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부안 내변산
10월 2주 팔공산산행으로 18기의 첫 걸음이 시작되었는데,
집행진의 안정적인 진행을 위해 10월말까지는 직전 기수 산대장들이 임무를 맡고,
비로소 오늘부터 18기의 산대장들이 공식적인 진행을 시작한다.
임무 착수가 한참 지난것 같은 느낌이 드는 상황이지만,
오늘 또 다른 시작의 느낌이 강하다.
마침 참여 신청의 열기가 있어서, 차 2대가 출동하는 기염까지 이룬다.
64 애매한 신청 숫자로 멎어서,
추가 인원은 작은 버스로 이동하기로. (45 + 19)
아침 이마트에서 기다리면서, 이사장님의 한밭토요관광 뒤에 작은 차가 따라온다.
24인승을 개조한 19인승 버스라서, 여유가 있을 거 같은 예상이었는데,
나중에 산행평가 후 들리는 소식은
산행객들에겐 그 공간도 좁았던 거 같다.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좋은 단풍과 함께, 산수님 기념산행으로 여기저기서 들어온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로
2호차 분들의 양해를 기대해 본다.
산행주관이기도 해서 그런지, 주중에 날씨예보를 숱하게 쳐다본다.
한동안 파란하늘의 전형적인 가을날씨가 성실히 근무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볍게 산으로 들로 돌려놓곤 했었는데,
막상 토요일에는 비예보가 걸쳐있어서, 우려가 되었다.
1일 저녁기준 예보상으로
산행이 진행되는 4일에는 오후 3시부터 비로 날씨가 이동되어
호재를 외치면서, 한줄 메모장에 냉큼 스캔해 올린다.
그 익일 상황이 다시 비로 반전되었으나, 모른체로 일관하다가,
결국은 당일 산행진행동안은 구름많음/흐림, 저녁 이후에 비예보로 확정되었다. 다행이다.
습기가 많아서인지, 날씨는 온화하다.
긴팔 옷으로 전환할 까 하다가 기온이 18도를 전전하는 예보를 보고,
다시 반팔로 ...
이번엔 예전 황매산에서 주변분들의 의아한 시선이 바뀌어, 부러움을 많이 받았다. ㅎㅎ
오늘은 산수님의 자그마치 600회 기념산행.
12년을 개근해야 얻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자탑이다.
아토산산악회에서 500회를 달성했던 아랑드롱 고문님 (대한토 정회원) 의 기록을 가볍게 갈아치운다.
코로나기간동안 그 산악회가 멈춘탓인데, 그 역시 참 대단한 기록이었고, 당시 함께 축하해드렸던 기억이있다.
600회 산행은 아시아에서 최고의 기록이라는 덕담이 들리는데,
세계기록일 수도 있는거 아닌감? 좀 더 쓰시지~~ㅎ
내변산은 5차례 왔었는데,
들머리로 잡은 남여치로부터의 시작은 8년전 청솔산악회로 한번 같이 온 적이 있다.
당시의 기록들로 산행페이지를 꾸몄었다.
당시 비가 오는 날씨였는데, 축축히 젖은 그 단풍도 그리 예쁘지 않을수 없었던 기억과 함께
월명암의 운치도 어렵풋이 사진을 통해 살아난다. 절을 지켰던 삽살개도.
전날 다른 사람들 블로그를 통해서 그 놈이 아직도 건재함을 확인하고, 무척이나 반가왔다.
삶을 같이 하고 있다는 즐거움?
와서 다시 소생한다는 내소사의 來蘇 한자의미도 떠올려본다.
차가 도솔에 이르니 많은 선물상자들이 쌓여있다.
어이구.. 그걸 준비한 회장님, 총무님의 성의가 하늘에 닿는다.
차안의 공간이 부족하여, 잽싸게 회원들께 나누어 상자를 치운다.
아침부터 땀이 삐질.
그러고 보니, 전날에 보내온 선물포장하는 사진. ㅋㅋ
우등생같이 머리를 단정히 깎은 회장님과 소금인형총무님, 그리고,
소총무님에 반강제적으로 끌려 손을 내어준 미모의 아가씨 사진에
ㅋㅋ 웃음을 지었다.
참으로 따뜻한 마음과 열정이고, 이를 함께보는 즐거움과 감사함이 있었다.
산수님 찬조덕에 벌곡휴게소에서 아침을 먹는다.
64명을 상대하는 운영진의 발길, 손길이 바쁘다.
나도 그 속에 있길래, 분주하게 손발을 내어주고, 줄을 서서 동무들과 인사를 나눈다.
신입도 제법 있어서, 낯선 분들께도 나름 낯설지 않게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면서, 대화를 유도한다.
뜨끈했던 국밥으로 배를 채운후 다시 길을 나선다.
이제는 잘 닦여진 길 덕에 부안의 오지도 1시간 40분 거리로 단축이 되어서,
고속도로 나서자마자 진행되던 행사도 메인게임을 서두른다.
산수님 600회를 맞는 벅적지근한 행사. 600회 다움이 느껴진다.
마지막에 예기치 않았던 구름님의 한시 까지...
뭐라뭐라 풍월을 읆으셨는데, 잘 모르겠고,
나중에 얼큰한 홍어탕을 앞에 둔 뒷풀이자리에서,
0 하나 빠진 한참 적은 숫자이지만,
내 50회 기념산행에서 A4용지에라도 써 달라는 떼를 써본다. ㅎㅎ
행사가 마무리되고나니, 들머리까지 한시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여느때와 같은 잠을 자진 못하고,
옆에 앉아있는 미모와 냉소를 겸비한 봄봄 총무님과
2호차 좁다고 우리차 조수석으로 쫓겨오신 회장님과 담소를 즐긴다.
들머리 남여치.... 음... 생소한데.. ㅋ
2015년 이맘때 청솔산악회가 인도한대로 들머리로 쏘옥 들어가버린 이력탓에,
주변 상황이 단 몇 컷의 사진으로 밖에 기억에 없다.
일단 차 2대의 인파들로, 여전히 어수선한 가운데에 일부만으로도 풍성한 인파로 사진을 찍고,
들머리를 향한다. 예상되는 길 끝으로 가보니, 막혀있네????
크 ... 주관대장 모냥 빠지게
화장실 옆에 버젓이 있었던 들머리 길로 되돌아가 눈총을 받는다...
괜히 앞에 있는 운동시설 탓을 하면서,
이 놈들떄문에 가려서 못 봤다고 하소연....
습하지만, 적당히 춥지 않은 기운을 마시면서, 힘차게 월명암을 향해 오른다.
한참을 올라 숨이 가빠지면서, 주변을 정리한다.
"자... 오늘은 여유있는 산행이니까, 천천히 가시조오~~"
선두대장의 체력이 부족함을 교묘하게 가린다.
다들 이해하는 눈치... ㅋ
단풍의 색깔이 아직은 시원찮다.
정말 올해는 별론가.. 예전 8년전에 왔었던 내변산은 참 예뻣는데...
나중에 반전이 있었다. 참 예쁜 색깔의 단풍을 드디어 보았다.
월명암에 당도...
참 운치있고, 고풍스러운 사찰을 보면서,
예전에 놓쳤던 조망까지 감상한다.
어디보자... 삽살개가.... 없는데.... 흑, 그 사이에 상황이 달라졌나...
"삽살개 있지 않았나요?"
스님께 묻자 저리를 가리킨다.
그 문제의 삽살개가 느긋이 잠을 자다가 깨어나면서 나를 향해 왕!!! 짖는다.
커억!!!
예전엔 꼬리 흔들며 깡총깡총 내게 왔었는데,
근엄해진 그 모습이 너무나 좋았다.
이야~~~ 같이 사진 찍자아~~~~
충분히 숨을 돌릴 여유를 가진 후, 직소보를 향하여...
여기 쌍선봉기준 460m (관음봉 424m 보다 높다!!) 까지 오른 후,
다시 출발높이까지 고스란히 고도를 반납한다.
산행지 설명할때 이 사실을 강조하여 알리긴 했지만,
알고 있으면서, 너무 아쉬운 마음은 어쩔수가 없다. ㅋ
다만 점점 직소보로 향하면서, 단풍의 색상이 원색에 가까와지는 느낌으로 마음이 즐겁다.
내리막을 일렬로 내려오시는 일행들이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찍으며, 다리를 사선으로 정렬을 청하기도 한다.
어색하게 따라해주시는 선배님들을 향해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뒷풀이가 좋아서, 점심을 일찍먹어야 하지 않을까요??"
회장님의 무전.
아차 그렇지.. 11시반이네..
선두는 내리막을 타고 있으니, 직소보 근처에서 자리를 보기로 하고,
뒷 일행들을 적당히 조망을 할 수 있는곳을 잡았다는 무전을 받는다.
오늘은 선두를 도모해야 하기도 하고,
안 먹던 아침도 먹을거 같고, 뒷풀이도 거나할 것이라,
점심을 행동식으로만 준비했는데,
일행들 식사에 뻘쭘히 한 켠에 앉아서 귤이나 까먹는 나를 경희님이 어여삐 챙겨주신다.
고사하다가 받아든 두툼한 계란말이와 샐러드가 어찌나 실하던지... 감사히 먹고 있는데,
우측아래에 표지판을 바리케이트 삼아, 숨어계시는 감사님 발견. ㅋㅋ
가급적 스킵하고, 빠른 진행을 원하시는 분이라,
점심먹고 있는 우리들에게 눈치보일까봐 안보이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시는데,
"감사님은 맛있는거 가져오셔서 늘 구석에서 혼자 드셔~~"
하면서, 감사님을 찾는 나에게 친절한(?) 설명을 해주시는 고산님.
적당히 혼자 여유있게 선두길을 열어볼 요량으로 먼저 일어나, 감사님 자리로 간다.
"이걸로 가려질 거라 생각하셨어요????"
넓직한 안내표지판을 두드리며 감사님께 함께 먼저 가시자는 권유를 한다.
"안 가려진거여~~???"
내가 선두에 설때에는 내가 체력이 좀 부치기도 해서,
뒤에서 답답하실 듯한 건각들께는 선두 대장을 넘어가도록 익스큐즈해드리는데,
선두를 넘어가지 않는 것을 대한토 전통으로 하고 있어서, 좀 불편하신 모양이다.
선두를 넘어갈 정도이면 체력은 훌륭하고, 산악회 산행진행에 폐를 끼치는 상황은 아니니만큼,
계획되지 않은 코스로 이탈하면서, 사건을 만들지 않는다는 약조하에, 양해해드리려 한다.
첫댓글 삽살개가 세월따라 나이를 먹어서인지 사람의 접근도 무서워 먼저 짖고 까칠해진 모습이 안스럽기도 했네요
이번 산행도 맛깔스럽게 잘 버무리신 산행기와 사진 재미지게 읽었습니다~~^^
점심때 챙겨주셔서 정말 속이 든든했습니다.
예전 익히 봐왔던 체력이라, 크게 놀라진 않았습니다만,
한동안 B조로 전전하셨는데, 여전한 행보에 감탄했습니다.
전 주말 한번 산행없이 넘기면 그 다음주 힘들던데.... ㅎ
좋은 산행지 선정과 주관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잔치날에 맞는 적절한 산행지~! 연륜이 느껴지는 삽살개 기억에 남네요^^
회장님 수고가 하늘을 감동시킨듯.
하늘도 열어주고, 단풍도 예쁘게 간직해주고, 차도 2대 가고,
뒷풀이도 풍성하고.... 대한토의 보배이십니다.
가을냄새가 물씬 나는 내변산
좋은 곳 리딩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원래 기본이 넘치는 곳이라, 산행지는 걱정안했는데,
날씨가 관건이었어요.
다행히 비가 빗겨가 즐거운 산행하고 왔네요.
부회장님도 계시면 좋았을 것을... 다음 산행에서 뵈어요.
리딩에 사진까지
대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다 총무님들 덕이죠.
일처리 하시는 모듭들이 모두다 왕년에 하신적이 있는 듯 한 능숙함이 느껴집니다.
암릉길에서 단체 개다리포즈가 그럴 듯 하네요.ㅎㅎ
같이 한마음으로 무슨 포즈라도 같이 한다는 것이 좋은 거 같아요.
점점 더 난이도를 높여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