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피하려 술수와 잔꾀를 부리다 오히려 더 큰 화를 맞
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가령 밤새 시험공부를 하는 대신 컨닝
페이퍼를 만들었다. 시험지를 받아보니 컨닝페이퍼에 적힌
문제만 콕콕 집어 나온 듯 하다. 저 마음 깊은 곳에서 '야호~!'
소리가 절로 나온다. 비록 소리를 낼 수는 없었지만, 그러나
'야호~!'하는 순간 시험감독관의 날카로운 눈빛이 그의 머리
위를 쏘고 있었다.
결국 그는 해당과목 0점 처리를 당했다. 미리 미리 공부를 하
지 않았더라도 컨닝페이퍼를 만드는 대신 하룻밤이라도 공부
에 열정을 가졌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도 0점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험에 나올 것을 컨닝페이퍼에 꾹꾹 담아낼
만큼 실력이 있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