봉사자분들은 더 오랫동안 신심을 가지고 생활해 오신 분들이라 제가 특별히 해야 할 일은 없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들 중 하나로 기억되는 것은 신부님 부임 후 쎌기도회를 다시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본당 신심 단체 중 쎌기도회는 여러 가지 여건상 어르신 회원분들이 많으셨고 교구 방침으로 단체장에 대한 연령제한이 있었습니다. 그 제한에 걸려 단체장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기도하고 싶어하시는 쎌기도 회원분들의 마음에 공감하시고 안타까워하시며, 계속 기도하실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자 하는 신부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 하셨고, 결국 회장이 선출되고 모든 것이 정상화 되었습니다.
선종하신 교우를 위해 기도하고 장례의 모든 시간에 함께 하며 유족들을 돌보는 연령회장님과 연령회원님들..
성모님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신심을 키우며 열심히 기도하는 꾸리아 단장님과 간부님들, 레지오 단원님들, 쎌기도회장님과 회원님들..
남다른 신앙심과 열정으로 성숙한 신앙인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정진하는 울뜨레야 간사님과 모든 회원님들..
하느님 보시기 좋은 모범적인 신앙인 부부들이 함께 모여 기도와 나눔을 통해 신심과 부부애를 키우는 ME 회원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수도원 생활이 어울리실 것 같은,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마무리하시며 신심 단체들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표현하시는 신부님과 많은 교우분들의 기도 덕분에 비어있던 봉사자 자리, 필요한 자리에 주님께서 당신을 위해 봉사할 분들로 그 자리를 메워주셨고 저는 그저 그분들이 하시는 일들을 옆에서 조금 도와드리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길고도 짧은 2년간의 단체장 봉사기간이 끝났습니다. 실수투성이이고 해야 할 일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신부님께서 더 세밀하게 챙기시며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셨습니다. 한 단체를 살펴보는 일도 이렇게 구멍투성이인데 신부님께서는 본당의 모든 단체들 하나 하나 챙기시느라 얼마나 힘드실까 정말 애쓰시는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임기가 끝난다고 생각하니 다시 오지 않을 시간 조금만 더 열심히 할걸.. 이라는 아쉬움도 남지만 그래도 많이 부족했던 제가 했던 일들이 조금이라도 쓰임이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동안 제게 힘을 주신 주님과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 특히 제 동료들이었던 모든 상임위원들과 평단협 소속 모든 봉사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주님! 한없이 부족한 저를 불러주시고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그동안 늘 조용하게 묵묵히 봉사하시며 애써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자매님의 영육간 건강을 위해, 가정의 평안을 위해 기도드려요~🙏🏻
너무나 겸손하신 루치아 자매님~~~♡
예전 레지오를 함께 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신 수 많은
활동과 봉사들을 기억합니다~~~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모범을 보이시는
자매님♡
그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루치아 자매님, 그 동안의 많은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루치아 자매님~
그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자매님의 하늘 창고에 보화가 가득하시리라 믿습니다.
늘 ~ 신앙의 모범이 되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루치아 자매님
그동안 봉사하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루치아 자매님!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애써 주심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