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수도권을 비롯, 전국에서 계약을 실시한 아파트·오피스텔 계약률이 입지·단지별로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변 아파트
시세 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한 아파트들이 대부분 저조한 청약률과 계약률을 나타내 향후 분양가 책정이 각 업체의 고민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또
분양단지별 입지여건과 실수요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18일 각 건설업체에 따르면 같은 수도권 지역에서 95%의 초기계약률을
기록한 아파트가 있는 반면 60%에 이른 아파트도 있다. 수도권 외곽지역과 대구·포항 등 지방시장은 실수요자들의 관심도에 따라 최고 95%의
초기 계약률을 기록한 곳과 절반에도 못 미친 계약률 45%도 있다.
◇실수요 많은 곳 계약률 높아 = 공급이 부족했던 수도권
인기지역은 여전히 높은 계약률을 보였다. LG건설이 경기 하남시 덕풍동에 짓는 "LG하남자이" 875가구는 평균 2.5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16일까지 95.3%의 계약률을 나타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남지역에서 오랜만에 새 아파트가 나와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진흥기업이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과 수정구 단대동 2곳에서 함께 분양한 "진흥 더블파크"의 16일까지
계약률은 두곳 모두 90%를 넘었다. 총 330가구 중 일부 저층을 제외한 307가구가 계약됐으며 미계약분도 대기순위자가 많아 곧 계약이 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했다.
성남 단대동은 188가구 중 174가구가 계약돼 92.5%의 계약률을 기록했고 분당 야탑동은 142가구
중 132가구가 계약돼 계약률 92.9%를 나타냈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분당에서 오랜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여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
청약경쟁률에 비해 높은 계약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대기 실수요가 많았던 지역이 계약률 호조를 보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서 분양한 "삼성래미안(760가구)"은 지난 16일까지 계약을 실시한 결과 95%의 계약률을 보였고 충남 논산시
금암지구 "우림루미아트"도 90%의 계약률을 나타냈다.
◇분양가 비싼 곳 저조 = 주변 시세 보다 분양가가 높았던 아파트는 대부분
계약률이 저조하게 나타났다. 대우건설이 경기 오산시 원동에서 분양한 "원동 푸르지오"는 청약경쟁률에서 평균 1.3대 1로 마감됐지만 지난
16일까지 계약을 실시한 결과 계약률은 60.1%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오산지역 실수요자들이 많지 않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주변 시세보다 비싼 분양가가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원동 푸르지오의 평당 분양가는
540만∼550만원선으로 오산의 평당 평균 매매가인 449만원 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지난 99년 입주한 원동의 "두산동아아파트" 33평형
시세인 1억4500만∼1억6500만원 보다 분양가가 1000만원 가량 높았다는 분석이다.
경북 포항시 북구 창포동에서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아이파크 창포2차"는 492가구 분양에서 계약기간인 16일까지 45%의 계약률에 그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방 분양시장의 특성상
초기 계약률이 높지 않았다"며 "주변시세 보다 분양가가 높았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