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지 딱- 한달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뜻이자 저의 운명이었는지, 거센 강물에 몸이 실려 떠내려 가는 것처럼 많은 일들과 사람들 속에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지난 일년 정도 되는 기간동안 어르신들께 댄스운동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 위한 공부를 집중적으로 했었습니다.
공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계획했던 시간들이 많이 늦춰졌습니다.
저를 힘껏 도와주시겠다던 은사님이 집안 사정으로 인해 아주 먼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셔서, 믿고 따르던 분이 없어져 잠시 중심을 잃었습니다.
노인운동지도사, 라틴무브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음에도 어리고 키크고 늘씬하면서 체대나 무용과를 나온 교육생들이 프로필적인 면에서 나아서였는지 그들이 항상 우선이고, 최적의 위치나 조건을 갖춘 센터의 강사 자리가 저에게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몇 번이나 저보다 실력이 못하다고 생각하는 교육생이 너무 좋은 곳의 강사로 가게 되어, 그 실의가 장난 아니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가뜩이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스트레칭이 사고 전에 비해 너무나 안되어 '이 길을 접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자신감과 지도능력을 키우기 위해 레크리에이션&웃음치료사 교육연수를 가게 되었고, 연수를 받으면서 일년 전에 잠시 수업을 들었던 '웃음치료사'에 다시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연수에서 알게 되었던 선생님 한 분과의 인연으로 많은 웃음치료사 선생님들을 알게 되고, 그분들께서 강의하시는 걸 참관한 후 웃음치료를 좀 더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에서 또다시 연수를 받고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연수가 시작되기 전 날, 웃음치료사이신 로사 선생님께서 강의 중에 쓰러지셔서 의식불명 상태가 되어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되셨습니다.
연수가 끝난 후 한 번 뵈었던 선생님이시기에 병문안을 갔었는데.. 로사 선생님께서 맡고 계셨던 수업을 한 번 맡아서 해보지 않겠느냐고 웃음치료사 협회 회장님이 제게 물으셨습니다.
치매 어르신들이 대상이며 가톨릭 노인 복지관이라 제가 적절할 것 같고, 로사 선생님도 가톨릭 신자이시기 때문에 제가 맡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다행히 함께 강의를 하는 파트너가 있어 혼자 수업하는 것보다는 부담이 덜하지만, 3개월이란 준비기간을 더 두었던 상태이기 때문에 갑작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쓰러지셔서 의식을 잃은 선생님의 자리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웃음치료사 자격을 얻자마자 제가 빼앗은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그렇게 수업 의뢰를 받고 주일 오전내내 성당에 있으면서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주님의 뜻이라면 따르겠지만 제 맘이 너무 편치 않다구요..
주일 오후에 다시 병원에 갔습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 로사 선생님을 한 참 바라보면서 기도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빈 자리가 너무 커서 제가 과연 채울 수 있을지, 그리고 선생님 대신 제가 그 자리에 있어도 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주님이.. 선생님이.. 원하시는 일이라면 할게요. 제가 있어 선생님 마음이 편하시다면 선생님 마음 놓일 수 있도록 제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렇게 일요일 저녁에 선생님 뵙고 온 후, 다음 날 새벽에 로사 선생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새벽에 부음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전날 로사 선생님 뵙고 오지 않았다면 아마 천추의 한이 되었을 겁니다.
어제 로사 선생님께서 모셔져 있는 길동 성당에 다른 웃음치료사 선생님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가족, 친지들이 모두 가톨릭 신자여서인지 아주 차분하면서도 밝은 분위기였습니다.
연도를 드리며 주님이 가라고 하는 길로 제가 발을 들여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돌아가신 로사 선생님을 한 번 뵙기만 했지 그분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로사 선생님을 기억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사랑 그 자체이신 밝고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제 어깨가 좀 무거워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이기에 저만의 색깔과 저만의 사랑 방법으로 로사 선생님의 빈 자리를 채우려고 합니다.
내일 로사 선생님께서 수업 하시던 '서초성심노인복지센터'에서 웃음치료 첫 수업을 합니다.
웃음치료사로 활동하면서 댄스운동은 계속 공부할 것이며, 꼭 언젠가 제 힘으로 제 실력으로 당당히 인정받는 실버 휘트니스 강사가 될 겁니다.
주님.. 사람들과 웃을 수 있도록, 사람들과 사랑할 수 있도록, 사람들과 행복할 수 있도록, 사람들과 건강한 삶을 살도록, 제게 힘을 주세요.
주님께서 너무 많이 필요하셔서 빨리 부르신 최동임 로사 자매님의 명복을 빕니다..
"로사 선생님, 걱정하지 마시고 천국에서 절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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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로사 선생님...안타까운 소식이지만...하느님 나라에서 예수님 만나시고, 성모님 만나시고..그 기쁨으로..그분 평화안에서 영원한 천상 행복 누리시길 기도드립니다...그리고 루이사웃음치료사님도 그분의 확신으로 힘~내세요~ 내일 첫 수업도 은총안에서 감사 가득한 시간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님의 모습이 참 든든하고 좋아요..웃음을 위해서 수고하시는 루이사님 생각하면서 더 많이 웃으면서 열심히 살게요...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준다는것 특히 웃음을 잃고 살아가는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하게 됨을 축하드려요. 잘할겁니다 함께 하시는 그분이 계시고 떠나신 로사님의 자리도 채워드리고... 그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하면서 같이 웃을 수 있기를 ~~요.
어제 묵상 중 깨달았아요. 하느님은 좋은 것을 원하시는 게 아니라 소중한 것을 원하신다는 것을~~~~~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어하는 루이사씨의 귀한 마음이 모두들 기쁘고 ,행복 할거예요.
로사선생님을 위해 기도드릴께요... 그리고, 루이사님이 이렇게 멋진 일 시작하시도록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루이사님... 멋진 루이사님... 앞으로의 멋진 활동 기대할께요. 화이팅!!
우리가 너무 좋아하는, 그래서 늘 우리 곁에 계신 분의 뜻이였나 봅니다. 좋은 자매님 그 분 곁으로 불려 올리시고, 우리의 착한 루이사님을 수강생들과 함께 하도록 하신일이요.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겠지만 웃음 가득 전해 주시고 님 또한 웃음 가득한 날들만 만드세요.
로사 선생님이 하느님 곁에서 같이 웃고 계시겠죠,,,좋은 일 많이 하시다가 가신 분이시니까,,,이제 그 바톤을 이어서 루이사 님께서도 사람들과 많이 웃고,사랑하시길 바랍니다,,,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시는게 보기 좋아요^^
주님이 이끄시는 길..같은 느낌이 들어요..잘 하실 수 있을거예요..루이사님의 소중한 사랑방법과 웃음치료로 많은 분들이 행복해졌음 좋겠어요..꿈을 이루시길 소망하구요..로사님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어느 신부님이 그러셨지요... 우연은 없는거라고...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우리의 운명을 이끈다고.... 모두 그분의 이끄심임을 믿습니다. 뒷 자리를 걱정하신 로사선생님을 사랑하신 주님의 안배였다는 생각이 드네요...우리의 루이사님, 좋은 일, 멋진 일 시작하심 축하드리고, 아자 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