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2사단에 온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취재 기간 만난 장병들에게 공통으로 들은 대답이다.
서측 최전방 김포·강화 지역을 지키는 해병대2사단 장병들의 자긍심은 유난히 높았다.
이들이 짊어진 막중한 책임감은 오히려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2사단 장병들에게 최전방의 삶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글=맹수열/사진=조용학 기자
“중국 돌아가도 긍지 잊지 않을 것”
수색대대 민정경찰대 통역병 김명군 상병
“대한민국 군인, 해병대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전역 후 중국에 돌아가더라도 이 긍지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수색대대 민정경찰대 통역병 김명군 상병은 한국어보다 중국어가 더 익숙한 ‘네이티브 스피커’다.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중국으로 이주한 김 상병은 “눈 떠보니 중국이었다”는 말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어차피 가야 할 군대라면 한계를 넘어서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해병대에 자원했다.
어느덧 상병 계급장을 단 그는 “최고의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입대 전 영화에서 본 군인들의 이미지보다도 해병대는 더 강하고 멋집니다.
특히 수색대대는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멋진 선·후임들과 함께 복무해 기쁩니다.”
김 상병의 임무는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특히 그는 얼마 전 상급 부대에서 전달받은 중국어 경고 방송에서 문법 오류를 발견하고 이를 바로잡는 데 공헌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김 상병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며 멋쩍어 했다.
그는 전역 후에는 중국으로 돌아가 공부를 마무리하고 현지에 취업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임무.
“한강하구를 무사히 지키며 대한민국 해병대로서의 본분을 다하겠습니다.
중요한 역할을 맡겨준 해병대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영광스러운 기회가 주어진 만큼 남은 복무기간 동안에도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습니다.”
“임무·지식 1등…정통한 부사관으로”
말도소초 열상감시장비 반장 정민교 하사
“제가 맡게 된 영상정보 분야에서 정점을 찍고 싶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해병대에 온 만큼 누구보다 정통한 부사관이 되겠습니다.”
NLL 최전방 말도소초에서 열상감시장비(TOD) 반장 임무를 수행하는 정민교 하사는 지난 12일 전입한 신임 부사관이다.
400기 부사관으로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고강도 훈련을 소화한 정 하사는 전입과 동시에 가장 먼저 ‘공부’에 열중했다.
“이곳은 실제 상황이 벌어지는 최전방입니다. 원활한 임무수행을 위해서는 잠시의 공백도 있어서는 안되죠.
반장이지만 아직 기존 병사들보다 장비 경험이 적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대신 끊임없는 공부로 운용법이나 정비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정 하사의 아버지는 현재 해병대9여단에 근무하는 정연철 상사다.
아버지는 해병대를 추천하지 않았지만 그는 ‘강한 군인이 되고 싶다’는 열망으로 해병대에 몸을 던졌다.
“말도를 잘 알고 있는 아버지께서 내색은 안 하시지만 은근히 걱정하는 듯 했습니다.
그래도 ‘묵묵히 버티며 맡은 일을 하다 보면 빛을 발할 것’이라는 응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아버지의 걱정과 달리 정 하사는 말도 생활이 체질에 맞는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생각보다 시설도 잘 갖춰져 있고, 임무를 빨리 배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정 하사는 이곳에서 ‘정통한 부사관’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최고의 정보 부사관이 되고 싶습니다. 임무도, 지식도 1등이 되는 것이 제 꿈입니다.”
정 하사는 이제 막 발을 내디딘 말도에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밤낮없이 달리고 있었다.
“리더십·자신감 키워준 터닝포인트”
보곶리소초장 신성식 중위
“해병대 생활은 소극적이던 저에게 리더십과 자신감을 갖게 해준 터닝 포인트가 됐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준 소초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년 초 전역을 앞둔 보곶리소초장 신성식 중위는 “군 생활을 통해 사람들 앞에 나설 능력이 생겼다”며
“모든 것이 소초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지난 7월 전입한 뒤 투입 준비를 거쳐 11월 보곶리소초에 부임한 신 소초장은 “늘 적 도발에 대비해야 하는 살얼음 같은
매일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충성스럽게 소초장을 따라준 소초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국가에 이바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모두가 똘똘 뭉쳐 생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 소초장은 병력을 이끌어야 하는 지휘자이자 병사들에게는 ‘형님’ 같은 존재다.
소초원들이 늘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그는 세심한 부분까지 지켜본다고 말했다.
“소초원들의 사소한 표정도 놓치지 않기 위해 늘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깊게 지켜봐야 행동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늘 관심을 기울이는 게 중요하죠.”
하지만 그 역시 피곤하고 지칠 때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 신 소초장은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극복한다고 한다.
여단 보디빌딩 대회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로 운동에 ‘진심’인 신 소초장은 소초원들에게도 운동을 적극 권하고 있다.
신 소초장은 해병대에 입대한 뒤 더 긍정적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보며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건강한 사회인이 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강인한 정신력과 남다른 끈끈함을 가진 소수 정예 해병대의 일원이었던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해병대 정신을 잊지 않고 주어진 일을 이뤄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첫댓글 멋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