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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테마 스크랩 해외지역 튀니지 천일야화 -13> 같은 그림찾기
LoBo(이완호) 추천 0 조회 185 15.03.31 14:42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변변한 대중교통이 없는 이 나라에서 호구지책으로 만들어진 루아지와 합승택시. 근데 나름 매력이 있다,

기사 입장에선 빈 차로 운행하지 않아도 되니 좋고, 승객 입장에서는 저렴한 요금에 택시처럼 아무데서나 타고 내릴 수 있으니 좋고. 물론 운 없으면 몇 시간이고 기다려야 하지만 어짜피 인생 자체가 운 아니겠는가 ?  

분 초를 다루는 건 인간이지만 영겁을 다루는 건 결국 하늘이다.  루아지는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여자아이 손이 이상해 다시 보니 두 손바닥이 황토색이다. 내가

"  헤나 ? "   하고 묻자 옆에 엄마가 대답을 미소로 대신했다

 

켈리비아로 돌아오는 길

슬슬 졸리더니 풍경에 촛점을 맞출 수가 없다. 손목에 걸고 있던 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억지로 잠을 쫓았다

앞자리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매면 이내 경찰이 나타났고 무사히 지나가면 다시 벨트를 풀렀다

도시 초입에서 조수석 승객이 내렸는데 난 일부러 앞 자리로 옮겨 가지 않았다. 금방 종점에 도착 할거 같았다

조금 더 가자 카페가 3개나 보이는 번잡한 사거리에서 모녀가 도로쪽 차문을 열고 내렸다. 나 혼자 남았는데 차가 막혀 출발도 못하길래 돌발적으로 동전 두 닢을 기사에게 건네주고 나도 내려버렸다

 

가장 낡고 가장 넓고 가장 햇볕이 잘 드는 카페로 향했다.

 

종업원이 의자를 올리고 바닥 청소를 하고 있었다.

먼지가 풀풀 나는 문앞에 동양남자가 서서 " 커피 ? "  라고 하자 머뭇거리다 들어오라고 했다

 

Bar 로 가서 동전 한닢 (1 dinar) 올려놓고 커피를 주문하고 벽쪽 자리에 앉았다

 

잠시 후 웨이터가 잔돈도 안 챙겨 오고 커피만 반잔 가져 오길래 내가 빈 윗부분을 가리키자 다시 가져갔다

 

이번엔 주인 아저씨가 커피를 가득 채워 왔다.

좀 비싼 느낌이 들어 "  얼마예요 ?  1 dinar ? "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터키식 커피도, 카페라떼도 아니지만 우유가 좀 들어가 있고, 주방에 이탈리아제 커피 머신도 보여 고급이라 그럴꺼라고 스스로 해명거리를 찾았다. 

 

폰을 켜자 Wi-Fi 가 세개나 잡혔다, Bar 로 가져가 패스워드를 물어 보았다

주인아저씨와 종업원이 처음엔 뭔 말인지 몰라 당황하더니 이내 ' internet ! ' 하며 여기선 안된다고 했다

 

헤드폰을 끼고, 앞 의자에 두다리를 쭉 뻗고, 벽에 등을 기댔다

 

친근한 음악이 두개골에 골고루 퍼지자 동공이 풀리며 현실감과 공간감간에 살짝 괴리가 생겼다

 

동네 할아버지들이 마작에 푹 빠져 있었다

새 손님이 들어오면 몇명이 빠져 또다른 테이블에 판을 만들고, 이 판이 끝나면 다른 곳에서 새 판이 벌어지고, 구경꾼도 노름꾼 못지 않게 심각하고, 약간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 절대 돈이 오가지는 않았다, 한두다리 건너면 서로서로 다 아는 사이인게 분명했다, 반갑다고 부등켜  안고 빰을 맞추고 장난을 쳤다... 

노년은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오랜 친구와 함께 늙어가며,  그 모습이 마냥 부러워 보였다    

 

 

카페 바닥에 오후의 햇살이 아른거린다.  완벽히 무료한 시간이 흘러간다.

여기가 아프리카 맞는가 ?  천당 아닌가 ?

 

내가 외국인이고 헤드폰을 끼고 있으니까 할아버지가 말도 없이 내 테이블에 의자를 끌어갔다

일어날 때가 된거 같다

 

화장실 갔는데 물도 안 내려가고 신발바닥이 걱정될 정도로 너무 지저분했다. 그냥 수컷들의 배설구였다.

 

카페 앞 계단에 서서 서거리를 내려다 보며 종업원에게 여기가 " Souk, medina ? " 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시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잡화를 파는 노점상을 지나 모자와 양말들을 파는 곳에서 모자를 하나 골라 가격을 물어보니 3 dinar 라고 한다.

튀니지에선 정가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 2 dinar 로 해달라고 하자 나이 든 주인이 냉정하게 no 했다

 

무안해서 그냥 나와

알리바바가 쪼그려 앉아 램프를 문지르고 있는 담벼락을 지나

 

더 올라가자 넓은 공터에 신발과 옷가지를 파는 임시 장이 크게 섰다

 

 

일요일 오후라 파장 할 시간인줄 알았는데 트럭이 들어와 물건을 부리기도 하고, 차양을 설치하고 물건을 하나하나 진열하는 장사도 보였다.

오늘 저녁 야시장이 크게 열릴 분위기다

 

이 나라는 어찌된 게 제대로 정비된 길이 없고 쓰레기는 기본이라서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나도 건질게 있나 뒤적거려 봤는데...

신발은 바닥이 닳아 있고, 장난감은 온전한게 없고, 옷은 쓰레기 수거함에서 막 꺼내 온 수준이었다. 모두 중고품이었다

맘에 드는 신발을 발견하면 나머지 한짝은 산더미 속에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 시장에 오면 같은그림찾기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오늘은 죄 없는 양이 참수형을 당했다,

 

도너츠가 얼마나 달콤한지 벌과 파리들이 깨처럼 달라붙어 있고 주변을 욍욍 거리며 날라 다니고 있다,

먹고는 싶어도 사고는 싶지 않았다

 

 

터키의 로쿰 같은 걸 파는 노점.

내가 멈춰 들여다 보자 뚱뚱한 상인이 하얀 거 한 조각을 집어 주려 해서 빨간 거 조그만 조각을 가리키니 큰 조각을 집어 준다

맛있다고 했더니 하얀 거 큰 조각을 또 먹어 보라고 줬다. 

인심도 달고 사탕도 너무 달다. 

 

꼬맹이가 대견하게 장사 준비하는 곳을 지나

 

 

다시 사거리로 나왔다

여전히 번잡해서 다른 시장통은 포기하고 한적한 루아지 터미널 방향으로 걸어간다

 

 

조그만 건물 입구에 의사들 명패가 단정하게 붙어 있었다

한국의 요란 뻑적지근한 간판속에 살다가 선진국 고급진 광고판을 보니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길을 건너 과일가게를 지나는데 담 아래 플라스틱 의자가 하나 놓여 있다.

가게 주인에게 가서 앉아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했다. 앉아 있는 나에게 오더니 엄지와 새기 손가락으로 주전자 모양을 만들어 입에 대고 마시는 시늉울 하며 ' Aqua,  aqua ' 라고 했다.

' 물 갖다 줄까 ? ' 로 알아 듣고 기쁘게 고개를 끄떡였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안 온다, ' 물 필요하면 말하라 ' 는 뜻이었나보다...

 

SAMSUNG 간판, LG 실외기, KIA 자동차 ... 예전 경제대국 일본을 보는 거 같다

두 여자가 지나가다 날 보며 불어로 뭐라고 했다. 내가 " English ~ " 하자 중국인이냐고 묻는다. 한국이라고 했더니 놀라는 듯 반가워했다 

 

한참 쉬었으니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났다. 어제 호텔을 찾아 헤매던 길을 다시 걸어 내려오며 Wi-Fi 되는 카페나 식당을 찾아 보는데 전혀 없다

대신 도기와 석재타일 파는 곳이 나타났다. 아직은 재래산업 수준이다,

 

역시 프랑스 카르푸가 들어와 있다.

그 맞은편 상가 계단에 앉아 초딩정도 되는 여자애 4명이랑 말도 안되는 대화를 나눴다 

 

기억을 더듬어 숙소쪽으로 걸어갔다

내가 찻길을 건너려 하자 멈춰 기다려 주는 차와 그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들... 

마침 여자애 사총사도 나랑 같은 방향이라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어 간다

 

 

치킨과 케밥이 맛있는 냄새를 풍기며 오븐에서 돌고 있다

테이크 아웃인가 ? 앉을 데가 있을까 ? 기웃거려 보니 안쪽으로 넓은 홀에 손님들이 꽤 많이 식사를 하고 있다

 

 

 

 

당당히 들어가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들여다 보는데... 다 프랑스어라 배가 고파도 시킬 수가 없었다

영어 할 줄 아는 사람 있냐니 2층 주방에서 조리하다 말고 한 남자가 내려 왔다

sheep 을 못 알아 들어 ' 매~ ' 하며 양 우는 소리를 냈더니 그건 없고 다 Beef 라고 한다. 메뉴판에 escalope 가 모냐 ? 닭이다

escalope grill 과 escalope pane 은 뭔 차이냐 ?  굽는 것과 튀기는 것 !   그래서 escalope grill 을 선택했다 5.5 dinar

그리고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 ojja normal 도 있냐 ? 그것도 달라고 했더니  다시 와서 big ? small ? 하고 물어본다. small !

아싸~  주문 성공 !

 

잠시 후 생수 작은병 하나를 놓고 간다. 엥 ? 모지 ?

오짜 노르말을 ' 오 (eau -물) ' 로 오해한 것이었다.

 

한참 있다가 빵칼로 쓱싹 쓱싹 자른 바게트 한 소쿠리가 도착하고

 

닭가슴살 구이랑 셀러드와 감자튀김이 한 접시에, 그리고 스파게티가 나왔다. 푸짐한 세트 메뉴였다

스파게티가 약간 비빔국수 같긴 했지만 거의 진공청소기처럼 폭풍 흡입했다

 

배부르게 먹고 한숨 돌린 후 화장실로 갔는데 발을 헛디뎌 풀썩 주저 않았다.

쪽 팔리기도 하고 츄리닝 바지에 바닥 물기가 묻어 얼른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소변 보고 대충 옷 털고 괜찮은 척 나왔다.

물 포함 6 dinar (3,600 원)  계산하고 종업원에게 넵킨 얻어 손을 닦았다

 

길 건너에서 찍은 식당전경

색 바랜 어닝 쳐 진 곳이 식당인데 간판은 없고 종업원들 유니폼 등에 Casa Nuova 라고 써 있었다

식당 옆 2층 창으로 이발소가 들여다 보인다

 

역시 이 길이 어제 레블랩비 먹은 로터리로 연결되고 있었다

 

길거리 주유소와 주유기.

 

로터리를 건너 시장 (marche kelibia) 를 지나  

 

다시 카페 (El Andalus) 에 안착했다

<클릭하면 확대됨>

 

오늘은 밖에 테이블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어제 웨이터 할아버지랑 눈이 마주쳐 커피 주문하며 동전 한닢을 현장에서 즉시 결재하자 잔돈 0.5 dinar (300 원)을 정확하게 거슬러 주었다

 

아저씨들이 타고 온 고물 오토바이들. 빈 바구니가 뒷자리에 매달려 있다

어제 한번 봤다고 내 탁자를 두드려 아는 체하며 지나가는 할아버지들

빈 잔을 치우며 또 엄지를 치켜 세워주는 웨이터 할아버지 ...  부유하진 않지만 마음의 여유는 넉넉한 사람들 

 

 

어제 본 약간 모자란 청년은 오늘도 내 앞에서 재롱을 피우더니 바빠 어디를 갔다 온다

두손을 앞으로 맞잡고 걸어오고 있는 청년이다

 

5시가 넘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빈 택시를 잡아 혼자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미터기를 안 켜니 얼만지 몰라 1 dinar 를 내자 0.3 을 거슬러 준다. 0.7 (420 원)  어제 합승 택시랑 요금이 똑같았다

 

 

 

오늘도 역시 쓸쓸한 공터

 

 

현관문을 열어 준 남자가, 내가 로비에 들어와 벽쪽 의자에 그냥 앉아 있자 -첨 온줄 알고-옆에 아저씨에게 숙박 이야기 하라고 알려준다

주머니에서 방 열쇠를 꺼내 흔들어 주었다,

 

혹시 몰라 1층 복도 안쪽으로 들어가니 역시 공유기가 벽 높이 매달려 있었다, 폰을 켜자 Wi-Fi 가 거침없이 잡혔다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어제 점심 이후로 가장이 연락 두절되자 카톡 70 여개, 애들도 걱정되서 카톡하고 보이스톡하고... 한국은 지금 새벽 2시지만 미안해서 얼른 안부를 전했더니 그때까지 잠 못 이루던 현주가 원망과 안도를 쏟아냈다.  자다 깬 은재 안심시켜 주고 방에 와 옷 갈아입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의자를 끌어다 앉아서 하려고 들었는데 등받이가 쑥 빠져 버렸다, 모 하나 성한게 없구만 !  어제 일꾼이 다시 켜줘서 공유기 아래 앉아 내일 숙소를 예약했다

 

로비에 모여 축구경기에 빠져 있는 남자들을 뒤로 하고 다시 2층 방으로 올라 왔다

CCTV 가 있건 없건 옷 다 벗고 복도를 지나 샤워장으로 들어갔다. 오늘도 온리 찬물일거란 생각만으로 샤워도 하기전에 몸서리가 처졌다. 개운하게 자고 싶어 또 다시 냉수에 몸을 던졌다

후다닥 끝내고 방으로 와 손수건 타월을 요긴하게 쓴다음 이불속으로 쏙 들어갔다.

긴긴 저녁시간을 폰속에 음악이 함께 해줬다

 

오늘 지출  :  합승택시   4.5

                  케익         2.6

                  택시         2

                  커피         1

                  닭구이      6

                  커피         0.5

                  택시         0.7               합  17.3 dinar  (10,38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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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3.31 14:53

    첫댓글 제가 그 곳에 있는 것처럼 글을 써주셨네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15.03.31 18:13

    ㅋㅋ 양머리 압권이네요

  • 작성자 15.03.31 18:31

    안징그러워요 ?

  • 15.03.31 18:28

    북아프리카는 택시가 다 비슷한가 봐요. 모로코에서 꽉찬 택시보면서 신기해했는데....
    재밌네요. 형님

  • 15.03.31 20:48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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