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VS 양평
전원주택 1번지, 용인
서울을 머리로 보았을 때 용인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도로)이 밀집돼 있는 목으로 곧잘 비유된다. 용인시 관내를 통과하는 고속도로의 길이만 총 41.9㎞에 달한다. 또한 성남, 수원, 이천, 안성, 광주로 이어지는 17, 42, 43, 45번 국도가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용인이 전원주택지로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서울 및 분당 신도시 접근의 용이성과 체계적인 개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파주, 김포 등과 함께 택지개발지구 등 각종 개발계획이 집중됐다. 특히 용인은 광주와 함께 분당신도시 생활권으로 신도시의 각종 생활편의시설의 이용이 편리한데다가 지리적 여건상 서울 강남권 주거벨트 확산의 주요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더 높다. 또한 이 때문에 과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받곤 했다. 재산을 공개하는 고위 공직자의 상당수가 용인에 집이나 땅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잘 나갈 때 용인은 길이 닿는 곳이면 무조건 땅값이 평당 1백만원을 호가했다. 현재 이 지역에서 분양중인 단지형 전원주택지 평균 평당 분양가는 대략 82만원. 용인은 특히 수지읍, 기흥읍, 양지면에 전원주택이 집중돼 있다. 95년부터 수지읍 고기리․성복리․신봉리 일대를 중심으로 전원주택단지 개발이 활발하다. 98년 이후 약 3천여채의 전원주택이 지어졌다. 특히 수지는 용인지역에서도 분당신도시의 후광효과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곳. 이 지역 전원주택 이주자의 전거주지를 분석해 보면 대부분 서울 강남지역의 아파트나 분당신도시 거주자들이 대부분이다. 수지지역의 단지형 전원주택지 평균 평당 분양가는 용인 전체 평균치보다 휠씬 비싼 1백32만원이다.
용인지역 전원주택 이주자의 주요 직업층은 교수, 전문직, 회사원 등이다. 지방자치단체로는 가장 많은 11개 대학이 소재해 있고, 67개의 연구․연수시설, 1천2백여개의 전자․반도체 관련 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 특성상 관련 종사자들의 이주가 두드러졌다. 주요 수요층은 강남의 30˜40대 아파트 거주자들이다. 작년 3월에 개최한 전원주택 박람회 'HOMDEX 2001' 관람객 1만5천명의 수요성향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용인지역을 선호한 연령층은 30˜40대가 전체의 60.78%로 양평(50.91%)보다 높았다. 반면 50˜70대의 선호도는 28.5%로 양평(30.42%)보다 낮았다.
또한 용인지역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전원주택 이주시기는 3년 이내가 가장 많았으며, 이들의 구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원주택 구입자금은 3억˜5억원대로 전체 평균치(9.38%)보다 훨씬 높은 13.94%에 달했다. 이와 함께 용인지역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전원주택 이주 목적에서는 출퇴근 거주용 21.58%, 별장․주말주택용 22.51%로 양평(출퇴근 거주용 14.56%, 별장․주말주택용 33.14%)과 비교해 출퇴근 거주용의 비중이 높았다.
용인지역이 과연 명당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양하다. 명당이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는 용인에 왕릉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예부터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나 거북이형 명당으로 알려진 용인에는 최근에도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묘소를 쓰고 있다.
서울 출퇴근이나 통학거리, 유통시설 등 편의시설 이용의 용이성면에서는 용인이 양평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용인 서북부지역의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로 교통여건이 크게 악화돼 주거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주5일 근무제 도입계획으로 주거선택의 기준이 '편리한 생활여건'에서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바뀌고 있어 전원주택 선호도 다툼에서 양평과 더욱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양평의 경우 6개월 선거주 요건 등으로 전원주택 건축 허가가 까다로운 반면 용인의 경우에는 모현면 등 남한강 지류 일부 주변지역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전원주택 건축허가 규제사항이 거의 없다.
전원주택의 메카, 양평
한동안 양평은 뛰어난 자연경관에도 불구하고 교통불편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면에서 용인지역에 뒤져 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98년 12월 팔당-양평간 6번 국도의 개통으로 교통여건이 용인 못지 않게 개선되었다.
아름다운 경관과 청정한 자연환경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일원에서 단지형 전원주택지 개발사업이 가장 먼저 벌어졌다. 수도권의 다른 시․군과는 달리 공장폐수와 대규모 생활하수를 배출하는 공장이나 아파트 밀집지역이 없다. 깨끗하고 맑은 공기와 눈에 거칠 것이 없는 시원한 강줄기, 그 강을 둘러싸고 펼쳐져 있는 푸른 산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또한 용인과 지리적 거리가 가까우면서 용인의 절반에 그치는 땅값 때문에 최근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 중심 30˜40㎞ 권역에서의 서울 진출입 여건은 용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최근 용인이 서북부지역 위주로 소규모 주택건설사업 및 택지 개발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면서 학교 등 도시기반 시설 미비, 자연환경 훼손, 교통난 등의 문제에 시달리면서 그동안 용인에 마음을 두었던 전원주택 수요자들이 양평으로 돌아가고 있다.
또한 주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주당 2박3일로 늘어나는 여가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거기능의 축이 생산활동 중심에서 여가활동 중심으로 옮겨지는 것은 당연지사. 이렇게 되면 주택에 대한 환경 프리미엄이 더욱 높아지면서 주택 구입의 선택기준 역시 교통보다는 환경 쪽에 비중이 더 주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 경우 용인보다는 양평지역에 전원주택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 뻔하다. 하지만 양평의 물과 숲은 이처럼 빼어난 미모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현재 1천4백20여곳의 카페와 2백50여개의 러브호텔이 강변에 집중돼 있다.
북한강과 남한강을 끼고 있는 양서면이 양평 전원주택 바람의 진원지.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의 전원주택에도 한강 조망권 가치가 커다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밖에 강상․강하면, 서종면 등 강이 보이는 곳에서 전원주택 건축이 활발하다. 양평은 작년 한해 동안만 2백57채의 전원주택을 허가했다. 96년까지만 해도 수도권 전체 전원주택단지의 절반 이상이 양평에 위치해 있었으나 이후 지속적인 교통여건의 악화로 99년에는 용인 29%, 양평 16%로 단지 분포도가 역전됐다. 양평지역 전체 단지형 전원주택지 평균 평당 분양가는 52만원으로 강이 보이는 단지 평당 분양가 89만원의 약 절반이다.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만큼 일찍부터 문화․예술․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전원주택 진출이 많았다. 과거 부유층의 호화별장이나 예술가, 교수 등 자유직종 종사자들 위주였던 양평의 전원주택 수요층은 97년 이후 전문직, 자영업자, 회사원 등 중산층으로 급속히 넓어졌다.
'HOMDEX 2001' 관람객 설문조사 분석자료를 보면 특히 50대 이후 연령층에서 주말주택용이나 노후대비용의 비율이 전체의 60.40%로 압도적이었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 양평지역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구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원주택 구입자금 규모는 2˜3억원 사이가 22.2%로 전체 평균치(18.89%)보다 많았다. 이는 용인지역 수요자의 자금력이 3억˜5억원대에서 전체 평균치(9.39%)보다 훨씬 높은 13.94%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3억원 이상 고가 전원주택시장은 용인, 2억˜3억원 시장은 양평이 주도할 것을 암시해 주고 있다.
양평은 용인 등 다른 수도권 시․군지역에 비해 건축규제가 까다롭다. 대표적인 규제사항은 상수원 특별대책지역 1권역 가운데 하수처리구역 이외 지역에서 새로 필지를 분할해 집을 지을 때는 무조건 6개월 이전부터 거주해야 하고 한 필지 한 동 건축 원칙을 적용받는다.
양평의 경우에는 '물' 관련 건축규제사항이 많으므로 전원주택을 지을 때에는 특히 이점에 유의한다. 용인의 경우에는 모현면 일부지역에서는 6개월 선거주요건이 갖춰져야 전원주택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양평은 은퇴후 정착용이나 펜션과 같은 수익형 전원주택의 건축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반면 용인은 직주근접형 전원주택용이나 서울 출퇴근용 전원주택지로 수요자들의 선호가 높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두지역 모두 뛰어난 명당터보다는 생활에 불편함이 적은 곳을 위주로 고르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은 곳중 자신의 여건과 자금력, 취향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곳을 선택한다.
[출처] 전원주택지 용인 vs 양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