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봉 12시야, 잊지 마!" 도박 빚에 쫓기던 재철이 원양어선을 탈 결심을 하고 준영에게 친아빠를 찾아가라고 말한다. 그 시각, 연우의 간절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영범도 진짜 인주를 찾아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재철의 말에 반신반의하던 준영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도봉으로 달려가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고, 뒤따라온 친구로부터 재철이 모든 걸 정리하고 떠났다는 말을 듣는다. 다시 급하게 달려 내려가는 준영, 뒤늦게 우도봉을 향해 차를 타고 올라가는 영범이 서로 엇갈려 지나쳐간다. 우도봉. 그곳에서의 부녀 상봉은 끝내 이뤄지지 못한다.
아쉽게도 드라마 속 준영에게는 안타까움 가득한 장소로 남았지만, 우도 여행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꼽으라면 이 우도봉을 빼놓을 수 없다. 우도 8경 중 하나인 지두청사(地頭靑莎)가 펼쳐진 우도봉은 푸른 잔디와 바다, 하늘이 한데 어우러져 동화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해발 132m, 우도봉 정상에 서면 온 섬이 발아래로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날씨 좋은 날에는 건너편 성산일출봉이 눈앞에 있는 것만큼 가깝게 보인다. 그뿐일까. 바다 너머로 오름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풍경도 일품이다. 오르는 길마다 절경이고, 보이는 것마다 탄성이 절로 흘러나온다. 섬 동쪽에 높이 솟아오른 우도봉은 '섬머리'라고도 불리는데, 위치가 딱 섬의 머리에 해당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